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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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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70화. 쌍검은 만병지황 (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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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르르르르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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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조가 구부러진 날개를 넓게 펼치며 괴성을 토했다. 벌어진 아가리에서 쏟아지는 것은 검붉은 핏물과 뒤섞인 분노와 고통.

        발리안은 쌍검을 움켜쥐고 과감하게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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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검의 힘을 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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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맹하게 외치는 그의 신위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벼락이었다. 두 자루의 벼락을 날카롭게 벼려 땅으로 떨어지는 폭풍이 이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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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검을 역수로 잡은 발리안이 괴조의 목 언저리를 스치듯 지나가며 벴다. 단단한 깃털과 질긴 근육을 베어 가르는 감촉이 여실히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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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칫. 조금 옅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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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리안이 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움직임에 괴조가 반응하여 고개를 뒤로 젖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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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햐아아아아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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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통에 몸부림치는 괴조가 거칠게 몸을 흔들었다. 발리안은 공중제비를 두어 바퀴 돌며 뒤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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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아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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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릿속으로는 제가 휘두를 수 있는 횟수를 생각한다. 아직 발리안의 체력으로는 20번 넘도록 검을 휘두를 수 없다.

        이마저도 최대한 넉넉하게 센 것이다. 격렬하게 움직이면 더 줄어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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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멀리서 셰이드 단장이 은밀하게 기척을 죽이며 기어 오고 있었다. 온몸에 바른 진흙과 상처에서 흐른 붉은 피가 뒤섞여 진홍빛 밀가루 반죽 같은 형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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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금만 더 시선을 끌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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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이드의 수신호를 알아들은 발리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쌍검의 우월함을 입증하는 것도 중요했지만, 일단 살아나가는 것이 제일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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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장님에게 괴조의 숨통을 끊을 수가 있다고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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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리안이 자신의 쌍검으로 괴조를 사냥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결말이겠지만. 아무리 상처를 입었다고는 해도 괴조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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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이이이잉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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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를 울리는 불쾌한 이명. 괴조의 몸이 황금빛으로 뒤덮인다.

        뒷덜미가 송글해지는 감각과 동시에 발리안이 반사적으로 몸을 엎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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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정이다 발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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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정? 무엇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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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닥에 엎드린 채 보이는 괴조의 눈동자. 높은 곳에서 발리안을 내려보며 비웃는 기색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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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씹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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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곧바로 바닥을 굴렀다. ‘콰앙!’ 굉음과 피부를 아릿하게 찔러오는 열감, 깊게 부서진 대지의 잔흔이 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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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이 미친 닭대가리 새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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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조의 눈에 어렴풋하게 아쉽다는 기색이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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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금은 괴조가 낮은 각도로 광선을 발사했다. 지금까지 계속해서 일직선으로 광선을 날렸기에 반사적으로 엎드린 것이었는데.

        셰이드의 외침이 아니었다면 발리안은 발리안 구이가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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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얌전히 내 쌍검의 희생양이 되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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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 쌍검을 굳게 쥔 발리안이 괴조를 향해 달려들었다. 가까이서 본 괴조의 박력은 엄청났다. 

        커다랗게 드리운 그림자와 형형하게 빛나는 황금빛 눈동자, 온몸이 부서지고 구멍이 뚫렸음에도 우두머리의 기세는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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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르르르르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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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조가 괴상하게 뒤틀린 날개로 뛰어오르며 날카로운 발톱을 앞으로 뻗었다. 높이 뛰어오른 괴조가 발톱을 마구 휘두른다.

        눈에 실핏줄이 튀어나온 발리안이 허리를 부러지기 직전까지 젖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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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샤샷! 콧잔등과 볼에 얇은 실선이 그어지며 핏방울이 튀어 오른다. 화끈한 열상에 멈출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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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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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리안이 이를 악물고 팔을 휘둘러 쌍검을 교차로 휘둘렀다. 기예에 가까운 자세에서 쏟아진 참격이 네 번. 그중 세 번은 괴조의 발톱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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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다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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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르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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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 좋게도 쌍검에서 화염이 피어오르며 괴조의 상처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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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르햐아아아아! 키햐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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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명을 지른 괴조가 절뚝이며 물러났다. 이에 기세를 잡은 발리안이 맹수처럼 득달같이 따라붙었다.

        전투는 흐름이다. 이 흐름을 놓치면 언제 다시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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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딜 가려고! 내 쌍검 맛 좀 보고 가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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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그재그로 땅을 박찬 발리안이 거칠게 호흡을 내쉬며 쌍검을 내질렀다. 붉은 쌍검이 허공에 어지러이 궤적을 그린다. 궤적이 교차하는 만큼 괴조의 몸에 상처가 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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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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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장이 흥분한 황소의 그것처럼 쿵쾅거린다. 폐와 기도를 바쁘게 오가는 호흡에서는 점점 단맛이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발리안은 스스로 체력이 거의 다 떨어져 가는 것을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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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장님은 도대체 언제 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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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서 이만큼 녀석을 붙잡았으면 충분한 것 아닌가? 도대체 언제까지 괴조의 시선을 잡아둬야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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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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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이드의 위치를 확인하려 했던 발리안의 표정이 구겨졌다. 잠깐 틈을 주니 괴조의 고개가 다른 이들을 향해 돌아가려고 한다. 이래서야 잠시라도 쉴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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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리안이 쌍검을 고쳐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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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시는 호흡은 깊고, 길게.

        내쉬는 호흡은 짧고, 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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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것은, 쌍검의 위대함을 알리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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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캉카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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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부딪힌 쌍검의 날에서 주홍빛 불티가 유성우처럼 튀어 오른다. 불쾌한 소음에 괴조가 눈을 부라리며 발리안을 노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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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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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지를 박차는 발리안을 향해 괴조가 고개를 높이 쳐들더니 쏜살같이 부리를 내리 쪼았다. 기겁한 발리안이 쌍검을 교차하여 막아냈지만, 덩치에서 오는 무식한 힘에 한참이나 뒤로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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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끼햐아아아악ㅡ! 절뚝이며 달려온 괴조가 날개를 펴며 제 꼬리를 활짝 펼치기를, 마치 황금으로 빚은 거대한 부채와도 닮은 모습이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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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리안은 그 아름다운 부채가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것을 보며 황급히 바닥을 굴렀다. 농부의 갈퀴처럼 대지를 스친 괴조의 꼬리가 땅을 주욱 긁고 지나가며 깊은 상흔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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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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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멍하니 그 잔혹한 파괴를 바라보던 발리안이 쾅! 지면을 밟아 몸을 띄웠다. 가쁜 호흡에 시야가 핑 돌기 시작한다. 턱 끝에 내몰린 호흡에 폐가 터져버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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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이 공중에 뜨기 무섭게 괴조의 커다란 꼬리가 다시 한번 거칠게 지면을 쓸었다. 휘릭 몸을 돌려 물구나무처럼 선 발리안이 중력과 제 무게를 이용해 쌍검을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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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식도, 검술도 정형화되지 않은 날것의 검술이 괴조의 꽁지깃을 난도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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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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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덜덜 손이 떨리는 것을 발리안이 애써 부여잡았다. 쿵쾅거리는 심장이 머리를 울린다. 누군가 머리에 대고 북을 쳐도 이렇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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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읍, 후욱…! 흐으으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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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져 나오는 들숨과 날숨은 거진 괴성에 가까울 지경.

        힐끗 눈동자를 굴려 셰이드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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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이지 않는다.

        어디로 간 것인지 알 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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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득. 다시 쌍검을 잡은 발리안이 괴조를 향해 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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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아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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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져 나오는 괴성에 춤을 추는 쌍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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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보다 수 배는 거대한 괴조의 날개와 부리, 덮쳐오는 꼬리를 이리저리 구르고 뛰어올라 피하는 발리안의 모습은 아슬아슬한 곡예와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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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륵-’ 눈에 핏줄이 터져 세상이 붉게 변한다. 발리안은 되려 호탕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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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윽! 사람의 눈이 두 개인, 허억… 이유는! 쌍검이 두 자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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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가가가각! 카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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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조의 발톱을 쳐내며 저도 이해할 수 없는 헛소리를 내지른다. 반쯤 무아의 경지로 움직이는 발리안의 머릿속은 오로지 쌍검, 쌍검, 그리고 눈앞의 괴조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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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걸로ㅡ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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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에서 침이 줄줄 흐르고 다리가 후들거린다. 풀린 손을 애써 부여잡고 다시 한번 괴조를 향해 쌍검을 내질렀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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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했다 발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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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연 괴조의 곁에 있던 수풀이 벌떡 일어나더니 셰이드가 되었다. 아니. 수풀이 셰이드로 변한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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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몸에 진흙과 오물, 풀잎을 덮어 수풀로 위장한 셰이드가 몸을 일으킨 것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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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긋지긋한 닭 대가리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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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높이 뛰어오른 셰이드가 한 손에 단단히 묶어둔 유리병을 뻗었다. 노리는 곳은 괴조의 가슴팍에 깊게 파인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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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곳에 이 병을 넣고 터뜨리기만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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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괴조가 벼락처럼 날개를 휘둘러 셰이드의 손을 쳐냈다. 손목에 묶여 있던 유리병이었지만, 이제는 유리병에 묶인 손목이 되어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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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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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마 처음부터 알고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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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짧게 비명을 토한 셰이드가 끔찍한 고통에 잠깐 멈칫하더니 득달같이 달렸다. 그의 몸에 붙어있던 손목이 떨어진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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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 손을 던진다는 기이한 경험을 해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적어도 셰이드는 자신이 이런 것을 겪어보리라고 생각한 적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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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끄윽. 받아라 발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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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직선으로 날아간 셰이드의 손목과 단단하게 묶인 유리병을 발리안이 받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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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까지 했으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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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목을 받은 발리안이 떨리는 손으로 쌍검 한 자루를 놓았다. 빈손으로 단장의 허전한 손목을 든다. 유리병 때문인지 무게가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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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르르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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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산하게 울어 재끼는 괴조가 눈을 번뜩이며 셰이드와 발리안을 노려봤다. 잔뜩 부풀어 오른 깃털은 하나하나가 칼날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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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회는, 크윽. 딱 한 번이다.”

        “흐, 흐흐흐. 원래 인생은 한 번, 후윽! 이죠. 허읍… 쌍검은 두 번 몰아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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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선을 교환한 발리안과 셰이드가 동시에 땅을 박찬다. 괴조를 사이에 두고 앞뒤로 달려오는 형국. 잠시 당황하던 괴조가 이내 발리안을 향해 몸을 부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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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이이이잉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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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번이나 들어 익숙한 고음과 전조 현상. 허나 발리안은 계속해서 앞으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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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쐐애애애엑-!’ 저 멀리서 수평으로 올곧게 날아온 창 한 자루가 괴조의 날개에 깊숙히 처박혔다. 예상치 못한 일격에 괴조가 비명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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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던져! 손에 잡히는 건 전부 던지라고 이 등신들아!”

        “너희 목숨을 다른 사람에게 맡겨두려고 하지 마라!! 뭐라도 거들어! 무기가 없으면 돌이라도 던지라고!!”

        “엄마는 니미! 집에 가서 엄마 젖을 빨면서 찾아! 얼른 움직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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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멀리서 탐험대 선배들이 신입들의 엉덩이를 뻥뻥 걷어차며 손에 잡히는 것들을 닥치는 대로 던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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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조의 시야가 분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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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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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장의 손목을 입으로 옮겨 이빨로 물었다. 주륵 입 안에 퍼지는 뜨거운 액체를 애써 참아냈다. 가빠진 호흡에 비릿한 쇠 맛이 섞여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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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식간에 가까워진 발리안을 흠칫 바라본 괴조가 부러진 날개를 휘둘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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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멍청한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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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에서 달려든 셰이드가 외팔로 단검을 꺼내 괴조의 눈을 쑤셨다. 예리한 단검은 괴조의 황금빛 동공을 무자비하고 부드럽게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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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ㅡㅡㅡㅡ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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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마 말할 수 없는 괴성에 고통이 진득하게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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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동 부리는 괴조를 피해 한 팔로 묘기처럼 땅을 짚어 셰이드가 멀찍이 물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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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발리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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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쑤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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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조의 몸에 박혀있던 창을 뽑아 한 손으로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쌍검을 겨눴다. 창을 잡으니 몸이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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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묘하게 창끝을 흔들고 회전하여 꿰뚫는 일련의 동작이 부드럽게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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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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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리는 것은 괴조의 가슴에 커다랗게 뚫린 구멍. 그 커다란 구멍을 창으로 한 번 더 꿰뚫어 녀석의 숨통을 향해 창을 쑤셔 박는다. 창대의 절반이 괴조의 몸으로 사라졌다.

        ​

        “하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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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련 없이 창을 놓은 발리안이 괴조의 뻥 뚫린 가슴 안에 셰이드의 손을 던졌다. 단단히 묶인 유리병도 함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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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물가물 흔들리는 시야. 호흡은 고사하고 어떻게 서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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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흐, 흐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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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리안은 터져 나오는 웃음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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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이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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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자루만 남은 쌍검을 벼락같이 휘둘러 괴조의 가슴팍, 셰이드의 손목에 묶인 유리병을 향해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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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 궤적을 그리며 쏘아진 쌍검은 붉은 유리병을 깨뜨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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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콰아아아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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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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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부시도록 거대한 폭발을, 마치 별이 죽어가며 만들어내는 화려하고 잔혹한 파괴를 만들어내며 괴조를 집어삼켰다.

        ​

        “쌍검의… 승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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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로 넘어가며 중얼거리는 발리안을 셰이드가 받아냈다. 셰이드는 여전히 한쪽 손목이 허전한 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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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 하하하하! 잘했다 발리안! 정말 잘했어!”

        “흐… 흐흐. 그러면, 쌍검… 이 위대한 무기… 라는, 것… 을… 이,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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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어라 웅얼거리다 까무룩 기절한 발리안을 보며 셰이드가 헛웃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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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진해서 쓰러지기 직전에도 쌍검을 예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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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 이 미친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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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 말하고 있다만 셰이드의 입꼬리는 슬쩍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

        “단장! 단장! 살아있슴까?! 단장!!”

        “야, 빨리 뛰어와!! 부목 만들어 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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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곧 주변으로 부하들과 신입들이 우르르 달려와 한바탕 소란을 떨었다. 저마다 한 번씩 떠들어도 수십인데, 속사포처럼 떠들어대니 머리가 지끈거릴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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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고! 우리 단장 손모가지가 날아갔네!!”

        “끙. 겨우 손 하나다. 목숨값으로는 싸게 먹힌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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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이드가 괜찮은 것을 확인하자 부하들은 이리저리 움직이며 발리안을 임시 들것으로 옮기고, 괴조의 사체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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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손목이 무슨 작두로 자른 것처럼 깔끔하게 잘렸어?”

        “이러면 카드놀이 할 때 단장이 밑장 빼면 어떻게 손모가지를 쳐야 하는 거지?”

        “반대손을 치면 되는 거 아니야?”

        “오.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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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가 지끈거리는 대화 수준에 셰이드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

        “그만!”

        “어우 놀래라.”

        “외팔이가 목청도 크셔.”

        ​

        새삼스럽지만 외팔이는 그들 사이에서 꽤 흔한 부상이었다. 다리가 없거나, 눈이 없는 이도 제법 많았으니까.

        오히려 단장이 될 때까지 사지가 멀쩡한 셰이드가 특이한 부류였다.

        ​

        능청스럽게 낄낄거리는 부하들을 노려본 셰이드가 앞으로의 행동을 지시했다.

        ​

        “후… 일단 괴조의 사체에서 발톱이나 깃털만 챙기고 최대한 빠르게 여기서 빠진다. 괴조의 피 냄새가 곧 수림에 퍼질 테니 마수가 몰려올 거다. 여기 있으면 전부 마수 밥이 될 거야.”

        “그거야 뭐 당연한 거고… 그럼 역시 황금 나무 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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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이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까지 와서 지긋지긋한 괴조까지 죽였는데 물러나는 것은 언어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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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송이들 잘 챙기고… 좀 쉬다가 바, 바로… 황금 나무 쪽… 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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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써 말을 이어가던 셰이드가 고개를 푹 숙였다. 지혈했다지만 피를 너무 흘렸고 거기에 탈진까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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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음. 기절했구먼.”

        “자아! 다들 빠릿빠릿하게 움직이자고! 시간이 없어!”

        “등신아! 누가 발톱을 그렇게 뽑으라고 했어! 그렇게 뽑아도 되는 건 네 등신 같은 대가리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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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하들은 셰이드가 시킨 것을 이행하기 위해 아직도 얼타고 있는 신입들의 엉덩이를 뻥뻥 걷어차기 시작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항상 봐주셔서 정말 엄청나게 무지막지하게 감사합니다…!!!

    – ‘신선우’님… 후원 정말로 감사합니다…!!! 팬티만 입은 망자… 오오 그들을 조심하십시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최종 결전 장비로 무장한 이들이 아닌, 천 한 장을 걸치고 부러지긴 직도를 든 거렁뱅이들이니…!! 무협에서 아이와 노인, 여자를 조심하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죠…!!
    발리안이 그 정도 수준에 닿으려면 아직 한참 먼 것 같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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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Install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I Install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방치형 무기 만들기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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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 of boredom, I download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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