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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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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65화. 쌍검은 만병지황 (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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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끼르르르륵, 끼르륵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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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높을 하늘을 빙빙 비행하는 괴조는 한참이나 침입자를 찾아 눈을 부라렸다. 

        하지만 울창한 나무들을 뚫고 작은 인간을, 그것도 온몸에 진흙을 바르고 있는 이들을 찾아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들이 노련한 사냥꾼에 탐험가라면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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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ㅡ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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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이드의 수신호와 함께 저 멀리서 챙, 채앵하고 높은 금속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귀에 찢어질 듯 높은 고음. 괴조가 단번에 머리를 돌려 소음의 근원지를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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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끼르르르르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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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게 날개를 펼친 괴조가 땅을 쓸어버리듯 강하한다. 활짝 펼쳐진 날개는 땅에 커다란 그림자를 드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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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녀석의 가장 성가신 점은 날개. 제일 먼저 날개를 봉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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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콰하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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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카로운 부리와 발톱을 내세운 괴조가 커다랗게 솟은 나무를 피해 점점 고도를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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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흙 속에서 이를 가만히 바라보던 셰이드가 벼락같이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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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이다! 그물을 뿌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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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촤르르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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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이드의 호령이 떨어지자, 높은 가지의 곳곳에 숨어있던 부하들이 강철 그물을 던졌다. 숙련된 장인들이 며칠이나 두들겨서 만든, 거미줄보다 정교하고 무쇠보다 튼튼한 특제 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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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끼르르륵?! 끼르르륵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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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조의 날개에 그물이 얽힌다. 당황한 괴조가 날카로운 깃발을 세워 그물을 끊으려 했지만, 애당초 괴조를 위해 특별 제작된 그물이다. 쉬이 끊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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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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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개에 그물이 얽혀 땅에 떨어진 괴조가 발버둥 쳤다. 거대한 덩치로 난동을 부리니 순식간에 작은 공터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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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심하지 마라! 이제 겨우 시작이다! 그물이 버티는 동안 녀석의 날개에 접착탄을 퍼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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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촤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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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이드의 호령에 부하들이 커다란 통 수십 개를 던졌고, 이를 화살로 쏴 터뜨렸다. 까맣고 끈적한 접착제가 괴조에게 한가득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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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끼르르르르ㅡ!! 끼르르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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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끈적한 접착제가 깃털 사이에 엉겨 붙어 단단히 굳어간다. 미친 듯이 난동을 부리던 괴조의 움직임이 점점 둔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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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취독이랑 수면탄을 퍼부어라!”

        “던져! 존나 던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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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부림치는 괴조를 향해 무수한 마취독과 수면탄이 쏟아진다. 하나하나가 독하기 짝이 없는 것들이다. 세 방울이면 성인도 반나절 기절하는 극독이 비처럼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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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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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촤르르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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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높은 가지에 매달려 있던 커다란 암석이 떨어지며 괴조의 날개와 몸을 두들겼다. 괴조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몸을 뒤틀었다. 뼈와 근육이 부서지는 소리가 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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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안심할 수 없다.

        녀석은 마경의 우두머리 괴물, 과할 정도로 신중을 가해도 부족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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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끼르르… 끼에에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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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녀석이 기어서 도망친다!”

        “구멍으로 유인해! 창으로 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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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방의 주변은 미리 깊게 파둔 구덩이로 가득하다. 뾰족한 가시와 창을 빼곡하게 박아둔 곳으로 괴조가 몸을 꿈틀거리며 기어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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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콰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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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다란 굉음과 함께 괴조가 깊은 구덩이로 빠졌다. 하늘을 향해 박힌 창과 가시에 괴조의 붉은 피가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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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녀석이 구멍에 빠졌다!”

        “계속 찔러! 빠져나오게 두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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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득달같이 달려들어 괴조가 올라오지 못하도록 찌르고 벤다. 그럴수록 괴조의 몸에서 피가 울컥울컥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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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끼르르르륵! 키흐르르… 키그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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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접착탄에 몸이 굳었고, 마취독과 수면탄을 처맞고, 암석으로 온몸을 두들겨 맞았으며, 창으로 몸이 뚫리고도 한참이나 난동을 부리던 괴조가 조금씩 잠잠해졌다. 이윽고 녀석의 불길한 황금 눈이 완전히 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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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 대장. 죽은 것 같은데요?”

        “쉿. 아직 건드리지 마라. 이런 녀석들은 영악해. 죽은 척하는 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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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이드가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겼다. 머릿속으로는 사냥꾼의 원칙을 되새겼다.

        사냥꾼은 자신도 사냥당할 수 있음을 잊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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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천천히, 신중하게 괴조를 탐색한다.

        그리고 작게 경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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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부상인데, 괴조의 가슴팍은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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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흡, 눈동자의 떨림, 심장박동과 근육, 몸의 움직임… 모두 느리고 불규칙적이다. 이 정도로 몰아세웠는데 그냥 기절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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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독하게 퍼부은 마비독과 수면탄의 잔흔이 셰이드의 정신마저 몽롱하게 할 지경이다. 이렇게나 독한 것들을 직탄으로 맞았는데도 살아있는 질긴 생명력에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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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은 것은 아니지만… 기절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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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보다 쉽고 빠르게 마무리된 괴조의 사냥에 셰이드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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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아… 우선 괴조가 기절한 사이에 녀석의 숨통을 끊겠다. 잠에서 깨어나지 않도록 단번에 죽여야 하니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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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이드가 부하들을 향해 말하며 괴조를 등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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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것이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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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단장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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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악하는 부단장의 얼굴, 무기를 겨누는 부하들이 시야를 스친다.

        셰이드는 반사적으로 옆을 향해 몸을 던졌다. 본능적인 판단이었고, 이것이 그의 목숨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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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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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이드가 몸을 던지기 무섭게 황금색의 깃털이 날아들었다. 아슬아슬하게 스친 옆구리에서 화끈한 열감이 터져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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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조가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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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은 듯 얌전하던 괴조는 어느새 황금색 눈을 사이하게 빛내며 똑바로 셰이드를 노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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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죽은 척을 했던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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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름 끼칠 정도로 영악한 녀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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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광 구슬!! 섬광 구슬을 터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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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하들이 허리춤에서 작은 구슬을 꺼내 괴조를 향해 던졌다. 밝은 빛과 함께 높은 고음이 세상을 가득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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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을 감고 있던 셰이드는 빠르게 상황을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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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물, 그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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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끊어진 그물이 바닥을 구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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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비한 함정을 모두 견뎠다. 비상시로 가져온 섬광 구슬도 모두 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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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리 준비한 함정을 모두 퍼부었는데도 잠깐 기절하는 것이 전부였다.

        셰이드가 큰 대검을 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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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제 와서 도망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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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망치지 못한다. 섬광으로 잠시 눈을 멀게 했을 뿐. 머지않아 회복할 것이고, 괴조의 기동성이라면 자신들을 순식간에 따라잡을 것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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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장. 오늘은 어째 쉽게 끝난다고 생각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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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끼르르르르르ㅡ!! 끼르르르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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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광 구슬의 효력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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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덩이를 박차고 올라온 괴조의 몸에서 불길한 황금빛이 흘러나왔다. 황금 나무의 신성력을 빨아먹은 괴조가, 꽁꽁 숨기고 있던 제 힘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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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조의 깃털들이 황금빛을 머금으며 파르르 떨렸다. 이를 본 셰이드의 머리칼이 쭈뼛 솟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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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길하다.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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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 엎드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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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슈우우웅! 꽈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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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사적으로 엎드린 20명의 머리 위로 황금색 광선이 스쳐 지나갔고, 엎드리지 못한 7명은 상반신이 사라진 채 비틀거리다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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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씨발! 제이슨! 홉킨!! 레이크!!”

        “정신 차려라! 당장 일어나! 이대로 뒤질 셈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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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이드가 얼이 나간 부하들에게 욕을 퍼붓고 발길질하며 억지로 정신을 차리게 만들었다. 살아 돌아가려면 정신을 바짝 차려도 모자랄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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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 씨발… 뭐 저런 미친 괴물 새끼가 다 있어! 나,나는 갈 거야. 이건 미친 짓이라고!”

        “인제 와서 혼자 도망친다고 살 수 있을 것 같냐!”

        “흐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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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기가 떨어져 도망치려는 녀석들은 두들겨 패서라도 붙잡는다. 인제 와서 도망쳐 봤자 마경에 득실거리는 마수의 한 끼 식사가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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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 똑바로 봐라! 녀석이 괴상한 수작을 부리기는 했지만, 녀석의 상태도 정상이 아니야! 우리의 함정이 충분히 통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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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이드의 말대로, 구덩이를 박차고 올라온 괴조의 몸은 정상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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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다란 날개는 꺾이고, 몸 곳곳에 구멍이 뚫려 피가 줄줄 흐르고 있었다. 거기에 독한 마비독과 수면탄의 영향으로 이리저리 흔들리는 머리와 때때로 풀리는 눈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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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산이 있다.

        아니. 지금이 아니면 언제 기회가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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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녀석을 지금 놓치면 두 번 다시 이런 기회는 오지 않는다! 죽은 척을 할 정도로 영악한 놈이 또 함정에 걸릴 것 같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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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냥꾼은 사냥감을 다 잡고 나서야 모습을 보이는 법이지만, 항상 계획대로 사냥이 흘러가지는 않는 법.

        가끔은 이렇게 거칠게 굴러야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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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히려 지금이 아니면 녀석을 잡을 수 없다! 녀석의 날개를 봐라! 녀석은 허세를 부리고 있는 거다. 제대로 날지도 못하는 닭대가리의 모가지는 쉽게 비틀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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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이드의 말에 부하들이 서서히 사기를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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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반에 집중적으로 노린 괴조의 날개는 형편없이 부러지고 뒤틀려 있었다. 날지 못하는 괴조, 방금의 괴상한 능력만 주의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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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 무기를 들어라! 오늘 우리는 저 건방진 새대가리의 모가지를 들고 돌아간다!”

        “에이씨. 인생 한 번 죽지 두 번 죽냐! 오늘 한번 제대로 날 잡았구먼!”

        “씨잇펄. 단장! 돌아가면 진짜 비싼 술로 사는 거요! 내가 진짜 이거 몇 배로 받아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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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하들이 하나둘 무기를 든다. 셰이드가 힘차게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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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 집중해라! 기회는 단 한 번이다! 녀석의 기동력이 형편없는 수준이니, 이걸 무기로 삼는다!”

        “오우! 단장! 작전이 뭐요!”

        “우리가 녀석보다 우월한 기동성을 무기로 삼는다! 저 짧은 새 다리로 뛰어봤자, 울창한 삼림으로 들어가면 제 속도를 내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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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이드가 등 뒤의 울창한 숲을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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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으로 도망친다! 도망치면서 녀석의 신경을 긁어 계속 체력을 빼 탈진을 시킬 것이다!”

        “니미 저 괴물을 탈진시키려면 죽어라 뛰어야겠구먼!”

        “침대 위였으면 괴조고 나발이고 내가 아랫도리로 다 죽여버리는 건데!”

        “지랄. 너 3분 조루잖아.”

        “…그걸 네가 어떻게 알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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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르르르르르르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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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조가 다시 한번 온몸에 황금빛을 모으며 괴성을 토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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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개해라! 산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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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이드와 부하들이 부채꼴로 퍼지며 숲으로 달렸다. 그들의 뒤를 따라 화살이며 창이 날아들어 괴조의 몸에 박혔다.

        ​

        푹! 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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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끼르르으으으으으ㅡ!!

        ​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저 작고 하찮은 벌레들이 감히 자신을! 마경의 제왕인 자신을!!

        ​

        그 순간 괴조는 깨달았다.

        이 작은 침입자들의 목적은 자신을 죽이는 것이 아니다. 자신을 죽이고 황금 나무를 빼앗으려고 하는 것이다!

        ​

        황금 나무를 빼앗아? 나에게서?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저 황금 나무는 자신의 보물이자 둥지이며 오직 자신의 것!

        ​

        괴조의 황금색 눈이 분노와 광기로 차오른다. 괴조가 성치 않은 몸을 이끌고 인간들을 쫓아 숲으로 달려갔다. 쿵쾅거리는 굉음이 괴조의 뒤를 따른다.

        ​

        피슈우우우우웅!! 쾅, 콰쾅!!

        ​

        직선으로 뻗어오는 괴조의 광선을 피해 잽싸게 구른 셰이드가 외쳤다.

        ​

        “거리를 유지해라! 녀석에게 우리를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거리를 유지해!”

        “그게 그렇게 쉽겠냐고ㅡ!!”

        ​

        끼르으으으으으!!! 끼햐아아아아!!

        ​

        울창한 숲 너머로 셰이드와 부하들, 괴조의 울음소리가 점점 멀어졌다.

        ​

        ​

        ​

         * * * * *

        ​

        ​

        ​

        단장 셰이드를 포함하여 27명이나 떠난 개척 야영지는 무척이나 조용했다. 간간이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벼락 멧돼지나 피칼 늑대 따위가 보였지만, 그 정도는 남은 인원으로도 충분했다.

        ​

        “으어, 커, 흐으읍… 후욱…!”

        ​

        저마다 휴식을 취하거나 무기를 점검하는 이들 사이에서, 홀로 캠프를 열심히 달리는 발리안이 눈에 띄었다.

        ​

        얼마나 달렸는지 입에서는 단맛이 올라오고, 들숨과 날숨을 마시느라 입안이 바싹 말라버렸다. 하지만 발리안은 이를 악물고 계속 캠프를 달렸다.

        ​

        “어이ㅡ! 발리안! 그만 뛰고 와서 쉬어라! 그렇게 뛰다가 골병든다!”

        “허흐읍, 커흑, 하, 한 바퀴만ㅡ 더 후읍! 뛰고요!”

        ​

        얼굴이 하얗게 질리고 다리는 후들거리는 주제에 기어이 발리안은 캠프 한 바퀴를 더 달렸다. 

        바닥에 발라당 쓰러진 발리안이 거센 호흡을 내뿜었다.

        ​

        “저 녀석 갑자기 왜 저러는 거야?”

        “몰라. 단장님이 개척 탐험 나간 이후부터 갑자기 저렇게 뛰기 시작하던데?”

        ​

        아무도 모르는 발리안의 속내.

        그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간밤의 꿈을 떠올리고 있었다.

        ​

        – “직언하죠. 지금 당신의 체력은 그냥 허접쓰레기 그 이하예요. 예전에 창 배운 걸로 무기를 그럭저럭 쓰는 것 같은데, 체력이랑 지구력이 수준 이하라고요.”

        – “허, 허접쓰레기…”

        ​

        – “지금 당신의 수준에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저한테 스무 합 이내에 공격을 성공시킬 수 없어요. 그러니까 우선 그 쓰레기 같은 체력을 좀 길러요.”

        – “크, 크으으윽…!”

        ​

        날카로운 팩트가 발리안의 가슴을 난도질했다. 입이 있지만 무슨 말을 하겠는가. 수련을 게을리한 자기 잘못인 것을!

        ​

        꽈악.

        ​

        애꿎은 흙을 움켜잡은 발리안이 다짐했다.

        기필코! 체력을 길러서 그 망할 악귀 마녀의 면상에 칼자국을 내주겠다고.

        ​

        뭐.

        발리안이 혼자 구국의 결심을 하든지 말든지. 야영지에 흐르는 분위기는 매우 조용하고 느긋했다. 군기를 잡아야 할 고참들이 셰이드와 함께 모두 나선 까닭이다.

        ​

        “흐아아. 조용하구먼.”

        “그러게… 그런데 그런 말을 하면 꼭 무슨 일이 하나씩 일어나던데.”

        “그런 거 다 미신이야 미신.”

        “…그런가?”

        ​

        그리고.

        ​

        삐이이이이이익ㅡ!!

        ​

        날카롭고 째진 소리가 찢어지듯 울리며 야영지의 평화를 찢어버렸다. 늘어져 잠을 자던 사람도, 무기를 손질하던 사람도 벌떡 몸을 일으켰다.

        ​

        높고 째지는 소리를 내는 화살.

        ​

        “효시(嚆矢)! 효시다! 효시가 울렸다!!”

        “선배들이 비상 지원을 요청하고 있어! 무기를 준비해!”

        “빨리 움직여!! 바로 나간다!!”

        ​

        벼락 맞은 것처럼 움직이는 이들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비상 지원 요청으로 사용하는 신호탄이 사용됐다.

        ​

        그것도 베테랑 27명이 뭉친 탐험대에서.

        ​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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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둘러 가죽 갑옷을 걸치는 발리안의 얼굴 또한 절로 굳어졌다. 긴장으로 굳은 손가락을 애써 움직이며 마른침을 삼켰다.

        ​

        여러 보조 무기와 임시 함정 등을 한가득 챙긴 이들이 순식간에 야영지 앞으로 모였다.

        ​

        “바로 출발한다! 신호가 울린 곳으로 가자!”

        “…꿀꺽.”

        ​

        수 없이 봤던 그로아나 마경이지만, 오늘은 그 분위기가 어쩐지 더욱 음침하고 질척하다. 숲의 그늘에 헤아릴 수 없는 악의가 가득한 기분.

        ​

        “어, 어서 가자고! 서둘러…!”

        ​

        임시로 단장을 맡은 이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평상시의 마경과 분위기가 다르다. 팽팽하게 긴장된 숲의 공기에 절로 몸이 굳어간다.

        ​

        키에에에에에에엑ㅡ…

        ​

        기분 탓인지, 울창한 수림의 그림자 너머에서 광기에 찬 포효가 들려온 것 같다.

        ​

        ​

        ​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항상 봐주셔서 정말 엄청나게 무지막지하게 감사합니다…!!

    – ‘신선우’님…!! 후원 정말로 감사합니다…!! 기??만?? 오엑… 작가쟝은 그런거 잘 몰루??요?? 제가 아는 야스는 뜨끈한 물로 샤워한 다음에 치킨이랑 맥주를 먹는 것이 야스입니다…!! 닼소 계열 게임들은 언제느 재밌지요…!! 스카이림 또한… 좋지요…!! 바닐라 모드로 해보려다가 포기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주말간 한번 더 시도해야겠네욧…!!
    그 수련법을 쓰면… 발리안은 대머리가 될 것 같은데욧…??!! 히에에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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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Install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I Install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방치형 무기 만들기 게
Status: Ongoing Author:
Out of boredom, I download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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