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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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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37화. 펜리르 (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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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펜리르는 아득히 먼 과거를 기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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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상이라는 차원이 끝 모르게 펼쳐져 있고, 높다란 산맥이 거인처럼 일어나 땅의 끝을 향해 달리던 시절을.

        온갖 신비를 품은 것들이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 저마다의 생존을 위해 투쟁하던 그때를,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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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주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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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펜리르는 그곳에서 자신의 주인을 만났다.

        길고 긴 삶에서 가장 소중한 시절을 고르라면 주저 없이 고를 수 있을 정도로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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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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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나 미몽처럼 깨어진 일상과 평화.

        펜리르는 그 모든 것의 원인이 누구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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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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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이상 참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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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우우우우! 나와라 ■! 네가 그토록 아끼는 녀석의 목숨이 아깝지 않은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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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저 불경하고 망측한 녀석이ㅡ! 팔라딘님, 말리지 마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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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녀석의 머리를 토막 내고 살점을 저며서 불에 태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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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마 주제에 감히 신을 부르짖는 악마의 행패에 성기사와 사제들이 분노했다.

        데모닉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 천불이 솟아올랐지만 가까스로 참아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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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다려라. 녀석의 입 안에 누가 있는지 명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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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퍼렇게 날카로운 송곳니가 오푸스 팔락의 목덜미를 누르고 있었다.

        다른 것도 아닌 신의 일꾼이 인질로 잡힌 상황에 데모닉도 섣불리 나서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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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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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꽈르르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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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펜리르의 부름에 응하듯.

        푸르고 거대한 벼락이 내리치며 우렛소리를 사방에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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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어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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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신께서 노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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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악마는 이제 한 줌 잿더미로 변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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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이가 허리를 숙였다. 펜리르는 꼿꼿하게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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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곱 개의 별빛이 내려다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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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르르르. 이제야 그 잘난 얼굴을 보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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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히 나의 일꾼을 해하고도 무사하기를 바라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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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꽈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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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펜리르의 코앞에 벼락이 떨어졌다. 공기를 타고 전해지는 벼락의 여파에 몸이 쩌릿할 지경.

        하지만 펜리르는 오히려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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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녀석이 있는 이상 ■는 날 해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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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곧장 벼락을 떨구지 않은 것이 그 증거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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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녀석을 돌려받고 싶으냐? 크르르르. 제법 아끼는 녀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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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만방자한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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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녀석을 무사히 돌려받고 싶다면, 맹세해라!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이 진실인지 아닌지 말하겠다고 맹세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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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히 나에게 협상을 하는 것이냐!! 너의 오만함이 끝을 모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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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꽈릉! 꽈르릉! 콰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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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친 듯이 떨어지는 벼락의 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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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펜리르는 꼿꼿하게 서서 하늘을 노려봤다.

        마치 화풀이하는 것 같은 모습에 펜리르의 확신은 더더욱 굳어져 갈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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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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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나, 위험하다. 일단 멀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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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방을 가리지 않고 떨어지는 벼락 덕분에 은밀히 숨어들고 있던 루나와 에샤가 급히 거리를 벌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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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장님, 조준할 수 있겠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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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들다. 벼락 하나하나의 위력이 너무 강해. 내가 가진 쇠뇌로는 어림도 없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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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밀히 펜리르의 빈틈을 노리고 있던 셰이드가 혀를 찼다. 쌍검을 든 발리안도 저 벼락 폭풍으로 뛰어들 정도로 바보는 아니었기에 입맛만 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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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씁. 일단 한번 뛰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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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고 싶으면 나에게 말해라. 더 편하고 빠르게 보내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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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도 바보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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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다. 오만하고 방자하며 불손한 악마야. 네가 무슨 말을 지껄이는지 들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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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미끼를 물었다.

        펜리르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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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득한 신화의 시대를 기억하는가! 이 땅에 태고의 신비가 거닐고, 산과 구름이 내달리던 시절을 기억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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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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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께서 악마의 요구에 응했다는 것에 놀라고 있던 사람들이 귀를 쫑긋 기울였다.

        신화의 시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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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찬란하고 아름다웠던 야만과 전쟁의 시대가 누구의 손으로 끝났느냐! 바로 너, ■! 너의 손으로 신화의 시대가 끝장났다. 내 말에 거짓이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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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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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르르르. 그렇다면… 너는 어떻게 신화의 시대에 종지부를 찍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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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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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로 인해 억겁의 어둠 속에서 고통받게 된 이들이 누구냐! 너는 알면서도 모른 척했을 터! 이제 모든 사실을 밝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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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에서 들려오던 목소리가 잠시 멈췄다.

        펜리르가 조소를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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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말하기 쉽지 않겠지.

        자신을 따르는 이들 앞에서 과거의 치부를 들춰낸다는 것이, 그것을 제 입으로 인정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닌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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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화의 시대는, 이 내가 직접 지상에 강림함으로써 끝을 맺었다. 대지가 갈라지고 하늘이 찢어지면서 차원이 부서졌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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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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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순히 인정하는 대답에 펜리르는 내심 당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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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로 인해 심연이라는 차원이 만들어졌노라.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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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마?

        그것까지 여기서 말한다고?

        펜리르의 눈동자가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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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신이 강림하며 찢어진 차원의 틈으로, 많은 생명이 심연으로 떨어졌노라. 그리하여 만들어진 이들이 바로… 오늘날의 악마라 불리는 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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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어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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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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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의 옥조와도 같은 말씀을 새겨듣고 있던 이들이 기겁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감히 신 앞에서 몸을 세우는 무례를 저질렀지만 이를 나무라는 사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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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마 그 가설이 진실이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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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마의 기원이 머나먼 과거의 생명체일지도 모른다는 가설이 한때 만신전의 논란거리가 된 적이 있었다.

        어째서인지 윗선에서 터무니없는 이야기라며 일축했기에 금방 묻혀버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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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신께서는 악마라는 이들을 본인의 손으로 탄생시켰노라 말씀하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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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정할 생각은 없노라. 모든 것은 나의 업보이며 원죄일 터. 너 또한 내가 짊어져야 하는 업보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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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쩐지 조금 담담한 듯, 안타까우면서도 슬픈 듯한 음색에 펜리르가 역정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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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증스럽게도! 인제 와서 그따위 위선을 보이는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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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원죄를 부정한 적은 없다. 눈 돌린 적도 없다. 다만, 지금이라도 그대들의 안식을 위해 행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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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식이라고? 그대들의 안식? …행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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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치 지금까지 해왔다는 듯 말하는 분위기.

        펜리르가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다른 대악마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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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토록 바라던 치열한 싸움 속에서 눈을 감은 아리오크.

        지상으로 나간 뒤 행적이 묘연해진 테니아와 세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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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마, 모두 말뚝이 사라진 채로…… 잠들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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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어째서? 어떻게?

        대악마들의 말뚝을 제거하려 한 것은 발가르일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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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펜리르의 머릿속에서 단편적인 사실들이 이리저리 날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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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마, 심연, 말뚝, 제거, 안식…… 그리고 발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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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가르와 ■에게 모종의 연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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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있을 수 없는 진실에 도달한 펜리르의 몸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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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그대들의 영혼을 구원하려 행하고 있을 뿐이다. 나의 원죄를 갚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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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도대체 무슨.

        인제 와서.

        어째서, 왜 이제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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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 악마여. 나의 일꾼을 풀어주어라. 내가 그대에게 구원을 베풀 수 있도록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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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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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펜리르의 영혼에 박힌 두 개의 말뚝.

        하나의 이름은 복수라 부르는 것이었으며, 다른 하나의 이름은 그리움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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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펜리르는 자신의 말뚝이 쉬이 해결하기 어려운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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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움은 이미 만날 수 없는 이에 대한 사무침이었으며, 복수는 계란으로 태산을 내리치는 꼴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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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기에 조금이라도 더 현실성이 있는 복수를 선택했다. 계란으로 태산을 내려치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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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제 와서 웃기지도 않는 동정심을 베푸느냐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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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우우우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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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나가듯 울리는 펜리르의 하울링.

        콜로세움에 있던 수인들은 저도 모르게 털이 쭈뼛 솟아오르며 꼬리를 부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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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수를 눈앞에 둔 것 같은 반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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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의 값싼 동정심은 받지 않겠다! 이건 오롯이 나의 복수이자 나의 길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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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은 자는 되돌아올 수 없고, 다시 만날 수 없다.

        펜리르는 하늘을 향해 울부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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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습을 드러내라 ■!! 나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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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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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뜨겁게 달아오른 머리는 차갑게 식은 지 오래였다.

        마치 한겨울 날 야외에 방치한 라면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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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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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만 늑대가 화면을 향해 사납게 으르렁거리고 있다.

        입 안에는 일꾼 1호가 축 늘어진 채 달랑달랑 흔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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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히 여기서 나한테 차원 부수기 했던 거를 실토하라고 했을 때는 조금 고민하기는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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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뭐라고 해도 과거 한 차원을 박살 낸 것은 나의 실책이자 업보.

        그로 인해 심연이 만들어지고 무수한 생명들이 고통받게 된 것 또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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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할 생각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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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돌릴 생각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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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기에 조금 늦었을지라도 대악마들의 말뚝을 제거하면서 나름의 안식을 주고자 하는 것이니까.

        녀석들을 죽이려고 마음먹었으면 훨씬 빠르고 쉬운 방법이 가득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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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째서…… 신께서 차원을 부수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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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마가 우리와 같은 존재였을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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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격적인 진실을 듣게 된 이들이 멍하니 중얼거렸다.

        주로 신앙심이 깊은 사제와 성기사, 신도들은 특히 심했다. 

        ​

        – “흔들리지 말지어다! 눈 앞을 가린 미혹을 떨쳐내고 현실을 직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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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께서 차원을 부수고 심연을 만드셨음에 무엇이 달라지는가? 눈앞에 있는 것은 우리가 해치워야 할 악마라는 건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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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이미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니 혼란에 빠지지 말아라! 하나 된 분은 우리의 구세주이며 빛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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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몇 대사제들이 앞으로 나서 신성력을 사방으로 비췄다. 혼란에 빠져 있던 이들이 점차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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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좀 높은 애들은 짐작하고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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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악마들의 과거에 대해서는 언제 밝혀져도 이상하지 않은 수준이기는 했다.

        설마 알고 있는데도 쉬쉬하고 있을 줄은 몰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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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의 피와 살점으로 나의 복수를 끝마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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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펜리르의 맹목적인 적의가 솟구친다.

        이에 참지 못한 성기사들과 몇몇 전사들이 땅을 박찼다.

        ​

        – “너의 신성 모독을 더 이상 봐줄 수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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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으로 속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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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라미들은 꺼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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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펜리르 주변에서 몇백 미터에 가까운 돌풍이 일어나더니 성기사들을 매섭게 휩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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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 으어어어어!”

        ​

        – “시, 신이시여어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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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숨에 일어난 폭풍은 사방을 몰아치며 모든 것을 집어삼켰다. 빙빙 회전하며 하늘 높이 올라가는 전사와 성기사, 거기에 시민들.

        ​

        “이런 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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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급히 손을 놀려 떨어지는 녀석들을 드래그해서 땅으로 인도했다.

        ​

        – 《폭풍이 나의 분노를 노래할 것이다!》

        ​

        – 휘오오오오오! 콰르르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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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풍은 한 개에서 그치지 않았다.

        ​

        두 개, 세 개, 네 개… 점점 숫자가 늘어나는 동시에 저들끼리 나눠지고 합쳐지기를 반복했다.

        ​

        – 콰가가가각!

        ​

        거목이 휘청거리다가 뿌리째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모습이라니.

        폭풍 사이에 낀 나무는 믹서기에 갈리는 것처럼 형체를 알아볼 수도 없게 갈려버렸다.

        ​

        만약 저 사이에 사람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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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칼은 탱커라서 어떻게든 버틸 것 같은데.’

        ​

        상황은 점점 더 급박하게 흘러갔다.

        ​

        – “녀석을 막아!”

        ​

        – “악마가 날뛰도록 두면 안 된다.”

        ​

        – “강철의 방패 부대. 앞으로 전진!”

        ​

        콜로세움 한복판에서 난동을 부리는 악마를 두고 볼 만큼 성도는 유순하지 않았다.

        대열을 갖춘 전사들이 방패를 앞세워 전진하고, 사제들은 뒤에서 성가를 부르며 축복을 흩뿌렸다.

        ​

        ‘여기에 내가 무기를 줬던 녀석들도 제법 많이 왔었던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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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깐 훑어본 것만으로도 꽤 적지 않은 녀석들을 알아볼 수 있었다.

        미친 쌍검충 발리안과 장착형 쇠뇌를 다루는 셰이드, 비익연리를 나누어 가진 루나와 에샤, 항상 성도에 상주하는 한스와 케니스, 이스칼과 프리가까지.

        ​

        이 정도면 거의 어벤져스에 가까운 정예 멤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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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수, 복수라….”

        ​

        펜리르가 외치던 복수가 마음에 걸린다.

        지금까지 대악마들은 자신의 말뚝에 대해 맹목적으로 집착하는 경향이 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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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펜리르의 말뚝은 설마 나에 대한 복수인가?”

        ​

        그렇다면 상당히 곤란하게 됐다.

        구원을 선사한다고는 했지만… 상대가 칼을 들고 달려들면 일단 반격하거나 도망쳐야 할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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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받아라! 발리안 오의, 쌍검 마구 휘두르기!”

        ​

        – “사선에서 벗어나라 발리안!”

        ​

        – “간다 루나……!”

        ​

        –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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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르르르르르! 썩 꺼져라! 이 녀석의 숨통이 끊어지는 걸 보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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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격을 시도했으나 머지않아 걸음을 멈춰야 했다.

        펜리르의 송곳니 아래 신음하는 일꾼 1호 때문이다.

        전사들은 분에 찬 눈빛으로 펜리르를 노려보기만 할 뿐,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

        ‘그렇다면.’

        ​

        《…펜리르. 너는 나에게 복수를 원하느냐?》

        ​

        – 《크르르르! 그렇다! 너의 살점을 찢을 것이다! 너의 모든 것을 앗아가서 비통한 울음과 원망에 찬 피눈물을 보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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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의심은 확신이 되었다. 펜리르의 말뚝은 나에 대한 복수가 틀림 없다.

        ​

        《너에게는 합당한 복수의 권리가 있다. 허나, 너도 알겠지. 너는 나에 비하면 한없이 나약하고 또 나약하다.》

        ​

        – 《아우우우우! 지금 약 올리는 거냐.》

        ​

        《그러니…… 나의 대전사를 보내도록 하겠다.》

        ​

        대전사.

        모든 권리를 일임하여 대신 결투에 나서는 전사를 가리키는 말.

        ​

        이거라면 녀석이 만족하고 말뚝이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대전사가 죽으면 안 되니까 온갖 버프와 도핑을 떡칠하고 가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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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조하라. 나는 그대가 가지고 있는 복수의 권리를 인정했으니, 그대 또한 싸움의 결과에 따라 승패를 인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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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가 졌는데 구질구질하게 매달리면서 말뚝 안 뽑히고 그러면 곤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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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던 펜리르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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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르르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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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퉷, 입에 물고 있던 일꾼 1호를 돌풍에 실어 높이 올려보내는 펜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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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우우우우우! 누가 나와 대적할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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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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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펜리르와 신의 대화를 듣고 있던 이들은 입을 다물 수 없었다.

        ​

        “ 지금 도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야?”

        ​

        “신께서… 악마에게 복수의 기회를 주신거야?”

        ​

        “자신을 대신할 대전사를 보낸다고 하셨어.”

        ​

        잠시 침묵.

        상황을 파악하느라 머리 굴리기에 여념이 없다.

        ​

        “…신의 대전사! 악마와 맞서 싸울 전사!”

        ​

        “악마와 싸워서 승리하면… 더없는 영광과 명예가 따라오겠어.”

        ​

        명예와 영광!

        전사들에게 이보다 달콤한 훈장은 없으리.

        ​

        “누가 신의 대전사로 나갈까?”

        ​

        “글쎄. 여기 있는 사람들이 전부 한가락 하기는 하지만….”

        ​

        “아무래도… 그렇지?”

        ​

        시람들의 시선이 모이는 곳은 단 한 사람.

        차분하게 마음을 가다듬고 있는 케니스였다.

        ​

        신에게서 인정받은 용사, 용왕 살해자, 마왕의 대적자!

        어둠을 물리치는 횃불이라고도 불리는 그녀가 아니면 누가 신의 대전사로 나가겠는가?

        ​

        《나의 대전사는 한ㅡ》

        ​

        오싹.

        ​

        어쩐지 미친 듯한 불길함에 한스가 몸을 떨었다.

        ​

        《크르르르. 혹시나 해서 말해두겠다. 당연한 말이지만, 싸움 중에 허튼 수작을 부린다면… 키 작은 녀석의 목숨은 없다.》

        ​

        《………케니스!》

        ​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항상 봐주셔서 정말 엄청나게 무지막지하게 감사합니다…!!!

    – ‘신선우’님…! 후원 정말로 감사합니다…!! 그야말로 혼돈의 아수라장…!! 그런데 갑자기 펜리르가 나타났다! 아이에이이이이! 악마? 난데 악마?!! 악마 슬레이어=상, 오네가이시마스!! 하면서 케네스의 검이 한바탕 울 것 같은 느낌이군요…!!! 히히힛, 개판이다 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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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Install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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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형 무기 만들기 게
Status: Ongoing Author:
Out of boredom, I download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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