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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03

       

       

       

       

       

       203화. 쉽지 않은 일 ( 6 )

       

       

       

       

       

       “흠ㅡ 으흠ㅡ”

       

       살짝 콧노래가 나온다. 없어진 줄 알았던 이벤트가 이렇게 남아 있었을 줄이야.

       

       ‘그러니까 우선은… 어디 보자.’

       

       메시지를 한번 더 확인했다. 

       

       《밤의 일족이 흡혈을 거부하는 중입니다. 해주 과정에 큰 장애가 발생했습니다!》

       

       《흡혈 : 상대방과의 신체 접촉을 통해 피를 섭취합니다. 미리 뽑은 피는 효과가 없습니다.》

       

       ‘아하.’

       

       대충 이해했다.

       

       밤의 일족이 가지고 있는 반영구적인 저주는 ‘흡혈’을 통해 풀 수 있는데, 이것들이 왜인지는 모르지만 흡혈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

       사실 이런 상황에서 제일 간단한 방법은 강제로 흡혈하게 만드는 거다.

       

       압도적인 힘은 뭐든지 가능하게 만든다.

       가장 좋은 방법은 아니겠지만, 가장 쉽고 빠른 방법임을 부정할 순 없다.

       

       그렇지만 밤의 일족도 엄연히 살아 있는 이세계의 주민들. 그들의 의사를 강제로 짓밟는 짓은 하고 싶지 않다.

       가능하다면 인도적인 방법으로, 그들이 자발적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싶었다.

       

       그러려면 우선 흡혈을 거부하는 이유부터 알아야겠지.

       

       슥. 스슥.

       

       ‘세계 탐험 모드’에서 카메라를 이곳저곳으로 옮겼다. 

       넓디넓은 몬테그라스 곳곳에 숨어있는 밤의 일족을 찾아 화면을 옮기면서, 머릿속으로는 흡혈을 거부할 만한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본다.

       

       ‘그냥 피를 먹는 거에 대해서 거부감이 있나? 아니면 다른 문화적인 이유? 이성의 피를 먹게 되면 인생의 반려로 맞이해야 한다던가.’

       

       그런 이유가 아니고서야, 저주를 풀 수 있는데 흡혈을 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띠링ㅡ!

       

       무지성으로 움직이던 화면 한쪽에 하얀 머리가 얼핏 잡혔다. 

       외진 곳의 저택 속에 있는 밤의 일족이다.

       

       “더럽게 잘 숨어있네.”

       

       얼핏 보면 그림자와 거의 동화된 수준이라 놓칠 뻔했다. 머리가 하얘서 망정이지.

       

       툭.

       

       일단 녀석의 상세 정보를 불러왔다.

       

       띠링ㅡ!

       

       《종족 : 밤의 일족》

       

       《특성 : 반영구적 저주 – 낮에는 모든 능력치가 대폭 감소 및 매우 큰 지속 피해, 밤에는 모든 능력치가 크게 상승.》

       

       ‘그다지 쓸만한 정보는 없네.’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이다.

       결국 내가 직접 찾아내야 한다는 건데…

       

       우선 밤의 일족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들을 하나하나 머릿속으로 떠올리며 정리해 봤다.

       

       ‘밤이 되면 강해지고, 그림자를 다루고, 머리가 하얗고… 아!’

       

       사무실에서 스쳐 지나가듯 나왔던 메시지의 내용.

       

       ‘천성적인 게으름과 은둔성이 있다고 했지?’

       

       살짝 실마리를 잡은 느낌.

       은둔성, 은둔성이라…

       

       딱 느낌 왔다.

       일단 밤의 일족 녀석들을 따라다니면서 성향을 좀 알아봐야겠다.

       

       

       

       ***

       

       

       

       한 15분 정도 지켜봤을까?

       이 새끼들 뭔가 심상치 않다. 굉장히 이상한 녀석들이다.

       

       다른 주민들을 지켜보면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다른 녀석들이랑 이야기도 하면서 상호작용을 하는데.

       

       밤의 일족은 그런 게 없다.

       그냥 그림자에 처박혀서 나오지를 않는다.

       

       가끔 셀리나가 찾아와서 뭔가 하려고 해도, 밤의 일족은 한결같이 거부하고 피하면서 다른 곳으로 도망치기 일쑤.

       사회성이 바닥을 찍었다.

       

       심지어 같은 종족끼리도 안 만난다.

       이끼마냥 혼자 집구석에 누워 있는 게 전부다. 

       

       ‘와. 이거 그냥 아싸 종족이었네?’

       

       이마가 지끈거린다.

       

       뭔가 사회적인 이유나, 문화적인 차이에 대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무서울 정도의 아싸였을 줄이야.

       

       이러면 도대체 어떤 식으로 유도해야 흡혈하게 만들 수 있지?

       

       ‘뭔가 보상을 줘서 흡혈을… 아니, 저주를 푸는 것 이상의 보상을 줄 수 있나? 이러면 그냥 강제로 해야 되는 것밖에 없는 것 같은데?’

       

       난감하다.

       밖에도 안 나가려는 녀석들을 무슨 수로 꼬신단 말인가.

       

       ‘그냥 눈 딱 감고 벼락으로 조져?’

       

       이건 진짜 최후의 수단이라 별로 내키지 않는다.

       너무 강제적이고 억압적인 방법이다.

       

       나는 녀석들의 자유 의지를 최대한 존중해 주고 싶었다.

       

       ‘피를 마신다, 피를… 일단 신체 접촉을 통해서 피를 마시게 하면 되는 거 아닌가?’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셀리나가 보여준 것처럼 목으로 흡혈하는 거지만, 굳이 그런 방법에 얽매이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

       

       예를 들면…

       

       “차라리 살아 움직이는 피 주머니를 만들어서 흡혈하게 만들면ㅡ”

       

       《 ?! 》

       

       혼잣말을 들었는지 케넬름이 화들짝 놀란 표정으로 화면을 바라봤다.

       

       믿을 수 없는 걸 들었다는 듯 눈이 엄청 커다래졌다. 그러고 보니 언제부턴가 면사포를 벗고 다녔네.

       

       “아니. 말이 그렇다는 거지. 진짜 하지는 않을 거야.”

        

       놀란 케넬름에게 변명하듯 중얼거렸다.

       

       밤의 일족에게 피 한 번 먹이겠다고 살아 움직이는 피 주머니를 만든다니.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악마 같은 발상이잖아. 나도 진짜 할 생각은 없었어.

       

       좀 더 인도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해 보자고.

       

       그러니까ㅡ

       

       ‘일단 가지고 있는 아이템 중에서 뭔가 쓸만한 게 있지 않을까?’

       

       그동안 수수께끼 상점 풀매수한 이유가 바로 이거지.

       

       

       

       

       

       *****

       

       

       

       

       

       셀리나의 해주 작업이 난관에 부딪혔다는 소문은 알음알음 퍼져나갔다.

       

       피를 나눠주겠다고 지원한 처녀들은 많은데, 피를 받을 밤의 일족은 얼굴도 비추지 않았으니, 상황 돌아가는 모양새를 모를 수가 없었다.

       

       결국 스트레스 받는 건 총책임자의 감투를 쓴 셀리나.

       

       쾅!

       

       “아아…! 진짜아아악!”

       

       짜증에 가득 찬 셀리나의 고함이 울려 퍼졌다.

       

       녹빛 눈동자에 아른거리는 것은 거슬리는 것들을 모조리 부숴버리겠다는 파괴 욕구. 사방으로 솟구친 머리카락은 마치 사자의 갈기를 보는 듯하다.

       

       애꿎은 책상을 내려치며 입술만 씹어대고 있다.

       방금도 밤의 일족을 설득하러 갔다가 실패하고 오는 길이다. 이제는 만나주지도 않더라.

       

       미치고 팔짝 돌아버릴 지경이다. 계시까지 내려온 마당에 이런 식으로 굴면 도대체 어쩌자는 말인가.

       

       ‘신의 말씀은 거룩하고 숭고하다면서! 도대체 계시를 따를 생각이 있기는 한 거야?!’

       

       밤의 일족도 양심은 있어서 무조건 흡혈을 피하는 것은 아니었다.

       

       

       ‘잠깐’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지. 장수종인 그들의 기준에서 ‘잠깐’.

       

       “그 잠깐이면 다 늙어 죽는다고!”

       

       5호가 무작정 잡아와서 흡혈시키기도 어렵다. 그들이 작정하고 반항하면 5호로서는 견뎌낼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나저러나 5호는 일족의 막내였기에, 다른 일족에 비하면 아직 미숙하고 약했다.

       

        저벅 저벅 저벅ㅡ

       

       작게 발걸음 소리가 들려온다.

       

       발광하던 셀리나가 우뚝 멈춰서더니, 귀를 쫑긋쫑긋 사방으로 움직였다.

       무게 중심이 낮고 균형 잡힌 발걸음, 묵직한 울림, 이 보폭…

       

       

       

       ‘…이 발걸음 소리는!’

       

       파바밧!

       

       셀리나가 후다닥 움직이더니 산발이 된 머리카락을 빗으로 정리하고, 사방으로 흩어진 서류를 눈 깜짝할 사이에 깨끗하게 정리했다.

       동시에 흐트러진 옷매무새를 정돈하며 굉장히 깔끔한 모양새로 만들어 냈다.

       

       이 모든 것이 다섯 번의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기 전에 일어난 일. 

       

       순식간에 방 안을 정리한 셀리나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가지런하고 우아하게 책상에 앉았다.

       그리고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서류를 노려봤다. 굉장히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는 것처럼.

       

       똑똑ㅡ

       

       “셀리나? 안에 있으신지…”

       “흠, 크흠. 들어오세요.”

       

       끼익-하고 문이 열리더니 이스칼이 조금 두리번거리며 안으로 들어왔다.

       셀리나의 표정은 한 없이 도도했지만, 심장은 조금 빠르게 쿵쿵거리고 있었다.

       

       ‘티, 티 나지는 않겠지? 방금까지 되게 엉망이었는데, 왜 하필이면 이런 때에 찾아와서!’

       

       다행히 이스칼은 평소처럼 어벙한 얼굴이다. 이럴 때는 눈치 없는 것이 고맙다.

       

       “어머, 자기. 무슨 일이야? 요즘 공녀님하고 붙어 다닌다고 바쁘다던데.”

       

       참담한 심정이다.

       기껏 북부까지 왔는데, 일에 치여서 아무것도 못 하다니.

       

       이스탈은 셀리나의 말이 책망처럼 들렸는지, 조금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어색한 웃음을 흘렸다.

       

       “하, 하하. 어쩌다보니… 그건 그렇고, 일은 잘 되어가는 거요? 듣기로는 밤의 일족이 순순히 협조하지 않는다고 하던데.”

       

       “휴ㅡ 자기도 들었구나. 말도 마. 그 빌어먹을 외톨이들 진짜. 어쩜 그렇게 사람 만나기를 싫어하는지.”

       

       가슴 깊은 곳에 먹먹한 무언가 잔뜩 낀 심정이다.

       흡혈해야 저주를 푸는데, 당사자들이 거부하면 뭐 방법이 없으니.

       

       셀리나의 꼬리가 불만스러운 듯 바닥을 탁탁 내리쳤다. 영락없는 성난 고양이의 그것이다.

       

       “하, 하… 그, 그렇다면 말이지. 그 뭐냐, 같이 바깥이라도 좀 걸으면서 한숨 돌리는 것이 어떨까 싶은데?”

       “어머?”

       

       이스칼이 먼저 외출을 권하다니?

       

       전혀 예상하지 못한 셀리나의 귀가 쫑긋하고 반응했다. 눈치라고는 쥐뿔만큼도 없는 이 남자가 도대체 무슨 바람이 불어서 먼저 이런 제안을 하는가 싶다.

       

       척!

       

       ‘후작님…!’

       

       문틈 사이로 프리우스 후작의 날렵한 콧수염이 슬쩍 보였다. 힘내라는 듯 치켜올린 엄지손가락도.

       

       셀리나가 살짝 감동받은 눈빛으로 후작을 바라보다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북부까지 와서 개처럼 일만 하다가 갈 수는 없지 않은가. 이대로는 억울해서 못 산다.

       

       “흐흥. 좋아! 얼른 가자, 자기!”

       

       벌떡 일어난 셀리나가 이스칼의 손을 붙잡고 우다다 달려 나갔다. 산처럼 쌓인 서류? 이제는 모르겠다. 미래의 자신이 어떻게든 해결하겠지.

       

       “어억! 자, 잠깐 외투라도 챙기고 나가야ㅡ!”

       “머뭇거릴 틈이 없어!”

       

       이 순간에도 시간은 흘러가니까.

       

       지긋지긋한 집무실의 문을 박차고 달려 나가는 셀리나의 눈이 작게 반짝였다.

       

       밤의 종족이 저렇게 뻗대는데 당장 무슨 수가 있겠는가. 바깥 공기를 마시면서 한숨 돌리면 뭔가 좋은 방법이라도 떠오르겠지.

       

       셀리나는 그간 집무실에만 갇혀 있던 한을 풀어 버리겠다는 듯, 이스칼을 이끌고 몬테그라스의 곳곳을 미친 듯이 돌아다녔다.

       

       “와, 자기! 이거 먹어봤어? 북부에서만 잡히는 비단 가쟈우 구이라는데?”

       

       북부의 특산물도 먹어보고.

       

       “이것 좀 봐! 여기가 대륙에서 가장 커다란 호수래!”

       

       지평선까지 펼쳐진 호수 위로 나룻배도 타고.

       

       “꺄아아악! 자기! 이거! 이것 좀 잡아 봐! …어? 흐응ㅡ 은근슬쩍 허리까지 잡는 거야?”

       

       셀리나가 은근히 달라붙으며 스킨십을 유도하기도 했다.

       

       높아져 가는 셀리나의 텐션이 반비례해 이스칼은 점점 피로해졌지만, 썩 즐거운 시간이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흐그읏ㅡ! 아아, 오늘 재밌었다. 그렇지 자기?”

       “음. 신기한 것도 많이 보고, 맛있는 것도 잔뜩 먹고. 참 즐거웠습니다.”

       “흐흥. 나 혼자만 재밌던 건 아니라서 다행이네.”

       

       셀리나의 꼬리가 이리저리 허공을 휘저으며 흔들렸다. 썩 즐거운 모양인지, 흔들리는 박자마저 경쾌하다.

       

       “이제 마지막으로 저녁 좀 먹고 들어가죠. 슬슬 어두워지기도 했고.”

       

       이스칼의 말처럼 어느새 해가 떨어져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했다. 슬쩍 이스칼의 눈치를 본 셀리나가 이스칼에게 팔짱을 꼈다.

       

       “자기, 어디 괜찮은 음식집 아는 거 있어? 없으면 내가 분위기 좋은 술집 아는데. 그쪽으로 갈까?”

       “어, 으익! 그, 그러죠!”

       

       스르륵.

       

       셀리나의 꼬리가 은근하게 이스칼의 허벅지를 감싼다. 딱딱하게 굳은 이스칼이 팔다리를 뻣뻣하게 움직이며 셀리나가 이끄는 대로 움직였다.

       

       ‘후작님, 진짜 고마워요!’

       

       프리우스 후작이 몇 군데 추천해준 분위기 좋은 술집.

       마침 그중 하나가 이 근처에 있었다.

       

       셀리나는 애써 태연하게 표정을 관리했지만, 행여나 쿵쾅거리는 심장이 이스칼에게 들킬까 조마조마했다.

       

       킁킁.

       

       “흐, 흐으응…”

       

       설상가상으로 바짝 붙으니 이스칼의 체취가 뇌까지 파고드는 것 같다. 무슨 향기인지는 모르겠는데,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체취다.

       

       아랫배가 약간 쩌릿하게 만드는 향긋한 내음. 나쁘지는 않은 기분이다.

       

       “스읍… 스으읍…”

       “세, 셀리나? 셀리나?! 지금 길에서 도대체 뭐하는ㅡ!”

       

       셀리나가 체취를 따라 이스칼의 옆구리에 얼굴을 파묻기 시작했고, 기겁한 이스칼이 셀리나를 막으려 발악했다. 

       

       한덩어리로 뒤엉킨 이스칼과 셀리나. 길 가는 행인들은 낯 뜨거운 연인을 보듯 바라보며 흐뭇한 시선을 보냈다.

       

       그때.

       

       카앙ㅡ!

       

       “꺄읏!”

       

       돌연 하늘에서 뚝 떨어진 무언가가 청명한 소리를 내며 셀리나의 머리를 때렸다. 

       

       “셀리나?! 이게 도대체 무슨! 괜찮은 거요?! 셀리나!”

       “아으, 아파라! 도대체 뭐가 떨어진 거야?”

       

       살짝 불룩해진 셀리나의 정수리. 저항 없이 웃음이 터져 나올 뻔한 이스칼은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웃음을 참아냈다.

       

       “크, 푸흡! 피는 안 나는 것 같아서 다ㅡ 크흡! 다행인… 흡!”

       

       파들파들 떨리는 이스칼의 몸. 조심조심 정수리를 어루만지던 셀리나가 힐끗 이스칼을 노려봤다. 웃지만 말고 좀 와서 걱정해 주면 어디가 덧나는가?

       

       “쓰읍. 아야… 이것 좀 봐줘 자기. 너무 아파…”

       “흡, 흠흠! 좀 봅시다. 얼마나 다쳤나.”

       

       다행히 살짝 혹이 생긴 것 말고 다친 상처는 보이지 않았다.

       

       “…도대체 이게 뭐지?”

       

       셀리나의 머리를 때리고 저만치 굴러간 것을 이스칼이 주워 왔다.

       

       깔끔한 원통에 그려진 알 수 없는 문양과 파랗고 하얀색의 표면. 뭔가 액체가 들어있는지 찰랑이는 소리가 난다.

       

       그리고 원통을 감싸 안고 반짝이는 형광색의 벌레들이 길게 늘어서서 어딘가로 향하고 있었다.

       

       마치 그들에게 이 통을 들고 따라오라는 것처럼.

       

       “이건…”

       “자기, 한번 이 벌레들을 따라가 보자. 뭔가… 뭔가 있을 것 같아.”

       

       심상치 않은 일이다. 이런 기묘한 일이라니?

       필시 신께서 그녀를 가엾게 여겨 신묘한 물건을 내려 주신 게 분명하다.

       

       ‘어쩌면 밤의 일족을 밖으로 끄집어낼 물건일지도 몰라!’

       

       그렇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타타탓!

       

       “자기! 얼른 와! 빨리!”

       

       셀리나가 이스칼의 손을 잡아 이끌며 형광색 벌레들을 따라갔다.

       바삐 뛰어가며 형광색의 벌레들을 따라간 끝에는ㅡ

       

       

       

       *****

       

       

       

       턱.

       

       밤의 일족이 책상에 발을 척 올려놓더니 그대로 다리를 꼬아 비스듬히 누웠다. 그리고 질겅질겅 뭔가를 씹으며 셀리나를 삐딱하게 바라봤다.

       

       “흐흐흐흐흡혈… 못 할 것도 어, 없죠!”

       “허…?”

       

       셀리나가 바람 빠지는 소리를 흘리며 밤의 일족을 바라봤다. 노려보는 거라고 착각한 것인지 당당하게 책상에 발을 올리고 있던 밤의 일족은 살짝 움츠러들었다.

       

       “히익.”

       

       도망치지 않은 것만 해도 장족의 발전이다.

       

       ‘도대체 이게 뭐지?’

       

       들고 온 원통의 내용물을 마신 이후부터 이런 태도다. 이전에는 눈도 제대로 못 마주치더니, 갑자기 이렇게 당당하게 나온다고?

       

       ‘…약인가?’

       

       밤의 일족이 마신 원통의 겉에는 정열적인 붉은색의 황소가 뚜렷하게 그려져 있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항상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노벨피아에서 제공해준 표지의 밑색 버전…!! 받았습니다!! 우헤헤! 이건 미완성이니까 저만 볼겁니다…!! 독자님들은 완성본을 기대해주세요…!!!!

    – ‘신선우’님!!! 후원 정말로 감사합니다!!! 치킨…!! 감히 제가 이걸로 어찌 치킨을 사먹을까요…!! 모든 독자님들이 주신 후원은 작가의 소중한 창고에 차곡차곡 쌓아서 보관하는 중입니다…!! 마치 상장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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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Install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I Install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방치형 무기 만들기 게
Status: Ongoing Author:
Out of boredom, I download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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