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1

       

    커버접기

       

       

       

       

       

       1화. 튜토리얼부터! ( 1 )

       

       

       

       

       

       무기 만들기인데 방치형이라. 오묘한데? 무기를 만든다고 한다면 노가다 작업이 따라와야할 텐데 방치형이라니.

       

       이름에서 오는 이 묘한 차이가 나를 참을 수 없게 만들었다.

       

       

       “오늘은 이거 한번 해 봐야겠네.”

       

       

       다운로드를 눌러두니 제법 용량이 크다.

       

       

       “방치형 게임이 용량이 왜 이래…? 씻고 와야겠다.”

       

       

       스마트폰을 대충 침대에 던져두고 샤워하고 나오니 다운로드가 다 됐다.

       

       

       “어디 한번 해볼까?”

       

       

       설레는 마음을 안고 게임을 터치하니 인게임 다운로드를 시작했다. 속에서 열이 올라온다.

       

       

       “하,씨 무슨 방치형 게임이 인게임 다운로드야…”

       

       

       화를 참을 수가 없어서 다시 폰을 침대 구석에 던졌다. 출출하니 배가 고파온다.

       

       

       “밥 먹고 해야겠네.”

       

       

        냉장고에 남은 김치와 반찬, 찬밥을 대충 볶아서 먹고 설거지까지 끝내니 그제야 인게임 다운로드가 끝났다.

       

       침대에 누워서 자세를 잡고 게임을 시작했다.

       

       

       “보자 보자~”

       

       

       시작 트레일러가 나오려고 하는데 대충 스킵을 누르고 진행했다. 내가 정말 기대하던 게임이 아니라면 트레일러 스킵은 국룰이다.

       

       시작하자마자 곧바로 종족 선택화면이 나왔다.

       

       

       “오, 종족부터 고르는 건가?”

       

       

       옆으로 대충 넘기면서 보니까 내 캐릭터의 종족이 아니라 일꾼의 종족을 고르는 것 같았다. 종류도 수십 가지로 생김새가 가지가지다.

       

       

       “오크, 님프, 드라이어드, 고블린…뭐가 이렇게 많아?”

       

       

       그래도 기왕 게임이 무기 만들기 게임인데, 드워프가 제일 정석 아니겠는가? 스크롤을 옆으로 넘겨 가며 드워프를 골랐다.

       

       

       “엄청 못생겼네.”

       

       

       작은 키에 굵은 팔과 다리, 억세 보이는 수염과 고집 가득해 보이는 눈매. 그야말로 빼다박은 판타지의 드워프다.

       

       기왕하는 게임인데 보기 좋은 걸로 할걸 그랬나 잠깐 후회가 됐지만, 무기를 만드는데 드워프는 참을 수 없다.

       

       종족을 고르자 배경으로 보이는 공터에 드워프 한 마리가 나타났다. 화면에 표시되는 아이콘을 따라 드워프를 길게 누르자 캐릭터의 별명을 정하는 창이 나타났다. 

       

       

       “넌 앞으로 일꾼1이다.” 

       

       

       영광스러운 첫 일꾼의 별명을 ‘일꾼1’로 적고, 입력을 완료했다.

       

       

       툭ㅡ!

       

       

       그러다 가만히 서 있던 드워프가 갑자기 무릎을 꿇더니 뭐라 알 수 없는 말을 화면에 띄웠다.

       

       

       《O£€, großer Man!》

       

       

       “뭐라는 거야? 아니 번역이 왜 이래? 이거 해외게임이였나?”

       

       

       번역 검수를 조선족이 했는지, 게임에서 의도한 연출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무시하고 게임을 진행했다. 계속 나오는 설명을 빠르게 터치하면서 넘기니 드워프를 드래그하라는 표시가 나왔다.

       

       

       “이 드워프를 광산에 드래그하면 되나?”

       

       

       시끄럽게 떠드는 드워프를 길게 터치해서 근처에 있는 광산으로 옮기니 광산에 쑥 하고 들어가 버렸다. 잠시 시간이 흐르자 무언가를 들고나온 드워프가 공터까지 와서 멀뚱히 서 있었다. 

       

       빈 공터에 뭔가를 설치하라는 표시가 떴다.

       

       

       “여기다가 뭔가를 지어야 되나보네.”

       

       

       건축가능한 건물을 탭하여 리스트를 보자 수십 가지의 건물들이 보였다. 허름한 대장간같은 간단한 건축물부터 마도공합융합 연구소처럼 등급이 높아 보이는 건물들이 끝도 없이 나왔다.

       

       당연하지만 해금된 건물은 하나밖에 없었다.

       

       

       “여기다가 신전을 지으면 되나?”

       

       

       가장 가운데 공터에 신전을 드래그하자 땅 밑에서 신전이 올라오더니 

       

       

       《I¥h bi€te Ih$en a¡》

       

       

       또 드워프가 무릎을 꿇고 뭐라고 외쳤다. 하는 행동이 재밌어서 잠시 보고 있으니 무릎을 꿇고 있던 드워프가 광산에서 가져온 물건을 들고 신전에 들어갔다.

       

       

       《Er i£t ein €roßer M¤n¿》

       

       

       신전이 들어간 녀석이 무언가 외치자 아이템을 획득했다는 창이 나타났다.

       

       

       빠밤-!

       

       

       《최초획득! ‘조악한 구리’를 획득!》

       

       

       아마 일꾼이 일해서 자원을 벌어오고, 내가 그 자원으로 무기를 만드는 시스템인 것 같다.

       

       

       “무기를 내가 만들어야되면 방치형 게임인 의미가 없지 않나?”

       

       

       의아함에 혼잣말을 중얼거리자, 내 말을 들었다는 듯이 또 다른 건물이 해금되며 설치하라는 표시가 생겼다.

       

       건물탭에서 두 번째에 있던 ‘허름한 대장간’이 해금되었다.

       

       신전 옆에 있는 공터에 ‘허름한 대장간’을 설치하자, 신전처럼 순식간에 완성되지는 않고 10초 정도의 시간이 지나더니 설치가 완료되었다. 아마 건물 등급이 높아질 수록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구조인 것 같다.

       

       

       “나중 가면 건물 건축시간 줄여주는 패키지같은 거 나오겠네.”

       

       

       K-게임의 법칙이다. 돈을 쓰면 대부분은 해결된다.

       

       건축이 끝난 대장간을 터치하자 무기 리스트가 나타났다. 건축 리스트도 많았는데 무기 리스트는 정말 스크롤이 끝도 없이 내려가면서 나를 질리게 했다.

       

       

       ” 뭔 무기가 이렇게 많아? 롱 소드, 단검, 체인아머, 대검, 숏보우, 레이피어….뭐야 이건? 핵마력융합 나노대검? 이거 맞아?”

       

       

       가장 낮은 F 등급의 무기부터 신화, 서사 등급까지. 무기 등급은 그야말로 질릴 정도로 세분화되어 있었다.

       

       

       “나중에 무기 올컬렉 같은 거 하려면 고생 좀 하겠는데?”

       

       

       하지만 나중의 일이다. 당장 이 게임을 얼마나 할지도 모르니 관심을 끄고 제작 가능한 무기만 필터를 걸었다.

       

       그러자 ‘낡은 롱소드’  달랑 하나만 나왔다. 별 기대도 하지 않았다. 튜토리얼이니 좀 더 진행하면 더 많은 무기가 해금 될 것이다.

       

       

       “이걸 만들면 되는 건가?”

       

       

       오랫동안 혼자 살다 보니 습관처럼 붙은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무기를 제작했다. 소모되는 재화는 ‘조악한 구리 1/1’. 아마 가장 낮은 등급의 무기인 만큼 소모되는 재화도 적은 모양이다.

       

       제작 버튼을 누르자 화면에 망치가 뚝딱거리는 표시가 나타나더니 사라졌다.

       

       

       빠밤-!

       

       

       《최초획득! E등급, ‘낡은 롱소드’ 획득!》

       

       

       “오, 생각보다 게임은 간단하네.”

       

       

       제작이 완료된 롱 소드는 자동으로 인벤토리에 들어갔다. 깜빡거리는 인벤토리를 눌러보니 제작한 아이템은 보관과 판매가 가능하다는 설명이 나타났다.

       

       

       “최초획득한 아이템은 보관하고 싶은데.”

       

       

       아마 팔아도 보관해도 큰 차이는 없을 것 같아서 보관하기로 했다.

       

       

       “근데 무기를 내가 만들면 방치형이 아니라 노가다 게임 아닌가?”

       

       

       내가 중얼거리자 화면 속의 드워프가 머리 위에 느낌표를 반짝거렸다. 느낌표를 터치하자 메시지창이 나타났다.

       

       

       《’일꾼1’이(가) F등급 ‘낡은 롱소드’제작이 가능해졌습니다.》

       

       

       “아, 이래서 방치형 게임이야?”

       

       

       게임 자체는 간단한 구조다. 일꾼을 뽑으면 자원을 캐오고, 혼자서 무기를 만들어서 판다. 그리고 내가 중간중간 접속해서 직접 만들면 좀 더 높은 등급의 아이템 제작이 가능하다.

       

       

       “일꾼이 혼자서 자원캐서 가공하고, 팔고 다하네.”

       

       

       광산에 들어가서 ‘조악한 구리’를 캐오고, 그걸 들고 대장간에 들어가서 ‘낡은 롱 소드’를 제작하고, 신전에 가져가서 나에게 바친다.

       

       

       잠깐 지켜봤는데 ‘일꾼1’은 혼자서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아이템을 만들어 바치고 있었다. 그 모습이 어쩐지 어릴 적 키우던 작은 애완새우같아 보여서 잠시 쳐다보다가 남는 돈으로 드워프 2마리를 더 뽑았다.

       

       

       신전에서 2마리의 드워프가 더 튀어나왔고, 각각 이름을 ‘일꾼2’, ‘일꾼3’이라고 지어 준 후에 게임을 껐다.

       

       

       ‘방치형 게임이니까 자고 일어나면 어지간히 돈이 모여 있겠지.’

       

       

       드워프가 제작한 아이템은 바로 팔도록 설정을 켜두었으니 아마 돈이 제법 모일 것이다. 

       

       게임을 좀 하다 보니 어느새 잘 시간을 훌쩍 넘어섰다. 내일도 출근하려면 슬슬 자야 한다.

       

       

       “하으~ 이제 그만 자야겠다.”

       

       

       핸드폰을 충전기에 연결하고 나는 잠이 들었다.

       

       

       

       ******

       

       

       

       빛

       

       

       거대한 존재

       

       

       눈을 뜸과 동시에 인식한 두 가지의 개념. 그는 자신을 인식함과 동시에 자신이 무엇인지, 누가 자신을 만들었는지 알 수 있었다.

       

       

       저 하늘에서 느껴지는 거대한 시선과 존재감. 필멸자는 감당할 수 없는 위압감에 땅이 그 몸을 조아리고, 그 피조물 됨으로 찬양해야 마땅한 위대한 존재. 그 분께서 친히 자신을 손수 빚어 이 땅으로 내려보냈다.

       

       

       그는 알 수 있었다. 자신은 그 분의 종이요, 양이며, 일꾼이다. 

       

       

       그 분이 직접 빚은 첫 번째 종이 자신이 될 수 있음에 그는 가슴에서 올라오는 환희가 벅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이윽고 귓가에 신의 목소리가 들렸다.

       

       

       《 땅에서 빚어내고, 무쇠로 두들긴 너는 나의 첫 번째 자식이요, 양이니. 듣거라. 》

       

       

       《 너의 이름은 오푸스 팔락이요, 이는 나의 첫 번째 일꾼임을 뜻하니. 》

       

       

       《 마땅히 나를 섬기고, 봉사해야 함이다. 오푸스 팔락이여. 》

       

       

       

       

       아아! 귓가에 울리는 그 분의 목소리에 오푸스 팔락은 온몸을 환희로 떨었다. 신께서 직접 자신을 빚어 주신 것도 영혼을 다해서 감사하고 봉사해야 마땅한 은혜이거늘.

       

       

        자비로운 신께서는 직접 자신에게 이름까지 내려주시고 사명까지 내렸주셨으니.

       

       

       오푸스 팔락은 그만 넘치는 환희와 기쁨을 참지 못하고 무릎을 꿇고 그 분을 찬미하기 시작하였다. 

       

       

       

       

       “아아!! 은혜롭고 자비로운 분!! 찬미합니다!! ”

       

       

       

       

       땅에 무릎을 꿇고, 두 팔을 하늘로 벌리며 외쳤다.

       

       

       감격에 젖은 눈물이 억센 수염을 타고 흘렀지만 그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하늘을 향해 찬미하였다.

       

       

       

       

       

       

       

       

    다음화 보기


           


I Install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I Install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방치형 무기 만들기 게
Status: Ongoing Author:
Out of boredom, I download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