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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69

       

       

       

       

       

       169화. 금의 가치 ( 1 )

       

       

       

       

       우당탕!

       

       “실례합니다! 혹시 유니콘이 이쪽으로 왔나요?!”

       

       조금 전까지만 해도 문이었던 것들의 파편을 헤집고 한 인영이 뛰어 들어왔다. 어깨에 닿을 듯 찰랑이는 단발의 머리카락과 짙은 갈색 눈동자. 

       

       데이지였다. 도중에 난동을 부리며 달려 나간 유니콘을 쫓아 왔는지, 거센 호흡을 몰아쉬고 있었다.

       

       “어…”

       

       방 안에 들어서자 보이는 것은 어딘가 현실과 동떨어진 풍경.

       

       침과 눈물을 질질 흘리며 바닥에 쓰러진 유니콘과 그것을 더러운 오물 취급하며 발끝으로 밀어내는 에스텔, 그리고 이들을 피해 벽 한쪽에 딱 붙어있는 성기사.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인가 싶어 데이지의 표정이 아리송해졌다. 와중에 데이지와 눈이 마주친 성기사가 손을 흔들며 아는 체했다.

       

       “데이지, 빨리 왔구나.”

       

       “아, 성기사님! 죄송합니다, 혹시 유니콘이 또 무슨 사고를 쳤나요…?”

       

       데이지가 불안한 듯,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말을 흐렸다. 무리도 아니었다. 

       

       그동안 유니콘이 만신전을 들쑤시며 얼마나 많은 사고를 일으켰는가.

       

       ‘수녀님들 숙소에 쳐들어가는 건 일상이고, 무릎 베개를 해달라고 강요하다가 억지로 등에 태운 다음에 성도의 하늘을 날아다닌다던가. 길 가는 여인에게 추파를 던지는 건 말할 필요도 없고…’

       

       하나하나 늘어놓자면 입만 아프다. 오죽했으면 여섯 번째 신께서 내린 성수(聖獸)라며 극진히 모시던 이들도 이틀 만에 도망갔겠는가.

       

       앞선 유니콘의 행적이 너무나 화려한 탓에 데이지는 이번에도 유니콘이 무슨 사고를 쳤으리라 짐작했다.

       

       “하하하! 아니, 아니야 데이지. 이번에는 유니콘이 아무런 사고도 치지 않았어.”

       

       “네…?”

       

       “저기 계시는 에스텔 님이 유니콘을 제압하셨거든. 아, 혹시 너도 소문 들었니? 푸른 빛의 용을 타고 나타난 엘프들의 소문, 들어봤지?”

       

       “아, 네. 들어봤어요.”

       

       “그래. 그러면 얘기가 빠르지. 여기 계신 에스텔 님은 지상에 남은 마지막 엘프란다. 더 자세한 정보를 위해 면담하는 중이었는데…”

       

       말을 흐린 성기사가 어깨로 문을 가리켰다. 유니콘이 박살 내고 들어온 문의 흔적. 처참하게 터져나간 파편이 가득했다.

       

       결국에는 사고를 쳤다는 뜻이다.

       

       데이지가 고개를 푹 숙였다.

       

       “뭐, 이 정도면 그렇게 큰일도 아니고 괜찮아. 덕분에 유니콘을 다룰 방법도 찾은 것 같고.”

       

       “…네? 정말요? 혹시 저한테 알려 주실 수 있나요?”

       

       고집불통에 힘은 무지막지한 말을 다룰 방법이 있단 말인가? 데이지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성기사를 바라봤다. 

       

       맑은 갈색의 눈동자가 초롱초롱 빛났다. 버려진 새끼 고양이의 눈빛에 버금가는 눈동자 공격.

       

       성기사는 짓궂게 웃으며 데이지에게 윙크를 날렸다.

       

       “뭐. 이건 네가 알기엔 좀 그런 방법이니까 나중에 좀 더 크면 알려줄게.”

       

       “아, 네. 알겠어요.”

       

       성기사의 거절에 데이지는 순순히 물러났다. 군말 없이 물러난 데이지를 보며 성기사는 묘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어른스러운 아이.’

       

       데이지를 아는 이들이 하는 말이다. 어쩔 때는 그 나이 또래의 여자아이처럼 굴다가, 필요한 순간에는 놀라울 만큼 어른스러운 면모를 뽐내곤 한다.

       

       떼를 쓰지도 않고, 억지를 부리지도 않는다. 또래와 놀다가 싸울 일이 생기면 사과하며 양보하고, 갖고 싶은 게 있어도 꾹 참고 지나간다.

       

       가난하고 혹독했던, 그리고 끔찍했던 기억들이 그녀에게 깊은 흉터로 남은 것은 아닐까. 성기사는 그 점이 조금 염려스러웠다.

       

       ‘그래도 마음 편하게 구는 상대가 있어서 다행이지.’

       

       그런 데이지가 유일하게 어리광을 부리는 상대가 있다면 그건 아마ㅡ

       

       “데이지-! 데이지 여기 있니?”

       

       “한스님!”

       

       의젓하게 서 있던 데이지가 고개를 휙-소리 나게 돌리더니 세차게 달렸다. 그대로 속도를 살려 하늘로 날아오른다.

       

       퍽-하는 제법 묵직한 소리가 들려왔지만, 한스는 제법 익숙하게 받아냈다.

       

       “어윽… 그렇게 뛰어들지 말라니까…”

       

       품에 안긴 데이지를 땅으로 내린 한스가 아랫배를 살살 쓰다듬었다. 그러다 성기사와 눈이 마주쳐 아는 체 인사했다.

       

       “아, 고생하십니다.”

       

       “아유 아닙니다. 한스 님이야말로 항상 고생하시죠.”

       

       “저야 뭐 항상 같죠. 어, 그런데 유니콘이 소란을 일으켰다고 듣고 왔는데, 혹시…?”

       

       유니콘이 소란을 피웠다는 말을 전해 듣고 한걸음에 달려온 모양. 문의 파편을 손짓하는 한스의 표정에는 제발 아니라고 말해 달라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하.”

       

       “하- 죄송합니다.”

       

       성기사의 공허한 웃음이 모든 것을 말해줬다. 

       

       한스가 고개를 푹 숙였다. 키우는 동물의 잘못은 주인의 잘못. 한스에게는 관리 감독의 부실이라는 책임이 있었다.

       

       “아니 뭐. 괜찮습니다. 저희가 한스님 사정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충분히 노력하고 계시는데요.”

       

       “그렇게 말이라도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요 며칠 동안 한스는 신학 연구소에서 달달 볶아지며 반쯤 감금되어 지내고 있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연구에 협조하고 있다고 할까.

       

       한스의 롱소드에 새겨진 ‘속도의 룬’과 ‘용기의 룬’.

       

       신이 만들었다는 룬의 획, 발음, 뜻, 어원, 발동 조건과 힘 등등… 한스의 롱소드는 신학자들에게 아주 먹음직스러운 연구 주제였다.

       

       “이거, 이 획! 이 힘찬 꺾쇠와 획이 합쳐지는 부분! 분명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오오, 오오! 이토록 황홀한 형태의 글자라니! 의미부터 발음과 힘까지! 연구할 주제가 넘쳐나!! 너무 행복해!!”

       

       “어어…”

       

       신학자들은 한스의 롱소드를 거의 핥을 기세로 달려들었다. 오랫동안 굶긴 사냥개들이 일시에 먹잇감을 덮치는 장면과도 같았다면 믿겠는가.

       

       학구열과 지성에 인생을 바친 그들은 이른 새벽부터 늦은 새벽까지 한스를 붙잡고 놔주지 않기 일쑤였다.

       

       그래, 이른 새벽부터 늦은 새벽까지. 거진 하루를 채웠다는 말이다.

       

       “가서 잠이라도 좀 주무시죠. 많이 피곤해 보이십니다.”

       

       “아휴. 아뇨,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제 유니콘인데 뒷수습은 제가 해야-”

       

       “한스 님이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아서 그럽니다. 전 정말 괜찮으니까 얼른 들어가서 쉬세요.”

       

       “아… 그럼 염치 불고하고, 실례 좀 하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실제로 한스의 눈가에는 짙은 그림자가 축 늘어져 있었다. 생기가 쭉 빨려 나간 미라와도 같은 몰골. 방금까지 신학자들에게 붙잡혀 있다가 풀려난 모양이다.

       

       숙소로 향하다가 곧장 이곳으로 온 것일까.

       

       “하암- 아으… 너무 졸리다.”

       

       “괜찮으세요, 한스 님? 제가 얼마 전에 엄마한테 따뜻한 차 우리는 법을 배웠는데 한 잔 타드릴까요? 피로에 좋은 거래요.”

       

       “오, 그래? 그럼 한 잔만 부탁할게.”

       

       한스가 피곤한 몸을 이끌고 비척비척 방을 나섰다. 데이지가 재빨리 한스를 부축하며 나섰는데, 성기사에게 꾸벅 인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기특한 아이야.’

       

       저 멀리 복도를 걸어가는 한스와 데이지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성기사는 에스텔에게 말했다.

       

       “크흠. 에스텔 님? 방이 엉망이 됐는데, 방을 옮겨서 마저 얘기 나누시죠.”

       

       “후- 좋아. 다음부터는 이런 변태 짐승이 뛰어 들어오지 않으면 좋겠는데.”

       

       “하하…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쓰러진 유니콘을 꾹꾹 짓밟던 에스텔은 성기사를 따라 방을 나섰다.

       

       끼익-

       

       “자, 들어가시…”

       

       복도 끝의 방으로 들어가던 성기사가 잠시 멈추더니, 이내 자신의 이마를 탁-하고 쳤다.

       

       무언가 뒤늦게 떠오른 사람처럼.

       

       “아- 아, 이런!”

       

       실제로도 그랬다. 비번에 끌려 나오느라 중요한 담당자를 부르지 않은 것이 이제야 떠오른 것이다. 

       

       갑작스러운 성기사의 행동에 에스텔이 힐끗 곁눈질했다. 성기사는 머쓱하게 웃음을 흘리며 에스텔을 바라봤다.

       

       “하, 하하. 아- 이거 어쩌죠? 제가 깜빡하고 이 일의 총괄 담당자 부르는 걸 잊어서…하하…”

       

       “그래서?”

       

       “정말 죄송한데 안에서 잠시만! 아주 잠시만 기다리고 계시면 제가 금방 담당자랑 같이 오겠습니다! 아주 잠시면 됩니다!”

       

       “…하아.”

       

       작게 한숨을 쉰 에스텔은 순순히 방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서 푹 쉬고 계세요! 금방! 진짜 금방 다녀오겠습니다.”

       

       타타탓!

       

       성기사는 문을 닫고는 신성력까지 써가며 쏜살같이 내달렸다. 아무리 비번에 끌려 나왔어도 그렇지, 어떻게 이런 실수를 했단 말인가!

       

       곧장 복도를 내달리자 곧 그가 목표했던 문이 보였다. 성기사가 문을 쿵쿵 두들겼다.

       

       “셀리나 님! 셀리나 님! 안에 계십니까? 급하게 말씀드릴 것이 있어서 왔습니다!”

       

       “…”

       

       아무런 대답이 들려오지 않는다. 설마 아무도 없는 것일까?

       

       ‘…안에 인기척은 느껴지는데.’

       

       문 안쪽에서 사람의 기척은 느껴졌다. 성기사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본래라면 이런 무례를 저지르지 않겠지만, 에스텔이 기다리고 있으니 최대한 빨리 돌아가야 했다.

       

       끼익-

       

       “실례하겠습니다…”

       

       문은 매끄럽게 기름칠 되고 꾸준하게 관리되어 작은 소리 없이 부드럽게 움직였다.

       

       “…새액-… 새액-…”

       

       “어-.”

       

       검은 고양이 귀의 셀리나가 방 안에 있었다.

       

       책상에 엎드린 자세로 잠을 깊이 자고 있었는데, 자기 직전까지 서류 작업을 하고 있었는지 주변에는 종이가 한가득 흩어져 있었다.

       

       얼마나 깊이 잠들었는지 입에서 침이 줄줄 흘러나와 작은 호수까지 만들어낸 진풍경. 침이 번진 서류에는 흐릿한 잉크로 ‘노예 … 북부 토벌과 수인…’이라는 글씨가 엿보였다.

       

       뜻밖의 풍경에 성기사가 어찌할 줄 몰라 하고 있던 순간.

       

       인기척에 눈을 뜬 셀리나가 벌떡 몸을 일으켰다.

       

       “…츄릅. 음…?”

       

       “푸흡!”

       

       방금까지 자다 일어난 셀리나의 몰골은 상당히 처참했다. 책상에 눌려서 빨개진 볼, 침에 젖어서 얼굴에 달라붙은 서류와 얼마나 잤는지 부시시하게 뻗친 머리까지.

       

       성기사는 허벅지를 꼬집어 가며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아야 했다.

       

       “어…? 에?”

       

       막 자다 일어난 셀리나가 자신의 모습을 자각하는 데에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

       

       

       

       짤랑- 짤랑-

       

       맑은 금속음이 울린다.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교향곡이자 귀로 느끼는 황홀경.

       

       금화 쌓이는 소리다.

       

       금화과 금화가 차곡차곡 쌓이며 만들어내는 그 환상적이고 매혹적인 울림! 

       

       오오ㅡ 황금.

       

       지상의 찬란한 태양, 황활하고 아름다운 빛으로 영혼을 사로잡아 노예로 만들어버리는 무시무시한 악마와도 같은 녀석.

       

       허나 악마가 인간의 적이라면, 황금은 인간의 영원한 친구일지니.

       

       금은 결코 배신하지 않았고 충실히 그의 곁을 지키는 친우. 금이야말로 모든 것이고, 모든 것은 금과 연결되었다.

       

       그래. 모든 것은 금과 연결되었다.

       

       철그럭-

       

       무거운 사슬 소리가 들려온다.

       

       땅에 질질 끌리는 사슬이 진흙에 뒹굴며 만드는 비통한 울음소리. 사슬은 제 몸으로 묶은 이를 대신하여 우는 듯했다.

       

       “…”

       

       “…”

       

       사슬은 또 다른 사슬과 만나 몸을 꼬았고, 다시금 다른 사슬로 뻗어나가 몸을 엮는다. 그러하기를 수십 번. 사슬로 만들어진 뱀은 천천히 땅을 기어갔다.

       

       그 뱀의 몸은 강철로 된 사슬이었고, 다리는 사람의 것이었으니.

       

       철그럭-

       

       다른 점이라면 머리에 동물귀가 자라나고, 꼬리가 있다는 것일까.

       

       “흐흐흐.”

       

       노예 상인 케이건의 눈에는 푹푹 꺼지는 설원도, 앞이 보이지 않는 눈보라도 축복처럼 보였다. 막대한 황금의 산이 벌써부터 눈앞에 보이는 듯하다.

       

       사슬에 묶인 수인은 총 스물.

       

       겨우 스물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 희소성과 가치를 생각한다면 이들은 부르는 게 값이나 다름없는 귀중품이다.

       

       ‘흐흐, 운이 아주 좋았어. 설마 북부의 몬테그로스에 수인이 이렇게나 많이 있을 줄이야!’

       

       그야말로 황금이 땅에 굴러다니는 격.

       

       본래의 북부였다면 감히 수인들을 납치할 시도조차 못 했겠지만, 최근 북부는 어수선하기 그지없었다.

       

       크고 작은 전투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그 빈도가 빠르게 증가하며 전쟁의 향기가 물씬 풍겼으니. 케이건은 혼란을 틈타 발 빠르게 움직여 물건을 챙기고 빠지는 중이었다.

       

       “흐흐흐흐. 역시 부지런한 상인이 금을 많이 버는 법이지.”

       

       만족스러운 웃음을 흘린 케이건은 턱을 쓰다듬으며 중얼거렸다. 두꺼운 그의 턱이 세 겹으로 접히며 출렁 흔들렸다.

       

       손으로는 금화를 굴리며 행복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던 와중, 부하가 그에게 다가왔다.

       

       “잉? 뭔 일이냐.”

       

       “케이건 님, 저 앞에 웬 이상한 놈이 케이건 님을 보자고 하는뎁쇼?”

       

       “뭐? 아니, 이 설원 한복판에서? 혼자냐?”

       

       “예, 혼자입니다.”

       

       뭔 뜬금없는 소리란 말인가. 어떤 미친놈인지 낯짝이나 구경할 심산으로 케이건이 육중한 몸을 뒤뚱거리며 움직였다.

       

       한 걸음 한 걸음에 뱃살이 좌우 위아래로 움직이며 역동적으로 흔들렸다.

       

       “저 녀석이냐?”

       

       “예, 저놈입니다.”

       

       “정말 혼자잖아? 미친 녀석인가?”

       

       케이건의 노예 상단을 막아선 이는 까만 잉크와도 같았다. 하얀 설원이라는 도화지 위에 떨어진 까만 먹물 한 방울.

       

       기이하게도 앞에 서 있는 자를 바라봄에도 제대로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고, 계속해서 눈동자가 흔들리며 똑바로 바라보기를 거부했다.

       

       본능이 거부하는 것이다. 바라보지 말라고 제 주인을 위해 비명을 지르며 움직이는 것이다.

       

       “뭐, 뭐뭐뭐하는 놈이냐!”

       

       손이 떨린다. 추위 때문에 떨리는 것이 아니다. 저 까만 먹물 같은 녀석. 

       

       추위보다 시린 칼날이 뼛속을 파고드는 것이 느껴진다. 질척하고 끈적한, 어둡고 음습한 무언가가 저 녀석에게 존재한다.

       

       압도적인 포식자 앞에 마주 선 공포감.

       

       케이건과 그의 부하들은 차마 도망갈 엄두도 내지 못하고 그 자리에 멈춰 섰다. 한순간 박제된 마냥, 현실의 한 부분에 박제당했다.

       

       숨이 멈췄고, 움직임이 멈췄다.

       

       생각도 멈춘다. 심장이 멈췄다가- 쿵! 하고 다시 뛰기 시작했다.

       

       “허어억! 허어- 흐어! 으아아!”

       

       뒤로 나자빠진 케이건이 엉덩이를 질질 끌며 미친 듯이 물러났다. 그의 부하들은 재빨리 뒤돌아서 멀찍이 달려 나갔다.

       

       괴물, 괴물이다! 아니, 괴물 따위가 아니다.

       

       “악마! 악마다!”

       

       악마라고 불린 이가, 얼굴이 없음에도 싱긋 웃으며 나긋하게 케이건을 향해 말했다.

       

       케이건의 영혼을 꿰뚫어 본 눈이 웃음 짓고, 달콤한 목소리가 케이건의 욕망과 탐욕을 부추긴다.

       

       《자네, 나랑 계약 하나 해볼 텐가?》

       

       자네는 더 많은 금을 위해.

       

       나는 더 많은 영혼을 위해.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항상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신선우’님!! 후후 불면 구멍이 뚫리는 솜사탕 같은 달콤한 후원!! 감사합니다!! 중성화라니… 너무 두렵군요!! 휴재 공지가 늦은 점!!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 드립니다!! 죄송합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 ‘네이에른’님!! 변함 없는 사랑을 주는 마망과도 같은 후원!! 감사합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독자님께서도 무슨 일을 하시더라도 전부 술술 잘 풀리기를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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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Install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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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형 무기 만들기 게
Status: Ongoing Author:
Out of boredom, I download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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