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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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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84화. 기원 (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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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작하여 게거품을 물고 쓰러진 발리안을 발로 슥슥 밀어 구석으로 치운 셰이드는 활짝 웃으며 케니스를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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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사 케니스가 누구인가. 

        당대 대륙의 영웅을 말하라고 한다면 한 손에 드는 인물이다.

        그녀가 쌓아 올린 무수한 전설과 신화적인 전투는 노래와 연극으로 만들어져 저잣거리에 울렸으며, 그녀의 타오르는 붉은 머리카락은 하나의 상징처럼 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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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가 자주 가는 단골 식당의 메뉴가 성도를 대표하는 음식이 되었다는 것은 케니스의 영향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사례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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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험단을 운영하는 셰이드가 잘 보여서 결코 손해 볼 상대는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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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섯 신, 아니. 하나 된 분의 영광이 있기를. 반갑습니다 용사님. 저는 작은 탐험단을 이끄는 셰이드라고 합니다. 평소 용사님의 무용을 흠모하던 차에 이렇게 뵙게 되어 크나큰 영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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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앗, 하하. 그렇게 격식 있게 하시지 않으셔도 돼요. 하나 된 분의 은총이 있기를. 반가워요 셰이드 씨, 저는 케니스라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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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니스는 팔을 붕붕 저으며 셰이드의 지나친 격식에 살짝 거부감 있는 태도를 보였다.

        셰이드는 케니스의 반응을 머릿속에 꼼꼼하게 기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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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하. 용사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염치 불고하고 조금 편하게 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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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이드가 슬쩍 미소를 지으니 그의 미소가 매력적으로 빛났다. 거친 환경에서 오래도록 지낸, 그것을 이겨낸 수컷의 향기가 그윽하게 피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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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니스, 아니ㅡ 크흠. 용사님. 오는 길에 유니콘이 말썽을 부리지는 않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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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스가 은근슬쩍 셰이드와 케니스 사이에 끼어들었다. 

        그 반응에 셰이드의 눈동자가 잠시 한스와 케니스를 왕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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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

        나이를 먹으면 느는 것은 눈치와 주름살이라. 제법 세월의 풍파를 겪었다고 자신한 셰이드는 한스와 케니스 사이에 오가는 달달구리한 향기를 예민하게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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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히히힝. 불쾌하군 주인이여. 이 몸은 지상의 그 어떤 것보다 처녀에게 무해한 존재! 처녀를 수호하는 이 몸을 의심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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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니콘이 저를 많이 배려해줘서 되게 편하게 왔어요. 그런데 설마 한스가 더 빨리 왔을 줄은 몰랐네요. 세상에 땀 좀 봐. 설마 계속 뛰어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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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 아뇨. 땀? 땀은 하나도 안 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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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만히 있어 봐요. 내가 손수건으로 닦아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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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 말하면서 케니스가 총총 다가와 작은 천으로 한스의 얼굴 이곳저곳을 닦는 것이 아닌가.

        셰이드는 이 풍경을 보며 어쩐지 이빨이 썩어간다는 착각을 느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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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니스와 한스는 타인 앞에서 추태를 보였음을 깨닫고 후다닥 멀어졌다. 이미 볼 것을 다 본 셰이드는 태연하게 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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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만신전에 대악마에 관한 편지를 보낸 것은 맞습니다만, 두 분이 저를 허풍쟁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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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신전에서 손 꼽히는 무력의 존재가 둘이나 몸소 행차했다. 만신전이 대악마의 현신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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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이미 대악마는 사라지고, 웬 열매 하나만 남았으니.

        두 거물을 헛걸음하게 만든 셰이드의 입장은 굉장히 난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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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이드로부터 사정을 들은 한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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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악마가 엘프로 변하고… 그 엘프는 열매로 변했다. 거기에 카르타할? 이라는 자는 하늘의 균열 너머로 사라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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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스는 머리를 긁적였다. 

        열심히 달려왔건만 상황은 모두 정리된 이후라니. 안심이 되기도 했지만 조금 허탈한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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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번 아리오크라는 대악마처럼 무시무시하게 강한 녀석일 줄 알고 유언장까지 쓰고 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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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스는 성도에 돌아가면 그 유언장부터 바로 불태워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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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저쪽에 있는 엘프분들이랑 좀 말을 나눠봐야겠네요. 저 황금 나무도 그렇고… 여기 있는 건물들도 그렇고. 뭔가 익숙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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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니스는 황금 나무 주변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엘프들에게 다가갔다. 은근슬쩍 케니스와 함께 엘프들에게 가려는 유니콘을 한스가 강하게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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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헉! 주인이여! 나를 놔주게! 어서! 나에게는 사명이 있단 말이네! 처녀! 처녀들을 수호하고! 그들의 꽃이 영원할 수 있도록 나는 지켜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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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헛소리 하지 마. 넌 얌전히 나랑 같이 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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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니콘이 있는 힘껏 발버둥 쳤지만, 용왕의 의수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결국 기진맥진한 유니콘이 먼저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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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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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이드는 꿀꺽 침을 삼켰다. 유니콘이 난동을 부린 주변의 땅이 쩍쩍 갈라지고 부서졌다. 말이 날뛴 것이 아니라 고목이 쓰러진 것 같은 모습이다.

        이를 태연하게 한 손으로 막은 한스의 괴력은… 차마 가늠하기도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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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이드 씨. 조금 전에 대악마가 엘프의 모습으로 변했다고 하셨는데, 조금 더 자세히 들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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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예. 처음에는 날뛰던 대악마를 엘프들이 화살로 꼬챙이를 만들어서 제압했습니다. 이후에는 황금 나무가 무슨 빛을 번쩍이면서 대악마를 향해 가지를 가까이하더니, 갑자기 대악마의 촉수와 피부가 변하면서 엘프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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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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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스는 머릿속으로 셰이드가 설명하는 장면을 상상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자신이 보았던 한 대악마의 최후와 비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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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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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있을 적에는 붉은 피부의 대악마였지만, 죽음에 가까워졌을 때는 초록 피부의 오크로 죽은 대악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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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촉수로 가득 덮인 흉측한 모습이었지만, 황금 나무에 의해 엘프의 모습으로 변한 테니아, 라는 대악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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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 다 대악마에서 다섯 종족 중 하나의 모습으로 변했다.

        …이것이 과연 우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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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스는 어떤 하나의 가정을 떠올렸다. 매우 발칙한… 동시에 지금 악마에 대한 모든 인식과 가설, 이론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가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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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악마가 둘씩이나 죽으면서 다섯 종족의 모습으로 되었다는 건…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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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오래전, 대악마들이 혹은 그냥 다른 악마들이 다섯 종족이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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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석하게도 한스는 자신의 가설을 증명할 수 있을 정도로 신학에 조예가 깊지 못했다. 한스에게 꾸준히 신학을 가르쳤던 데모닉이 알았다면 내다 버린 시간에 안타까워했을 것이지만, 다행히 데모닉은 저 멀리 떨어진 성도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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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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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아뇨. 아닙니다. 그냥, 조금 재밌는 생각이 하나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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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이드는 의아하게 한스를 바라봤다가 이내 고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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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니스를 바라보는 한스의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옆에서 유니콘이 불만스러운 듯 뿔로 한스의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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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륵… 주인이여, 내 순결과 처녀의 수호자로서 충고하건대, 허튼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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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무슨 생각을 했다고 그러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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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야 당연히… 그, 입에 담기도 망측하고 불경한! 크르릅! 오, 온 세상 처녀의 적! 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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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연 입에 게거품을 문 유니콘이 뿔을 앞세워 한스에게 돌진했다. 한스는 태연하게 이를 받아치며 부드럽게 업어쳤다. 박수가 절로 나올 정도의 업어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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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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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니콘을 땅에 쑤셔 넣어버린 한스가 가볍게 손을 털며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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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이드 씨. 죄송하지만 성지까지 같이 가주실 수 있을까요? 원래는 서면으로 보고서를 적으려고 했는데… 일이 생각보다 커지고 복잡해진 것 같네요. 괜찮다면 만신전에 직접 와서 말씀을 해주시는 것이 조금 더 괜찮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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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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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이드는 흔쾌히 승낙했다.

        탐헌단의 단장으로서, 같은 신의 무기를 받은 사도로서 만신전과 좋은 인연을 유지해 손해를 볼 것은 전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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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침 케니스도 엘프들과 이야기가 끝났는지 총총 뛰어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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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스. 아무래도 일이 저희 생각보다 훨씬 더 복잡한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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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스와 케니스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모든 일이 끝난 이후였다.

        문제는 그 모든 것들의 후폭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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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금 지상에 돌아온 엘프와 황금 나무, 그들이 작업장이라고 부르는 오두막, 대악마가 엘프로 변한 것, 카르타할이라는 전직 조교의 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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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스와 케니스는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저 대악마만 때려잡으면 될 줄 알았는데, 훨씬 더 많은 뒷사정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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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이 좀 많이 복잡해졌는데…… 이거 넘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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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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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스와 케니스는 말없이 시선을 교환하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

        암묵의 시선 교환에서 이루어진 대화는 둘 이외에는 이해할 수 없었고, 따라서 셰이드는 얼떨떨한 기색으로 성지로 가는 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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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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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우씨. 무슨 건물들이 죄다 새하얗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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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헤이. 이 촌놈들. 쪽팔리니까 입 좀 닫아라. 성지 처음 와본다고 아주 소리를 지르지 그러냐?”

        ​

        그리하여 셰이드와 그의 부하들, 발리안은 한스와 케니스를 따라 성지에 도착하였다.

        부단장은 입을 헤 벌리고 주변을 둘러보는 부하들에게 핀잔을 주기 바빴다. 다만 발리안은 열심히 눈동자를 굴리며 앞서 걸어가는 케니스를 눈에 담지 않으려 부단히도 노력하고 있었다.

       

       “…발리안. 너 괜찮은 거 맞냐?”

       

       

       “아! 예! 예?! 아, 아아! 저, 저는 괜찮습니다! 망, 망치만 없으면! 망치가 없으면! 하하! 피할 수 있다면!!”

       

       

       “?”

       

       

       여전히 알 수 없는 말을 뱉었지만. 

       뭐. 증상 자체는 훨씬 나아진 것 같으니 일단 셰이드는 발리안에 대해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

        “에잉 촌놈들. 이러다가 제국에 가면 아주 까무러치겠구먼.”

       

       부단장은 촌스러운 반응을 보이는 부하들이 창피한 것인지 투덜거렸다.

        ​

        한스와 케니스는 이들의 반응이 익숙한지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다. 

        오히려 다른 생각을 하기에 바빴다.

        ​

        “뭐라고 말하면서 넘기죠 이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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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 일단 자연스럽게 인계하면서 저희는 어디로 도망가죠? 한 사흘 정도 도망치면 못 잡을 것 같은데.”

        ​

        서로 볼을 딱 붙이고 속닥거리는 소리에 유니콘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처녀의 수호자 앞에서 저러는 꼴이라니. 늠름하게 솟은 일각수가 울부짖으며 당장 한스의 배에 구멍을 뚫으라 외치고 있었다.

        ​

        ‘참게 나의 뿔이여…! 지금의 주인은 나로서도 승리를 확신할 수 없을 정도…! 허나 분명 빈틈은 올 테니. 그 순간까지 조금만 참게.’

        ​

        유니콘의 뿔이 말했다.

        ​

        지는 거야?

        ​

        ‘이겨.’

        ​

        유니콘은 더 이상 참지 않았다.

        ​

        《죽어라!!! 처녀의 원수야ㅡㅡㅡㅡㅡ!》

        ​

        “으왓.”

        ​

        유니콘의 뿔을 비켜낸 한스는 부드럽게 유니콘의 목덜미를 잡아 땅에 내리꽂았다. 물 흐르듯 익숙한 동작에 셰이드가 물었다.

        ​

        “…저번에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고… 어째 굉장히 익숙해 보이는군요.”

        ​

        “아무래도 그렇죠. 이 녀석이 자꾸 시도 때도 없이 달려드는 것 때문에.”

        ​

        …그 정도면 유니콘에게 뭔가 문제가 있는 거 아닌가 싶었지만.

        셰이드는 목구멍까지 올라 온 말을 애써 눌러 삼켰다.

        ​

        그런 잡다한 이야기를 한참이나 나누며 걷자니 이윽고 성도의 중심에 위치한 만신전의 건물이 보였다.

        ​

        “아.”

        ​

        “아.”

        ​

        그리고 케니스와 한스가 동시에 탄식을 뱉었다.

        무슨 이유인가 하고 눈을 찌푸리며 만신전을 바라보니, 은색 머리카락의 한 사내가 늠름하게 서 있는 것이 아닌가.

        ​

        “…”

        ​

        만신전의 팔라딘, 데모닉이었다.

        ​

        데모닉의 첫인상에 대한 셰이드의 감상은, 얼음으로 사람을 조각하면 이렇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냉랭해 보인다는 것이었다.

        무표정으로 서 있을 뿐인데 한여름의 기온이 뚝뚝 떨어지는 것 같았다.

        ​

        “…아빠.”

        ​

        “음. 케니스. 무사히 다녀왔구나. 다친 곳은 없니?”

        ​

        얼음 인간 같았던 데모닉의 인상은 케니스와 대화하며 거짓말처럼 녹아내렸다. 여기저기 케니스의 몸을 살피는 것이 아주 팔불출의 그것이 따로 없었다.

        ​

        《푸히힝.》

        ​

        데모닉과 유니콘 사이에서 짧은 시선이 오갔다. 데모닉은 시선으로 질문했고 유니콘 또한 눈빛으로 대답했다.

        ​

        – ‘문제없었나?’

        ​

        – ‘아무 일도 없었다네.’

        ​

        끄덕.

        ​

        찰나의 순간 이루어진 교환은 케니스와 한스마저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

        그제야 데모닉이 한스를 바라보는 시선은 조금 부드러워졌다.

        ​

        “손님들까지 오셨는데 이렇게 밖에 세워두는 것도 예의는 아니겠지.”

        ​

        데모닉이 앞장서면서 길을 인도했고, 케니스와 한스가 뒤를 이었으며 셰이드와 발리안, 그의 부하들이 이를 따랐다.

        ​

        “어?”

        ​

        그러다 어느 순간.

        케니스와 한스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

        “…하아.”

        ​

        모든 뒤처리를 데모닉에게 떠넘기고 도망친 것이었다.

        ​

        이런 것이 한두 번이 아닌지 데모닉은 그저 깊고 깊은 한숨을 내쉴 뿐.

        ​

        “…유니콘.”

        ​

        《푸히히힝! 맡겨 주시게!! 용사의 처녀는 내가 지킬 것이니!!!》

        ​

        처녀의 향기라면 귀신같이 찾아가는 유니콘이 드높게 울부짖으며 만신전을 박차고 달려 나갔다. 뜀박질의 여파로 만신전의 벽에 살짝 금이 갔다.

        ​

        “허.”

        ​

        유니콘의 질주 여파로 강한 돌풍이 몰려와 방 안을 가득 휘저었다. 눈을 제대로 뜨기 힘들 정도였는데, 주변 사제들은 익숙하다는 태도로 날아다니는 서류를 줍기 바빴다.

        ​

        우르르르!

        ​

        “여기! 이쪽 방에 있다고 들었는데!”

        ​

        “아아! 이분들이시군! 어서! 어서 말씀해주십시오! 당신들이 그, 빌어 처먹을! 척추를 뽑아서 빨랫줄로 써버릴 카르타할의 최후를 봤다고 하신 분들이 맞지요?!”

        ​

        “크아아아악!! 카르타할 이 탄탈로스에 담가도 시원치 않을 녀석!! 내 너를 기특하게 여겨 19년이나 나의 밑에 두었거늘!!”

        ​

        어디선가 황소 떼 달려오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안광을 흉흉하게 빛내는 노인 여럿이 우당탕 방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비쩍 마른 노인부터 뚱뚱한 노인, 근육이 정정한 노인까지 가득했는데 공통점이라면 알 수 없는 기백이 가득하여 사람을 움츠러들게 했다는 것이다.

        ​

        “죄송합니다. 이쪽은 대사제 분들이십니다. 그, 아무래도 카르타할 사제… 크흠. 카르타할의 타락이 굉장히 큰 충격이셨던 터라 다들 좀 흥분하셨습니다.” 

        ​

        “녀석의 최후는! 녀석의 최후는 어떠하였습니까!! 아직 살아 있다면, 당장 녀석을 잡아다가 끓는 기름에 담가야 합니다!!”

        ​

        “끓는 기름은 너무 자비롭지 않은가! 손톱 뽑는 것부터 시작합시다!”

        ​

        “거기에 소금도 뿌립시다!!”

        ​

        “피부도 벗기자고! 한 점 한 점 포를 떠버려!!”

        ​

        오가는 대화를 들어보면 만신전이 아니라, 어딘가 뒷골목의 조직이라고 말해도 믿었을 것이다.

        ​

        “…”

        ​

        “…”

        ​

        셰이드와 그의 부하들은 그저 침묵했다.

        ​

        …이게… 만신전?

        이것이, 대륙의 영적 수도…?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항상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1

    – ‘신선우’님…!! 후원 정말로 감사합니다…!! 쌍검충에게 붉은 머리카락을 내밀어라…!! 그러면 치료될 것이다…!! 역시 쌍검 금쪽이에게 가장 확실한 치료법은 물리치료군요…!! 망치 한 방이면 악마도, 쌍검충도 한 방…!! 뚝딱!! 머리를 가볍게 내리쳐주면…!! 모두가 멀쩡해지는 기적…!!\
    10년 후면… 유니콘은 쓸쓸하게 마굿간에서 울고 있겠군요… 불쌍한 녀석…!! 세상의 이치다 받아들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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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Install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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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형 무기 만들기 게
Status: Ongoing Author:
Out of boredom, I download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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