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319

       

       

       

       

       

       319화. 프리즌 브레이크 ( 3 )

       

       

       

       

       

       《……?》

       

       탄탈로스로 향하는 지옥문을 지키는 수문장, 암석 거인과 그의 동료 사냥개.

       

       그들은 너무나도 느닷없이 안쪽에서 열린 지옥문에 잠시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고 말았다.

       

       지옥문이 무엇인가.

       오직 탄탈로스로 향하는 이를 위해서만 열려야 하며, 바깥에서 나오는 이에게는 열리지 않아야 하는 문이다.

       

       《문이… 열렸… 다?》

       

       지옥문에서 커다랗고 괴상한 회색 물체가 튀어나왔다.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사태에 암석 거인이 고장 난 것처럼 서 있다가, 재빨리 일어나서 회색 괴물을 향해 몸을 던졌다.

       

       《────!》

       

       “ㅡ!! 키아아악ㅡ!! 너는 뭐,냐아!!”

       

       커다란 암석 거인이 육중한 몸을 앞세워 회색 괴물을 위에서 짓눌렀다. 이시디움에게 쫓기며 모든 힘을 다한 회색 괴물이 당황하여 발버둥 쳤다.

       

       《탄탈로… 스에서 … 어떻게 나온… 거냐!!》

       

       “키샤아아악!! 놔, 놔라아ㅡ!!”

       

       암석 거인의 단단하고 무거운 몸이 감옥처럼 회색 괴물을 조여온다. 감히 상상할 수 없는 무게가 회색 괴물의 몸을 단단하게 가뒀다.

       

       철퍽철퍽.

       

       허나, 회색 괴물의 몸은 부정형. 형태가 고정되어 있지 않은 찰흙 같은 특성을 지니고 있다.

       

       암석 거인을 떨쳐내려 발버둥 치던 회색 괴물이 몸을 액체처럼 흐르도록 조작하여 암석 거인의 품에서 벗어나려 했다.

       

       《어림도… 없다!》

       

       그르르륵… 쿵!

       

       암석 거인을 이루고 있는 거대한 암석이 스스로 움직이며 커다란 상자 같은 형태를 이루었다.

       순식간에 커다란 암석 감옥이 만들어졌다.

       

       “캬흐야아아아악!! 이, 이이이익!! 너! 돌멩이 주제, 에!!”

       

       팅! 티티티팅!

       

       암석 거인의 신체로 이루어진 감옥 안에서 불똥 튀기는 소리가 무수하게 들려왔다.

       

       참격이며 바람과 둔화, 저주, 수면, 얼음과 불꽃 등의 능력을 사방으로 터뜨리며 회색 괴물이 발광했지만, 암석 거인의 몸에는 작은 생채기만을 남겼을 뿐.

       

       암석 감옥은 도무지 부서질 기미가 없이 굳건하게 버텼다.

       이는 암석 거인이 지옥문을 지키는 문지기였기에 가능했다.

       

       문지기라 함은 문을 지키는 자. 

       마땅히 문을 수호하고자 할 때 본래 역량의 이상을 발휘했다.

       

       “도대체에에에에!! 캬햐아아아아악!!”

       

       간신히 탄탈로스를 벗어났다고 좋아하던 회색 괴물이 분통을 토했다. 도대체 균열 한번 잘못 통과했다가 이게 무슨 개고생이란 말인가!! 

       

       저 거지 같은 곳이 도대체 뭐길래!

       까만 갑옷에 용암 거인, 머리 세 개 달린 거인에 이어서 이제는 암석 거인까지!

       

       아주 징그러운 녀석들만 모여서 자신의 발목을 붙잡지 않는가!!

       

       쿠구구구…

       

       암석 거인의 감옥에 갇힌 회색 괴물은 천천히 짓눌려 잔뜩 찌그러진 정육면체의 형태가 되었다. 찰흙을 틀 안에 넣고 꾹 누른 듯한 모습이다.

       

       “키르르르륵!! 크아아!”

       

       분하다. 화가 난다.

       

       머리 셋 달린 거인에게서 도망치다가 상처를 입지만 않았더라도!

       이런 바위쯤은 금방 부술 수 있었을 것이다.

       

       카가가각! 카각! 카그극!!

       

       균열을 열려고 했지만 충분한 공간이 확보되지 않아 불가능하다. 

       슬슬 조바심이 몰려온다. 간신히 도망치기는 했지만, 아직 검은 문의 바로 앞이다.

       

       잘못하면 자신도 ‘감옥’이라고 불렸던 곳에 잡혀갈 수 있는 것이다.

       

       거기까지 생각이 닿은 회색 괴물이 더욱 다급하게 암석 거인의 감옥을 발톱으로 할퀴었다. 일단 작게 생채기 난 곳을 계속 긁으며 탈출을 시도할 생각이었다.

       

       “…ㅡ컹컹!”

       

       《나는… 괜찮…다…》

       

       사냥개가 걱정스럽게 쳐다보자, 암석 거인이 태연하게 대꾸했다. 자신의 육체는 위대하신 분께서 빚은 지고의 거석이며, 이곳은 지옥문의 앞.

       

       고작 괴물의 발톱에 뚫리지 않는다.

       

       카가가각!

       

       ‘안에… 있는 용암 거인… 형제들…은… 무사할… 지…’

       

       다만 암석 거인은 그것이 걱정이었다. 도대체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런 녀석이 문을 열고 탄탈로스에서 뛰쳐나왔단 말인가.

       

       애초에 지옥문을 어떻게 열었는지도 의문이다.

       

       《너는… 밤의 기병… 대를… 불러오…거라…》

       

       암석 거인은 냉정하게 상황을 파악했다. 

       자신으로서는 녀석을 붙잡고 있는 것이 최선이다.

       

       용암 거인 형제들과 심판자 이시디움께서는 탄탈로스에서 나오지 못하는 몸이니, 밤의 기병대가 도와줘야 했다.

       

       암석 거인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던 사냥개가 컹컹ㅡ! 용맹하게 울부짖더니 바람처럼 뛰쳐나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밤의 기병대가 올 것이다. 그때까지 버티기만 한다면 된다.

       

       카가가각!! 칵! 카각!!

       

       《으… 음…》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눈치챈 것인지, 암석 거인의 감옥에 갇힌 회색 괴물이 더욱 난동을 부렸다.

       

       암석 거인이 바위가 갈라지는 듯한 신음을 토했다. 아까보다 녀석의 힘은 더욱 강해지고, 발톱이 날카로워졌다.

       

       ‘이 무슨… 괴물…!’

       

       갇혀있는 그 짧은 시간 동안 강해졌다고?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었다.

       

       “쿠르르르륵…!! 너, 바위 녀,석!! 감히ㅡ!!”

       

       암석 거인의 감옥 안에서 회색 괴물이 거칠게 요동쳤다.

       

       키아아아악-!

       

       이치에서 벗어나 세상에 존재할 리 없는 핵이 거칠게 몸을 떨었다. 핵이 진동하는 소리는 여인의 새된 비명처럼 들리기도 했다.

       

       핵에서 시작된 파문이 점차 커지며 회색 괴물의 몸 전체로 퍼져 나간다. 이윽고 부정형의 몸은 커다란 심장처럼 일정한 주기로 맥동을 시작했다.

       

       쩍, 쩌적ㅡ

       

       암석 거인의 몸에서 불길한 파열음이 퍼진다. 안에서 퍼져 나오는 진동이 암석 거인의 몸을 조금씩 좀 먹고 있다.

       

       《끄… 으윽… 으으음…!》

       

       암석 거인의 입에서 낮은 신음이 터졌다. 

       

       아직 버틸 수 있다.

       아직은.

       

       

       

       ***

       

       

       

       다각! 다각! 다각! 다각!

       

       짙은 어둠을 망토처럼 두른 밤의 기병대가 초원을 질주했다. 그들이 따라가는 것은 거무튀튀하고 미묘한 악취.

       

       그들의 전우 수십을 잡아먹은 회색 괴물의 체취를 따라 맹렬하게 추격하고 있던 와중이었다.

       

       척.

       

       선두에서 달리던 단장이 정지 신호를 보냈다. 무언가 이상하다.

       

       “……ㅡ?”

       

       갑자기 냄새의 방향이 바뀌었다…?

       

       한참이나 코를 킁킁거리던 단장이 고개를 휙 돌리며 어딘가를 응시했다. 분명 저 멀리서 나던 악취였는데, 한순간 그 방향이 바뀌었다.

       

       기병대가 출발한 곳에서 냄새가 난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ㅡ!”

       

       회색 괴물이 자신들을 기만하고 탄탈로스 방향으로 갔다는 의미였다!

       

       이를 깨달은 단장이 다급하게 말 머리를 돌렸다. 감히 밤의 기병대를 기만하다니, 속에서 천불이 끓어올랐다.

       

       녀석의 냄새를 쫓아 탄탈로스에서 한참이나 남쪽으로 달려온 참이다. 한시라도 빨리 탄탈로스로 돌아가야 했다.

       

       이히히힝!

       

       단장의 급한 마음을 아는 것인지, 그의 군마가 크게 울부짖으며 땅을 박찼다. 

       

       다각! 다각! 다각!

       

       약이 잔뜩 오른 기병대가 한 줄기 흑풍처럼 몰아쳤다. 앞길을 가로막는 강이며 산은 가볍게 뛰어넘는다.

       

       그렇게 길을 되돌아 한참이나 달렸다.

       

       “ㅡ컹컹! 으르르… 월월!”

       

       도중에 온몸이 까만 사냥개를 만났다. 탄탈로스의 문지기와 함께 다니는 사냥개다.

       

       한참을 쉬지 않고 달렸는지 사냥개는 하얀 거품을 질질 흘리며 다리를 덜덜 떨고 있었다.

       

       “으르르… 월월! 크르르…”

       

       무엇을 말하는지 알 것 같다. 

       단장이 조심스럽게 사냥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ㅡ문지기가 괴물을 붙잡고 있는가.

       

       “……”

       

       “끼이잉…”

       

       단장의 손길에 안심한 사냥개가 스르르 눈을 감았다. 조심스럽게 사냥개를 품에 안은 단장이 다시금 군마를 재촉했다.

       

       “……!”

       

       암석 거인 수문장, 탄탈로스의 입구를 지키는 문지기.

       

       그가 과연 얼마나 회색 괴물을 붙잡고 있을 수 있을까.

       

       이히히힝ㅡ!

       

       군마가 다시금 바람처럼 달렸다.

       

       

       

       ***

       

       

       

       “……음, 우음…”

       

       끔뻑끔뻑

       

       졸린 눈을 억지로 뜨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세상 제일가는 천하장사도 들기 어려운 것이 졸린 눈꺼풀이라.

       안간힘을 다해 정신을 차리려 노력해도 잠기운은 도무지 가실 기미가 없다.

       

       “…….으으음….”

       

       애써 팔다리를 쭉쭉 펴고 볼을 때리며 일어나려 노력했다.

       그럼에도 몽롱하고 안락한 잠이 계속해서 내 정신을 붙잡고 늘어진다.

       

       그저 편하게 잠이나 자면 좋겠지만, 도무지 잠을 잘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 있다.

       

       “……도대체 왜 이렇게… 하암… 기분이 더럽지?”

       

       깊은 잠에 빠진 와중에도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가슴 한쪽이 찝찝했다.

       

       마치 방구석에 있는 바퀴벌레를 봤을 때처럼. 혹은 자기 직전에 모기 소리때문에 깼을 때처럼.

       

       내 방에 도둑이 들어와서 난장판을 치고 간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

       

       무중력의 허공에서 꿈틀꿈틀 몸을 비틀어 열심히 자세를 바로잡았다. 끈적한 불쾌감과 잠에서 깨고 말았다는 울분이 합쳐져 참을 수 없는 충동이 몰려온다.

       

       “하… 도대체 무슨, 아니. 내가 직접 보고 만다… 하암…”

       

       다시 잠이 몰려온다. 

       아직 힘을 소화하는 중이다. 억지로 잠에서 깨어났기에 오래 깨어있을 수 없다.

       

       뭔지는 몰라도 빨리 해결하고 다시 잠이나 자러 가야지.

       

       화악-!

       

       손짓을 따라 커다란 거울이 생겨나 건너편의 모습을 비춘다.

       보고자 하는 것은, 이 불쾌감의 원인.

       

       우주에서 빛나는 일곱 개의 별이 눈동자처럼 빛나며 지성을 굽어본다.

       

       “…허?”

       

       아니 이게 도대체 뭐야?

       

       거울 너머로 보이는 것은 용암이 이글거리는 탄탈로스.

       내가 직접 만든 차원이자 감옥이었으며, 하우징하는 것에 엄청난 정성을 들인 장소.

       

       그런데 지금… 거울 속 탄탈로스는 사방의 벽이 푹푹 파이고 부서지고 무너지고 있다.

       용암 호수는 넘쳐흘러서 온 사방을 불태우고, 심지어 간수 역할을 하는 용암 거인 중 하나는 죽어있었다.

       

       “아니 시발 내 탄탈로스가!!”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오늘은 즐거운 한가위…!! 모두 행복한 연휴 되시길 바랍니다…!!

    – ‘신선우’님…!! 후원 정말로 감사합니다…!! 집 나오면 그야말로 개고생… 거기에 더불어 천라?지?망?? 비슷한 것까지 펼쳐졌으니… 그야말로 궁지에 물린 생쥐같은 모습…!! 회색 괴물은 억울하다…!! 억울한가?? 아닌가?? 아무튼..!!
    오늘을 시작을 제법 긴 연휴가 시작됩니다…!! 부디 즐겁고 행복한 연휴, 명절이 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다음화 보기


           


I Install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I Install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방치형 무기 만들기 게
Status: Ongoing Author:
Out of boredom, I download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