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436

       ​

        ​

        ​

        ​

        ​

        436화. 펜리르

        ​

        ​

        ​

        ​

        ​

        우당탕! 와지끈!

        ​

        밤의 기병대가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자리는 처참했다.

        작업이 한창이던 모루가 바닥을 굴러다녔고, 뜨거운 쇳물이 사방으로 튀었다.

        ​

        《ㅡㅡㅡㅡㅡㅡ!!》

        《ㅡㅡㅡ!! ㅡㅡㅡㅡㅡㅡ!!》

        ​

        악마를 마주한 밤의 기병대의 분노는 화산처럼 폭발했다.

        기수를 따라 흥분한 해골마가 미친 듯이 날뛰며 대장간을 휩쓸었다.

        ​

        《……미친놈들.》

        ​

        천사 단장이 혀를 내둘렀다.

        아무리 악마라고 해도 그렇지, 신의 일꾼을 인질로 잡고 있는데도 저렇게 막무가내로 굴다니.

        ​

        《뭐. 그래도 덕분에 악마는 죽었겠군.》

        ​

        단단한 모루가 깨질 정도의 돌격이다.

        천사 단장은 악마가 바닥에 터진 과일처럼 죽었으리라 확신했다.

        ​

        모락모락 피어난 흙먼지. 다른 천사들이 날개를 펄럭이며 흙먼지를 몰아냈다.

        ​

        《……?! 뭐, 뭣!》

        ​

        흙먼지가 사라진 자리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들이 데려가야 하는 오푸스 팔락도, 애덤도, 악마의 흔적도.

        ​

        천사 단장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악마 녀석이 밤의 기병대를 피한 다음 도망쳤구나!

        ​

        《찾아라! 당장 악마를 찾아! 녀석이 신의 일꾼을 인질로 잡았다!》

        ​

        펄럭! 펄럭!

        ​

        결투 축제의 화려한 막이 오르고 있을 때, 하얀 날개의 천사들이 부리나케 날아오르며 펜리르와 오푸스 팔락을 찾아 헤맸다.

       

       

       

         * * * * *

       

       

       

        아드득, 까드득ㅡ

        ​

        “도대체 왜? 왜? 왜 도망쳤지? 왜 도망친 걸까?”

       

        이해할 수 없다. 왜 일꾼 1호는 성지에서 도망쳤지?

        일을 3배로 잘하는 녀석에게는 일감을 3배로 많이 주는 것이 ‘당연한 상식’이잖아.

        ​

        띠링ㅡ!

        ​

        《‘일꾼 1호’의 위치를 발견했습니다!》

        ​

        떠오르는 메시지창에 부리나케 손을 놀린다. 케넬름이 했던 말처럼, 일꾼 1호는 성도에 숨어 있었다.

        ​

        – 와창장! 우지끈!

        – 《ㅡㅡㅡㅡ!! ㅡㅡㅡㅡ!!》

        ​

        곧장 보이는 것은 한바탕 신나게 몰아치고 있는 밤의 기병대.

        조금 비좁은 실내 안에서 용케도 마상 돌격을 가하고 있었다.

        ​

        “…아니 이게 도대체 무슨.”

        ​

        여기 대장간 아닌가?

        일꾼 1호가 이런 곳에 있다고?

        ​

        – 《놓치지 마라! 악마 녀석을 찾아! 녀석이 신의 일꾼을 데리고 있다!》

        ​

        천사 단장의 외침과 함께 천사들이 사방으로 흩어진다.

        ​

        ‘악마? 악마가 일꾼 1호를 데리고 있다고?’

        ​

        설마 악마가 일꾼 1호를 납치했나? 그리 생각하니 간신히 차분해졌던 머리에 슬슬 열이 몰리기 시작한다.

        ​

        “내 에픽 드워프를 악마가 납치? 하! 납치했다고? 그것도 성지에 침입해서?”

        ​

        아드득, 까드득.

        ​

        감히 다른 일꾼보다 무려 3배의 효율을 자랑하는 내 일꾼 1호를 납치해?

        ​

        – 《ㅡㅡㅡㅡ? ㅡㅡㅡㅡ!!》

        ​

        밤의 기병대는 천사들이 전부 빠져나가고 나서야 정신을 차렸다.

        그제야 부리나케 악마를 찾아 기병대가 뛰쳐나간다.

        ​

        “찾아야지. 암. 찾아야 하고말고.”

        ​

        성도에 있다는 걸 확인했다. 일꾼 1호가 악마와 함께 있다는 것도 알아냈다.

        더 이상 밤의 기병대와 천사들에게만 맡기지 않아도 된다.

        ​

        슥, 스슥ㅡ

        ​

        화면을 빠르게 넘기며 눈이 빠져라 집중했다.

        파스스, 은근하게 움직인 별빛이 눈가로 모인다.

        ​

        “내가 찾으면 진짜……. 진짜로 가만두지 않을 거야.”

        ​

        ​

        ​

         * * * * * 

        ​

        ​

        ​

        《크르르르. 도대체 뭐냐 저 미친놈들은!》

        ​

        몸에 짙은 안개를 두른 펜리르가 공중을 박찼다. 걸음마다 작은 태풍이 생기며 더욱 높이 날아올랐다.

        ​

        “우어어어어어어! 흐어흐 사려어어!”

        ​

        “………….”

        ​

        커다란 펜리르의 아가리 안에는 시끄럽게 비명을 지르는 드워프의 상반신과 축 늘어진 애덤의 상반신이 있었다.

        ​

        ‘짜증 나는 사냥개 녀석들과 날개 달린 녀석들은 이 키 작은 녀석을 넘기라고 했지. 제법 중요한 녀석인가?’

        ​

        펜리르는 빠르게 하늘을 달리며 생각을 정리했다.

        우연히 제법 중요한 인물을 인질로 잡게 된 것 같다.

        ​

        ‘그렇다면 오히려 좋다. 나에게 더 좋은 협상 카드가 생길 뿐이니까.’

        ​

        본래 계획이라면 ■의 흔적을 따라 온 뒤, ■가 아끼는 존재를 제압할 생각이었다.

        ​

        ‘녀석들이 저리 급한 꼴을 보니 ■가 지독하게 아끼는 모양이군. 그렇다면… 조금 더 과감하게 나갈 수 있겠어.’

        ​

        뜻하지 않게 더 좋은 패를 손에 넣은 펜리르.

        매섭게 하늘을 달리며 적당한 장소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

        ‘인간이 많아야 한다. 최대한 많은 인간이 있는 곳으로…!’

        ​

        와아아아아!

        ​

        저 멀리 솟아난 콜로세움에서 거대한 함성이 들려온다.

        펜리르가 곧장 콜로세움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

        《…끄응. 저기에는 꽤 강한 인간도 많은 것 같다만….》

        ​

        펜리르 본인의 몸 또한 만전의 상태는 아니었다.

        어찌 된 영문인지 본래에 비하면 5할 정도의 힘밖에 낼 수 없었다.

        ​

        《분명 그 녀석이 중간에 장난질을 쳐둔 것이겠지.》

        ​

        차원을 유영하며 이것저것 먹어 치우는 데보라.

        ​

        일반적으로는 생명체가 살 수 없는 차원의 틈에 주로 머물기에 데보라에 대한 것은 펜리르도 많이 알지 못했다. 다만 어느 대악마보다 비밀이 많다는 것을 확신할 뿐.

        ​

        소문에 따르면 녀석은 형태가 존재하지 않는 것조차 먹을 수 있다고 한다.

        ​

        《문을 열어주는 대신 내 힘을 먹어 치운 건가. 쯧.》

        ​

        먹힌 힘은 천천히 돌아오고는 있었지만 불쾌하기 짝이 없는 경험이다.

        ​

        타탓!

        ​

        콜로세움을 향해 공중을 박찬 펜리르가 문득 자신의 내부를 관조했다.

        ​

        까만 진창처럼 뒤틀리고 오염된 그의 영혼, 그리고 아직 작게나마 순수함을 유지하고 있는 일부분.

        영혼의 중심에 굳게 자리 잡아 중심을 지키고 있는 그의 ‘말뚝’.

        ​

        그의 말뚝은 두 개였다.

        유달리 큰 것 하나와, 작은 것 하나.

        ​

        다른 대악마들처럼, 펜리르는 자신의 영혼을 지탱하고 있는 말뚝이 무엇인지 너무나 잘 알았다.

        ​

        ‘마왕님…, 아니 발가르는 우리 대악마들의 말뚝을 모두 제거하려고 한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

        발가르가 그리하도록 마음먹었다면 펜리르로서는 피할 방법이 없다.

        발가르의 무력은 심연의 악마 중에서도 압도적이니까.

        ​

        ‘내 말뚝을 제거하는 것을 피할 수 없다면… 차라리 내가 직접 제거할 것이다.’

        ​

        이제는 만날 수 없는 주인을 향한 마지막 미련이라 봐도 좋다.

        ​

        우와아아아ㅡ!

        ​

        가까워진 함성에 펜리르는 상념에서 깨어났다. 무수한 인간들 틈에서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기척이 느껴진다.

        ​

        지금부터는 긴장해야 한다.

        ​

        《아우우우우우ㅡ!!》

        ​

        막 결투가 끝나가던 결투장에 난입한 펜리르가 힘차게 울부짖었다.

        사무치도록 그립고 그리운 감정과, 한없이 음울하고 찐득한 원망을 담아서.

        ​

        ​

        ​

         * * * * *

        ​

        ​

        ​

        전사들의 혈투 아래 뜨겁게 달아오르는 콜로세움!

        ​

        비록 최초의 결투 축제처럼 신께서 개최하는 것이 아니었기에 무시무시한 괴수와의 싸움이라거나, 신비한 환각을 이겨내는 시련은 존재하지 않았지만.

        ​

        사납고 거친 전사들의 격돌은 관중들의 심장을 뜨겁게 달구기에 충분했다.

        ​

        “내가 바로 신성 제국의 검이다!”

        ​

        챙, 채채챙! 카앙!

        ​

        스스로를 제국의 기사단장이라 밝힌 이의 검이 매섭게 춤을 춘다. 데이지가 이를 보며 혀를 내둘렀다.

        ​

        “세상에……. 검이 지독하네요.”

        ​

        검술에는 어느 정도 성질이 있기 마련이다.

        ​

        올곧게 신앙을 추구하는 성기사의 검술과 전쟁터에서 구르고 구른 용병의 검술이 다른 것처럼.

        ​

        “저건 기사의 검이 아니라 차라리…. 맹수? 짐승이 휘두르는 것 같아요. 상대를 어떻게든 찢어 죽이겠다는 의지가 가득하네요.”

        ​

        “…데이지 너는 검술에서 그런 것도 보이니?”

        ​

        한스가 눈을 끔뻑거렸다.

        분명 데이지와 같은 것을 보고 있을 텐데, 왜 느끼는 바는 다른 것일까.

        ​

        “음. 듣기로는 저 기사단장이라는 자는 최초의 결투 축제에서 기묘한 미로에 갇혀 괴수들에게 하루 종일 쫓겼다고 하더군.”

        ​

        “아. 그래서 저런 검을 휘두르게 된 건가요? 괴수를 죽일 수 있는 송곳니를 갖기 위해서?”

        ​

        “그런 셈이지. 하지만 빈틈이 너무 많아. 지나치게 공격적이군. 만약 상대가 나였다면 좌측을 방어하면서 품으로 파고들어ㅡㅡ….”

        ​

        “너무 위험하지 않을까요? 맹목적으로 상대를 노리는 검술이니까, 차라리 허초와 실초를 섞어서 공격을 유도한 다음에ㅡㅡ….”

        ​

        “호. 날카로운 수로군. 그렇다면 이렇게 하면ㅡㅡ….”

        ​

        “그럴 경우에는 차라리 빈 틈을 내주면서 역공을ㅡㅡ….”

        ​

        갑자기 시작된 이스칼과 데이지의 무술 토론.

        한스가 치를 떨며 둘에게서 조금 멀어졌다.

        ​

        ‘내 팔자야.’

        ​

        재능이 넘치는 둘 사이에 끼게 된 것이 서글플 뿐.

        ​

        한스는 탁한 눈으로 이어지는 결투를 바라보며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

        챙, 카캉! 챙챙!

        ​

        이변은 한순간에 일어났다.

        ​

        “…어?”

        ​

        “…! 이건!”

        ​

        저 멀리, 데모닉과 함께 앉아 있던 케니스가 제일 먼저 이변을 깨달았다. 직후 데모닉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검을 빼 들었다.

        ​

        “하, 한스님…. 이, 이, 이 느낌은 뭐죠? 뭔가 어둡고, 탁한 것이…… 이쪽으로…!”

        ​

        “음……? 어어, 이건 설마?”

        ​

        “…뭔가 오고 있어.”

        ​

        한스와 데이지, 이스칼도 본능적으로 고개를 들어 올려 하늘을 바라봤다.

        ​

        “습격이다!”

        ​

        콰아아앙!

        ​

        거대한 굉음과 함께 운석처럼 떨어진 거대한 형체.

        짙은 흙먼지가 피어올랐지만 넘실거리는 악의와 사특함마저 가릴 수는 없었다.

        ​

        “악마다! 악마가 나타났다! 사람들을 대피시켜!”

        ​

        “이 더러운 녀석이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

        “성기사들! 당장 출동해라!”

        ​

        “신성법진을 가동해라! 사제들은 이곳으로 모여!”

        ​

        콜로세움은 들쑤셔진 벌집처럼 난리가 났다.

        ​

        특히 결투 축제는 성도와 가까운 곳에서 치러진 만큼, 성기사와 사제, 신도들이 많았기에 그 정도가 더욱 심했다.

        ​

        “끄하아아아아! 악마, 악마가 감히!! 신성한 성도에!”

        ​

        “너의 머리를 잘라서 신에게 바치겠다!”

        ​

        눈이 돌아간 성기사들이 흙먼지를 뚫고 악마에게 달려갔다.

        곳곳에서 일어난 사제들이 신성법진을 가동했다.

        콜로세움 전체를 덮는 크기의 구체형 장막이 나타나 콜로세움을 감싸 안았다.

        ​

        “끄르르르르륵!! 괴, 괴수! 너로구나! 네가 미궁에서 나타났단 그 괴수임이 틀림없어! 이번에는 내 쉬이 당하지 않을 것이다!!”

        ​

        어째서인지 성기사들보더 더 흥분한 제국의 기사단장도 흙먼지 속으로 뛰어들었다.

        ​

        아우우우우우우!

        ​

        섬뜩하기 짝이 없는 하울링이 들려오고.

        흙먼지 속에서 몇 번인가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가 울렸다.

        ​

        휘오오오오오!

        ​

        강하게 불어온 바람이 흙먼지를 날렸을 때.

        콜로세움의 모든 사람은 볼 수 있었다.

        ​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거대한, 검은 털의 늑대와 처참하게 널브러진 성기사들과 제국 기사단장의 모습을.

        ​

        “아빠!”

        ​

        “감히 네가 올 수 있는 곳이 아니다!”

        ​

        허나 이것은 대륙의 성도, 온갖 신성한 것들이 모이는 땅.

        저 악마는 오늘 가장 멍청하게 죽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

        케니스와 데모닉이 번개처럼 달려들며 검을 휘둘렀다.

        ​

        《멈춰라!》

        ​

        펜리르가 제 입 안에 물고 있던 것들을 내보이며 외쳤다.

        ​

        번개가 내리칠 정도의 짧은 순간, 데모닉은 초월적인 동체시력으로 펜리르의 입 안에 있는 것을 확인했다.

        ​

        ‘유난히도 짧은 팔다리, 수북한 수염에 굵은 팔뚝……. 저건 설마!’

        ​

        성지에서 본 적 있는 신체 구조.

        이를 떠올린 데모닉이 가까스로 검을 멈췄다.

        ​

        “케니스! 멈춰!”

        ​

        아슬아슬하게 멈춘 케니스의 검이 펜리르의 가죽을 가볍게 스쳐 지나갔다. 

        ​

        케니스는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으로 데모닉을 바라봤다. 어째서?

        ​

        “녀석이 물고 있는 사람…. 성지에서 만났던 기억이 나는구나. 저 짧은 팔다리, 굵은 팔뚝…. 분명해. 신의 일꾼이다.”

        ​

        “…신의 일꾼? 신의 일꾼이 어째서 악마의 입 안에?”

        ​

        “인질이겠지. …우선 잠깐만 기다려라.”

        ​

        데모닉이 눈을 찌푸렸다. 자신도 이런 상황이 달갑지는 않았다.

        허나, 신께서 직접 창조하셨다는 신의 일꾼이 인질로 잡힌 마당에 섣불리 나설 수는 없었다.

        ​

        척.

        ​

        데모닉이 뒤쪽을 향해 손짓했다.

        ​

        다가오고 있던 성기사와 악마 사냥꾼들이 그 자리에서 조용히 활을 겨눴다. 신호만 떨어진다면 곧장 악마를 구멍투성이로 만들 것이다.

        ​

        《크르르. 너를 기억한다. 마왕… 발가르와 대등하게 싸웠던 계집이구나. 킁킁. 보아하니 가증스러운 ■의 총애도 듬뿍 받는 모양이군.》

        ​

        펜리르가 케니스를 향해 코를 킁킁거렸다.

        ​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태연한 모습에 케니스가 눈을 찌푸렸다.

        ​

        지금 이 악마는 자신이 무수한 성기사들 한복판에 떨어졌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기는 한 걸까?

        ​

        “지금 네가 처한 상황이 잘 이해가 안 되는 모양이구나. 더러운 악마야.”

        ​

        《크르르르. 내가 이해를 못하고 있다고? 나 몰래 움직이고 있는 530명의 성기사들을 말하는 건가? 그것도 아니면 나를 향해 구속법진을 준비하는 사제들? 이것도 아니면… 저기 나를 노려보며 싸울 준비를 하는 인간들?》

        ​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곳에 뛰어든 거냐. 입 안에 물고 있는 건 정말 신의 일꾼인가?”

        ​

        《아. ■의 일꾼이라고 부르는 건가? 아마 맞을 거다.》

        ​

        펜리르가 제 아가리를 살짝 벌려 내부를 보였다.

        데모닉이 신음을 흘렸다. 그의 기억과 살짝 모습이 변하기는 했지만, 틀림없이 성지에서 만났던 신의 일꾼이다.

        ​

        “……무슨 꿍꿍이냐.”

        ​

        《꿍꿍이? 하! 나는 오히려 너희를 일깨워주기 위해서 왔다.》

        ​

        “내 손짓 한 번에 너는 무참하게 죽을 거다. 헛소리하지 마라.”

        ​

        《크르르르르. 너희는 그렇게 할 수 없다. 너희가 그렇게나 믿고 따르는 ■이 끔찍하게도 아끼는 존재가 내 입 안에 있거든.》

        ​

        펜리르는 밤의 기병대와 천사들이 그리 다급하게 움직이는 것에서 확신할 수 있었다.

        ■이 제 입 안에 있는 땅딸보를 지독하게 아낀다는 사실을.

        ​

        데모닉이 시선을 끄는 사이.

        ​

        “루나.”

        ​

        “………응.”

        ​

        루나와 에샤가 은밀하게 그림자에 스며들었다.

        ​

        《아우우우우우! 오늘 나는 너희들에게 진실을 일깨워주기 위해서 왔다!》

        ​

        펜리르는 고개를 들어 하늘 높은 곳에 고고하게 떠 있는 일곱 개의 별을 바라봤다.

        ​

        ‘아마 이들은 나의 말을 믿지 않겠지.’

        ​

        악마의 사특한 속삭임이라며 외면할 것이다.

        허나, 악마가 하는 말이 아니라면?

        ​

        그들이 그렇게나 믿고 따르는 ■이 직접 인정한다면?

        그렇게만 된다면… ■에게 복수할 수 있다. ■의 손으로 모든 것을 앗아버리게 할 수 있을 것이다.

        ​

        ‘자아. 이제부터 도박이다.’

        ​

        펜리르는 하늘을 노려보며 은근히 송곳니에 힘을 줬다. 오푸스 팔락은 숨이 막히는 듯 켁켁 거렸다.

        ​

        《아우우우우우우!! 와라, 어서 와라 ■!! 네가 그토록 아끼는 추종자가 나의 이빨 아래 신음하고 있다!!》

        ​

        ​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항상 봐주셔서 정말 엄청나게 무지막지하게 감사합니다…!!

    – ‘언제든지당당하게’님…! 후원 정말로 감사합니다!! 언제라도 응원해주시는 그 커다란 마음을 누가 감히 작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저의 이 보잘 것 없은 작품은 모두 독자님들 덕분에 존재할 수 있음을… 저는 언제나 기억하고 있슴니다…!! 항상 응원의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 ‘신선우’님…! 후원 정말 감사합니다…!! 어리둥절 빙글빙글 돌아가는 오푸스 팔락의 하루~ 그런데 이제는 빙글빙글에 호러가 한 스푼 첨가된…! 이유를 따져보자면 이게 전부 오크통 20개를 한번에 비우고, 누가봐도 수상한 구멍에 머리를 밀너넣은 오푸스 팔락의 잘못이 아닐? 까요?? 술은 만악의 근원이라는데, 참으로 그렇네요!

    다음화 보기


           


I Install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I Install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방치형 무기 만들기 게
Status: Ongoing Author:
Out of boredom, I download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