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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6

       

       

       

       

       16화. 꿈?

       

       

       

       

       

       

       영웅급 모험가가 왔을 때 말고는 푸쉬형 알람이 온 적이 없는데. 도대체 뭔 알람이 이렇게나 온 거야?

       눈을 비비며, 엎드린 자세로 고쳐 누웠다. 재빨리 화면잠금을 해제하고 게임에 접속한다.

       

       

       “으, 졸려.”

       

       

       자다 일어나서 눈꺼풀이 천근만근 무겁다. 계속해서 감기는 눈을 억지로 들어 올리며 핸드폰 화면을 노려본다.

       

       

       “뭔지 확인만 하고 자야지…”

       

       

       이제는 익숙한 신전과 공터들이 화면에 보인다. 둔하게 움직이는 손을 억지로 옮겨, 메시지 창을 확인하려는데…

       

       

       《──충족! 특─가 해─.҈̨̣̝͕͐̐͗͆̿͝.̶̧̤̲͙͓̀̾͂͝.҉̛͖̥̳̀͗̋͢.̵̡̰͓̬̫̇͛͂͆͠.҉̡̠̤̝̗͓́̈̊̑̇͠ ! 》

       

       《.̸̡̙̝̞̰̜͒̚͡.̸̥̠͂͆͗͜͠.̸̢̟͈͐̒̔̃̊͠ͅ.̸̢̛͇̜̳̲̲̓̋.̷̲̲̥̯̄̓͗̔͢͞.̷̡̛͈̪͓̾̔̃͑͗.҉̰͈͒̃̆́̚͜͡.҉̡͓͚̈̌͞ ─?》

       

       

       눈이 점점 감기면서 흐릿하게 보인다. 너무 졸려서 머리가 빙빙 도는 것 같다. 으음, 저게 뭐라고 쓰여있는 거지?

       

       

       ‘뭔가 동의하라는 거 같은데….’

       

       

       뭘 다운받으려는 건지, 설치하겠다는 건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대충 화면을 터치하고 고개를 푹 숙였다. 온몸이 나른하다. 

       졸음이 정신을 덮친다.

       

       

       빠바밤ㅡ!

       

       

       점점 가라앉는 의식 너머로, 팡파레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오다가 뚝 끊겼다.

       

       

       

       

       –

       

       

       

       

       ‘여긴 어디지?’

       

       

       눈을 뜨고 주변을 살펴봤다. 사방이 어두컴컴하다.

       내가 가라앉고 있는 것인지, 위로 떠 오르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사방에 어둠만이 가득한 공간.

       

       

       ‘아…?’

       

       

       머리 위로 어둠을 가르고 한 줄기 희미한 빛이 일렁거리며 내려온다.

       

       

       ‘진짜 여기가 어디지? 꿈인가?’

       

       

       굉장히 당황스럽네. 분명히 난 방에서 잠을 자고 있었는데? 손을 휘적거리자 물에 잠긴 것처럼 팔이 둔탁하게 휘저어진다.

       

       

       ‘…물 속?’

       

       푸그르르ㅡ

       

       ‘우욱!’

       

       

       물 속이라는 것을 인식하자 갑자기 숨이 막혀 오기 시작한다. 둥둥 떠다니던 몸이 사방에서 조여 오는 수압에 입으로 공기를 토해낸다.

       

       

       “으읍?!”

       

       부그르르르ㅡ

       

       ‘위,위로 올라가야 돼!’

       

       

       당황한 나머지 입으로 더 많은 공기가 빠져나간다. 온몸이 산소를 갈구하며, 일단 위로 올라가라고 비명을 질렀다. 

       재빨리 손발을 허우적거리며, 빛이 있는 곳으로 올라간다.

       

       

       촤아악ㅡ!

       

       

       눈앞이 까맣게 변하기 직전에 간신히 고개를 물 밖으로 내밀었다. 세상에, 공기가 이렇게 달다니.

       

       

       “푸하ㅡ! 하아, 후아!”

       

       

       고개를 내밀고 달콤한 산소를 만끽한다. 정말 죽을 뻔했다.

       

       

       “죽는 줄 알았네…. 여긴 도대체 어디야?”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건가? 온 사방이…바다? 이걸 바다라고 불러야 되는 걸까? 시꺼먼 물 비슷한 것이 시야를 가득 채우고 있다.

       

       

       “도대체 이게 뭐야…?”

       

       

       꿈이라면 질 나쁜 악몽이다. 바람도 없고, 파도도 치지 않는 바다를 도대체 뭐라고 불러야 할까? 

       

       

       “하늘은 왜 저래?”

       

       

       온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별을 하늘에 박아두면 이런 모습일까? 하늘은 별들로 빽빽하게 덮여 있었다.

       이미 꺼진 듯, 잔불만 남은 것처럼 희미한 별들이. 온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다.

       생명이 꺼지고, 우주의 숨결이 멎어 버린 세상.

       

       

       “도대체 이건 무슨….”

       

       

       깜빡ㅡ

       

       

       “아, 빛이다.”

       

       

       저 멀리서 어둠을 뚫고 희미한 빛이 깜빡인다. 본능적으로 빛을 향해 헤엄쳐갔다.

       

       

       첨벙ㅡ

       

       

       얼마나 헤엄쳤을까? 모르겠다. 태양도 없고, 사방에 물밖에 없으니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가늠이 안 간다. 10분 지났나? 30분? 어쩌면 1시간?

       이러다 힘 빠져서 죽겠다 싶을 무렵, 간신히 땅에 발을 디딜 수 있었다.

       

       

       촤아악ㅡ

       

       

       온몸에서 물을 뚝뚝 흘리면서 땅에 냅다 누워 버렸다.

       

       

       “헉,허억…. 죽겠다….”

       

       

       

       한참을 누워서 숨을 고르며 쉬었다. 그렇게 좀 쉬었더니 이 모든 상황에 대한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지?’

       

       

       이게 꿈이 맞나? 현실? 납치극인가? 도대체 여긴 어디지? 애초에 지구가 맞긴 한 건가? 여러 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치며 복잡하게 만든다.

       태양도, 달도 없는 하늘. 생명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삭막한 바다. 여긴 도대체 어디지?

       

       

       반짝ㅡ

       

       

       “아, 저건…”

       

       

       

       바다에서 봤던 빛이 저 멀리서 반짝인다. 저 빛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가만히 앉아 있는 것보다는 낫겠지.

       벌떡 일어나서 그 빛을 향해 걸었다.

       

       

       사박ㅡ사박ㅡ

       

       

       생각보다 가까이 있던 빛의 근원은 금방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건…?”

       

       

       스마트폰…? 땅에 반 정도 묻힌 스마트폰이, 화면을 반짝이고 있다. 주워서 이리저리 둘러봐도, 영락없는 스마트폰이다.

       

       

       “이게 진짜 개꿈이구나.”

       

       

       물에 빠져 죽을뻔한 다음에는 핸드폰을 줍는 꿈이라니. 일어나면 꼭 무슨 꿈인지 해몽을 찾아봐야겠다.

       

       

       스슥ㅡ

       

       

       익숙한 패턴을 그리자, 잠금화면이 풀리는 핸드폰. 바탕화면에는 하나의 어플만 있었다.

       

       

       “이게 뭐지?”

       

       

       …읽을 수 없다. 분명 어플의 이름을 읽고 있는데, 분명히 내 눈으로 읽고 있는데.

       읽히지 않는다.

       

       

       “…꿈에서는 글자를 못 읽는다더니. 진짜였네.”

       

       

       신기한 마음에 중얼거리면서, 어플을 터치했다. 그러자 나타나는 익숙한 게임 대기 화면.

       내가 자주 하던 방치형 무기 게임과 상당히 닮았다.

       

       

       “내가 요즘 게임을 너무 했나…? 이런 꿈에서도 게임을 하네.”

       

       

       일어나면 게임을 좀 줄여야 하나. 중얼거리면서 게임을 이리저리 터치했다. 

       내가 원래 하던 게임의 짜리몽땅한 비율과는 다르게 현실과 매우 흡사하게 모델링 된 알 수 없는 게임.

       

       

       “뭔 게임이 이렇게 현실적이지?”

       

       

       화면을 쓱쓱 넘기자, 여러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설원에서 거대한 도끼를 들고 싸우는 검은 머리 여성. 거대한 나무에 기대서 졸고 있는 사람. 어두운 골목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무서워 보이는 사람까지.

       이게 내 꿈의 게임이 아니었다면, 정말 현실이라고 믿을 정도로 생동감 있는 모습들이다.

       

       

       “이거, 케니스인가?”

       

       

       화면을 움직이던 손을 멈춘다. 작은 비율로 봤던 붉은 머리카락과 금색 눈동자가 인상적이었던 케니스. 이렇게 사람의 모습으로 만나니 감회가 새로웠다.

       거대한 검을 들고 허수아비를 향해 열심히 휘두른다.

       

       

       쉭ㅡ

       

       파악!

       

       

       일격에 박살 나는 허수아비. 그 모습을 보니 괜히 내가 뿌듯해진다.

       

       

       “돈으로 만든 A급 무기가 밥값은 하네.”

       

       

       빠밤ㅡ!

       

       익숙한 팡파레 소리가 화면에서 울린다. 메시지창이 화면에 나타났다.

       

       

       《신──충─! “축.̴̢̧̜̄.̷̡̺̪̝̝̫̈́.̸̯̱̭̱̭͌̽̄̆͌̀ “─! 》

       

       

       이리저리 깨진 글자들. 아까보단 꿈에 익숙해진 탓인지 조금은 읽히기 시작한다.

       

       

       “음…. 신…? 뭔가를 충전? 충족? 뭐지, 축하? 축하한다는 뜻인가?”

       

       

       일단 화면을 터치하면서 넘기자, 반짝이는 별 모양의 아이콘이 케니스의 머리 위에 나타났다.

       자연스럽게 케니스의 머리 위를 터치하자, 하늘에서 희미하게 빛나던 별들 중 한 개가 서서히 움직이더니.

       

       

       슈우웅

       

       

       스마트폰의 화면을 향해 떨어졌다.

       

       

       츠파앗ㅡ!

       

       “우왓! 이게 뭐야!”

       

       

       하늘에서 떨어진 별은 긴 꼬리를 남기며, 스마트폰의 화면을 통과했다.

       놀란 나는 그 자리에 넘어지면서 스마트폰을 떨어트렸다.

       

       

       “도,대체 이게 뭔….”

       

       

       밑도 끝도 없는 개꿈도 정도가 있지. 게임을 하다가 갑자기 별이 떨어진다고? 도대체 뭐야 이 꿈은?

       

       

       “후우…이게 도대체 다 뭐냐 진짜.”

       

       

       놀란 가슴을 추스르고 떨어진 스마트폰를 주웠다. 모래를 툭툭 털고 화면을 보니 케니스가 보였다.

       

       

       “이게 뭔…”

       

       

       무수한 빛의 별 무리에 감싸여진 케니스의 모습. 그녀의 손끝을 따라온 몸을 휘감으며 케니스의 주변을 천천히 회전한다.

       오색찬란한 별들이 빛나고, 지상에 내려온 은하수가 그녀를 맴돌고 있다. 

       신성하고, 경이로운 빛에 둘러싸여 있는 케니스는 마치 신에게 축복받는 듯했다.

       

       

       “…축복? 아까 그 메시지는 축복이였나?”

       

       

       화면으로 떨어진 별똥별. 그리고 저 아름다운 별빛에 감싸여진 케니스. 정황상 아까 메시지창에 나온 글은 『축복』이였던 것 같다.

       멍하니 화면 너머의 케니스를 바라본다. 

       깜짝 놀란 표정의 케니스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쩔쩔매고 있었다.

       

       

       “하하. 저 표정 웃기네.”

       

       

       우스운 일이다. 게임 캐릭터일 뿐인데. 꿈이라지만 내 상상력으로 저렇게 예쁜 얼굴을 만들고, 생생하게 표정까지 짓다니.

       내가 게임에 이렇게까지 과몰입하고 있었나?

       

       여전히 굳어 있는 케니스를 뒤로하고 이리저리 화면을 넘겨봤다. 하지만 꿈은 여기까지인지, 까만 화면이 나왔다.

       

       

       반짝ㅡ!

       

       “음?”

       

       

       저 멀리 있는 별이 빛난 것 같았는데. 기분 탓인가?

       

       

       찌지지직ㅡ!

       

       

       갑작스럽게 들리는 천이 찢어지는 듯한 소리.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봤다.

       

       

       “오….”

       

       

       허공이 찢어져 있다. 무언가 강제로 잡아 뜯은 것처럼 이리저리 찢어진 균열.

       그 너머를 슬쩍 보니 익숙한 내 방이 보인다.

       

       이제 그만 꿈에서 깨어날 시간이다.

       

       

       “어으읏ㅡ! 뭔가 되게 특이한 꿈이었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쭈욱 기지개를 폈다.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챙기고, 모래를 툭툭 털었다.

       

       

       ” 얼른 일어나서 씻고, 출근해야지.”

       

       

       거칠게 찢어진 균열을 넘어서, 내 방으로 향한다. 몸이 완전히 균열을 통과하자 방향감각이 뒤틀리기 시작한다.

       위에서 아래로. 다시 왼쪽으로. 뒤짚어졌다가, 솟구치다가 떨어진다.

       

       그렇게 계속해서 떨어진다…떨어진다.

       

       

       부우웅ㅡ

       

       부우웅ㅡ

       

       “허읍!”

       

       

       숨을 거칠게 들이마시면서 벌떡 몸을 일으켰다. 내 방이다.

       까만 바다, 희미한 별들. 케니스, 별똥별. 전부 꿈이였구나.

       

       

       휴우ㅡ

       

       

       이마의 식은땀을 닦았다. 내 인생에서 둘도 없을 개꿈이었다. 

       

       

       “아, 몇 시지?”

       

       

       문득 시간을 확인해 본다.

       

       

       “…11시?!”

       

       

       재빨리 화면을 열어 문자와 전화내역을 확인한다. 산처럼 쌓인 부재중과 카톡들. 부장님의 전화만 10통이 넘게 와 있다.

       식은땀이 미친 듯이 흐르면서, 동공에 힘이 풀리더니. 세상이 빙빙 돌기 시작한다.

       지금이 꿈이었으면 좋겠다.

       

       

       “…아직도 꿈인가?하하,하….”

       

       

       내 바람을 무시하듯, 창문 너머의 햇볕은 화창하게 빛나고 있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항상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오타나 어색한 부분에 대한 지적은 늘 감사합니다!

    하핳 연제예약 기능! 한번은 써 보고 싶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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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Install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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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형 무기 만들기 게
Status: Ongoing Author:
Out of boredom, I download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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