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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85

       

       

       

       

       

       285화. 잃어버린 도시를 찾아서 ( 2 )

       

       

       

       

       

       “…개판이구만.”

       

       화면으로 보이는 한스와 이스칼은 아주 혼돈의 도가니였다.

       

       진품인지 짭인지 모를 그림에 여행 경비를 전부 쓴 이스칼과, 그걸 보고 화병 걸리기 직전인 한스.

       그 옆에서 실성한 듯 웃는 뚱보 중년까지.

       

       한심한 눈으로 바보 트리오를 바라봤다.

       

       ‘그건 그렇고 잃어버린 도시라…’

       

       흔히 있는 전설이다.

       

       아주 먼 고대에 번성한 고대의 도시가 있었고, 어느 날 멸망해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뭐 그런 내용의 전설 아니겠는가.

       

       이스칼이 알고 있는 전설도 대충 이런 느낌과 비슷한 것 같았고.

       

       슥- 스으윽-

       

       화면을 검지로 밀며 슥슥 움직였다. ‘세계 탐험 모드’에서는 한 번 안개가 사라진 지역에서 상당한 카메라 자율성을 보장한다.

       

       내가 마음만 먹으면 어떤 건물의 내부라도 들어갈 수 있었고, 울창한 숲과 깊은 호수라도 볼 수 있다.

       구태여 그럴 필요가 없어서 하지 않았던 것이지.

       

       ‘바닷속이라고 했지?’

       

       일단 한 번 살펴보기도 할까.

       

       대충 훑어본다는 느낌으로 카메라를 바닷속으로 움직였다.

       

       – 풍덩!

       – 꼬르르르릅…

       

       물에 잠기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화면에는 푸른 바다의 정경이 펼쳐졌다. 

       

       색색이 빛나는 산호와 저마다 기괴하게 생긴 마수가 가득한 바다. 언젠가 다큐에서 봤던 태평양의 모습과도 비슷한 것 같다.

       

       물고기 대신 이상한 마수… 그러니까 머리가 두 개 달린 뱀이나, 촉수에서 전기를 뿜어내는 해파리, 먹물 대신 독을 쏘아내는 오징어와 개불을 합친 것들만 뺀다면 말이다.

       

       ‘으음. 도시, 도시, 도시라…’

       

       비슷한 모양도 안 보인다.

       대충 훑어보는 것이기에 빠르게 움직이며 살펴봤지만, 도시 특유의 건축물이 보이지는 않았다.

       

       역시 전설은 그냥 전설인 걸까.

       

       ‘이런 판타지에서 전설은 사실 실존했다- 이런 게 국룰 아닌가?’

       

       살짝 김빠지는 느낌.

       동시에 전구 하나가 반짝이는 느낌이 들었다.

       

       도시, 전설의 고대 도시라…

       

       ‘으음…’

       

       내가 대충 훑어본바, 호루트 바다에 도시의 흔적은 없었다.

       예쁘게 반짝이는 산호가 많아서 보기는 좋은데, 그게 끝이다.

       

       잃어버린 고대의 도시, 성장, 초월, 모험…

       

       “…각이 나오는 것도 같은데.”

       

       머릿속에서 각본 하나가 살살 움직이며 견적을 뽑기 시작한다.

       요컨대 그거다.

       

       바닷속에 고대의 도시가 없다면, 내가 만들어서 두면 되는 거 아닐까?

       

       내가 만든 해저 도시를 찾아가는 길에서 이스칼과 한스가 여러 모험을 하고 그 경험을 통해 성장한다면.

       거기에서 ‘벽’을 부수고 성장한다면?

       

       …투자 대비 효율이 과연 얼마나 나올 것인지는 좀 생각을 해봐야겠지만.

       지금 생각했을 때는 썩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아니. 제법 재밌을 것 같다.

       

       쏴아아아ㅡ

       

       “아.”

       

       옆 칸의 물 내려가는 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렸다.

       

       문득 시계를 보니 벌써 시간이 꽤 흘렀다. 더 오랫동안 화장실에 있다가는 똥칸에 빨려 들어간 사람 취급을 당할 것이 분명했다.

       

       ‘일단 한 번 정도는 해볼 만할 것 같은데…?’

       

       도시에 대한 구상을 머릿속에 대략적으로 정리한다. 구체적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 

       어차피 멸망한 도시니까 대충 만드는 것이 오히려 좋으리라. 

       

       한번 물꼬를 튼 도시 구상은 끝도 없이 뻗어 나갔다.

       

       그저 작은 도시의 광장 수준에서 시작했던 것이, 어느새 거대하고 웅장한 도시의 폐허가 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날 밤.

       

       성지 드워프의 맏형, 오푸스 팔락은 위대하신 분으로부터 아주 멋진 이야기를 들었다.

       

       《도시를 만들거라. 나의 첫 번째 종이여. 시간에 허물어져 스러지고 무너진 폐허의 도시를 만들 거라.》

       

       “오오. 그대의 명을 받들겠습니다. 위대하신 분이여.”

       

       《도시의 웅장함은 사흘을 걸어서 꼬박 한 바퀴를 돌 수 있어야 하며, 벽돌과 대리석을 사용하거라. 웅장하되 차분해야 하며, 절제하되 화려하고 장엄한 도시의 모습을 갖춰야 하니.》

       

       “으, 으음… 아, 알겠습니다…”

       

       머리를 깊이 숙인 오푸스 팔락이 식은땀을 주륵주륵 흘렸다.

       

       꼬박 삼 일을 걸어 한 바퀴를 돌 정도의 도시면 크기가 상당할 것이다. 거기에 주재료는 벽돌과 대리석.

       여기까지는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 까짓거 이베르의 엉덩이춤을 보면서 열심히 하면 그만이니까.

       

       문제는 위대하신 분께서 말한 애매모호한 도시의 모습이었다.

       

       ‘웅장하지만 차분하게…? 거기에 절제했지만 화려하고 장엄한 미를…?’

       

       오푸스 팔락, 드워프 인생 1년.

       그는 지금 인생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

       

       《자아, 나의 첫 번째 종. 오푸스 팔락이여. 할 수 있겠느냐?》

       

       “어, 으, 아…”

       

       고민했다. 저게 도대체 무슨 추상적이고 애매모호한 말인지.

       화려한데 절제한 것은 무엇이고, 차분하지만 웅장하고 장엄한 것은 도대체 무엇인지.

       

       《드워프만으로는 힘들겠지. 필요하다면 엘프와 밤의 일족의 손을 빌려도 좋다. 너를 믿고 모든 것을 맡기겠노라.》

       

       “…어, 으극…”

       

       무겁다.

       위대하신 분의 신뢰가, 오푸르 팔락의 어깨를 무겁게 눌렀다.

       

       “하… 할 수 있습니다! 아니, 해내겠습니다…!”

       

       결국 질렀다.

       

       《좋다. 나의 첫 번째 종, 오푸스 팔락이여. 너에게 닷새의 시간을 주겠노라.》

       

       닷새. 다섯 번의 낮과 다섯 번의 밤.

       빠듯하다.

       

       온 드워프 형제가 달라붙고, 거기에 엘프와 밤의 일족까지 달려들어야 아슬아슬하게 가능할 것 같다.

       

       “바, 받들겠나이다…!”

       

       오푸스 팔락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려왔다.

       그것이 어떤 연유로 떨렸는지… 그것은 오직 오푸스 팔락만이 알 것이다.

       

       

       

       ***

       

       

       

       빈털터리가 된 한스와 이스칼, 산쵸는 터덜터덜 바닷가를 걸었다. 주린 배가 아우성치며 먹을 것을 달라고 난리다.

       

       “…저기, 한스 경. 우리 일단 뭐라도 좀 먹는 것이 어떤가…? 배가 고파서 정말 괴롭군…”

       

       “……뭔가를 사 먹을 돈이 있어야 먹지요. 어느 분께서 위대한! 전설의! 도시 그림을! 무려 금화 한 개로 사시는 덕분에! 여비가 하나도 없습니다!”

       

       “아, 아니… 그, 크흠… 미, 미, 미안하네…”

       

       뾰족하게 쏘아붙이는 한스의 말에 이스칼이 쭈그러들었다. 한스는 만신전에 보고서 올릴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렸다.

       

       금화 한 개를 벌써 다 썼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분명 만신전에서 엄중히 따지리라.

       

       ‘에휴… 난 모르겠다. 이스칼이 알아서 감당하겠지.’

       

       결국 한스는 생각하기를 그만뒀다.

       

       “도련님! 한스 경!”

       

       타타탁-

       

       북적이는 시장으로 갔던 배불뚝이 종자 산쵸가 활짝 웃으며 달려왔다.

       무슨 수로 구했는지 손에는 튼실한 물고기 세 마리를 들고 있었다.

       

       “이걸로 식사하시죠! 제가 요리하겠습니다!”

       

       “오오, 산쵸! 도대체 어떻게 구한 것이냐! 아, 아니지. 일단 내가 불을 피우겠다.”

       

       이스칼이 산쵸를 반갑게 맞이했다. 곧장 부싯돌을 부딪쳐 불을 피우는 이스칼.

       어째 모양새가 퍽 익숙해 보였다.

       

       “…생선을 도대체 어디서 사 오신 겁니까…?”

       

       “아이고. 한스 경, 편하게 말씀하셔도 됩니다. 저야 뭐 시종이니까, 이런저런 잡일에 능한 편이라서요. 시장에서 일을 좀 도와주고 대신 생선으로 받았지요.”

       

       “허어… 도대체 무슨 일을 하셨길래…”

       

       “뭐어. 생선 회치는 거랑, 물건도 좀 옮겨주고, 청소, 설거지..

        뭐 이런 일을 했습죠.”

       

       한스가 감탄을 흘리며 산쵸를 바라봤다. 생활력이라고 해야 할까.

       익숙하게 생선의 비늘을 손질하고 피를 빼면서 요리하는 산쵸의 모습이 조금 다르게 보였다.

       

       타닥- 타다닥!

       

       눈 깜짝할 사이에 완성된 생선구이. 무엇을 뿌렸는지 생선과 간단한 향신료만으로도 제법 고소한 맛이 났다.

       

       “크으으. 맛있어, 맛있군 산쵸! 역시 자네의 요리는 끝내줘.”

       

       “많이 드십쇼, 도련님.”

       

       연신 감탄을 뱉어내는 이스칼이 정신없이 먹기 시작했다. 배가 많이 고팠던 모양.

       

       “아! 맞아. 도련님. 아까 시장에서 일하면서 이상한 노인을 봤습니다요.”

       “이상한 노인?”

       

       이스칼과 한스는 열심히 요리를 먹으며 귀만 쫑긋 세웠다.

       

       “사람들이 노인을 보면서 계속 손짓하고 수군거리는데, 노인은 신경도 안 쓰고 이상한 벽보를 붙이고 다니더라구요. 뭐더라…? 잠시만요, 제가 챙겨왔습죠.”

       

       잠시 뒷주머니를 뒤적인 산쵸가 꼬깃하게 구겨진 종이 한 장을 꺼냈다.

       손으로 적어서 잉크가 뭉개진 벽보였다.

       

       “일이 바빠서 자세히는 못 봤는데, 아마 전설의 도시 어쩌고 하는 내용인 것 같아서… 일단 한 장 챙겨왔습니다요. 헤헤.”

       “이건…”

       

       이스칼이 벽보를 뚫어져라 바라봤다.

       

       

       『 호위, 용병, 칼잡이 구함 ㅡ 아틀라스에 대한 확실한 자료 보유 중.』

       

       전설의 해저 도시, 아틀라스를 찾아 떠날 용감한 전사를 구함.

       해저의 무수한 위험과 차가움 어둠이 도사리는 여정이 될 것임.

       보수는 여정의 결과에 따라 차등 배분 예정.

       관심이 있는 사람은 서쪽 부둣가에 위치한 ‘노인의 바다’라는 술집으로 올 것.

       

       – 에이홉 –

       

       

       

       “에이홉…”

       

       한스가 벽보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

       사라진 해저 도시를 향해 함께 떠날 이를 찾는 노인이라.

       

       벽보를 훑어본 이스칼의 눈동자가 반짝이기 시작했다. 망할 놈의 영웅과 위대한 여정 어쩌고 병이 도진 것이 분명했다.

       한스가 이마를 짚었다. 

       

       “한스 경, 한스 경! 이거! 이걸 좀 보게! 이것 참 기가 막힌 우연이군! 아니, 이건 운명이야! 여섯 번째 신께서 우리의 길을 인도하고 계심이 분명ㅡ”

       

       “예, 예. 알겠으니까 일단 좀 먹고 합시다, 우리.”

       

       “도련님, 여기. 생선이나 좀 더 드십쇼.”

       

       시큰둥하게 대꾸하는 한스와 산쵸.

       그들은 이스칼의 들뜬 기분에 맞춰주기에는 너무 배가 고팠다.

       

       적당히 배를 채운 후, 셋은 길을 물어 ‘노인의 바다’라는 술집으로 향했다. 도착한 술집은 그 이름처럼 노인과 흡사한 술집이었다.

       

       낡은 술집이라는 뜻이다.

       

       삐걱거리는 문을 밀고 들어가니 세월이 남긴 소금에 절여진 나무의 냄새가 물씬 풍겨왔다. 이름과 외형만큼 오래 묵은 술집이다.

       

       정오여서 그런 것일까.

       

       술집 내부에는 손님이라고 부를 만한 이들이 많이 없었다. 한가한 노인과 한량들이 시시덕거리며 술을 마시고 있을 뿐.

       

       “에이홉을 찾아왔소. 에이홉! 에이홉 여기 있소?”

       

       이스칼이 외치자 몇몇이 잠시 시선을 주다가 거뒀다.

       여기에 없는 걸까. 머쓱해지려는 찰나에 누군가 말했다.

       

       “그 미친 노인네는 위층에 있다네! 203호!”

       

       “고맙소!”

       

       “낄낄! 그 노인네 미쳐가지고 헛소리하는 거에 또 어중이떠중이들이 홀렸구만!”

       

       “으하하하하! 그러게 말이야!”

       

       일행의 뒤로 취객의 웃음소리가 퍼졌다.

       

       술집의 위층은 초라한 여관이었다. 몸만 누일 수 있는 아주 작은 방을 숙소로 개조한 공간이다.

       

       똑똑-

       

       “실례하오. 에이홉이라는 사람을 찾아왔소만. 벽보를 보고 왔소.”

       

       우당탕탕-!

       

       안에서 무언가 넘어지고 일으키는 소리가 들려왔다. 문 너머에서 한 노인이 다급하게 외쳤다.

       

       “자, 잠시만 기다리시게!”

       

       아주 짧은 시간이 흐르고, 문이 열렸다.

       

       “으음…”

       “이게 도대체 뭔…”

       

       방 안의 풍경은 그야말로 난장판.

       

       벽에 빼곡하게 붙은 온갖 그림과 지도, 꼬부라지는 글씨. 바닥에 널브러진 종이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 이리로 오게. 이쪽으로!”

       “시, 실례하오…”

       

       조금 말랐지만 탄탄하게 그을린 근육이 돋보이는 노인이 황급히 종이를 치우며 작게 자리를 만들었다.

       

       ‘이 종이랑 자료들은… 전부 아틀라스라는 도시에 대한 자료군.’

       

       힐긋 시선을 돌린 한스가 혀를 내둘렀다. 방 안을 가득 채운 것들은 모두 아틀라스에 대한 자료와 문헌, 서적이었다.

       

       “흠, 크흠. 벽보를 보고 왔다고 하셨나?”

       

       “그렇소. 아틀라스에 대한 확실한 증거를 갖고 있다고 하시던데.”

       

       “그렇지. 하지만 그 전에, 당신들이 믿을 만한 사람인지 내가 어떻게 확인하지? 모험가 등급패라도 보여주게.”

       

       어울리지 않게 형형한 눈빛의 노인. 한 손으로 슬그머니 단검 뽑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허리춤을 뒤적인 이스칼이 만신전의 펜던트를 꺼냈다. 백색 빛을 발하는 펜던트가 은은한 신성력을 뽐냈다.

       

       이를 본 노인의 눈이 수그러들었다.

       

       “이건 만신전의 것이군… 그렇다면 댁들은 성기사요?”

       

       “성기사는 아니고, 혹시 사도라고 아십니까?”

       

       “사도? 그, 번쩍거리는 무기 들고 다니는 작자들? 허어… 인제보니 당신네들 무기도 범상치 않구만.”

       

       노인이 새삼스러운 눈으로 이스칼과 한스를 바라봤다. 한 명은 커다란 타원형 방패를 등에 멨고, 한 명은 오른손에 붕대를 칭칭 감고 귀해 보이는 검을 들었다.

       

       ‘뭐. 그리 중요한 건 아니지.’

       

       실력은 확실해 보이니 좋은 것이다.

       그 외에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적어도 노인에게는.

       

       “그보다 에이홉. 아틀라스에 대한 확실한 자료를 가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걸 먼저 확인하고 싶은데요.”

       

       “그건 왜 보고 싶어 하지?”

       

       에이홉이 신경질적으로 되물었다. 생각보다 날카로운 반응에 한스가 살짝 당황했다.

       

       “우, 우리도 목숨을 거는 겁니다. 이 정도 자료 공유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잠시만 기다리게.”

       

       퉁명스럽게 답한 에이홉이 방의 구석에서 커다란 상자를 질질 끌고 왔다. 상자를 본 일행은 일제히 혀를 내둘렀다.

       

       ‘도대체 자물쇠가…’

       

       ‘병적이군.’

       

       상자에 걸린 자물쇠만 도합 열셋.

       

       에이홉은 열쇠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자물쇠를 풀었고, 상자 안에서 좀 더 작은 상자를 꺼내 자물쇠를 풀고… 또 그 안에서 상자를 꺼내서 자물쇠를 돌리고…

       

       그렇게 여섯 개의 상자를 열었을 때야 비로소 안에 숨긴 것을 볼 수 있었다.

       

       “……맹세하게. 여기서 본 것을,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죽을 때까지 비밀로 하겠노라고.”

       

       에이홉이 작은 상자를 품에 꼭 안고 말했다.

       

       그들을 의심하는 태도에 이스칼이 살짝 욱했지만, 산쵸가 발 빠르게 나섰다.

       

       “노인장. 우리 나으리들은 위대한 여섯 신을 모시는 분들이요. 우리의 말과 행동은 항상 여섯 신께서 보고 계시니, 걱정일랑 마쇼.”

       

       “…믿겠네.”

       

       조심스럽게 에이홉이 품 속의 상자를 열었다.

       천천히 아주 조심스럽게.

       마치 조개가 몸을 벌려 진주를 보이는 것처럼.

       

       “……어, 이건….”

       “….노인장. 도대체 이게 뭐요?”

       

       이스칼과 한스는 상자의 내부에 곱게 자리한 것을 보고 한참 뒤에 말문을 열었다.

       그들이 생각한 것보다 너무 의외의 것이 나온 까닭이다.

       

       “이건……. 그냥 물고기의 비늘 아닌가?’

       

       “반짝거리는 것이 예쁘긴 하네요.”

       

       아이의 손바닥만한 크기의 무지갯빛 비늘.

       에이홉은 커다란 물고기의 비늘을 그리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었다.

       

       “무슨ㅡ!! 그런 망발을! 이, 이건 그냥 물고기의 비늘이 아니야아!! 세상에서 가장! 가장 아름다운 여인의 비늘이라고ㅡ!!”

       

       목에 핏줄이 솟은 에이홉이 역정을 토하며 소리쳤다.

       에이홉의 침이 포물선을 그리며 사방으로 튄다.

       

       ‘치매구만.’

       

       ‘완전히 미쳤군.’

       

       ‘비늘이 저만한 물고기면 몇 인분이나 나올까?’

       

       일행은 잘못 왔다는 걸 직감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항상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태풍이 아주 비인간적입니다…!! 어째서 이런 날에도 출근을 시키는 것인지…!!!
    독자님들 모두 몸 다치지 않게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 ‘신선우’님…!!! 후원 정말로 감사합니다…!!! 특…근…!!! 그야말로 비인간적인 처우의 끝…!! 구아아아악ㅡ!! 퇴근하고 맞이하는 수면은 그야말로 꿀맛…!!! 태풍이 심합니다…!!! 모쪼록 다치시는 일 없도록 안전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인어의 번식…!! 그건 참으로… 흥미롭군요…!! 저도 잘 몰??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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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Install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I Install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방치형 무기 만들기 게
Status: Ongoing Author:
Out of boredom, I download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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