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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53

       

       

       

       

       

       153화. 수상할 정도로 수상한… ( 8 )

       

       

       

       

       

       성지의 문.

       

       그것은 성도에서 가장 유명한 명물 중 명물이었다. 성지의 문이 만들어지는 순간 하늘에서 내려온 빛의 기둥과 그 주변을 아우른 기적은 이미 모르는 이가 없었으며, 이를 기념하는 축제를 만들기 위한 움직임도 있었다.

       

       먼 신화시대에 존재했다는 거인들의 문이 이러할까.

       

       성지의 문은 거대한 크기에서 나오는 압도적인 웅장함이 있었으니. 그 앞에 서면 인간의 부질없음을 깨우치고 경외심이 절로 피어났다.

       

       그러한 성지의 문을 열고 나오는 자는 이번이 네 번째였다.

       

       처음은 신의 부르심을 받은 세 명의 순례자들이요, 두 번째는 신이 창조하신 언어를 배우고 돌아온 대장장이 애덤, 세 번째는 방패와 사명을 내려받은 이스칼, 그리고 이번에 문을 열고 나온 이가 네 번째.

       

       하여 온 성도가 떠들썩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성지의 문이 한 번 열렸다 하면 범상치 않은 일들이 일어나곤 했기 때문에, 사람들의 이목은 성지의 문으로 향했다.

       

       과연 이번에는 어떤 이가 신의 부르심을 받고 왔을지, 어떠한 사명을 받들었을지.

       

       

       “이야, 사람 뒤지게도 많네.”

       

       “저는 성도에 이렇게나 사람이 많은 줄은 몰랐습니다. 어, 셀리나. 지금 뭐하는…?”

       

       “앗, 헤헤. 봤어? 별건 아니고 잠깐 부업?”

       

       “…그 지갑 빨리 주인에게 돌려주고 오십쇼. 이름에 다시 빨간 줄 그어지고 싶은 게 아니라면.”

       

       “치, 깐깐하기는”

       

       

       북적이는 사람들, 아니 그것은 사람으로 이루어진 바다와도 같았다. 남들보다 조금 더 키가 큰 이스칼이 고개를 내밀어 이리저리 둘러보니 온통 사람들의 정수리밖에 보이지 않았다.

       

       여기저기서 사람들을 통제하려는 성기사들의 외침이 들려왔지만, 파도를 막으려는 어린아이처럼 군중의 목소리에 부질없이 묻혀버린다.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성지의 문 앞에, 한 사내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 한 손에는 지팡이를 다른 한 손에는 그림을 들고 있는 노년의 사내.

       

       눈을 찌푸리며 가만히 바라보던 이스칼이 소스라치게 놀라 외쳤다.

       

       

       “저, 저저저거! 셀리나, 저기 저 그림. 우리가 찾던 그림 아닙니까?”

       

       “으음. 너무 멀어서 잘 안 보이는데. 자기는 저게 보여? 눈이 엄청 좋네.”

       

       “뭐? 뭔 그림?”

       

       “아니, 셀리나 저기 똑바로 보십쇼. 저 그림 안 보입니까? 고양이 귀가 사람 머리 위에 붙어있는데!”

       

       “으음ㅡ 사람들 때문에 잘 안 보여.”

       

       

       셀리나가 앞을 보기 위해 발을 동동 굴렀지만, 사람의 벽 때문에 쉽사리 앞을 보지 못했다.

       

       이스칼이 답답한 가슴을 쿵쿵 칠 때, 셀리나가 이스칼을 향해 두 팔을 뻗었다. 마치 안아달라는 듯한 제스처. 이스칼이 눈을 꿈뻑거리며 셀리나를 바라봤다.

       

       지금 이 팔은 뭘 의미하는 거지?

       

       셀리나의 녹색 눈이 간드러지게 휘어지며 웃음을 흘린다.

       

       

       “나 키가 작아서 잘 안 보여. 그러니까 자기가 나 좀 들어 올려 줄래? 여기 겨드랑이에 손 넣어서.”

       

       “무! 무무무슨 그런ㅡ”

       

       휘익!

       

       “꺄악!”

       

       “야 이제 보이냐? 어?! 보이냐고!”

       

       

       프리가가 양손으로 셀리나를 번쩍 들어 데롱데롱 허공에 매달았다. 마치 장대에 꽂힌 인형처럼 힘 없이 흔들리는 셀리나. 

        

       어찌 보면 앞을 본다는 의도는 달성했다. 

       

       축 처진 채로 힘없이 지상에 내려온 셀리나가 비틀거리더니 이스칼의 품에 폭 안겼다. 어지럽다는 듯 머리를 짚으며 앓는 소리를 낸다.

       

       

       “우으윽. 나 속이 좀 안 좋아서, 잠깐만 이러고 있을게?”

       

       “이 년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이스칼의 양손이 허공을 맴돌고, 프리가의 눈이 도끼처럼 변한다. 시선에 물리적인 힘이 있다면 아마 셀리나의 팔을 동강 냈을 것이다.

       

       

       “성도의 시민들이여ㅡ!”

       

       

       필사적으로 사람들을 통제하려는 성기사들의 외침도, 사방을 메우는 군중의 웅성임도 묻어버리는 거대한 목소리.

       

       쩌렁쩌렁하게 퍼져나가는 목소리에 모든 소음이 한순간 잦아들었다.

       

       지팡이와 그림을 든 노년의 신사의 외침이 세상을 울린다. 

       

       

       “내 이름은 프리우스 드 이스키르 후작!! 여섯 번째 신의 부름을 받아 성지에 다녀왔으며, 그 분으로부터 사명과 함께 이 지팡이를 받았소!”

       

       “”우와아아ㅡ!””

       

       

       후작의 말에 거대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허나 후작의 목소리는 군중의 환호성을 덮을 정도로 더욱 거대했다.

       

       

       “신께서는 나에게 신화 시대의 몰락한 종족 중 일부! 잊힌 것들의 후손을 모으고 보살피며, 그들을 번성케 하라고 하셨소!! 그리고 이것이! 바로 잊힌 것들의 후손이 그려진 그림이오!”

       

       

       후작이 한 손에 들고 있던 그림을 대중들을 향해 똑바로 들어 올렸다. 

       

       그리고 한 차례 파도가 일었다.

       

       그 파도의 이름은 문화 충격이라. 가까이 있는 자들은 그림을 보고 놀라 기겁하였고, 그 놀라움은 입에서 입을 타고 파문을 그리며 퍼져 나갔다.

       

       마치 연못에 돌이 떨어진 모양새처럼, 후작을 중심으로 거대한 물결이 퍼져나간다. 문화적 충격과 새로운 문물을 접한 놀라움이 파도친다.

       

       마치 불을 처음 발견한 인간의 반응이 이러할까.

       

       후작은 내심 뿌듯함을 느꼈다.

       

       자신의 취향은, 심미안은 틀리지 않았던 것이다. 지금까지 그가 모아온 모든 것들은 그저 변태적인 그림이 아니라, 신화 시대의 잊힌 종족들을 그린 신묘한 것들이었으니!

       

       후작이 그림을 높이 들어 올리며 크게 외쳤다. 신께서 자신을 보우하시는지, 그의 목소리는 벼락보다 크게 퍼져나갔다.

       

       

       “보시오! 이 그림을 똑똑히 보시오! 사람의 귀가 없으되 동물의 귀가 있는 것, 이것이 바로 잊힌 것들의 징표이니! 그대들은 두 눈을 크게 뜨고 이 그림을 봐야 하오!”

       

       

       누군가는 망측하다며 눈을 가렸고, 문화적 충격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이도 있었으며 누군가는 볼을 붉히며 새로운 세상을 받아들였다.

       

       

       “나는 이들의 후손을 찾아야 하지만, 세상은 넓고 나는 너무나 늙었소. 하여 그대들에게 읍소하니, 잊힌 것들의 후손을 내게 데려와 주시오! 나를 돕는 것은 여섯 번째 신의 사명을 함께 받드는 것이니, 그대들에게 부탁하겠소! 나를 도와 신께 봉사합시다!”

       

       

       후작의 절절한 외침이 퍼져나간다. 멀리 있는 자들은 그림을 보지 못했지만, 후작의 말을 통해 충분히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후작을 도와 잊힌 것들의 후손을 찾는 것이, 신의 사명을 돕는 것이라고?

       

       성도 시민들의 가슴이 거세게 쿵쾅거렸다. 신께 봉사할 기회가 이렇게 찾아오다니, 이것은 그들의 끓어 넘치는 신앙심을 표출할 기회였다.

       

       

       “잊지 마시오! 동물의 귀가 머리 위에 있는 자들을 데려와 주시오! 그리하면 그대들도 나와 함께 여섯 번째 신의 사명을 받드는 것이니!”

       

       “”우와아아아ㅡ!!”

       

       

       무수한 환호성이 울려 퍼진다. 

       

       후작의 외침은 시민들의 가슴에 불을 지폈다. 

       

       

       “명심하시오! 동물의 귀가 머리 위에 있는 자들이 잊힌 것들의 후손!! 동물 귀!!”

       

       “”동물 귀! 동물 귀! 동물 귀! 동물 귀!!””

       

       “세상에…”

       

       

       광기 어린 열광, 그것의 이름은 신앙이라.

       

       그 뜨거운 현장을 보며 셀리나는 로브를 좀 더 깊이 뒤집어썼다. 여기서 그녀의 고양이 귀가 들키면 큰 소란이 일어날 것이 뻔하다.

       

       이스칼도 셀리나의 귀가 들킬 것을 우려했는지, 셀리나의 어깨를 부축하며 인파를 빠져나가려 했다.

       

       

       “셀리나, 우선 여기서 빠져나갑시다. 공녀님! 공녀님도 어서ㅡ”

       

       “…너네 지금 뭐하냐?”

       

       

       물론 자세한 내막을 모르는 프리가의 눈에는, 이스칼에게 꼬리치는 한 마리 도둑고양이로 보일 뿐이었다.

       

       앞서 차근차근 쌓여온 그녀의 분노는 이제 거의 임계점. 방금 이스칼의 스킨십은 화약고에 던져진 불씨와도 같았다.

       

       파악ㅡ!

       

       프리가의 눈이 불을 내뿜고, 손이 바람처럼 뻗어졌다. 바로 옆에 있던 이스칼이 차마 반응하지 못할 정도의 속도.

       

       

       “꺄악ㅡ!”

       

       “이 썩을 년이 진짜!!”

       

       

       프리가의 손이 셀리나의 멱살을 잡고 강하게 끌어당겼다. 끌어당기면 그만큼 밀려나는 것이 있기 마련.

       

       깊이 눌러 쓴 셀리나의 로브가 스르륵 밀려난다. 그리하여 그 속에 숨기고 있던 삼각꼴의 무언가를 수줍게 드러낸다.

       

       씰룩.

       

       까맣고, 복실복실하고, 핑크빛 핏줄이 도드라진 그것은.

       

       고양이의 귀.

       

       

       “아.”

       

       “…어?”

       

       

       프리가의 입에서 멍청한 소리가 튀어나오고, 앞으로 터질 참사를 예상한 이스칼이 눈을 가렸다.

       

       씰룩 씰룩.

       

       좌우로 제 몸을 이리저리 돌리며 사방을 경계하는 까만 고양이 귀. 그것을 발견한 누군가 외쳤다.

       

       

       “여, 여기이! 고양이 귀가 있다!!”

       

       “정말이야! 여기 까만 고양이 귀를 단 여자가 있어!”

       

       “여기 잊힌 것들의 후손이다!! 우와아아!!”

       

       “이렇게 빨리 발견하다니!! 신께서 우리를 보고 계신가봐!!”

       

       

       무수한 눈동자가 셀리나를 향한다.

       

       

       “…어, 어? 고양이, 귀? 이게 왜 얘한테? 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고양이 귀의 등장에 프리가의 언어 체계가 고장 난 듯 버벅인다. 아직까지도 멱살이 잡힌 채로 대롱대롱 매달려 있던 셀리나가 탁!하고 프리가의 손을 쳐냈다.

       

       셀리나의 머리가 빠르게 상황을 계산했다. 이미 엎어진 물을 되돌릴 수는 없는 법. 이 상황을 무를 수는 없었고, 그렇다면 최대한 이를 이용해야 한다.

       

       이건 위기인 동시에 기회였다. 이 일을 빌미로 무서운 공녀님에게 마음의 빚을 만들어 둘 기회. 셀리나는 그 빚에 약간의 조미료를 더하기로 했다.

       

       위로 치켜뜬 눈이 프리가를 노려본다.

       

       

       “그래요, 공녀님. 이제 만족해요? 계속 숨겨왔던 남의 비밀을 대놓고 까발리니까 속이 시원하세요? 예?”

       

       “어, 어어…? 아니. 잠깐만. 난 이러려고 한 게 아니라ㅡ”

       

       “공녀님 덕분에 오랫동안 비밀로 해왔던 것들이 한순간에 무너졌네요. 아주 고마워요. 큰일을 해주셨어요. 얼마나 긴 시간을 공들여서 숨어 살았는데, 이렇게 순식간에 무너질 줄이야.”

       

       “아니, 난 이럴 생각까지는… 이, 이게 아닌데?”

       

       

       셀리나의 추궁에 궁지로 몰려가는 프리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건 느껴졌기에, 그리고 자신의 실수로 셀리나의 비밀을 모두에게 드러냈기에.

       

       프리가는 저도 모르게 주춤 뒤로 물러났다.

       

       

       “여기이! 잊힌 것들의 후손입니다! 어서 후작님에게 모셔 갑시다!!”

       

       “동물 귀! 동물 귀! 동물 귀!!”

       

       “저 고양이 귀를 좀 봐!! 너무 사랑스러워!!”

       

       “음… 가능, 할지도?”

       

       

       이윽고 셀리나는 그녀를 향해 뻗어지는 무수한 손에 이끌려, 앞으로 걸어 나갔다. 그녀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거대한 흐름이 이끄는 데로.

       

       셀리나의 뒷모습은 마치 처형대에 올라가는 죄수처럼 힘 없이 터덜터덜 걸었기에, 프리가는 양심을 콕콕 찌르는 무언가를 느껴야 했다.

       

       

       “야, 야… 이게 도대체 뭔 일이야? 아니, 내, 내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야! 진짜로! 넌 내가 진짜 몰랐다는 거 알지? 난 정말, 정말로 이러려고 한 게 아닌데…”

       

       

       갈피를 잃고 방황하던 프리가의 눈동자가 이스칼에게 매달려 애타게 외쳤다.

       

       자신은 이러려고 한 게 아니라고, 몰랐다고, 정말 진심이 아니었다고.

       

       행여나 이스칼이 자신을 탓할까 두려워진 프리가의 눈동자가 한없이 연약해졌다. 그 모습을 차마 모른 체 할 수 없었던 이스칼.

       

       

       “알죠 공녀님. 압니다. 공녀님이 일부러 그러실 분이 아니라는 걸 압니다.”

       

       “그, 그렇지? 난 진짜, 진짜 몰랐어! 내가 미쳤다고 일부러 그러겠냐고!”

       

       

       이스칼의 위로에 다행이라는 듯 프리가의 눈빛이 한결 편안해졌다. 그 모습을 보며 이스칼은 머뭇머뭇 입을 열었다 닫기를 반복했다.

       

       

       ‘이걸 말해…줘야 되나?’

       

       

       셀리나가 사람들에 의해 앞으로 가기 전에 프리가에게 쏘아붙이듯 했던 말들.

       

       

       ‘…그렇게 오랫동안 비밀로 숨겨왔던 것도 아니고, 긴 시간 공들여 숨지도 않았는데.’

       

       

       고양이 귀가 자라난 지는 며칠 채 되지도 않았고, 그저 로브 하나 뒤집어쓰고 다닌 것이 전부다.

       

       프리가가 끙끙거리며 마음 쓰는 모습을 보면 솔직하게 말해주고 싶지만, 진실을 알면 진짜 셀리나를 죽일까 걱정된 이스칼. 

       

       셀리나와 눈이 마주쳤을 때, 장난기 가득한 눈빛과 함께 은밀하게 입가에 가져다 댄 검지가 이런 의미였나 싶었다.

       

       

       “끙…”

       

       

       프리가가 마음 쓰는 것을 보기는 힘들고, 그렇다고 사실을 알려주면 셀리나의 목이 효수되어 만신전 앞에 걸릴까 걱정되는 상황.

       

       결국 이스칼은 떨림이 멈춘 프리가의 손을 꼭 잡고 신신당부하며 말했다.

       

       텁!

       

       “으힛!”

       

       “그, 공녀님. 저랑 약속 하나만 해 주시겠습니까?”

       

       “… 야, 약속? 무슨 약속?”

       

       

       어쩐지 잘게 떨리는 프리가의 목소리. 진정한 줄 알았는데 아직 불안했던 걸까? 이스칼은 프리가를 진정시키기 위해 좀 더 손을 꽉 잡았다.

       

       

       “제가 하나 말씀드릴 것이 있는데… 그 말을 듣더라도 절대로! 절대로 누군가를 죽이거나 때리지 않겠다고 약속하셔야 합니다.”

       

       “…가, 갑자기? 뭔데. 너 나한테 뭐 속였냐?”

       

       “아니 제가 속인 것인 아니라… 아무튼 약속해 주시면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말하니까 궁금하잖아. 뭐, 알겠어. 지금 기분 좋으니까 내가 봐준다! 약속할 테니까 얼른 말해봐.”

       

       

       프리가는 이스칼이 꼭 붙잡은 손을 붕붕 흔들며 즐겁게 말했다. 

       

       아까 전까지만 해도 불안해하던 그녀의 기분이 갑자기 왜 이렇게 좋아진 걸까. 

       

       여인의 기분은 당최 알다가도 모르겠는 법. 그저 지금 그녀의 기쁨이 큰 분노로 변하지 않기를 기도할 뿐이다.

       

       꿀꺽.

       

       호랑이 목에, 아니 늑대 목에 방울을 다는 생쥐의 심정으로.

       

       이스칼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것이 실은…”

       

       

       그리하여 전해진 진실.

       

       이스칼은 눈을 꾹 감고, 프리가와 맞잡은 손에 힘을 꽉 줬다. 분노에 찬 프리가가 뛰쳐나갈 수 없도록. 행여나 달려 나간다면 온몸으로 매달릴 심정으로 다리에 힘을 빡 줬다.

       

       그런데…

       

       

       “…뭐, 뭐어. 그게 전부야?”

       

       “어, 예? 아. 예! 이게 전부입니다.”

       

       “하, 참나… 저 거지 같은 계집은 끝까지 지랄이구나 아주. 나한테 끝까지 수작을 부려?”

       

       

       어쩐지 붉어진 볼을 긁적이는 프리가. 생각보다 화가 나지 않았던 걸까?

       

       이스칼은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프리가가 그리 화가 나지 않았다니 다행일 뿐.

       

       

       부웅ㅡ!

       

       “우왁!”

       

       “야, 야! 됐고. 바, 밥 먹었냐? 내가 이 근처에 맛있는 집 아는데, 거기서 밥이나 먹고 가자!”

       

       

       프리가와 꽉 맞잡은 손이 앞으로 이끌리며 이스칼이 어어 하다가 끌려간다. 프리가가 이스칼의 손을 맞잡고 걸음을 옮긴다.

       

       어느 틈인지 깍지가 껴진 손.

       

       프리가는 이스칼이 빨개진 얼굴을 볼 수 없도록 앞으로 고개를 향하고 씩씩하게 나아갔다.

       

       얕은 수작을 부린 도둑고양이의 패배였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항상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신선우’님!! 벌꿀처럼 달콤하고 맛난 후원!!! 감사합니다!!! 퍼리우스 후작, 오오 그 이름은 감시자. 심연을 들여보지 말라 그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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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Install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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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형 무기 만들기 게
Status: Ongoing Author:
Out of boredom, I download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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