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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6

       

       

       

       

       

       46화. 악마병 ( 1 )

       

       

       

       

       

       우편함에 들어온 아이템을 확인하던 나는 눈을 크게 떴다.

       

       

       “오…?”

       

       

       빠밤ㅡ!

       

        《주민 소환권》을 획득하였습니다!

       

       

       주민 소환권이..? 이름만 들어보면 “세계 탐험”에 있는 주민들을 불러오는 것 같은데. 재빨리 인벤토리로 들어가서 자세한 설명을 확인했다.

       

       

       《주민 소환권 : “세계 탐험” 모드에서 사용 가능, 영웅급 모험가 혹은 주민 1명을 성지로 불러옵니다. 》

       

       

       “영웅급 모험가 데려와라 이거네.”

       

       

       아주 마음에 든다. 그렇지 않아도 저번 “서리 고룡” 보스전에서 느낀 점이 아주 많았다. 구체적으로는 탱커의 부재를 느꼈지. 고룡의 평타 한방한방에 담긴, 반드시 죽이겠다는 살의는 나에게 너무 버거웠다.

       

       안타깝게도 내가 만들 수 있는 무기 리스트에는 방어구가 없다. 

       해금할 수 있는 무기, 못 하는 무기 모두 살펴봤는데도 방패 하나 없더라. 아니, 어떻게 버클러 하나 없을 수 있지? 

       

       

       “상점에도 패키지가 없나?”

       

       

       놀랍게도 상점에도 방어구 패키지가 없었다. 돈에 미친 개발자들이라면 반드시 있을 줄 알았는데, 이게 없다고? 하다못해 저기 대형 무기 패키지도 있는데?

       

       

       “… 저건 나중에 사야지.”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아까 열린 《수수께끼 상점》으로 이동했다. 새로 해금된 건 이게 마지막인가? 

       

       

       빠밤ㅡ!

       

       《”수수께끼 상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수수께끼 상점”에서는 매일 다섯 개의 물건을 판매합니다! 물건들은 골드를 소모하여 구매할 수 있습니다!》

       

       《물건들은 매일 24시간을 기준으로 초기화됩니다! 사라진 물건들은 언제 다시 구매할 수 있을 지 아무도 모릅니다! 신중하게 구매해주세요!》

       

       《구매한 아이템들은 각종 모드와 성지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매일 초기화되는 랜덤 상점이라 이거네. 그래서 이름이 수수께끼 상점이구나? 랜덤 요소가 있는 건 또 못 참지. 내친김에 뭘 파나 구경이나 해봐야겠다.

       

       

       《수상할 정도로 예쁜 수인 그림 : 수상할 정도로 예쁘게 그려진 그림이다. 일부 주민들이 좋아할 것 같다…》

       

       

       “으…”

       

       

       이상할 정도로 그림 퀄리티가 뛰어나서 살짝 기분이 안 좋아지려고 하는데… 빠르게 다른 물건들을 확인했다.

       

       

       《질기고 튼튼한 수염 마스크 : 억세고 튼튼하다. 어쩐지 맥주 냄새가 난다.》

       

       

       ” 물건 꼬라지가 이상한데?”

       

       

       이거 쓸 수 있는 물건 맞아? 이 상점은 선물 아이템만 파는 거였나? 나머지 물건들도 빠르게 훑어봤다. 앞에 두 개는 일단 걸러야지…

       

       

       “건물 즉시 완공권… 은 쓸모가 없고, 어?”

       

       

       나도 모르게 눈을 비볐다. 상점에서 이게 나와?

       

       

       《수호자의 거대한 방패 (C등급) : 거대하고 튼튼한 방패다. 적들의 시선을 한눈에 모을 것 같다.》

       

       

       “이야, 방패를 여기서 파네.”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했던 아이템을 수수께끼 상점에서 팔고 있었다. 마침 “주민 소환권”도 있으니까, 영웅급 모험가 한 명 불러와서 방패 주면 되겠는데?

       

       

       “이건 당연히 사야지.”

       

       

       빠밤ㅡ!

       

       《최초획득! C등급, “수호자의 거대한 방패” 획득!》

       

       

       어떤 모험가를 불러와야 본전을 뽑을까. 즐거운 상상에 벌써부터 입가에 미소가 떠나가지 않았다. 상상속에서는 벌써 든든한 탱커 모험가가 보이는 듯했다.

       

       

       …

       

       

       없다. 모험가가, 없어.

       

       

       “아니 도대체 왜? 왜 없지?”

       

       

       아무리 뒤져봐도 다 일반 주민들이다. 성도랑 다른 도시를 다 찾아봤는데 전부 그냥 주민들뿐이라고. 도대체 왜?

       

       

       “… 아! 아까 즐겨찾기 해둔 녀석!”

       

       

       그러고 보니 아까 즐겨찾기 해둔 주민은 푸른 아우라가 있었다. 다른 주민들에게는 그런 이팩트가 없었는데, 그 녀석만 그런 아우라를 가지고 있었지. 

       

       아마 그게 영웅급 모험가라는 표시 아닐까? 서둘러 즐겨찾기 해둔 주민을 찾아 맵을 옮겼다.

       

       

       “얘가 영웅급 모험가 맞네… 하, 나 진짜 멍청하네.”

       

       

       머리가 안 좋으면 몸이 고생한다고 하던데, 내 아까운 시간만 날렸다. 

       

       

       《”주민 소환권”을 사용해서, “이스칼”을 성지로 소환하시겠습니까? Y/N 》

       

       

       “하, 남자 캐릭터긴 한데… 어쩔 수 없네.”

       

       

       소환권을 사용하고 잠시 기다리자, 시커먼 남자 캐릭터 한 놈이 여관에 도착했다. 어벙하게 생겨가지고는, 재수 없게 정말.

       

       

       “너는 빨랑 방패 받고 가라.”

       

       

       탱커가 급하지만 않았어도 남자 캐릭터를 쓰는 일은 없었을텐데. 대충 방패를 드래그해서 우충충한 남캐한테 던져줬다.

       

       

       《Missio mea porto!》

       

       

       깨진 스크립트를 띄우고 여관에서 이스칼이 사라졌다. 후, 탱커가 하나라도 있었으면 남자 캐릭터를 쓰지는 않았을텐데…

       

       

       “아 막 화가 나네.”

       

       

       가슴에서 알 수 없는 분노가 막 솟구치는 기분이다. 이 분노를 어딘가에 풀어야만 속이 시원해지겠는데.

       그러고 보니, 아까 허튼짓하는 사이에 신앙심도 제법 쌓였다. 이걸로 아까 그 새까만 녀석이나 잡아볼까.

       

       

       “음… 번개 떨구면 되나?”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그 뚱뚱한 주민은 지하실에 갇혀있었다. 피를 철철 흘리고, 쇠사슬에 묶여서 꿈틀거리는 모습은… 꼭 굼벵이 같아 보인다. 보기만 해도 눈이 찌푸려지는 모습.

       

       

       ㅡ쾅! 콰쾅!! 꽈르릉!

       

       

       어차피 한 번 번개 떨구는 데 신앙심 5 밖에 안 드니까, 마음껏 “번개의 일격”을 사용했다.

       

       

       ㅡ콰르릉!! 쾅! 쾅!!

       

       

       번개는 오랫동안 멈추지 않았다.

       

       

       

       

       

       ***

       

       

       

       

       

       “후우… 후으. 하앗!”

       

       

       ㅡ파작!

       

       

       케니스는 연병장 한쪽에서 굵은 땀방울을 쏟아냈다. 아직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담당 사제가 화를 내겠지만… 그녀는 가만히 누워있을 수 없었다.

       

       

       손발이 후들후들 떨리고,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눈앞이 흔들린다… 자신을 이토록 한계에 몰아붙인 것이 언제던가? 당장이라도 쓰러져서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아직이다.

       

       

       ‘… 한 번 더!’

       

       

       이를 악문 케니스가 다시 한번 손에 힘을 줬다. 신중하고 세심하게. 이번에는 반드시!!

       

       

       ㅡ파작!

       

       “아.”

       

       

       케니스의 손에서 터진 계란이 힘없이 흘러내렸다. 발 주변에는 깨진 계란이 여기저기 흩어져있었다. 처참한 계란 살육의 흔적. 프리가는 그 모습을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케니스, 좀 더 손에 힘을 풀어봐. 그래서는 악수도 제대로 못 하겠어.”

       

       “하ㅡ 이게 잘 안되네요.”

       

       “아니, 도대체 그때 빛의 고치가 뭐라고 사람이 이렇게 되는 거야?”

       

       

       케니스의 주변을 빙빙 돌며 한 차례 몸을 쭉 훑은 프리가가 말했다. 겉보기는 전이랑 똑같은데?

       

       

       “대사제님들 말씀으로는 몸이 한 번 재구성…? 그렇게 된거라고 하셨어요. 신성력을 쓰기에 가장 최적화된 몸으로 다시 태어난 거라고…”

       

       “허, 죽어가던 사람도 살리고 몸도 다시 만들고. 환장하겠네.”

       

       “신의 은혜로움이죠. 그래도 아직 몸에 적응이 안 돼서…”

       

       

       말을 줄인 케니스가 다시 한번 계란을 쥐었다. 조심스럽게 계란을 들어 올려 손에 힘을 줬다. 계란을 깨지 않을 수준의 힘으로 가볍게ㅡ

       

       

       ㅡ파작!

       

       

       계란은 처참하게 박살 나서 케니스의 손에서 흘러내렸다. 프리가는 고개를 저었다. 저렇게 한다면 백날천날 걸릴 것이다.

       

       

       “때려치워, 그거 누가 알려준 방법이야?”

       

       ” 저 혼자서 나름대로 생각해서…”

       

       “내가 보기에는 그거 백날 해봤자 소용없어. 그러지 말고, 저기 너희 아빠한테 가보지?”

       

       “네?”

       

       “너희 아빠가 최연소 팔라딘이라면서. 뭔가 방법이 있을 것 같은데?”

       

       

       프리가는 턱짓으로 저 멀리 기둥 뒤에 있는 인영을 가리켰다. 케니스의 시선이 기둥을 향했다. 

       

       

       “크흠!”

       

       “아.”

       

       

       헛기침 하며 기둥 뒤에서 데모닉이 걸어 나왔다. 마치 원래 이쪽 길을 가던 것처럼 태연한 표정.

       하지만 데모닉의 눈동자는 어쩔 줄 몰라 하며 허공을 방황했다. 데모닉을 바라보는 케니스의 눈동자도 같이 허공을 이리저리 방황했다.

       

       

       “크흠, 그 케니스. 내가 엿들은 건 아닌데, 아직 몸에 적응하기 힘든 모양이구나. ”

       

       “아, 그 저. 팔라디ㅡ아니, 그 아 아ㅃㅡ 큽!”

       

       “내가 그 뭐냐, 도움을 흠!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아 물론 내가 억지로 이렇게 하겠다는 건 아니고, 어디까지나 너의 의견을 존중해서… 네가 싫다고 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나는 개인적으로 네가 내 도움을 받으면 좀 더 수월하게 적응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내 훈련법에 따르면 아마 4일 이내에 몸에 적응할 수 있지 않을까ㅡ”

       

       “아, 아아! 저, 그! 그러니까 저는! 어어…”

       

       

       빙글빙글 돌아가는 눈동자가 두 쌍, 프리가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케니스가 거세게 흔들리는 눈으로 프리가에게 도움을 구했다. 작게 귓가에 속삭이는 케니스.

       

       

       “고고고공녀님! 저는 어떡하죠? 어떡하면 좋죠?”

       

       “내가 어떻게 알아, 네가 하고 싶은 데로 해. 네가 그토록 바라던 부모가 생긴 거잖아. 알아서 좀 해.”

       

       “아니 말씀을 그렇게 하셔도! 마음의 준비도 필요하고, 그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도 있어야 할 것 이고…”

       

       “사귀냐? 결혼해? 가족인데 뭘 그렇게 복잡하게 굴어?”

       

       “갑자기 생긴 가족이잖아요!”

       

       

       프리가는 얼굴표정 하나 바뀌지 않은 듯 서 있지만, 눈동자가 빙빙 소용돌이치는 데모닉을 보며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쉬었다.

       

       어떻게 된 부녀가 똑같이 이 모양인가? 참다못한 프리가는 북부식 가족 대화법을 추천했다.

       

       

       “그렇게 굴지 말고 무기 꺼내서 시원하게 대련을ㅡ”

       

       “아, 다들 여기 계셨군요!”

       

       

       그녀의 말은 오도도 뛰어온 루엘에 의해 끊겼다. 핑크 머리를 휘날리며 바삐 뛰어온 루엘은 숨이 차오르는지, 무릎을 짚고 헥헥거렸다.

       

       

       “헤엑ㅡ헥. 그, 다들 여기 계셔서 다행이에요!”

       

       “뭐야 루엘? 무슨 일이야?”

       

       

       케니스가 동아줄을 발견한 사람의 표정이 되어 루엘에게 물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루엘에게 달려가는 케니스.

       프리가는 데모닉의 표정이 약간 시무룩해졌다고 생각했다.

       

       

       “우앗ㅡ! 저 안지 마요 케니스! 저는 터지기 싫어요!”

       

       “앗, 미안미안. 조심할께.”

       

       

       케니스가 조심스럽게 루엘의 옆으로 이동했다. 한동안은 움직이는 것도 조심해야 할 모양이다.

       

       

       “땅꼬마, 그래서 할 말이 뭔데?”

       

       “아 맞다!”

       

       

       루엘은 허리춤에 손을 힘차게 올리고 케니스, 프리가, 데모닉을 바라보며 말했다.

       

       

       “안토니오 대사제님이 ‘악마병’에 대해 알아냈다고, 여러분을 불러오라고 하셨어요!”

       

       “…악마병?”

       

       

       모두의 눈동자에 의문이 깃들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항상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오타나 어색한 부분에 대한 지적은 늘 감사합니다!!!

    ㄴㅇ0ㅇㄱ!!! 아닛!!! 이게 무슨 일입니까!!!

    – ‘Qwerff’님!!! 100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저를 사랑한다는 말로 꽉 차있군요!! 저도 사랑합니다 독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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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형 무기 만들기 게
Status: Ongoing Author:
Out of boredom, I download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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