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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96

       지배자 메리안.

       ​

        “커……….”

       ​

       목이 뒤로 꺾였다.

       눈동자가 뒤집어졌다.

       코와 입에서 피가 주륵 흘러나왔다.

       아마 뇌 속까지 전부 헤집어졌을 거다. 파동은 속부터 파괴하는 능력이니까.

       ​

       처참한 광경.

       아마 죽었으려나?

       ​

       “커헉!!… 크으으!…….”

       ​

       웬걸.

       녀석이 크게 피를 토했다.

       어찌 꺾인 목을 앞으로 되돌렸다.

       놀랍게도 공격을 머리에 정통으로 맞았으면서도 살아 있는 듯했다.

       ​

       정신이 반쯤 나간 듯하지만.

       ​

       “넌… 대체… 누구…….”

       ​

       그런 의문을 겨우 표출했다.

       내가 세리아스가 아닌 걸 깨달은 모양.

       하지만 대답해 주기도 전에 고개를 숙였다.

       ​

       슥.

       ​

       정신 잃은 메리안의 모습.

       구속을 풀자 주륵 흘러내럈다.

       ​

       털썩.

       ​

       당장 목숨을 앗아가진 않았다.

       슬슬 다른 녀석이 오는 게 느껴지거든.

       우선 촉수를 회수하고 변형된 팔을 본래 세리아스의 팔로 되돌렸다. 잠시 녀석을 가만히 내려보다가 적당한 시점에 뒤돌았다.

       ​

       “세리아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

       

       ​

       회색 머리의 남성.

       세력의 수장 아칸이 등판했다.

       이렇게 소란 벌였는데, 안 나타날 리가.

       원래는 히페리온 동력원부터 훔치고 끝내러 갈 생각이었지만, 이렇게 된 이상 저놈도 끝내고 훔칠 수밖에 없겠지.

       ​

       어차피 이곳에서 조심할 건 수장 놈과 방금 제압한 메리안이 전부다. 이 둘만 죽이면 아칸벨리는 무너진다. 다른 지배자가 바깥에 있긴 하지만, 그건 일단 논외로 하자.

       ​

       다행히 메리안은 이미 처리한 상태.

       이제 수장 놈만 각개격파 하면 아칸벨리는 오늘 여기서 끝난다. 나머지는 이제 위협적인 수준도 안 되니까.

       ​

       고로.

       ​

       “미안~ 메리안이 도발하는 바람에 이참에 우열을 가리려고 한판 벌였어. 죽이진 않았으니, 치료하면 깨어날 거야.”

       ​

       세리아스를 연기했다.

       녀석이 방심하게 만들어야 하니.

       ​

       아칸은 큰 의심 없이 대화를 받아주었다.

       ​

       “하아… 세리아스. 바보 같은 짓을 벌였군.”

       ​

       “계속 기어오르잖아. 어쩔 수 없었다고. 그래도 너는 내 편이지?”

       ​

       “세리아스.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막무가내면 곤란해. 그리고 지하에는 왜 온 거지?”

       ​

       피식.

       ​

       “너를 놀라게 해줄 만한 게 있었거든. 원한다면 지금 알려줄 수 있는데.”

       ​

       살짝 요염한 미소를 지었다.

       그 상태로 녀석에게 다가갔다.

       ​

       “큼… 뭐…….”

       ​

       녀석은 제지하지 않았다.

       이 몸은 현재 녀석의 연인이니까.

       이미 둘은 그렇고 그런 사이인지라, 나에 대한 신뢰가 꽤 있었다.

       ​

       이 점을 파고들어야겠지.

       ​

       점점 좁아지는 거리.

       녀석 앞에 당도했다.

       ​

       “잠시 안아도 될까?”

       ​

       “……….”

       ​

       세리아스의 행동은 잘 알고 있다.

       어떤 식으로 아칸을 구슬려 침대까지 끌고 가는지. 이런 기억까지 엿본 건 미안하지만… 방심을 유도하기엔 이게 최고다.

       ​

       [갸아아아아아앍!!!!]

       [먀아아아아아아!!!!]

       ​

       샤엘라와 챠니의 괴성은 무시했다.

       내면의 양심과 자존심이 내 몸을 천금처럼 무겁게 붙잡아도 상관없다.

       ​

       툭.

       쓰윽~

       ​

       한 손으로 아칸의 배를 쓸어 올리고.

       다른 한 팔로 등허리를 잡으며.

       ​

       “자, 우리 둘이서 놀자고.”

       ​

       “흠?….”

       ​

       사르륵!!

       ​

       우리 둘은 공간에 삼켜졌다.

       내 몸과 딱 붙어 있다면 딜레이 없이 공간을 넘는 것도 가능하거든.

       ​

       ​

       ​

       *

       ​

       ​

       ​

       휘유우우우욱!!

       ​

       “뭐, 뭐냐!!?”

       ​

       매우 높은 상공.

       놈을 꼭 붙잡고서.

       ​

       쩌저적!!

       ​

       주변을 동결시켰다.

       나와 아칸의 몸이 순식간에 거대한 얼음덩어리가 되었다.

       ​

       [세리아스!!!]

       ​

       녀석이 뭐 하는 짓이냐는 듯 부르지만, 의외로 자기 연인을 사랑한 듯하다. 아직도 내 힘을 거부하지 않고 있다. 설마 깜짝 이벤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건가?

       ​

       그럼 더 몰아붙여야지.

       ​

       후우우욱!!!-

       촤아아아아아아아!!!!!-

       ​

       마법으로 가속했다.

       우릴 가둔 얼음이 불타오르며 지상으로 빠른 속도로 추락했다. 

       ​

       주르륵.

       ​

       얼음 안쪽에서 아칸의 등허리를 둘렀던 팔을 스왈리오스의 촉수 팔로 변형시켰다. 얼음에 갇혀 시야가 제한되고 오감을 뒤틀었기에, 녀석은 눈치채지 못했다.

       ​

       [세리아스! 지금 뭘 하려는 거냐!!]

       ​

       조금 위기감을 느꼈을까.

       아직도 제 상황을 깨닫지 못한 아칸이 내게 의도를 묻는다.

       ​

       별거 아니다.

       인간 메테오를 제작 중일 뿐.

       시원하게 경치 구경하다가 화끈하게 폭발해 승천할 수 있는 좋은 놀이다.

       ​

       [걱정 마. 아칸. 아주 재밌는 거니까.]

       ​

       나는 그리 말하며 속도를 높였다.

       지상이 매우 빠르게 다가온다.

       이대로 부딪치면 어떤 재앙 같은 충격이 터질지 나도 모르겠다.

       ​

       다만.

       ​

       [……세리아스. 언제 격음을 쓰게 된 거지?]

       ​

       아칸이 예리한 질문을 던졌다.

       생각해보니 세리아스는 차원 틈새에서 격을 쓰지 못해 통역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걸 깜빡하고 있었던 거다.

       ​

       [이번 원정에서 깨달았지. 그래서 기념으로 아무에게도 해주지 않은 걸 해주는 거야. 나만 믿고 그대로 있어.]

       ​

       [……아니. 나중에 보고 판단하겠다.]

       ​

       콰아아앙!!!!

       쩌어억!!!

       ​

       녀석이 힘을 폭발시켰다.

       얼음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다.

       눈치챈 것 같지만, 이미 늦었다.

       ​

       “뭐, 뭐냐!! 언제 내 몸이!!”

       ​

       이미 녀석의 허리 쪽은 촉수에 집어삼켜져 내게 붙들린 상태다. 여기에 뼈대를 만들고 변형시켜 드래곤의 손으로 만들면.

       ​

       꾸득.

       콰드드득!!

       “커윽!!!…….”

       ​

       변형은 순식간이었다.

       등허리로부터 내 손이 크게 팽창하여 놈의 몸을 손아귀에 쥐었다.

       ​

       “크으으윽!!! 지금 뭐 하는 짓이냐아아!!…….”

       ​

       녀석의 얼굴에 핏줄이 돋아났다.

       갑작스러운 압력을 견뎌내려 온 힘을 다했다.

       강력한 드래곤의 손에 피부만 스왈리오스의 피부로 대체되었다. 강력한 악력과 구속력에 크게 당황한 눈치였다.

       ​

       쿠구국!!

       피익!~

       ​

       그것만으로도 잠재된 충격파가 조금씩 새어 나와 바람을 뿜었다.

       ​

       “힘 좀 쓰네. 세리아스는 바로 터졌는데.”

       ​

       “큭!?… 네, 네노오옴!!!…….”

       ​

       나의 귓속말.

       이제 자신의 상황을 완전히 깨닫고선 마구 날뛰며 고함쳤다.

       ​

       “누구냐 넌!! 세리아스를 어떻게 한 것이냐!!”

       ​

       쿠구국!!!

       콰악!!

       ​

       놈을 붙잡은 드래곤&촉수의 손이 아칸의 괴력에 들썩거렸다.

       ​

       녀석은 순수 무력으로 반신급에 오른 자다.

       온갖 능력을 부리는 자들과 달리 내구와 힘 하나는 특출난다는 얘기. 자칫하면 구속이 풀릴 것 같은 괴력이다.

       ​

       “크으으으아아아아아!!!!!”

       ​

       쿠욱!!

       콰아앙!!!

       파아아아아!!!!

       ​

       들썩.

       부르릅.

       ​

       녀석이 힘을 응축해 터트렸다.

       하지만 구속을 벗어나진 못했다.

       탄력 있고 움푹 변형된 촉수 피부는 힘 자체를 흡수해 사방으로 퍼트렸고, 반면 이쪽은 녀석이 움직일 수 없게 꽉 압박했다.

       ​

       옛날에 줄기로 구속하던 것과는 다르다.

       지금은 제대로 붙잡기만 하면, 지배자급의 강자도 쉽게 빠져나갈 수 없었다.

       ​

       “드워프 왕국을 짓밟을 생각이었으면, 짓밟힐 각오도 되어 있겠지?”

       ​

       “설마!!….”

       ​

       스르륵.

       ​

       몸과 얼굴을 엘프 육신으로 되돌렸다.

       양팔만이 드래곤 뼈대를 뒤덮은 촉수로 넓게 퍼져 남자를 구속한 상태.

       ​

       “놔라아아아아!!!!!”

       ​

       놈이 거세게 고함쳤다.

       허나, 생각보다 저항이 약하다.

       아님, 본체의 힘이 더 강한 건가?

       ​

       대충 알 것도 같다.

       스텟이 높아도 끌어올릴 수 있는 한계가 있고, 대부분은 여기에서 막힌다. 하지만 나는 종족을 탈피해 한계를 끌어올릴 수 있다.

       ​

       아마 나는 기본 스텟이 매우 높을 거다.

       여기에 육체 변형으로 높은 스텟을 효율 좋게 활용했고, 덕분에 반신격의 강자를 힘으로 찍어 누르고 있다. 아니, 변형하지 않더라도 내가 밀리지 않을 것 같다.

       ​

       “좀 더 힘 좀 써봐.”

       ​

       “크으으윽!!!!”

       ​

       놈이 연신 들썩거린다.

       허나, 버틸 만하다.

       ​

       후우우웅!!

       화르르!!-

       ​

       어느새 지상이 다가온다.

       우리는 푸른 불길에 휩싸였고, 운석 그 자체가 되어 추락했다.

       ​

       그리고 땅에 닿기 직전.

       ​

       “이제 풀어줄게.”

       ​

       촤르륵!!

       탓!!

       “큭!!”

       ​

       구속을 풀어냄과 동시에 녀석의 등을 짓밟고 위로 도약했다.

       ​

       하지만 웬걸.

       ​

       텁!!

       ​

       “어딜 가려는 것이냐!!!!”

       ​

       그 짧은 순간에 아칸이 내 발목을 잡았다.

       아니, 애초부터 틈을 노리고 있었던 것 같다.

       녀석은 내 지상으로 추락하며 나를 해머처럼 지상으로 내리쳤다.

       ​

       이런.

       ​

       쏘오옥!!

       쿠국!!-

       ​

       땅에 함께 추락했다.

       찰나의 순간 대지에 금이 갔고.

       ​

       쿠후우우웅!!!!!

       쿠과과과과과과!!!!!!!

       ​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

       ​

       ​

       *

       ​

       ​

       ​

       휘유우우우~

       ​

       거대한 먼지가 위로 솟아올랐다.

       강력한 충격파가 터지며 거대한 대지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다.

       ​

       식물의 시야로 느껴진다.

       핵이 터진 듯한 광경이다.

       우리가 추락한 지점을 기점으로 거대 버섯구름이 형성되었다.

       ​

       그 가운데.

       ​

       푸스스.

       스륵.

       ​

       “후우.”

       ​

       몸을 일으켰다.

       ​

       “…재밌네.”

       ​

       생각보다 멀쩡하다.

       굳이 말하자면 조금 따끔했다.

       큰 충격이 몸속까지 뒤흔들고, 피부가 살짝 그을렸지만, 벌써 회복되었다. 아칸의 물귀신 작전에 당황했었지만, 생각보다 멀쩡한 나 자신이 더 당황스러을 정도다.

       ​

       본체 육신.

       얼마나 튼튼한 걸까.

       솔직히 조금 무서웠었는데.

       이리 멀쩡할 줄은….

       ​

       투둑.

       ​

       “흠?”

       ​

       앞을 바라보니 먼지 사이로 웬 숯검댕이가 들썩거리며 일어난다.

       ​

       “크흐…… 컥!….”

       콜록콜록!!

       ​

       아칸 녀석이다.

       놀랍게도 살아있다.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단단한 몸뚱이다.

       비록. 내상을 입고 크게 기침하고 있지만, 여전히 눈빛은 살아 있다. 다만, 해머처럼 휘둘러진 내가 더 큰 충격을 받았을 텐데도, 녀석의 상태가 훨씬 심각했다.

       ​

       “네노옴…….”

       ​

       “놀랍네. 이 정도면 샤엘라의 주먹도 견딜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

       ​

       [호오? 한번 맞아볼래?]

       ​

       흠칫.

       ​

       샤엘라가 곧장 태클을 걸었다.

       아까 전 아칸을 유혹하듯 다가간 것에 괴성 질렀던 주제, 지금은 아주 집중해서 구경하고 있었다. 다만, 걱정 없는 듯한 분위기로 보아 내가 이기리라 예상한 듯했다.

       ​

       나도 안다.

       이쯤 되면 모를 수가 없다.

       이 육체의 순수한 스펙은 최소 신급이다.

       설마 그 정도는 아니겠지라고 부정했었지만, 이젠 확실히 알았다.

       ​

       나는 강해졌다.

       ​

       하지만 자만할 정돈 아니다.

       보다시피 샤엘라의 한 대 맞아보겠냐는 말에 쫄 정도인데, 자만할 수 있을 리가. 그걸 감안하면 역시 나는 약한 게 맞다.

       ​

       계속 신중히 진행하자.

       ​

       탓!!

       ​

       아칸이 빠르게 움직였다.

       잠깐 생각하던 나의 빈틈을 노린 것이다.

       그런 충격을 입고도 놀라운 속도로 내게 주먹을 내질렀다.

       ​

       “감히 나를 능멸했겠다!!!”

       ​

       파바바박!!

       ​

       한 개의 주먹이 백개와도 같다.

       그런 표현이 과언이 아니다.

       놀라울 정도의 권투.

       ​

       허나.

       ​

       샤샤샥!!

       ​

       보인다.

       피했다.

       몸이 따라온다.

       예전이라면 불가능했을 속도의 움직임을 구현해 잔상을 그렸다.

       ​

       쿡!!

       파아악!!

       ​

       녀석이 진각을 밟는다.

       땅이 기둥처럼 솟아올라 날 공격했다.

       ​

       콰악!!

       파바박!!

       ​

       팔꿈치로 찍어 가드하는 동시에 한쪽 팔로 녀석의 추가타를 쳐냈다.

       ​

       정신없는 공격 속도.

       그러나 강력한 파워가 실려 막기만 해도 전신이 크게 흔들린다. 다른 이였다는 맞받아치는 것만으로 큰 내상을 입었을 것이다.

       ​

       파박!!

       콰과과광!!

       ​

       충격을 흘리거나 다른 곳으로 뻗어나갔을 뿐인데도 주변 땅이 폭발했다.

       ​

       괜히 반신격의 강자가 아니다.

       평범한 자는 휩쓸리기만 해도 죽는다.

       나도 평범한 인간의 감각이었다면, 대응할 수 없었을 것이다. 본체 육신이 아니었다면, 대부분의 공격을 허용했겠지.

       ​

       허나, 지금은 해볼 만하다.

       ​

       척.

       ​

       잠깐 틈을 보였다.

       ​

       뻐억!!

       쿠후우웅!!!

       ​

       놈의 주먹이 내 얼굴에 꽂혔다.

       목이 절로 꺾이고, 거센 충격이 관통한다.

       내 몸을 관통한 충격파가 거세게 머리카락을 휘날리게 했다.

       ​

       단지 그뿐이었다.

       ​

       꾸드득….

       “허?”

       ​

       일부러 맞아본 공격.

       아프지만, 그냥 그런 정도다.

       옛날 인간 육신이라면 맞는 순간 치명상 내지 죽음이었을 텐데, 지금은 조금 아픈 게 전부다.

       ​

       이제 깨달았다.

       전투 기술은 모자랄지언정.

       감각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나는 녀석을 압도하고 있었다.

       ​

       꾸우욱!!….

       콰득.

       ​

       목에 힘을 줘 되돌렸다.

       녀석의 주먹이 밀려난다.

       점점 더 체감된다.

       ​

       나는.

       ​

       빠악!!

       “커!!-”

       ​

       강하다.

       ​

       후우우웅!!!!

       ​

       카운터가 꽂힌 녀석이 날아갔다.

       샤엘라나 리리스처럼 충격을 내면에서 터트리는 기술은 없지만, 순수한 파괴력만으로 얼굴을 찌그러트려 날렸다.

       ​

       힘으로 밀리지 않았다.

       속도로 밀리지 않았다.

       별로 맞질 않아서 단정할 순 없지만, 내 몸이 더 단단하다. 전투 기량은 녀석이 앞선 듯했으나, 위의 것들로 커버했다.

       ​

       그리고 나는 순수 무투파가 아니다.

       육체만이 아닌, 여러 수단을 동원한다.

       ​

       쿠구구구!!

       ​

       주변 대지가 부서지며 솟아오른다.

       흙들이 마법에 의해 솟아올라 내 앞에서 뭉치고 압축되었다.

       ​

       부글부글.

       ​

       내 팔은 어느새 검붉게 변했다.

       그대로 반경 2m 크기의 흙덩이에 손에 얹자 용암으로 탈피하기 시작했고, 어느새 흙덩이는 단순한 마법이 아닌, 용암 구체가 되어 뜨거운 열기와 김을 모락모락 피워냈다.

       ​

       쿡!!

       ​

       용암 구체에 오른팔을 꽂았다.

       내 팔은 레나투스의 생체 복제로 완전히 탈바꿈된 상태다. 무뚝찬에게 생체 정보를 받아뒀기에 어려울 것 없었다.

       ​

       “크아아!!! 어째서 저층에 사는 드워프 놈들에게 너 같은 녀석이 있는 거냐!!”

       ​

       콰앙!!

       콰과곽!!

       ​

       그쯤 아칸이 저 멀리 일어나 고함쳤다.

       분한 듯한 고함과 함께 진각을 내지르니 주변 대지에 금이 갔다.

       ​

       그대로 나를 바라본다.

       나는 대꾸하지 않고 도약 자세를 취했다.

       참고로 무뚝찬이 연구하고 보냈던 생체 정보에는 번개를 쓰는 능력이 있었다. 매우 빠른 속도로 달리던 지배자의 능력. 일직선으로는 폐기장의 미야보다 빨랐던 그 힘.

       ​

       쿠드득!

       ​

       두 다리를 즉시 변형시켰다.

       번개와 속도에 최적화시켰다. 

       ​

       치직.

       탓.

       ​

       “뭐 하려는-“

       ​

       남자가 눈치챘을 땐 이미 도달했다.

       ​

       쿠후우욱!!-

       콰아아아앙!!!

       ​

       지상을 부수는 듯한 굉음과 함께 또 충격파가 퍼진다.

       ​

       콰과과과!!-

       ​

       틈을 줄 생각 없다.

       폭발에 휘말리는 것을 무시하고 먼지에 가려진 녀석에게 두손 깍지 끼고 내리쳤다.

       ​

       쿵!!

       쿠후우웅!!

       ​

       대지가 울린다.

       허나, 이걸로도 모자라다.

       내리친 양손을 그대로 핀 뒤에.

       ​

       고호호혹!!

       파아아아아아아!!!!-

       “쿠옯!……….”

       ​

       브레스를 쏘았다.

       솟아오르던 먼지도 함께 휘말린다.

       아주 잠깐 비명이 새었으나, 그 뒤로는 들려오지 않았다.

       ​

       털썩.

       ​

       누군가 쓰러진 소리.

       ​

       생각보다 여유로운 승리였다.

       반신격의 강자를 상대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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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roken Goddess Tries to Raise Me

The Broken Goddess Tries to Raise Me

망가진 여신이 나를 키우려 한다.
Score 8
Status: Ongoing Author:
I have become the World Tree that the goddess is obsessed with. I ended up taking care of the broken goddess, and at some point, she started exerting her strength to raise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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