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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14

       

       

       

       

       114화. 순위전 ( 7 )

       

       

       

       

       

       “하, 진짜 개허접들이네.”

       

       

       화면을 보며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한스가 38초를 버틴 건 진짜 대단한 거였다.

       

       38초 ‘밖에’ 못 버틴 게 아니라, 38초 ‘씩이나’ 버틴 거라고 해줘야겠지.

       

       사자 가죽을 뒤집어 쓴 짭라클레스, 고리를 온몸에 두른 고리충, 문신이 가득한 문신충과 제국 소속의 기사 한 명까지.

       

       이렇게 4명의 시련을 진행했는데 뭔 애들이 이렇게 약한지, 짭라클레스는 시련을 시작하자마자 뱀한테 먹혀서 10초 만에 죽을 뻔했다.

       

       

       ‘덕분에 내가 디버프 스킬도 샀지…’

       

       

       부랴부랴 상점에서 디버프 계열 스킬을 사서 뱀한테 걸지 않았으면, 짭라클레스는 10초만에 탈락해서 유니콘을 받았으리라.

       

       

       ‘어…? 생각해보니까 그냥 애들한테 버프를 줬으면 되는 거 아닌가?’

       

       

       불현듯 떠오른 깨달음에 살짝 현타가 올 뻔했지만, 고개를 털어내며 부질없는 후회를 떨쳐낸다.

       

       어차피 스킬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거다. 가지고 있으면 다 어딘가에는 쓰게 되어있으니, 나는 현명한 소비를 한 거다.

       

       어차피 살 스킬이었어. 나는 그걸 조금 더 빨리 산 것뿐이야.

       

       그렇게 정신 승리를 시전하며 문자로 날아온 결제 내역을 무시했다.

       

       

        [WEB발신]  카드 19,900원 일시불 승인. (12/30)

       

       

       이제 하위권으로 갈 5명의 시련이 모두 끝났으니, 한스의 10등은 매우 안정적이다. 비록 그 과정에서 2만 원 정도 써야 했지만 이 정도면 싸게 먹혔다고 할 수 있겠다.

       

       이렇게까지 하면서 한스에게 유니콘을 주려는 이유?

       

       그야…

       

       재밌으니까.

       

       원래 한스에게 유니콘을 주려고 했던 이유는 단순히 골치 아픈 아이템의 처리였지만, 지금은 호기심과 재미로 바뀌었다.

       

       보아하니 한스한테는 데이지라는 어린 여자아이가 유대관계로 붙은 모양인데, 거기에다가 유니콘을 끼얹으면 어떻게 될지 궁금했다.

       

       미친 처녀충 유니콘과 천하페도의 길을 걷는 한스의 대결. 이건 진짜 가슴이 웅장해진다.

       

       물론 유니콘이 발광하면서 한스를 죽이려고 하거나, 또 탈주하려고 하면 벼락 찜질을 해줘야겠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유니콘과 데이지, 한스의 우당탕 대환장쇼를 보고 싶었다.

       

       

       《 … : 시련 실패 (52.4초) ㅡ 총 5 명 중 1위

            .

            .

            .

         한스 : 시련 실패 (38.7초) ㅡ 5위》

       

       

       시련에서 탈락한 녀석들은 오래 버틴 시간순으로 등수가 매겨졌다. 아마 시련을 통과하면 더 빨리 통과한 시간으로 위에서부터 등수가 매겨지겠지.

       

       이제 남은 도전자들은 총 5명.

       

       제국에서 온 티그리우스, 라이언하트, 케니스, 프리가, 이스칼. 

       

       이제부터가 매우매우 중요하다. 하위권 녀석들은 어차피 뭘 받아 가도 상관이 없다. 하지만 상위권 4명은 정해진 상품을 받아가야 하기 때문에 매우 정교한 순위 조작이 필요하다.

       

       우선…

       

       5등 상품으로 걸린 ‘수호자의 거대한 방패’, 이스칼부터 시작하자.

       

       이스칼이 적당히 고생하다가 해결할 수 있을 만한 시련이 뭐가 있을까 고민을 거듭하며 시련을 고른다.

       

       

       《수호의 시련 : 수호자여, 그대는 그대의 뒤에 있는 것들의 무게를 아는가?》

       

       “오.”

       

       

       수호의 시련이라. 이름부터 뭔가를 지키고 방어한다는 느낌이 딱 온다. 방패하면 뭔가를 지키는 느낌이니까 이스칼에게 잘 맞는 시련일 것 같다.

       

       고민 없이 ‘수호의 시련’을 선택한다.

       

       

       《수호의 시련… 도전자는! 이스칼!》

       

       

       넓은 결투장에 큰 대형 방패와 함께 나타나는 이스칼. 생각보다 존재감은 옅지만, 찾아보면 든든한 국밥처럼 1인분은 하고 있는 놈이다.

       

       애초에 하나밖에 없는 탱커라서, 육성을 포기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는 녀석.

       

       

       ‘그러고 보니까 모험가들 레벨업 시키는 기능은 없나?’

       

       

       무기 성급 상화가 풀렸으면, 모험가들 레벨업도 있지 않을까 싶다. 언제까지 무기랑 무기 강화빨로 버티기에는 한계가 있을 테고, 역시 제일 중요한 건 캐릭터의 성장이니까.

       

       가끔 ‘세계 탐험’ 모드로 돌아다니다 보면 영웅들이 알아서 수련하는 모습을 보기도 했지만, 내가 직접 성장시키는 게 아니다 보니까 조금 불안하기도 한 심정이다.

       

       

       – “하하하하하!!”

       

       

       방패를 높이 든 이스칼이 관중들을 보며 잘난척하는 포즈로 한껏 웃고 있다. 잘 몰랐는데 관종끼가 있는 모양. 남캐여서 정이 잘 안 갔는데, 더 재수 없어지려고 한다.

       

       – 쿠그그그

       

       이윽고 결투장의 바닥이 흔들리면서 이스칼의 시련이 시작됐다.

       

       

       

       

       

              *       *       *       *       *

       

       

       

       

       

       “이스칼! 이스칼! 이스칼! 이스칼!”

       

       

       수만의 관중들이 자신의 이름을 외치며 환호한다. 이스칼은 한껏 차오르는 고양감에 가볍게 몸을 떨며 결투장으로 올라갔다.

       

       

       “후우ㅡ좋아, 이스칼. 넌 할 수 있어.”

       

       

       이스칼보다 앞서서 시련을 치른 5명의 도전자들, 그들은 모두 시련을 이겨내는 데 실패했다.

       

       거대한 뱀에게 쫓기고, 머리가 세 개 달린 맹견에게서 도망치고, 외눈 거인에게 붙잡히고…

       잇따른 실패에 관중들의 분위기도 조금 처졌지만, 사도인 이스칼의 등장에 다시금 그 열기가 들끓고 있었다.

       

       앞선 도전자들도 손에 꼽을 만큼 훌륭한 전사라는 것은 반박의 여지가 없지만, 신의 선택을 받은 사도들이라면 뭔가 다르지 않을까? 인간을 초월한 무위를 보여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부푸는 것이다.

       

       뙤약빛이 내리쬐는 결투장.

       그의 이름을 외치는 관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한껏 멋있는 자세를 취한다. 

       

       

       “하하하하하!!”

       

       이 짜릿한 순간이란!

       

       잠깐의 서비스가 끝나고, 관중들의 환호성이 점차 사그라들며 결투장에는 정적이 맴돈다.

       

       이스칼은 든든한 전우와도 같은 방패를 붙잡고 사방을 경계했다. 이 굳건한 방패와 함께 몇 번이나 수라장을 헤쳐왔던가.

       

       신께서 주신 이 방패만 있다면, 그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묵직한 방패의 무게를 느끼며 이스칼은 주변을 살폈다.

       

       

       ‘어디냐…’

       

       쿠그그그그ㅡ

       

       이윽고 결투장의 땅이 가볍게 흔들리며 시련의 시작을 알렸다. 이스칼은 방패를 더욱 바짝 올리며 몸에 힘을 줬다.

       

       이윽고…

       

       결투장을 감싸는 짙은 안개가 피어올랐다.

       

       때아닌 안개에 모두가 당황했다. 지금까지의 시련은 무시무시한 괴물들이 나타났기에, 이번 시련 또한 그럴 것이라고 예상한 것.

       

       

       “이, 이건?”

       

       

       이스칼은 그를 감싸오는 안개를 향해 팔을 휘둘렀지만, 뿌연 안개는 속절없이 갈라지고 흩어질 뿐. 점점 더 뿌옇고 짙게 피어올랐다.

       

       구름처럼 일어나는 안개가 눈을 가린다. 안개가 코를 통해 스며들고, 피부에 내려앉으며 감각을 속인다. 시야가 흐려지고 냄새도 사라지고, 촉각이 둔해진다. 정신이 육체와 괴리되어 분리된다.

       

       흐릿한 정신 속에서 이스칼은 생각했다.

       

       

       ‘나… 지금… 뭐를…’

       

       

       나는 뭘 하고 있었지?

       

       여기가 어디지?

       

       

       “…! …야!!”

       

       

       물에 가라앉는 듯, 둔탁하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칼!! 이스칼!”

       

       “어?”

       

       “야, 이스칼!! 정신 차려!!”

       

       

       찬물에 맞은 사람처럼 번쩍 정신을 차린 이스칼. 몽롱한 정신이 깨고 나서 주변을 둘러보니, 이곳은…

       

       

       ‘여기가 어디야?’

       

       

       곳곳에서 들려오는 날카로운 금속음과 죽음의 단말마.

       코를 찌르는 피의 비릿한 향기와 죽은 이들이 내뿜는 부패한 썩은 내. 

       뜨겁고 홧홧한 공기와 끈적하게 달라붙는 땀의 소금기. 산 채로 불에 타오르는 이의 비명, 어미 잃는 아이의 울음소리.

       

       전장, 죽음과 생이 초 단위로 스쳐지나는 폭풍의 한복판. 찰나의 선택으로 생자와 망자가 갈리는 지평선.

       

       이스칼은 그곳에 서 있었다.

       

       

       “아…?”

       

       “이스칼!! 야 이 새꺄!! 정신 차리라고!!”

       

       “공녀님? 공녀님이 여기를 왜?”

       

       

       아까부터 애타게 이스칼을 부르짖은 이는 프리가였다.

       

       느닷없이 전장의 한복판에 떨어진 이스칼은 정신이 없었다.

       

       

       “어, 어? 아니. 난 분명 결투장에서 시련을…”

       

       “뭐? 시련?! 그게 헛소리야! 아직 늦지 않았으니까 너라도 어서 도망ㅡ아윽!”

       

       “공녀님!”

       

       

       프리가는 말을 채 다하지 못하고 신음을 흘렸다. 이스칼이 그녀의 몸을 살피고는 기겁했다.

       

       그녀의 상태는 매우 심각했다.

       

       다리는 기괴한 각도로 틀어져 제 기능을 하지 못했고, 옆구리는 길게 찢어져서 창자가 흘러나왔다. 한쪽 팔은 힘없이 달랑거리며 축 늘어졌고, 그나마 멀쩡한 반대쪽 팔에는 큰 상처가 있었다.

       

       

       어두워지는 이스칼의 안색. 프리가의 몸은 너무나도 처참했다. 

       

       

       “도대체…”

       

       

       저 멀리.

       프리가의 도끼가 굴러다니는 것이 보였다. 서슬 퍼런 날은 부서지고 갈라져서 이가 나갔고, 여기저기 금이 간 모습이었다.

       

       급박한 상황에 이스칼은 정신은 끊임없이 내몰렸다. 끊임없이 들려오는 비명소리는 이스칼을 촉박하게 만들었고, 눈앞에 보이는 프리가의 상처는 이스칼의 평정을 뒤흔들었다.

       그렇게 이스칼은, 자신이 시련을 치르는 중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렸다.

       

       보이는 것들을 현실이라고 믿으면서, 주어진 상황에 충실하게 행동한다.

       

       결투장에 피어올랐던 뿌연 안개는 이스칼의 정신을 몽롱하게 만들고, 흐려진 촉각과 차단된 시야는 이스칼의 감각을 둔하게 만들었다.

       그리하여 안개는 이스칼의 정신과 신체를 괴리시키고, 그 틈을 파고들어 환각을 보여줬다.

       

       그래, 이스칼은 안개가 만들어낸 환각을 보고 있었다. 본래라면 신기루라고 말하고 넘어갔을 환각이, 이스칼에게는 현실이 되어서 다가오고 있었다.

       

       이미 그의 시련은 시작되었다. 

       

       

       “바, 방패! 내 방패는…!”

       

       

       이스칼이 다급하게 그의 방패를 찾았다. 이 전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방패, 자신의 방패가 필요했다.

       신께서 자신에게 주신 방패.

       

       그 어떤 괴물도, 악마도 뚫지 못했던 ‘철벽의 이스칼’이 되기 위해서는 방패가 필요했다.

       

       

       “아…”

       

       

       탄식이 터져 나왔다. 발치에 굴러다니는 방패가 보였다.

       

       사각형의 문짝처럼 거대한 그의 방패.

       

       처참하게 구겨지고 뚫리고 우그러져 고철과도 같은 모습으로 진흙탕을 굴러다녔다. 도저히 방패의 기능을 할 수 있는 모습이 아니었다.

       절망감이 밀려온다.

       방패가 없으면… 방패가 없으면 자신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철벽의 이스칼도, 신의 사도. 그 무엇도 아닌 그저 한량 이스칼에 불과했다.

       

       프리가가 흘러내리는 창자를 부여잡으며 쓰게 웃었다.

       

       

       “야… 정신 차렸으면 얼른 도망가. 윽! 좀 있으면 녀석들이 몰려올거야.”

       

       “…”

       

       투두두두-

       

       저 앞에서 땅울림 소리가 들려왔다. 날카로운 송곳니와 흉악한 발톱을 앞세운 괴물들이 까맣게 몰려오면서 이스칼과 프리가를 향해 달려온다.

       

       무수한 수의 적. 마치 먹구름이 떼를 지어 땅을 뒤덮는 모양새다.

       

       

       “여기 있으면 너도 개죽음이야. 나는 움직일 수도 없지만… 너는 그래도 멀쩡하잖아.”

       

       “…”

       

       “크으… 얼른 가. 빨리. 어차피 나는… 이미 틀렸어.”

       

       “저는, 저는…”

       

       

       이스칼의 낮게 가라앉은 눈이 프리가를 바라봤다. 창백한 안색, 보랏빛 입술, 살짝 풀린 동공과 간헐적으로 떠는 몸.

       

       죽음이 그녀의 몸을 덮치는 징조가 뚜렷하게 보였다.

       

       꾸욱-

       

       이스칼은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를 두고 이렇게 돌아서야 하는가? 

       진정 이것이 옳은가?

       

       

       ‘방법이 없잖아…!’

       

       

       이스칼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 땅을 박찼다. 

       

       무력감에 고개를 숙이고 뒤돌아선다.

       몰려오는 적에게서 도망친다.

       동료를 두고 도망친다.

       

       철벽의 이스칼도 아닌, 신의 사도가 아닌.

       그저 겁쟁이 이스칼이 되어서.

       

       고개를 숙이고 미친 듯이 달리는 이스칼의 귓가에 누군가가 속삭이는 듯했다.

       

       정말 이것이 너의 길인가?

       이게 너의 방법인가?

       진정 이게 최선인가?

       

       ‘나는, 나는…!’

       

       

       그에게는 프리가와 같은 용맹함도 없었고, 케니스와 같은 특별함도 없었다. 한스와 같은 괴력도 없이 그저 방패.

       오로지 방패 하나뿐이었다.

       

       신에게서 주신 거대한 방패. 그것이 이스칼의 모든 것이었다.

       그 방패가 없으면, 그는… 이스칼은 아무것도 아니다.

       

       주륵-

       

       깨문 입술에서 피가 흘러나온다. 

       이스칼은 걸음을 멈춰 섰다.

       

       

       “하… 하하…!! 하하하하하!!!”

       

       

       불현듯 웃음이 터져 나온다. 뭐가 철벽인가. 뭐가 신의 사도인가.

       신의 방패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하는 겁쟁이 주제에.

       

       스스로에 대한 한심함에, 겁쟁이 같은 모습에 환멸이 났다.

       그럼에도 용기를 낼 수 없음에.

       

       이스칼은 미친 듯이 웃었다.

       한참을 미친 사람처럼 웃었다.

       

       가슴에 가득 쌓인 무언가를 토하는 것처럼, 울면서도 웃었다.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과 한심함, 모멸감을 담아서.

       

       누군가 귓가에 속삭이는 듯 했다. 

       

       너는 누구인가?

       네가 방패의 사도인가?

       정녕 방패가 너의 전부인가?

       

       

       “나는… 나는..”

       

       나는 신의 사도. 철벽의 수호자. 동료들을 수호하고, 전열에 서는 자.

       

       결국 방패는 한낱 도구일 뿐.

       

       

       “…”

       

       

       흐릿한 어둠으로 덮여있던 눈동자가 맑게 개어난다.

       

       이스칼은 단단하게 굳은 눈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돌아가야 한다. 자신이 도망쳐 온 곳으로.

       땅을 뒤덮은 먹구름이 몰려오는 곳, 사지로 향한다.

       

       그의 동료를 위해서.

       

       꾸욱-

       

       가는 길에 떨어져 있는 버클러를 주워 한쪽 팔에 단단히 고정했다.

       원래 쓰던 방패에 비하면 턱없이 작지만, 그래도 방패가 생기니 한결 든든했다.

       

       그리고 이스칼은 다시 돌아간다.

       

       그의 동료를 지키기 위해.

       수호자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항상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곧 22년도 끝이군요! 독자님들 모두 한 해의 마지막까지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신선우’님! 10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아픈데 + 일 시킴 + 악깡버 + 약 기운 = 초죽음 힘내시기 바랍니다… 제가 온 우주의 기운을 모아 쾌차를 기도드리지요. 짭라클레스 코인은… 멸망이다… 엣 혼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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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Install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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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형 무기 만들기 게
Status: Ongoing Author:
Out of boredom, I download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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