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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

       

       

       

       

       

       3화. 튜토리얼부터! ( 3 )

       

       

       

       

       

       광산과 신전, 대장간을 바삐 오가며 검을 만들던 드워프 들은 하늘에서 거대한 존재감을 느꼈다. 위대하신 분이 직접 자신들을 보고 계시는 것이 느껴진다. 

       

       잠시 시간이 흐르자 빈 공터 한 켠이 흔들리며 땅이 갈라지기 시작했다. 

       

       

       

       콰지직ㅡ!

       

       

       

       땅을 가르며 나타난 건물.

       

       이미 위대한 분의 기적을 한차례 본 첫 번째 일꾼, 오푸스 팔락은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이런 광경을 처음 본 세듀스와 트리비우스는 그야말로 기절할 듯이 놀랐다.

       

       

       “이,이봐! 저기! 땅에서 건물이 올라왔어!”

       

       “위대한 분, 맙소사…”

       

       “어허, 조용히들 하게. 위대하신 분의 기적 앞에서 이게 무슨 소란이야.”

       

       

       오푸스 팔락은 점잖은 태도로 화들갑 떠는 둘을 진정시키고, 잠시 기도를 올렸다.

       

       잠시 시간이 흘러, 소란이 가라앉고 드워프 3형제는 다시 광산으로 향해 열심히 광물을 캐기 시작했다.

       

       

       카강ㅡ

       

       

       캉ㅡ캉ㅡ

       

       

       텅 빈 광산에서 곡괭이질 소리만 묵묵히 흘러나왔다.

       

       신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그들이 기특했을까?

       

       드워프들은 열심히 일하던 몸에 활력이 깃들며, 몸이 좀 더 가벼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아니, 기분이 아니라 실제로 몸이 더 빠르고 날렵해졌다. 

       

       

       광산에서 광물을 캐고, 신전을 향하는 발걸음은 나는 것처럼 빨라졌고, 롱 소드를 두들기는 망치는 경쾌하고 빠르게 내리쳤다.

       

       

       

       “아아! 우리를 위해서 위대하신 분이 은총을 내리셨다!”

       

       “찬미합니다, 찬미합니다!”

       

       

       

       드워프들은 그들의 신의 은총에 감사의 기도를 올리며, 더욱 바삐 손을 놀렸다. 

       

       

       

       ******

       

       

       

       퇴근하고 침대에 누워쉬다가 잠시 게임에 접속했다.

       

       

       

       “아, 속도 버프가 있었네.”

       

       

       

       30초짜리 광고를 보자, 2시간 동안 일꾼들에게 속도 버프가 걸렸다. 짜리몽땅한 것들이 더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하자, 멍하니 보게 되는 마력이 있다.

       

       

       그렇게 드워프들을 구경하며 놀고 있자니, 모험가 한 명이 여관에 도착했다는 표시가 나타났다. 

       

       

       《F급 모험가, ‘한스’가 여관에 방문했습니다! 모험가에게 무기를 판매해 보세요.》

       

       《모험가에게 무기를 판매하면, 모험가의 활약도에 따라 “명성도”가 증가합니다.》

       

       《”명성도”가 증가하면 높은 등급의 모험가가 여관을 방문할 확률이 증가합니다. 》

       

       《높은 등급의 모험가는 더 비싼 가격에 무기를 구매합니다.》

       

       

       ‘명성도’라는 시스템이 해금되었다. 아마 모험가들에게 무기를 꾸준히 팔면, 점차 더 높은 등급의 모험가가 방문하게 되는 형태인 것 같다.

       

       

       

       스윽ㅡ

       

       슥ㅡ

       

       

       화면을 조작해서 여관 관리창을 열자, 텅 빈 여관의 의자에 앉아 있는 인간 모험가 한 명이 나타났다.

       

       

       

       “얘한테 롱 소드를 팔면 되겠네.”

       

       

       

       모험가 머리 위에 나타난 느낌표를 누르자, 간단한 신원정보와 함께 판매 버튼이 나타났다. 빈칸에 롱 소드를 드래그하고, 판매버튼을 눌렀다.

       

       

       

       《Qu£d hoc est¿》

       

       

       

       여전히 엉망인 대사를 띄운 모험가는 롱 소드를 받아들고 여관에서 사라졌다. 아마 정황상 감사 인사나 롱 소드에 대한 평가 아니었을까?

       

       아마 다음 모험가가 방문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듯했기에, 쌓인 돈으로 광산쪽을 업그레이드했다.

       

       

       “광산 다음 층을 해금하면, 어떤 광물이 나오려나.”

       

       

       지금까지 지하 1층에서는 ‘조악한 구리’만 나왔으니, 새로운 재료 아이템이 해금되는 걸 기대했다.

       

       

       

       빠밤ㅡ!

       

       

       

       광산 2층이 해금되고, 잠시 기다리자 새로운 아이템을 획득했다는 메시지창이 나타났다.

       

       

       

       《최초획득! ‘조잡한 철’을 획득!》

       

       

       

       ‘조악한 구리’에 이어서 ‘조잡한 철’이 해금됐다. 낮은 층이라 그런지 앞에 붙은 접두사가 하나같이 빈약해 보이는 종류다.

       

       

       “나중 가면 좀 좋은 재료 주겠지.”

       

       

       광산을 해금하고도 돈이 조금 남아서 무기 리스트에서 새로운 무기를 해금하기 위해 스크롤을 내렸다.

       

       

       “단검이나 해야겠네.”

       

       

       해금할 수 있는 게 ‘짧은 단검’밖에 없다. 나머지는 돈이 너무 많이 필요해서 다음에 해야 할 것 같다.

       

       

       

       ‘조잡한 철 2/2’를 사용해 ‘짧은 단검’을 제작했다. 망치가 뚝딱거리는 화면이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빠밤ㅡ!

       

       

       《최초획득! E등급, ‘짧은 단검’ 획득!》

       

       

       새로 제작한 아이템이 인벤토리로 들어왔다. 습관적으로 잠금 설정을 해 두고, 드워프들이 새로 해금한 ‘짧은 단검’과 ‘낡은 롱 소드’를 1:2비율로 제작하도록 설정했다.

       

       

       “철은 파밍하는데 구리보다 좀 시간이 걸리네.”

       

       

       드워프들이 뽈뽈거리면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것을 잠시 지켜보다가, 게임을 끄고 잠을 청했다.

       

       

       

       

       ******

       

       

       

       

       한스는 농부였다.

       

       작은 마을에서 농부의 자식으로 태어나, 농부로 죽었을 것이다. 

       

       

       

       “시발,시발…”

       

       

       

       하지만 그는 자기 인생을 바꿔줄 변화를 원했고, 농기구 전부를 팔고 낡은 검 한 자루를 사서 집을 나섰다.

       

       

       

       “여긴 도대체 어디야, 젠장…”

       

       

       

       마차를 얻어타고, 노숙하면서 가도를 따라 대도시에 도착했고 곧장 모험가 길드에 등록해서 F급 모험가가 되었다.

       

       그렇게 모험가 한스의 위대한 여정이 시작되는 듯했다.

       

       갑작스러운 던전붕괴가 아니었다면 그랬을지도 모른다.

       

       

       “분명히 검증된 안전한 던전이라면서…!! 안에 있는 풀만 캐가면 되는 일이라고 했단말이야!”

       

       

       자질구레한 의뢰받아 향한 약초 채집이 가능한 던전. 한스는 약초를 채집하기 위해 던전에 발을 딛는 순간 무너지는 바닥에 어딘지 모를 곳까지 추락하고 말았다. 

       

       

       “이,이 시바알!”

       

       

       두려움과 패닉에 빠져 한참을 광분하던 한스는 이내 제풀에 지쳤다. 

       

       

       꿀꺽ㅡ

       

       

       한차례 기운을 쏟아 내니 머리에 가득 찬 열이 빠지면서 조금씩 머리가 굴러 갔다.

       

       

       ‘나는 길드에 정식으로 신고를 한 의뢰를 수행하다가 실종이 된 거야. 아마 약초 채집 의뢰는 한나절안에 끝나니까 내가 며칠 동안 오지 않으면 길드에서 이상하게 생각하겠지.’

       

       ‘더군다나 여긴 길드가 정식으로 지명한 약초 던전이니까, 사람이 자주 드나들어. 아마 금방 누군가 와서 구멍을 발견하겠지’

       

       

       그렇게 생각하자 한스는 마음이 편해졌다.

       

       

       

       그렇게 4일이 흘렀다.

       

       

       “왜 아무도 안 오냐고오ㅡ!!”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을 받아먹으며 4일을 버틴 한스는 한계였다. 길드나 외부의 도움을 바라는 건 어려운 상황. 결국 스스로 이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는 걸 한스는 4일 만에 깨달았다.

       

       

       

       꿀꺽ㅡ

       

       

       

       

       

       

       “…뒤지게 으스스하네.”

       

       

       저 앞을 보자 아가리를 벌린 괴물의 목구멍마냥 텅 빈 공간이 보인다. 한스의 눈에는 지옥으로 가는 길로 보였지만, 이대로 있다가 굶어 죽나, 괴수의 밥이 되나 죽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젠장, 이래죽나 저리 죽나…”

       

       

       다행히 겉멋에 취해 항상 차고다녔던 낡은 검이 허리춤에 있으니 그 무게감에 든든했다.

       

       

       후으ㅡ!

       

       

       길게 숨을 내뱉은 한스는 떨리는 걸음으로 앞을 향해 걸어 나갔다.

       

       

       

       자박ㅡ

       

       자박ㅡ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아, 벽에 손을 대고 천천히 걸어가자 소름 끼칠 정도로 조용한 공간에 가죽신이 바닥을 밟는 소리만 낮게 깔렸다.

       

       

       

       

       후으ㅡ

       

       

       후으ㅡ

       

       

       

       

       한스는 긴장과 두려움에 떨리는 숨을 애써 가다듬으며 천천히 앞으로 향했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그 길의 끝에 불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아! 살았다! 살았어!”

       

       

       

       

       알 수 없는 던전 한가운데에 불빛이 있는 이상한 상황이었지만, 한스는 그런 것을 판단할 정도로 이성적이지 못했다. 굶주림과 극심한 스트레스, 긴장감이 그의 시야를 좁혔다.

       

       

       

       

       “살았다! 난 살았다고! 이봐요! 여기 사람있…어…..”

       

       

       

       

       단숨에 뛰어간 한스는 이내 불빛의 정체를 보고 천천히 걸음을 멈췄다. 

       

       

       그가 생각하기에도 던전 한가운데에 있기에는 명백히 이질적이었고, 좁아진 그의 시야에도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관?”

       

       

       

       

       그 길의 끝에는 여관이 있었다.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외형의 여관은 안에서 맛있는 스튜와 닭고기 튀김의 냄새가 흘러나왔다.

       

       

       마치 그에게 들어오라 손짓하듯이 말이다.

       

       

       누가 봐도 수상하고, 기이한 풍경이였지만.

       

       

       

       

       ‘배고파 뒤지겠다!’

       

       

       

       

       한스는 4일 만에 맡는 음식 냄새에 눈이 돌아가 거침없이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렇게 들어간 여관 안에 사람은 없고, 빈 테이블에 따뜻한 치킨 스튜와 닭튀김, 감자구이와 맥주가 있었다.

       

       

       

       

       “음식이다!!!”

       

       

       

       

       한스는 곧바로 테이블에 앉아 미친 듯이 음식을 먹고 맥주를 마셨다.

       

       

       

       

       꺼억ㅡ

       

       

       

       

       그렇게 한참을 먹고 마시며 배를 채우고, 트림까지 한번 시원하게 뱉은 한스는 그제야 제정신이 돌아왔다.

       

       

       누가 봐도 수상한 여관에 수상하게 차려진 음식을 전부 먹어 버린 상황. 한스는 덜컥 겁이 났다.

       

       

       

       

       ‘어쩌면 여기는 괴물이나 죽은 자들의 여관일지도 몰라!’

       

       

       

       

       어릴 적 동화에 나오던 괴물이나 귀신들이 사용하는 여관일지도 모른다. 그는 덜컥 겁이 나기 시작했다. 서둘러 이 여관을 나가야 한다.

       

       

       

       

       ‘저 검은 뭐지?’

       

       

       

       

       여관을 나가려던 한스의 눈에 낯선 검 한 자루가 보였다. 

       

       

       검에 무지한 촌놈 한스의 눈에도 그 검은 보통 검이 아니었다.

       

       

       화려하진 않지만 만든이의 손재주를 짐작하게 해주는 섬세한 조각들이 그립에 수놓아져 있고, 무엇으로 만든 것인지 검신부분은 은은한 황금빛을 자랑하며 그날을 날카롭게 세워 보기만 해도 찔려서 피가 나오는 기분이 들었다.

       

       

       명장이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 명검이 분명하다. 이런 명검은 아마 한스가 농부로 산다면 400년은 숨만쉬고 일해도 구할 수 없지 않을까?

       

       

       한스는 그렇게 홀린 듯 검을 바라보다가 덜컥 욕심 났다.

       

       

       

       

       ‘…이 검을 지금 가지고 가면 아무도 모르지 않을까?’

       

       

       

       

       검의 주인이 괴물일수도, 귀신일수도 있지만. 어쩌면 저주받은 검일수도 있다. 하지만 한스는 천천히 손을 뻗어 검을 잡았다. 

       

       

       검이 손에 닿자, 한스의 귓가에 거대한 목소리가 들렸다.

       

       

       

       

       《한스여, 내 검을 갖고자 하는구나.》

       

       

       《음식은 먹어야 의미가 있듯이, 칼 또한 올바르게 휘둘러져야 의미가 있는 법.》

       

       

       《내 그대에게 직접 단조하고, 제련한 검을 내리니.》

       

       

       《그대는 그 검으로 악을 무찔러야 함이라.》

       

       

       

       

       

       

       한스는 그의 영혼에 울리는 위대한 목소리에 꿈쩍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알 수 있었다. 이 목소리의 주인은 자신과는 격이 다른 불멸자이자 신에 준하는 무언가임을 알았다.

       

       

       떨리는 목소리로 한스는 어렵게 말을 꺼냈다.

       

       

       

       

       “…그, 원하시는 대로…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대는 이제 나의 검이니.》

       

       

       《악을 멸하고, 선을 수호하라. 한스》

       

       

       

       

       

       

       화악ㅡ!

       

       

       

       

       

       

       그 말을 끝으로 눈 부신 빛이 검에서 터져 나오더니 이내 한스는 눈을 감았다.

       

       

       

       

       “…어?”

       

       

       

       

       그리고 눈을 뜨니 그는 던전 밖에 멍청하니 서 있었다.

       

       

       손에는 황금빛의 검만이 그날을 자랑하며 한스에게 꿈이 아니었음을 말해줬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오탈자나 어색한 부분이 있으면 지적 부탁드려요.

    한스! 용사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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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Install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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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형 무기 만들기 게
Status: Ongoing Author:
Out of boredom, I download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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