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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4

       

       

       

       

       

       24화. 성전 ( 2 )

       

       

       

       

       

       ㅡ꽈르르릉!

       ㅡ콰광!!

       

       

       눈부신 번개가 하늘을 가르며 서리고룡의 머리를 내리쳤다.

       

       

       ——————!!!

       

       

       서리고룡은 고통스러운 괴성을 토하며, 거대한 몸체를 마구 뒤틀었다. 구멍이 숭숭 뚫린 날개를 퍼덕이고, 거대한 발톱을 미친 듯이 휘두른다.

       

       

       ㅡ콰앙!

       

       

       광분하여 날뛰는 서리고룡은 그야말로 파괴의 화신. 주변의 모든 것을 찢어발겼다.

       

       

       “성기사들은 앞열에 모여라!! 모두 방패 들어!”

       

       “”방패 들어!””

       

       

       단장의 외침에 성기사들이 전열을 형성했다. 거대한 강철의 방벽이 서리고룡과 인간들을 갈랐다.

       

       

       ——————!!!

       

       

       광분한 서리고룡의 갈비뼈 사이로 불길한 귀화가 넘실거리더니, 이윽고 그 주둥이를 타고 푸른 불꽃이 강철의 벽을 향해 뿜어져 나왔다.

       

       

       ——콰아아아!

       

       “크으윽!”

       

       “으윽! 모두 버텨라!! 막아!!”

       

       “아으윽!!”

       

       

       푸른 불꽃이 혀를 날름거리며 성기사들의 방패를 연신 두들겼다. 치이익ㅡ거리는 소리와 함께 익어가는 갑옷과 피부.

       

       거대한 방패가 얼음처럼 천천히 녹아내리고, 들러붙은 갑옷이 피부를 고통스럽게 억죄였다.

       

       

       ——————!!!

       

       

       한낱 인간들이 자신에게 대항하는 것이 화가 난 듯, 더욱 거칠게 불을 토하는 서리고룡. 

       

       

       “으으으!!”

       

       

       단장은 눈이 시뻘겋게 타오르고, 피부에 수포가 생겼다 터지며 갑옷과 녹아내리는 것을 느꼈다. 끔찍한 고통. 하지만 버텨 냈다.

       

       

       ㅡ파아앗!

       

       

       연못에 물 한 방울이 떨어지듯, 성기사들을 중심으로 거대한 빛무리가 피어올랐다.

       

       

       ㅡ화아아앗

       

       

       황금빛으로 빛나는 성스러운 문자들이 허공에 떠오르고, 금빛 파동이 원형으로 물결치며 성기사들을 감쌌다. 그 일대를 감싸 안는 거대한 원형의 물결.

       

       황금빛 물결은 부드럽게 파도치며, 고룡의 불꽃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신께서! 우리를 보우하신다!!”

       

       

       단장은 황금빛 물결이 몸을 스치고 지나가자, 상처가 깨끗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신께서 이 싸움을 지켜보고 계신다.

       

       

       “이 싸움은!! 우리가 승리할 것이다!! 우리는 약속된 승리를 위해 싸우는 것이다!!”

       

       

       단장은 방패를 들어 올리며 크게 외쳤다. 넘실거리는 황금 물결은 그들의 곁을 지키며, 이곳이 성역으로 선포됐음을 알리고 있었다.

       

       

       “영광을 위해!”

       

       “다섯 신과, 여섯 번째 신의 이름으로!!”

       

       쾅ㅡ! 쾅ㅡ!

       

       

       성기사들이 방패를 두들기며 외쳤다. 신의 은총이 함께하고, 그들의 뒤에는 용사가 있다. 

       

       성기사들은 언제까지고 굳건한 방벽으로 남을, 부서지지 않을 방패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 한 소녀가 검을 들고 달려 나갔다.

       

       

       “단장님!!”

       

       

       타타탁!

       

       

       가벼운 발걸음에는 바람이 깃들었고, 보랏빛 신검에는 삿된 것들을 불태우는 성화가 타올랐다. 넘실거리는 성화는 서리고룡의 귀화와 달리 부드럽게 춤추며 그녀를 인도했다.

       

       

       “케니스! 이쪽이다!”

       

       

       단장이 케니스를 향해 거대한 방패를 발판처럼 들어 올렸다. 케니스와 서리고룡의 사이를 잇는 다리가 만들어지고.

       

       

       ㅡ파앗!

       

       

       케니스는 넘실거리는 신검을 치켜올리며, 서리고룡의 머리를 향해 뛰어올랐다.

        

       

       ——————!!!

       

       

       감히 자신과 같은 눈높이에서 바라보는 것이 맘에 들지 않는 듯, 서리고룡이 거세게 울부짖었다. 다시 한번 가슴께에서 끓어오르는 푸른 불꽃.

       

       

       ㅡ콰아아아!!

       

       

       이윽고, 날아오른 케니스를 향해 불꽃의 숨결이 터졌고ㅡ

       

       

       “흐아아아압!!”

       

       

       신검의 작은 성화가, 거대한 불꽃을 잘라 냈다. 거대한 푸른 숨결을 거슬러 오르는 작은 성화. 케니스는 작은 성화에 의지해 거센 불꽃을 견뎠다.

       

       

       “크으으읍!!”

       

       

       케니스는 안구를 태우는 열기에도, 피부가 익어가는 고통에도 검을 놓지 않았다. 그녀가 아니면,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이 있기에.

       검을 놓을 수 없었다.

       

       

       “흐아아아앗!!

       

       

       한순간, 그녀의 뒤를 밀어 주는 작은 바람이. 

       

       그녀의 등을 가볍게 떠밀었다.

       

       

       ㅡ콰아아악!!

       

       ——————!!!

       

       

       거대한 숨결을 뚫고, 신검이 서리고룡의 주둥이를 꿰뚫었다. 주둥이에서 머리까지 튀어나온 신검이 성화를 거칠게 뿜어냈다.

       

       

       ——————!!! ——————!!!!

       

       

       거세게 몸부림치는 서리고룡. 케니스는 신검을 놓치고, 깃털처럼 힘없이 떨어졌다.

       

       

       “케니스!!”

       

       

       단장이 빠르게 달려가 떨어지는 케니스를 받아 냈다.

       

       

       “케니스!! 정신 차려라! 케니스!!”

       

       

       숨은 쉬고 있지만, 불꽃의 숨결을 가르며 모든 기력을 소진했는지 눈을 뜨지 못 하는 케니스. 입술이 파랗게 죽어 있다. 단장은 떨리는 눈으로 서리고룡을 바라봤다.

       

       

       ——————!!!

       

       

       머리에 신검이 꽂히고, 성화로 불타고 있음에도 거칠게 몸부림치는 서리고룡. 

       

       

       ㅡ뿌드드득

       

       

       굳은 뼈마디가 억지로 움직이며, 거대한 날개를 펼치기 시작한다. 넝마처럼 구멍이 뚫렸지만 그 위용은 여전한 날개의 그림자가 일대를 뒤덮었다.

       

       

       ㅡ펄럭ㅡ펄럭

       

       

       육중한 몸을 천천히 띄우며, 서리고룡이 날아오른다. 거센 바람이 땅을 뒤덮고, 분노한 용의 울음소리가 인간들 사이를 훑었다.

       

       

       ㅡ꽈악

       

       

       단장은 떨리는 손으로 방패를 굳세게 잡았다. 그들의 곁을 넘실거리던 금색 물결은 어느샌가 꺼질듯 희미해졌고, 하늘을 가르던 번개도 잦아들었다.

       

       신께서 그들에게 시련을 주시는걸까?

       

       하늘에서 그들을 바라보는 서리고룡의 귀화가 거세게 타올랐다. 그들의 희망인 용사가 쓰러지고, 공포가 인간들의 마음을 좀 먹었다.

       

       희망의 불씨가 이렇게 꺼지는 걸까?

       

       

       ㅡ처억

       

       

       

       

       죽음의 공포가 모두를 짓누르고, 절망이 형상화하여 그 이빨을 들이미는 순간.

       

       두려움에 찬 사람들을 뚫고, 한 소녀가 앞으로 나왔다.

       프리가는 떨리는 다리를 억지로 움직여가며 서리고룡의 앞으로 나섰다.

       

       

       “시발, 진짜 이게 무슨 일이야….”

       

       

       프리가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도끼를 고쳐잡았다. 푸른 귀화를 줄기줄기 흘리며 그들을 내려다보는 서리고룡. 당장에라도 거대한 발톱을 휘둘러 벌레처럼 터뜨리려는 듯, 뼈가 꿈틀거린다.

       

       

       ‘케니스는…’

       

       

       프리가는 힐끗 뒤돌아 케니스를 바라봤다. 가장 안쪽에서 보호받으며, 눈을 감고 누워 있는 모습. 얼굴이 하얗게 죽어 가며 생기가 없다.

       

       케니스는 서리고룡의 푸른 숨결을 거슬러 올라가며, 저 주둥이에 기어이 검을 꽂아 넣었다. 프리가는 푸른 불꽃을 베어오르던 케니스의 눈빛을 기억했다.

       

       

       역경과 고통에 물러서지 않는 굳건한 의지가 깃든 전사의 눈.

       

       

       ㅡ후우

       

       

       프리가는 한숨을 길게 토하며 온몸의 긴장을 툭툭 털었다.

       뒤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느껴진다. 공포, 두려움, 절망, 후회 그리고 작은 희망.

       

       

       이대로 죽을 수는 없다.

       

       케니스가 보여줬던 작은 희망의 불꽃을 자신이 이어가야 한다. 그래야 한다는 걸, 프리가는 직감적으로 알았다.

       프리가는 천천히 도끼를 치켜올렸다. 모두의 시선이 도끼를 따라 움직이는 게 느껴진다.

       

       그리고 크게 외쳤다.

       

       

       “야, 뼈다귀! 이제 나랑 한판 붙자!”

       

       

       프리가는 씨익 웃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평소처럼 사납게 입꼬리를 올렸다.

       

       

       

       –

       

       

       ㅡ콰아앙!

       

       “큿! 그렇게 느려서 날 잡겠어?!”

       

       ——————!!!

       

       

       서리고룡이 거세게 내려친 발톱이 땅을 구르는 프리가의 옆을 스친다. 얼마나 굴렀는지 온몸에 가득한 상처.

       몸으로 튀어 오르는 돌을 어찌할 틈도 없이, 곧바로 앞으로 땅을 박찼다.

       

       

       ㅡ후우웅!

       

       

       강하게 휘두른 도끼가 허공을 가르며 날아간다. 공중에 떠 있는 고룡에게 던진 도끼는ㅡ

       

       

       ㅡ캉!

       

       

       고룡의 뼈에 맞고 허무하게 튕겨 나갔다. 실로 터무니없는 강도. 프리가는 입술을 잘게 깨물었다. 얼마나 깨물었는지 입안에서 비릿한 피가 느껴진다.

       

       

       “시발 진짜. 어이없을 정도로 괴물이네…”

       

       

       쓰러진 케니스는 일어날 기미가 없고, 그들을 지켜 주던 금빛 물결도 사라진 상황. 프리가는 점점 어두워져가는 상황에 연신 입술을 깨물었다.

       

       

       ‘도대체 어떻게… 어떻게 해야되지?’

       

       

       프리가는 저 멀리 떨어진 도끼를 곁눈질하며, 속으로 신에 대한 원망을 토했다. 결국, 신이라는 족속들은 이렇다. 희망을 주는 척하며, 더 큰 고통을 준다.

       

       아무리 기도하고 울부짖어도, 돌아보지 않는다. 

       

       프리가는 제 손에서 싸늘하게 굳어가던 시체의 감촉이 살아나는 듯 하자, 머리를 털며 정신을 비웠다. 지금은 살아남는 것에 집중할 때다.

       

       

       “…야, 애꾸눈! 도끼 하나만 던져…”

       

       

       아우우우ㅡ!!!

       

       “뭣?! 이럴 때?!”

       

       

       뒤에서 들리는 늑대의 울음소리. 프리가와 전사들은 뒤를 돌아보며 얼굴을 굳혔다. 

       

       

       으르르ㅡ

       

       

       어느샌가 뒤를 가득 메운 웨어울프들. 붉은 안광을 흘리며 침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지랄 진짜. 오늘 운수가 사납구먼.”

       

       

       애꾸눈이 안대를 슥 쓸어내리며, 손도끼를 고쳐잡았다. 앞에는 고룡, 뒤에는 웨어울프 떼. 운수가 사납기 짝이 없다.

       

       

       “똥개들이 개집도 비우고 여기서 뭐하는 거냐? 여기 있다가는 너희들도 저 뼈대가리한테 죽을 거다!”

       

       

       전사들 중 한 명이 외쳤다. 으르렁거리는 웨어울프 사이에서 검붉은 갈기를 가진 녀석이 천천히 걸어 나왔다.

       

       

       ‘저 녀석은…’

       

       

       애꾸눈은 손도끼를 꽉 붙잡았다. 그 녀석이다. 자신의 한쪽 눈을 가져간 녀석. 애꾸눈은 텅 빈 눈이 시큰거리는 것을 느꼈다.

       

       

       “…죽기 전에 개새끼 대가리라도 가져가라는 건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순순히 물러날 기미는 아닌 듯한 웨어울프들. 전사들은 일제히 웨어울프들을 향해 도끼를 들어 올렸다.

       

       

       “대장! 받으쇼!”

       

       

       애꾸눈은 씩 웃으며, 프리가에게 도끼를 하나 던졌다. 그리고 크게 외쳤다.

       

       

       “대장!! 이쪽 똥개들은 우리가 알아서 족칠 테니까! 대장은 그쪽 뼈다귀랑 열심히 해 보십쇼!”

       

       “…그래! 똥개들한테 죽으면 쪽팔려서 못 죽는 거 알지?! 알아서 잘하라고!”

       

       

       프리가는 도끼를 받아들고 외쳤다. 그리고 다시 앞을 바라봤다. 

       

       

       ㅡ펄럭펄럭

       

       

       제일 위협적인 케니스가 없다는 걸 아는 서리고룡. 마음껏 발악해 보라는 듯, 공중에서 오만하게 그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다 끝났냐는 듯이. 그리고 천천히 몸을 띄웠다. 느리게, 느긋하게.

       

       그리고 이윽고ㅡ

       

       

       ㅡ콰아아아앙!!

       

       

       육중한 질량의 몸이 땅을 향해 떨어지듯 스쳤고, 굵은 꼬리가 땅을 거칠게 긁으며 전진했다. 

       

       

       “흐읏ㅡ!!”

       

       

       프리가는 그녀를 향해 똑바로 다가오는 꼬리를 피해 옆으로 몸을 던졌다.

       

       

       하지만 그게 서리고룡의 노림수였을까. 프리가가 옆으로 몸을 던지자, 고룡은 괴성을 토하며 꼬리를 거칠게 옆으로 틀어서 후려쳤다.

       

       

       ——————!!!

       

       ——퍼어억!!

       

       

       “크웁!! 우으윽!”

       

       

       육중한 꼬리와 부딪치자 물가죽 터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프리가의 입에서 빨간 피가 한 움큼 터져 나오고, 눈의 핏줄이 터져 피가 흘러나왔다. 

       

       물수제비처럼 땅을 튕기며 몇 차례나 구르며 날아간 프리가. 

       

       

       ㅡ콰앙!

       

       

       수없이 튕기고 구르다가, 한 켠의 절벽을 뚫고 쳐박혀 들어갔다. 시체의 흔적이라도 남았으면 기적같은 일격. 모두가 프리가의 죽음을 직감했다.

       

       

       “…대,대장?”

       

       

       애꾸눈의 한쪽 눈이 거칠게 흔들렸다. 절벽에 난 구멍 틈 사이로 흘러나오는 새빨간 핏물이.

       

       현실을 알려 줬다.

       

       

       ——————!!!

       

       

       서리고룡이 거칠게 울부짖으며, 승리의 포효를 내질렀다.

       

       

       

       

       

       –

       

       

       

       

       “…여긴 또 어디야?”

       

       

       그리고 프리가는 한 여관에서 눈을 떴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항상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오타나 어색한 부분에 대한 지적은 늘 감사합니다!!!

    ㄴㅇ0ㅇㄱ 아닛!!! 이게 무슨 일 입니까!!!

    – ‘닥터페퍼교수’님!! 70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과제 제출은…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봐주세요 교수님!!

    – ‘헤엄치는 새’님!! 10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저도 사랑합니다, 독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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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Install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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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형 무기 만들기 게
Status: Ongoing Author:
Out of boredom, I download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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