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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74

       

       

       

       

       

       

       274화. 용이여 잠들어라 ( 1 )

       

       

       

       

       

       아르고스는 성지의 상공에 위치한 부유섬의 이름이자 부유섬에 위치한 궁전의 기묘한 이름이다.

       

       부유섬 아르고스에 위치한 궁전 아르고스.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이름인가 싶었지만, 본인이 그렇게 주장하기에 그냥 그러려니 하는 수밖에.

       

       소녀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으며 순진하고 맑은 영혼의 아이처럼 행동하는 알 수 없는 존재.

       

       그것이 아르고스에 대한 케니스의 평가였다.

       

       그렇기에, 케니스는 정말 진심으로 당황했다. 아르고스는 이곳, 심연에 있어서는 안 되는 존재였기 때문에.

       

       ‘아르고스?! 네, 네가 어떻게 여기에?’

       

       느려진 세상 속에서 따뜻한 바람은 케니스의 주변을 멤돌며 뺨 언저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히힛! 놀랐지? 언니 놀란 게 다 느껴져!》

       

       아르고스의 천진한 목소리가 바람을 따라 귓가를 간지럽혔다. 맑은 종소리 같은 웃음소리는 꽃다운 소녀의 그것처럼 맑고 투명하기 그지없었다.

       

       《근데 내가 말한 건 진짜야! 언니, 지금 힘이 필요하지?》

       

       필요했다.

       아주 절실하게, 더 강하고 강력한 힘이.

       케니스에게는 필요했다.

       

       ‘…필요해.’

       

       《좋아! 그럼 간다 언니!》

       

       간다니? 뭘?

       

       그런 의문도 잠시. 

       몸을 부드럽게 휘감던 바람이 어느 순간 사라졌다.

       

       그와 동시에,

       주변의 모든 것이 느릿하게 흘러가는 찰나의 순간 끝에서 세상이 본래의 속도로 돌아왔다. 

       

       “…!”

       

       당황할 틈도 없이 케니스는 본능적으로 검을 움직였다.

       

       낭창하게 초승달을 그리며 휘어지던 궤적이 부드럽게 이어지며 나아간다.

       주홍빛 불꽃에 휘감긴 케니스의 대검이 용왕에게 맞닿았다.

       

       카카카캉ㅡ!

       

       “크으윽ㅡ!”

       

       《──────!!》

       

       손끝에 와 닿는 강한 반발력. 아르고스에 잠시 정신이 팔렸던 케니스가 이를 악물고 강하게 대검을 붙잡았다.

       등에서 펄럭이는 날개가 더욱 거세게 케니스의 몸을 떠밀었고, 이에 비례해 반짝이는 별빛이 더욱 짙게 흘러나와 케니스의 주변을 온통 불태웠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한 줄기 유성처럼 용왕의 몸에 제 몸을 얼마나 밀어붙였을까.

       

       콰직!

       

       도저히 부술 수 없을 것 같던 용왕의 비늘에 커다란 금이 그어졌다. 까만 비늘 한 장에 커다란 사선이 그어지고, 그에서 시작된 거미줄 형태의 얇은 금이 퍼진다. 이윽고 한 장의 비늘이 완전히 부서졌다.

       

       콰지직, 쩌적ㅡ!

       

       이를 시작으로, 케니스의 대검이 긁은 비늘에서 바짝 마른 낙엽 부서지는 소리가 울린다.

       

       마치 도미노와 같았다.

       

       어느 하나에서 시작된 균열은 연쇄적인 반응을 일으키며 전체의 붕괴로 이어지는 법이다. 거대한 댐을 무너뜨리는 것은 작은 틈 하나에서 시작되는 것처럼.

       

       《───…!!》

       

       불길한 전조를 파악한 용왕이 거세게 몸을 뒤흔들었다. 이에 케니스는 혀를 차며 뒤로 물러나는 수밖에 없었다.

       

       “…치잇!”

       

       차르르르륵ㅡ 타캉!

       

       세 번째 사슬이 부서졌다.

       종말을 알리는 괘종시계처럼, 부서지는 사슬의 단말마는 차근차근 원정대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 !》

       

       부서진 사슬에 비례해 자유를 얻은 용왕. 

       좀 더 자유로워진 몸으로 거세게 난동을 부렸다.

       

       “케니스! 방금 그거 한 번 더 할 수 있어?”

       

       방금 전의 일격으로 용왕의 비늘에 긴 자상이 새겨졌다. 완전히 부서진 비늘이 한 장, 주변으로 금이 간 비늘이 수십 장.

       

       한 번.

       딱 한 번만 더 방금 전처럼 타격을 준다면 비늘을 완전히 깨부술 수 있을 것 같다.

       

       “…한번 해볼게요!”

       

       케니스가 각오 어린 말과 함께 불의 날개를 펄럭였다. 용왕의 주변을 빠르게 돌며 비늘이 깨진 자리를 노렸다.

       

       허나, 지성과 맞바꿔 짐승의 본능을 얻은 용왕은 케니스에게 쉽사리 틈을 보이지 않았다. 

       

       《───…》

       

       용왕이 낮게 울음소리를 흘리며 계속해서 케니스를 노려봤다. 

       

       ‘계속 나만 경계하고 있어. 이러면 도저히 틈이 없는데.’

       

       시간은 그들의 편이 아니기에,

       케니스는 애써 초조한 마음을 억눌렀다. 성급함은 일을 그르칠 뿐이었으니.

       

       휘잉.

       

       어디선가 불어온 따뜻한 바람이, 전장을 휘감았다. 심연의 독무를 몰아내는 온기를 품은 바람.

       

       《언니! 내가 너무 늦었지!》

       

       치열한 전장에 어울리지 않는 발랄한 소녀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비명과 고함이 가득한 전장에 들려온 소녀의 외침은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어디야…? 왜 갑자기 어린애 목소리가…”

       

       “모두 바짝 경계해라! 악마의 수작일 수도 있다! 전사들은 항마부를 확인하고, 사제들은 계속해서 정화 의식을 진행해라!”

       

       이미 한 차례 대악마의 수작에 놀아난 적이 있는 원정대는 경계를 끌어 올렸다.

       

       《푸르르륵ㅡ!! 내 이번에는 그리 쉽게 당하지 않을 것이오!》

       

       무력하게 대악마의 꿈에 당하여, 크게 망신당한 유니콘도 뿔에서 연신 번쩍이는 빛을 뿌리며 투레질했다. 투레질 한 번에 유니콘 주변의 독무가 계속해서 사라져간다.

       

       무엇 하나 할 틈도 없이 대악마의 수작에 놀아난 것이 썩 분한 모양.

       

       허나, 대악마가 아니었다.

       

       “위, 위에! 위에 뭔가 있다!”

       

       누군가의 외침에 모두의 시선이 하늘로 향했다.

       여느 때와 다를 바 없이 요사한 보랏빛 구름이 가득했어야 할 심연의 하늘에ㅡ

       

       “섬…?”

       

       “하늘에 섬…이 떠 있는 건…가?”

       

       거대한 섬이 고고하게 떠 있었다. 

       

       섬? 갑자기?

       어떻게 섬이 하늘에 떠 있는 거지? 저것도 악마의 수작인가? 혹시 환각…?

       

       “아르고스ㅡ!!”

       

       유일하게 부유섬을 알아본 케니스가 아르고스의 이름을 외쳤다. 이에 반응하듯, 부유섬에서 맑은 목소리의 소녀가 대답했다.

       

       《언니ㅡ!! 얼른 와!!》

       

       “오, 오라고?”

       

       왜 갑자기 오라는 거지?

       아까부터 계속해서 자기 할 말만 하는 아르고스의 의중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쿠그그그그…

       

       “어, 어?”

       

       부유섬이 점점 흔들리기 시작한다. 땅에 있는 사람들은 각도 탓에 부유섬에 있는 궁전 아르고스까지 볼 수 없었지만, 하늘에 있는 케니스는 똑똑히 볼 수 있었다.

       

       거대한 강철로 이루어진 궁전 아르고스가 거대한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며 천천히 그 형태를 바꾸고 있는 것을.

       첨탑이 사라지고 웅장한 외벽이 낮아지며, 궁전 내부에 소중히 보관하고 있던 것을 세상에 꺼낸다.

       

       “화로잖아…?”

       

       투명할 정도로 푸르게 타오르는 거대한 불꽃이 모습을 드러냈다.

       부유섬 아르고스의 심장이자 아르고스 자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얼른 오라니까!!》

       

       “어, 응! 지금 갈게!”

       

       다급한 아르고스의 외침에 케니스가 저도 모르게 답하며 날개를 펄럭여 부유섬으로 향했다.

       

       《───!!》

       

       이를 본 용왕이 그 어느 때보다 거세게 울부짖으며 거칠게 대지를 휩쓸었다. 느낄 수 있었다. 

       

       달콤한 향기를 흘리는 저 붉은 것보다, 갑자기 하늘에 나타난 저것이 위험했다. 

       

       위험하다.

       

       오직 그 생각만이 용왕의 머리를 가득 채웠다. 타탁-하는 불길한 불티가 용왕의 아가리에서 터져 올랐다.

       

       “! 안 돼! 용왕이 숨결을 뱉으려 한다!”

       

       《이히히힝ㅡ!! 처녀는 이 몸이 지킬 것이오!》

       

       《영감, 제발 순순히 죽음을 받아들여라!》

       

       유니콘과 이베르가 득달같이 달려들어 용왕의 아가리를 쳐올렸다. 하늘로 향한 용왕의 턱에서 거대한 불기둥이 치솟아 하늘로 사라졌다.

       

       타탓.

       

       유니콘과 이베르가 몸을 던져 시간을 벌어준 틈을 타 부유섬에 도착한 케니스가 재빨리 화로에 다가서다가 멈췄다. 여전히 뜨거운 열기가 피부를 쩌릿하게 태우는 것 같다.

       

       《언니 시간이 없어. 빨리 검을 던져!》

       

       “알겠어.”

       

       다급한 아르고스의 외침에 케니스는 묵빛 성검을 아르고스의 화로에 던졌다. 뜨거워서 다가갈 수 없었다.

       

       화륵ㅡ! 

       

       케니스의 묵빛 성검을 집어삼킨 푸른 불꽃은 점점 크기를 키우며 거세게 타올랐다. 이윽고 거대한 망치가 나타났다.

       

       거대한 망치를 본 케니스는 반사적으로 몸을 덜컥 떨었다.

       

       “마, 마마마마망치…!”

       

       그녀의 전 신검을 가루로 만들었던 망치다.

       

       반사적으로 손가락이 가늘게 떨렸지만, 케니스는 심호흡을 반복하며 애써 침착하려 노력했다. 그런 케니스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타캉ㅡ!!

       

       거대한 망치가 케니스의 두 번째 성검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

       

       

       

       “후우ㅡ”

       

       또도독…

       

       화면을 보며 길고 가늘게 숨을 내쉬었다. 이리저리 손가락 관절을 풀어주니 나뭇가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은은하게 몰려오는 긴장감과 약간의 후회.

       

       그것들을 최대한 날숨으로 뱉어내려 노력하며 화면을 노려봤다. 그곳에 자리한 것은 16개의 타일들. 지난날 나에게 악몽과도 같은 기억을 선사한 주역이다.

       

       ‘나는…’

       

       겁쟁이 클럽 우수회원이 됐다.

       

       찢어져 가는 통장을 견디지 못하고, 핑크빛 테디베어와 아기자기한 바비 인형이 가득한 겁쟁이 클럽으로 도망쳤단 말이다.

       

       어떻게 그 흔적을 지울까.

       

       뒤돌아 도망친 자에게 새겨지는 낙인은 이미 과거에 얼룩지게 남아 돌이킬 수 없는 흉터가 되었는데.

       

       ‘난… 난 겁쟁이 클럽 회원이다.’

       

       부정해서 무엇할까.

       난 이미 비겁하게 뒤돌아 도망친 겁쟁이거늘.

       

       ‘그렇다면 나는…’

       

       승리한 겁쟁이가 될 것이다.

       

       99,000원을 낼 돈이 없어서 도망친

       확실하게 보장된 승리에서 도망친 비겁자.

       

        [WEB발신]  카드 28,500원 일시불 승인. 

       

       화면 상단에 미리보기로 나온 문자를 바라보며 각오를 다졌다. 이것이, 저 돈은 정말 내 한계의 한계까지 쥐어짜 내서 나온 돈이다.

       

       내가 가진 모든 계좌에 굴러다니건 잔돈을 끌어모은, 그야말로 영혼을 다한 결제.

       

       이것이 나의 전력.

       

       “씨발…”

       

       불현듯 현타가 몰려와 욕을 내뱉고 말았다.

       

       월급의 절반이 적금으로 나가는 것만 아니었어도… 그렇지만 않았어도 훨씬 더 편하게 할 수 있었을 텐데.

       

       만약 내가 회귀해서 2년 전, 적금을 들기 전의 과거로 간다면 멋도 모르고 월급의 절반을 적금으로 묶어놓은 등신을 죽기 직전까지 패줄 것이다.

       

       개똥통 같은 머저리 녀석.

       

       아무튼.

       아득바득 모든 계좌를 박박 긁어서 결제한 스킬.

       

       《그대여, 내가 부른다 : 원하는 대상을 원하는 장소로 일정 시간 이동시킵니다. 이동하려는 대상과 장소에 비례해 신앙심을 소모합니다.》

       

       이 스킬을 상점에서 보는 순간, 가장 먼저 꽂힌 키워드는 ‘원하는 대상을 원하는 장소로 이동시킨다’는 부분이었다. 그에 비례한 신앙심을 소모하지만, 적힌 설명이 따르면 대상으로 지정할 수 있는 것이라면 뭐든 가능할 터.

       

       나는 거기서 하나의 방법을 떠올렸다.

       

       ‘아르고스를, 부유섬을 심연으로 불러온다면…?’

       

       케니스가 아르고스로 오는 것이 아니라, 아르고스가 케니스를 찾아간다. 그야말로 찾아가는 서비스.

       

       그렇게만 한다면 지난번 실패했던 ‘격상’을 시도할 수 있다.

       

       때마침 격상의 재사용 시간도 끝난 지금.

       나는 이것만이 슈퍼 겁쟁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싸움법이라는 걸 직감했다.

       

       “후우…”

       

       혹시나 싶은 상황에 약간 남겨놨던 신앙심을 탈탈 털어서 아르고스를 심연으로 불러왔다. 아르고스의 크기가 제법 커서일까,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리 여유롭지는 않았다.

       

       《남은 시간 : 02분 59… 58》

       

       3분.

       그 안에 격상을 끝낸다.

       

       “간다…”

       

       화면에 거대한 망치가 나타났다.

       16개의 타일, 한 번의 기회.

       

       스스로에게 묻는다.

       

       ‘기회는 이번 한 번뿐이야. 자신 있어?’

       

       답했다.

       

       “나한테는 언제나 한 번뿐이었어.”

       

       이윽고ㅡ

       

       나는 16개의 타일에서 가득 내려오는

       노트의 비를 맞이하였다.

       

       타타타탁-! 타닥, 타타타!

       

       ‘리듬을 따라가!’

       

       몸이 무의식에 가깝게 움직인다. 노트를 두들기는 기계처럼.

       

       검지와 중지가 화면을 바삐 움직이며 계단 형태로, 때로는 엇박으로 내려오는 노트를 정확하게 잡아냈다. 손가락을 찢어 벌리며 11개의 노트를 동시에 누르는 기행까지 벌인다.

       

       ‘생각하지 말고 움직여!’

       

       생각하면 안 된다. 내가 이 리듬을 어떻게 따라가고 있는지, 어떤 식으로 생각하면서 플레이하려는 순간 흐름은 끊어진다.

       

       침 삼키는 것과 혓바닥의 위치를 의식하기 시작하면 계속 신경 쓰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

       

       타타탁-! 타다다!

       

       퍼펙트, 퍼펙트, 굿, 퍼펙트.

       

       한눈 팔지 않는다. 할 수 있다. 두 눈이 빠져라 화면을 바라보며 노트를 두들겼다.

       

       두들기고, 두들기고, 또 두들겼다.

       노트의 비를 끝도 없이 헤아렸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1분? 2분?

       …어쩌면 아르고스의 남은 소환 시간이 초 단위로 남았을지도 모른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더 이상 노트가 내려오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하아, 하아아… 후우우ㅡ”

       

       그제야 참았던 숨을 한번에 몰아쉬는 것처럼, 탁 터져나오는 호흡을 뱉어냈다.

       

       이게 뭐라고 땀이 이렇게 나는 걸까. 모든 것을 하얗게 불태운 링 위의 복서처럼, 온몸에 힘이 쭉 빠지면서 그대로 눕고 싶다는 충동이 몰려왔다.

       

       “으아아아아…”

       

       16타일의 리듬 게임이라는 개 미친 억까와의 싸움.

       

       빰빠바밤ㅡ!!

       

       《격상 완료!!》

       

       《’스스로 잠든 용의 대검’이 서사 등급, ‘마침내 눈을 뜬 용의 대검’으로 격상됐습니다!!》

       

       내가 이겼다.

       

       – 차캉ㅡ!

       

       화면 속의 케니스가 당당하게 최초의 서사급 무기를 손에 들고,

       용왕을 향해 몸을 던졌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항상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신선우’님…!! 후원 정말로 감사합니다…!!! 특근이라니…!! 히에엑… 관리자는 사람의 마음을 모르는 것이 분명합니다…!!! 실로 독자 친화적이지 못한 관리자…!!! 꿀밤을 마구마구 때려주고 싶군요…!!! 기대하신 아르고스의 브레스는 안 나왔지만… 대신… 격상 성공 이벤트를 가져왔습니다…!! 히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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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Install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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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형 무기 만들기 게
Status: Ongoing Author:
Out of boredom, I download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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