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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1

       

       

       

       

       

       악몽의 마귀 ( 4 )

       

       

       

       

       

       황금빛으로 빛나는 방패의 벽이 일제히 전진하고, 서슬 퍼런 창이 방패들 사이사이에 자라났다.

       

       황제의 왕홀에서 나온 황금 아지랑이로 강화된 병사들의 육체와 무기, 그리고 끓어오르는 전의. 그들의 눈에는 굳건한 의지만이 가득했다.

       

       

       “차아앗!”

       

       ㅡ 써걱!

       

       

       케니스가 날렵하게 뛰어다니며 마귀의 몸 곳곳을 도려 냈다. 신검에 맺힌 신성력이 아지렁이처럼 일렁거리며 촉수를 잘라내고, 거대한 몸을 베어냈다.

       

       

       ‘조금 더 힘을 빼는 느낌으로…!’

       

       

       거대한 적을 상대로 전력을 발휘하면서, 케니스는 점차 자신의 육체에 적응하고 있었다.

       자기 모든 힘을 끌어내고 부딪치며, 힘의 한계와 조절에 대한 감각을 조율했다.

       

       

       “이거나 먹어라!”

       

       ㅡ 쾅!

       

       

       맹수처럼 달려 나간 프리가가 도끼를 횡으로 휘둘렀다. 산을 쪼갤 듯 휘둘러진 도끼에, 마귀의 몸이 깊게 파이며 검은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ㅡ 끄히에에에엑!!!

       

       

       마귀가 촉수를 철퍽거리며 고통을 토했다. 점차 좁혀 오는 병사들과 제 몸을 깎아먹는 작은 인간들.

       몸에 점차 상처가 늘어나고, 흘리는 피의 양이 늘어난다.

       

       

       ㅡ 꽈릉!!

       

       

       작은 인간들을 노리고 공격하자니, 하늘에서 계속해서 번개가 내리치고, 방패를 든 인간이 신경을 긁는다.

       

       주변에는 잘리고 토막난 촉수가 점차 늘어가고, 흘린 피는 웅덩이를 만들었다. 마귀의 몸에 상처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창을 들어라!”

       

       

       병사들은 단단한 벽을 유지하며 마귀의 몸을 차근차근 썰어나갔다. 황금 아지랑이가 서린 방패의 벽은 마귀의 촉수도 거뜬히 막아 내며 두꺼운 촉수를 잘라 냈다.

       

       

       ㅡ 끼히에에에엑!!

       

       

       마귀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는지, 마구 난동을 부렸다.

       

       무차별적으로 촉수를 휘두르고, 팔을 뻗어 주변을 파괴한다. 거대한 몸체를 마구 굴리고 뛰어오르며, 육중한 무게를 무기로 삼았다.

       

       그 모습은 마치 제 뜻대로 되지 않자 짜증을 부리는 아이의 모습과도 같았다.

       

       

       “정지ㅡ! 정지하라!!”

       

       

       마귀의 무차별적인 파괴에 병사들이 잠시 주춤했다. 마귀의 몸 곳곳을 베어내던 케니스와 프리가도 재빨리 뒤로 물러났다.

       

       그렇세 한참 동안 땅을 굴러다니던 마귀가 어느 순간 우뚝 멈춰 섰다. 그리고 제 몸을 꾸물꾸물 부풀렸다.

       

       마치 물이 잔뜩 들어간 주머니처럼 점차 커지는 마귀.

       

       심상치 않은 모습에 데모닉과 케니스가 빠르게 뛰어나갔지만ㅡ

       

       마귀가 조금 더 빨랐다.

       

       

       ㅡ 퍼억!

       

       

       잔뜩 부풀어 오른 마귀가 점액질 가득한 소리를 내며 터져 나갔다. 하늘에서 검붉은 육신이 마구 쏟아지고, 검은 피가 비처럼 내렸다.

       

       황망한 표정의 케니스. 검은 피가 그녀의 머리카락을 적시며 흘러내렸다.

       

       

       “아…?”

       

       

       마귀가 있던 곳의 중심, 그곳에는 고깃덩어리가 있었다. 성인 남성보다 거대한 고깃덩어리가 일정하게 부풀었다 작아지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마치 숨을 쉬는 듯한 모양새 혹은, 심장이 뛰는 모습과도 비슷했다.

       

       

       – “그, 에에…”

       

       

       기분 나쁜 질척임과 함께 검붉은 고깃덩어리가 천천히 일어서기 시작했다.

       비틀,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마치 세상에 처음 태어난 아기처럼, 힘겹게 중심을 잡았다.

       

       

       – “그ㅡ기익.”

       

       

       일어서는데 성공한 고깃덩어리는 제 몸을 꿈틀거리며 네 가닥의 촉수를 뽑아냈다.

       아기가 어설프게 만든 찰흙인형처럼, 기괴하기 짝이 없는 사람 모양의 고깃덩어리가 되었다.

       

       

       “시이발… 저건 또 뭐야.”

       

       

       프리가의 질린 표정. 루엘은 너무 끔찍하다는 듯 눈을 살며시 가리고 손 틈으로 힐끗힐끗 보고있었다.

       

       

       – “기ㅡ히히ㅡ!”

       

       “허튼수작을!”

       

       

       기괴한 광경을 보고 충격에 빠진 일행과 달리, 온갖 끔찍한 것을 봐온 데모닉은 검을 빼 들고 빠르게 달려 나갔다.

       케니스와 다르게 흔들림 없이 검에 단단하게 뭉친 신성력이 빛났다.

       벼락처럼 검이 휘둘러졌고.

       

       

       – “키힉!”

       

       

       마귀의 몸통이 썩둑 잘렸다가, 스르륵 붙었다. 처음부터 베이지 않은 것처럼 멀쩡하게 돌아왔다.

       

       

       – “기ㅡ힉”

       

       “… 이 마귀가!!”

       

       

       다시 한번 검을 휘둘렀다.

       

       

       ㅡ 차앙!

       

       

       사람 흉내를 내는 마귀는 검을 닮은 손톱을 뽑아내 마주 휘둘렀다.

       검을 막아 낸 마귀가 킬킬거리며 웃음을 흘렸다. 까딱까딱 손톱을 흔들며 데모닉을 도발했다.

       

       

       “흐읍!!”

       

       

       발끈한 데모닉의 검이 더욱 빠르게 휘둘러졌다. 공기를 가르며 그 신형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의 속도.

       마귀는 그 폭풍 같은 난격에 갈기갈기 조각 났다가, 다시 스르륵 재생했다.

       

       

       “저 마귀, 뭔가 이상해.”

       

       

       프리가의 무거운 목소리. 케니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 조금씩이지만 검을 막고 있어요.”

       

       

       베이고 토막 나도, 다시 재생하는 마귀.

       폭풍 같은 검격 속에서 조금씩 데모닉의 검을 막아 내는 횟수가 늘고 있었다.

       

       마치…

       

       

       “계속해서 성장하는 녀석처럼…”

       

       

       데모닉이 훌쩍 뛰어올라 뒤로 물러섰다. 표정에는 난감함이 가득했다. 신성력으로 베어내도 재생하고, 심지어 그의 검술을 조금이나마 흡수하고 있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알아챈 데모닉이 검을 물리며 재빨리 물러났다.

       

       

       “낭패군…”

       

       

       마귀가 킬킬 웃으며 찢어지는 목소리를 흘렸다.

       

       

       – “나앙…패?”

       

       

       아직, 악몽은 끝나지 않았다.

       

       

       

       

       

       *********

       

       

       

       

       

       인생지사 새옹지마.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도 있고, 나쁜 일이 생기면 좋은 일도 생긴다는 뜻이다. 그래, 항상 좋은 일만 가득하면 좋겠지만 인생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은 법.

       

       누구나 실패하고, 넘어지고 다치면서 성장하는 법이다.

       

       2 페이즈를 만만하게 본 나처럼.

       

       

       “미친 새끼 아냐 이거?”

       

       

       입에서 나지막하게 욕이 튀어나왔다. 찰흙괴물의 1 페이즈는 그야말로 샌드백, 그 자체였다.

       이스칼이 탱킹하고, 프리가와 케니스의 프리딜. 그리고 카이사르의 버프까지.

       

       흠잡을 곳 없는 레이드였다. 마음이 풀린 내가 너무 안일했던 걸까.

       

       체력이 다 깍인 보스는 물풍선처럼 부풀더니 퍼억ㅡ하고 터져 버렸다. 순간 ‘이걸로 끝인가?’ 생각했지만, 너무나 자연스럽게 다시 차오르는 상단의 체력바.

       

       곧장 2 페이즈에 진입했다.

       

       보스가 터져 버린 곳에는 시뻘건 고깃덩어리가 굼틀거리고 있었다. 숨이라도 쉬는 것처럼 부풀었다 작아지기를 반복하더니, 이내 비틀비틀 일어선다.

       

       

       “어우, 씨.”

       

       

       이어폰을 타고 생생하게 전달되는 질척거리는 소리. 핏물 가득한 고기들끼리 처벅처벅 문지르는 소리가 기분 나쁘게 들려온다.

       

       

       – “기ㅡ히히!!”

       

       

       양손에서 날카로운 손톱을 뽑아내고 까닥까딱 흔드는 녀석. 얼굴 없는 주민 하나가 검을 들고 보스에게 달려든다.

       

       

       – “… 이 마귀가!”

       

       

       제법 멋있는 남자 주민의 목소리. 남자 주민 목소리에 도대체 어떤 성우를 쓴 거야?

       잠시 딴생각에 빠진 사이, 주민이 보스를 그야말로 난잡하게 썰어제꼈다.

       

       

       “어, 뭐야. 끝인가?”

       

       

       순식간에 텅 빈 체력 바. 이렇게 쉽게 끝인가? 라고 싶을 때ㅡ

       

       보스의 체력이 다시 쭈욱 차올랐다. 그와 동시에 꾸물꾸물 재생하는 괴물. 멀쩡한 모습으로 다시 등장했다.

       

       

       – “끼ㅡ헤헤헥!!”

       

       – “차앗!”

       

       

       남자 주민이 다시 열심히 칼을 휘둘러보지만, 체력 바는 사라졌다 다시 차올랐다를 반복했다. 그러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을까.

       

       수치상으로 나오는 보스의 공격력도 점차 오르고 있다.

       뭔가… 뭔가 심상치 않다.

       

       

       “… 버그?”

       

       

       설마 버그인가 싶었지만 아니었다. 자세히 보니, 보스의 체력이 실만큼 남고 다시 재생되고 있다.

       그냥 단순 무식하게 체력 재생이 월등한 보스였던 것.

       

       일단 보스가 더 이상 지랄하지 못하게 묶어두는 것이 먼저다.

       비웃는것처럼 기분 나쁘게 웃는 보스에게 스킬을 사용했다.

       

       

       《진실의 올가미! 대상이 잠시 행동불가 상태에 빠집니다. 대상은 공격할 수 없지만, 공격 지정도 불가능합니다.》

       

       

       킬킬거리며 웃는 괴물의 주변 여기저기에 원이 나타나더니, 은빛 사슬들이 튀어나와 괴물을 칭칭 묶었다. 얇은 사슬에 꽁꽁 묶인 괴물은 옴짝달싹 못하고 소리만 질렀다.

       

       

       – “키ㅡ히엑!! 키에ㅡ엑!!”

       

       

       일단 이걸로 보스의 공격력이 계속 오르는 것은 막았다. 이제 해결책을 생각할 차례.

       

       

       ‘체력 재생은 그렇다 치고, 공격력이 상승하는 조건은 도대체 뭐야?’

       

       

       여러 가지 경우가 있겠지만 당장 떠오르는 조건은 두 가지.

       

       체력이 재생될 때, 혹은 공격받을 때.

       

       체력이 재생될 때라면 보스는 어머니가 안 계신 것이고, 공격받을 때라면 아버지가 안 계신 것이다.

       

       어느 쪽이든 난이도가 지랄맞다. 한숨과 욕이 절로 나오는 상황.

       

       

       “후ㅡ 지금 스킬로는 안 되겠는데.”

       

       

       딱 하나 남은 스킬은 광역 도트 힐. 불안해서 챙긴 것인데, 쓸모없게 됐다.

       

       … 이렇게 되면 방법은 하나뿐이다.

       

       

       ‘카드는 언제나 답을 알고 있지.’

       

       

       결연한 심정으로 상점을 열었다. 어쨌든 보스에게 공격은 해야한다. 공격하지도 않고 어떻게 보스를 잡는가.

       

       그렇다면, 체력 재생이라도 막아야 한다. 상점의 스킬 리스트를 쭉쭉 내리면서 쓸 만한 스킬들을 찾아본다.

       

       

       “즉사의 일격?… 일회성이네.”

       

       

       9만 9천 원에 무조건 즉사, 그런데 일회성? 이건 좀… 너무 흑우스럽지 않나? 일단 거르고 계속해서 스킬을 찾아 리스트를 내렸다.

       

       한참을 내렸지만, 마음에 드는 스킬이 나타나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하나 막막하려던 찰나, 괜찮아 보이는 스킬이 눈에 들어왔다.

       

       효과는…

       

       

       “괜찮은데?”

       

       

       곧장 결제했다.

       

       

       우웅ㅡ

       

       – [WEB발신]  카드 18,000원 일시불 승인. 

       

       

       넌 진짜 뒤졌다는 심정으로 다시 레이드를 시작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항상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오타나 어색한 부분에 대한 지적은 늘 감사합니다!!!

    ㄴㅇ0ㅇㄱ!!! 아닛 이게 무슨 일입니까!!!

    – ‘신선우’님!!! 10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좋으셨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1일 2연재는… 하하!! 몰?루

    … 그런데 오늘도 좋았다는 말 뭔가 야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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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Install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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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형 무기 만들기 게
Status: Ongoing Author:
Out of boredom, I download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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