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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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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66화. 다섯 신, 다섯 종족, 인간 (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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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 수 없는 존재는 계속해서 나에게 말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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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는 마땅히 한 시대의 끝이자 시작을 나타내시는 분. 탄생과 종말은 곧 필연이니, 마땅히 당신의 종으로 하여금 나팔을 불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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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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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연하지만 무슨 소리인지 하나도 못 알아들었다.

        다짜고짜 나타나서 뭐라고 떠드는데 슬슬 짜증이 날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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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지 않아도 요즘 지상이랑 심연 합병하는 것 때문에 신경 쓸 게 많아서 머리 아파 죽겠는데.

        이제는 마음 편하게 잠도 못 자게 하니까, 화를 안 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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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야. 잠깐만. 시대의 끝, 시작…. 좋아, 좋다고. 그런데 넌 도대체 누구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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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긴 내 꿈속이다.

        동시에 의식과 무의식의 가운데 걸쳐져 있는 영역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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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제법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별빛이 넘실거리며 일어났다. 화려한 채색의 별빛이 의식과 무의식의 영역을 가득 채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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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대방은 내 별빛을 느꼈는지 기세를 누그러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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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심기를 언짢게 해드린 것. 사과드리겠습니다. 부디 노여움을 푸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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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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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 사과하는 걸 보면 나쁜 녀석은 아닌가 싶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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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당신께서 안배하신 방주이자, 저장고. 수많은 영혼의 종착지였던 것. 다른 말로는 ‘영혼의 바다’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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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혼의 바다? 네가 그 바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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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 믿기 어려웠다.

        영혼의 바다에게 어느 정도 자아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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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대화가 가능한 수준일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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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만 생각해보면 대화를 못 하는 게 더 말이 안 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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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혼의 바다는 수만 년을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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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것도 내 본신의 힘을 품은 채로.

        아득히 많은 영혼을 직접 포용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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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아가 생겨도 진작에 생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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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의 주인이시여. 이제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나니. 그대께서는 부디 방주를 사용하시옵고, 그대의 종을 통해 새로운 시대가 왔음을 널리 알리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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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리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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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혼의 바다가 하는 말은 여전히 이해하기 어려웠다.

        가끔 케넬름이 하는 말도 되게 예스러운 비유와 화법으로 가득했는데, 영혼의 바다는 더 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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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대화를 나눌 사람 없이 존재만 했기 때문에 그런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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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답함을 억누르고 차근차근 대화를 시도했다.

        그동안 조용히 있던 영혼의 바다가 갑자기 이렇게 말을 거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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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우…. 그러니까, 그게 도대체 무슨 말이냐고. 새로운 시대? 이건 지상이랑 심연이 합쳐지는 걸 말하는 것 같고. 방주를 사용하라는 건…. 너를 쓰라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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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락으로 하나하나 추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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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하옵니다, 나의 주인이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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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나팔을 불 나의 종이 도대체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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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한테 종이라고 불릴 만한 존재는 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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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넬름과 리아가 있고, 부유섬 아르고스와 그 곁을 지키는 하늘고래, 이시디움, 미카에르, 발가르까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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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종. 그것은 누구보다 그대와 가까우면서도 헌신적인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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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지지직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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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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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혼의 바다가 말을 하던 중, 강력한 노이즈가 끼어들었다. 의식 속 세상에 안개가 끼는 것처럼 뿌얘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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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야! 잠깐만! 하던 말은 끝까지 하고 가야지!! 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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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개가 점점 자욱하게 일어난다. 이윽고 내 손도 보이지 않을 지경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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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혼의 바다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더 이상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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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야 도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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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찝찝하게 호기심을 자극하고 사라진다고?

        나는 영혼의 바다가 사라진 안개 속을 한참이나 서성거리다가, 이내 잠에서 깨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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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여나 까먹을까.

        영혼의 바다가 마지막으로 했던 말을 핸드폰에 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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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하고 제일 가깝고 헌신적인 종…. 이라고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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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곰곰이 생각하다가 짜증이 확 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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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한테 헌신하는 애들이 한둘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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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하는 말이라면 전부 끔벅 죽는 애들인데, 이걸로 어떻게 찾아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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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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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 대륙의 모든 왕과 마왕, 그리고 하나 된 분까지 대동한 회의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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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르기를 왕들의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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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의에 참석한 인물들이 쟁쟁했던 만큼, 회의가 끝난 다음의 여파 또한 마냥 가볍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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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 수뇌부는 전시에 버금가는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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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연이 지상으로 올라오는 것은 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다.

        생계, 그 이상의 것이 걸린 복잡한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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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연이 올라올 것으로 예상되는 위치는? 대륙의 지형 변화에 따른 국제 정세는? 병력은 지금으로 충분할까? 물가 변동은 어떻게 안정시키지? 각 대륙의 외교 정세와 물자 유통에 미칠 파급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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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 터지는 문서와 문서와 문서와 문서….

        대륙의 역사 이래 가장 많은 문서가 소비된 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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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대다수의 민중은 높으신 분들의 고충에 관심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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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연이 올라온다고? 이런 미친! 악마는? 악마가 쳐들어올 것 아니야!

        아…. 하나 된 분께서 직접 마왕한테 허튼짓 하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으셨어? 그러면 안심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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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알음알음, 몰래몰래 퍼지는 자극적인 소문이 하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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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거 들었나? 마왕이… 하나 된 분을 아버지라고 불렀다고 하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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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불뚝이 사내가 평소 알고 지내던 상인에게 속삭였다.

        상인은 크게 놀라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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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미친. 마왕이 무슨 깡다구로 하나 된 분을 아버지라고 불러? 벼락이나 맞았겠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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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더 놀라운 점은…. 하나 된 분께서 그걸 그냥 두고 보셨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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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어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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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인이 커다랗게 리액션했다.

        이를 흡족하게 바라보던 배불뚝이 사내가 품에서 반듯하게 접힌 종이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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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 이게 원래 아무한테나 보여주는 게 아닌데. 내가 특별히 자네한테만 보여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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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게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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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번 봐보게. 어렵게 구한 건데, 특별히 자네한테는 내가 알려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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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인은 의아한 표정으로 종이를 펼쳤다.

        종이는 빳빳한 태가 살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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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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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도의 주민이라면 너무나 익숙한 그것.

        경전의 일부였다. 하지만 그 내용은 여타 모든 경전과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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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사악에서 태어난 마왕이 하나 된 분 앞에서 머리를 조아렸으매. 마왕이 이르기를. 어버이시여, 그대의 아들이자 피조물이 여기 있나이다…. 뭐야 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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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긴. 이번 회의에서 마왕이 하나 된 분을 아버님이라고 불렀잖아. 그걸 바탕으로 만신전에서 새로운 경전을 만들고 있다는 소문이 돌더라고. 내가 인맥으로 힘 좀 써서 빼 온 거야. 어디 가서 못 보는 최신 경전 유출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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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캬! 이게 최신 경전 유출본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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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인은 정신없이 종이를 읽었다.

        성도의 주민이라면 하루의 마무리로 경전을 읽는 것은 당연한 상식이자 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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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것도 출간되지 않은 최신 경전의 유출본이라니!

        뇌에서 폭죽 터지는 환희감이 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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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으으ㅡ! 그, 그렇군…! 마왕이 하나 된 분을 어버이라고 부른 걸, 이렇게 해석할 수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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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신 경전 유출본에서 이르기를.

        어찌하여 마왕이 하나 된 분을 어버이라고 불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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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는 어버이의 뜻이 두 가지이기 때문이다.

        생물학적 어버이가 있음이요, 다른 하나는 드높여 부르는 어버이가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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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를 통하여 알 수 있으니.

        마왕 또한 하나 된 분의 피조물에 지나지 않으며, 하나 된 분을 어버이라 높여 부르는 봉사의 존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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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아아아! 어, 어찌 이런 놀라운 발상이! 이, 이건 정말 놀랍군! 놀라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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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인은 놀라운 영적 깨달음에 비명을 질렀다.

        배불뚝이 사내가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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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정말 자네한테만 알려주는 거니까…. 절대 다른 사람들한테 말하면 안 되네.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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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꿀꺽…! 무, 물론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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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연하게도, 상인은 곧장 집으로 돌아가 자신의 노부모에게 이 놀라운 깨달음을 알렸다.

        가족은 남이 아니니까 괜찮다는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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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부부는 이 기막힌 사실을 각자의 소모임에서 알렸고, 소모임의 회원들은 저마다의 집에 알려주고, 또 지나가는 이가 이를 엿듣고, 친구와 연인에게 알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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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체 없는 소문이 달리기 시작했다.

        오전이 퍼진 소문은 정오를 넘어서 해가 저물 때쯤 됐더니, 온 성도의 사람 중 모르는 이가 없을 지경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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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이할 정도로 빠르고, 정확하게 퍼졌다.

        중간에 변질된 내용도 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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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이지 않는 손이 소문을 통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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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사제님,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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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 훌륭하군. 기대 이상으로 잘 해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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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신전의 깊은 곳, 안토니오 앞에 부복한 배불뚝이 사내가 고개를 숙였다.

        최신 경전 유출본을 세상에 알린 배불뚝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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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네의 헌신은 우리가 잊지 않을 것이네. 하나 된 분께서 당신을 인도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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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광입니다. 하나 된 분이 인도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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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토니오는 흡족한 미소를 감추지 않았다.

        그간 하나 된 분의 파격적인… 크흠. 개척적이며 은혜로운 행보 덕분에 만신전이 얼마나 고생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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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많은 고생 끝에서 만신전은 마침내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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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설프게 변질된 소문이 퍼질 바에는, 우리가 먼저 소문을 퍼뜨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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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밀하게 유출됐다는 경전 유출본은 만신전에서 고의로 퍼뜨린 것이었다.

        소문이 빨리 퍼질 수 있도록 바람잡이를 한 것도 만신전이었고, 소문 내용이 변질되지 않도록 정리한 것도 만신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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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과가 탁월합니다. 마왕에 대한 두려움은 많이 희석되고, 하나 된 분의 위대함을 찬양하는 이들이 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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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훌륭하군.”

        ​

        위험한 수단이라 말하며 반대하는 이들도 있었다.

        어둠 속에서 백성들을 통제하려 한다면 분명 처음의 의미가 퇴색되어 타락할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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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토니오 또한, 위험성은 충분히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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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가 보기에는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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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불뚝이 사내가 물러난 자리.

        안토니오는 구석진 그림자를 향해 말을 걸었다.

        ​

        스윽.

        ​

        인기척 없이 그림자가 올라오더니 사람의 형상을 갖췄다.

        ​

        끼리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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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자에 가려진 사내는 품에서 천칭을 꺼냈다.

        이리저리 까딱이던 천칭을 바라보던 사내가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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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은 괜찮다.”

        ​

        어둠 속 암약하며 부패한 귀족만을 암살한다는 미지의 단체.

        부패한 귀족은 짐승이기에 스스로 칭하기를, 도축단.

        세간에서 일컫는 이름은 암살단.

        ​

        안토니오가 부른 사내는 암살단의 전 수장.

        에샤였다.

        ​

        일전에 열렸던 결투 축제가 아니었다면 에샤를 찾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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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의 호의에 감사를 표하오. 기꺼이 자문 역할을 맡아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

        “……못 할 일은 아니었다. 나 또한… 하나 된 분의 종이니.”

        ​

        부패한 귀족을 썰고 다니는 암살단의 전 수장 에샤가 왜 이 자리에 있는가.

        이건 안토니오가 스스로 내건 족쇄였다.

        ​

        뒤에서 소문을 조작하는 대신, 그 본질이 흐려진다고 여겨진다면.

        에샤의 천칭이 악업을 향해 기울어졌다면 기꺼이 죽음을 택하겠다는 그의 각오였다.

        ​

        “……허나, 계속해서 지켜볼 것이다. 그림자 속에…… 우리가 있음을 명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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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으윽.

        ​

        용건을 마친 에샤가 그림자에 녹아들었다. 마치 밤의 일족이 옆에서 도와주기라도 하는 듯, 신묘한 재주였다.

        ​

        “후우.”

        ​

        식은땀을 닦은 안토니오가 비틀거리며 밖으로 나왔다.

        선선한 바람이 불며 땀을 식힌다. 

        ​

        급한 사항은 조금씩 정리되고 있다.

        문제는 해결하는 만큼 해야 할 일이 쌓이고 있다는 것이겠지만.

        ​

        ‘다음은 뵤슈트 왕국과 코스티 왕국의 영토 분쟁인가….’

        ​

        심연이 지상에 올라오면 땅이 생긴다.

        그것도 어마어마하게 넓은 땅이.

        ​

        제 나라가 넓어지는 것을 싫어하는 왕은 없다. 그들 입장에서 심연은 위험하지만 개척할 수 있는 신대륙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

        벌써 치열한 신경전이 오가고 있었다.

        ​

        영토 분쟁에서 한 발 떨어진 만신전은 졸지에 중재자 역할을 떠맡았고, 덕분에 시시각각으로 커다란 폭탄이 쏟아지는 중이었다.

        ​

        찌릿!

        ​

        “끄응. 배가 다 아플 지경이군.”

        ​

        스트레스 때문에 위염까지 생겼다.

        이리저리 주변을 둘러보던 안토니오는 아무도 없음을 확인했다.

        ​

        “…크흠.”

        ​

        몰래 꺼낸 것은 작은 초상화였다.

        ​

        작고 귀여운 새끼 용이 그려진 초상화.

        통통한 꼬리, 볼록한 뱃살, 오밀조밀한 비늘과 뭉툭한 발톱, 거기에 큼직하고 똘망한 눈동자!

        ​

        아. 

        무엇을 숨기리.

        ​

        마왕과 함께 있던 대지비룡, 로티의 초상화였다.

        ​

        “후후후후. 녀석, 정말 귀엽군.”

        ​

        흐뭇하게 웃은 안토니오가 조심스레 초상화를 품에 넣었다.

        기운을 보충한 안토니오는 업무를 향해 전진했다.

        ​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마왕이랑 같이 있던 새끼 용의 초상화를 성직자가 소지하고 다니는 것이 맞냐! 불경한 것 아니냐! 어쨌든 마왕이랑 같이 있던 용인데!

        ​

        안토니오는 떳떳했다.

        ​

        먼저 새끼라는 것을 감안해야 할 것이고, 용이라는 종족의 현명함 또한 고려해야 할 것이다. 거기에 마왕 또한 결국 하나 된 분의 피조물이자 종.

        ​

        그리고 무엇보다ㅡ

        ​

        삐ㅡ?

        ​

        로티는 귀여웠으니까.

        ​

        “이건 내가 구한 로티 초상화인데, 자네가 가진 물건이랑 교환하자고.”

        ​

        “오. 아주 좋네.”

        ​

        만신전의 으슥한 곳에서, 왕들의 회의에 참여한 신관들은 몰래몰래 로티의 귀여움을 공유하는 비밀 집단을 만들었다.

        ​

        마왕이 키우는 용이라고?

        그래서 뭐!

        로티는 귀엽잖아!

        ​

        알음알음, 로티의 귀여움이 퍼져나가고 있었다.

        좋은 것은 같이 보면 더 좋다. 만신전 바깥에도 로티라는 용의 존재가 천천히 알려지기 시작했다.

        ​

        마왕이 키우는 용이라는 꺼림칙함도 잠시, 사람들은 로티의 귀여움에 금방 마음을 열었다.

        ​

        그러다 로티라는 이름이 한 거대한 집단의 귀에도 들어갔다.

        ​

        “호오. 로티… 라고 했나.”

        ​

        우아하고, 품격있는 행동은 기본 소양.

        재력, 부, 명예, 영광 등등.

        모든 것을 갖춘 음지의 세력.

        ​

        수상하고 수상하게 예술을 조종하는 이들.

        수인을 사랑하는 이들의 모임, 속칭 퍼리단.

        ​

        퍼리단의 이름은 그들의 수장 프리우스 후작의 이름에서 따왔다.

        ​

        소파에 앉아 있던 프리우스 후작이 점잖게 웃음을 흘렸다.

        손에는 로티의 초상화가 있었다. 그의 주변으로는 가지각색의 옷을 입은 수인의 초상화가 가득했다.

        ​

        쫑긋.

        ​

        프리우스 후작이 쓰고 있는 고양이 귀 머리띠가 씰룩거리며 움직였다. 흥미를 느끼고 있는 신호였다.

        ​

        “신선하군….”

        ​

        할짝.

        ​

        프리우스 후작이 몸을 일으켰다. 몸에 붙어있는 수인의 털이 우수수 떨어진다.

        ​

        “수배하도록 하게. 로티라는 새끼 용을 그린 화가를 말이야.”

        ​

        “옛!”

        ​

        프리우스 후작은 로티에게 관심이 없었다.

        귀엽다고? 흠, 그 정도인가?

        ​

        푹신한 털도 없고, 말랑한 꼬리도 없고, 따뜻한 털도 없는데. 으윽, 징그럽게 비늘만 있는 도마뱀이잖아.

        ​

        대신 프리우스 후작이 주목한 것은, 로티의 초상화를 그린 화가였다.

        ​

        보이하니 제법 솜씨가 좋은데, 애석하게도 도마뱀이나 그리고 있다니.

        이건 수인 애호 퍼리단의 수장으로서 수인의 아름다움을 이 화가에게 알릴 필요가 있었다.

        계몽시켜야 한다.

        ​

        “그에게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하도록 하게. 알지?”

        ​

        곧 로티의 초상화를 그린 화가에게 수상할 정도로 많은 액수의 제안이 들어갈 것이다.

        ​

        이걸로 퍼리단은 또 한 명의 화가를 손에 넣었다. 수인의 아름다움을 세상에 널리 알린 것이다.

        ​

        “후후후후후. 아주 좋군.”

        ​

        프리우스 후작이 배부른 미소를 지으며 소파에 몸을 묻었다.

        ​

        그는 여전히 수인을 사랑했다.

        털이 너무 좋은 그의 이름은 프리우스 후작, 퍼리단의 수장이다.

        ​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항상 봐주셔서 정말 엄청나게 무지막지하게 감사합니다…!!!

    – ‘신선우’님…!! 후원 정말로 감사합니다…!! 19금으로 출시된 외전이라니…!! 엣찌…!!! 야한 건 안대요!!! 사형!!@ 사형이예요!!@! 구속이야 구속!!@@ 엣찌 반대!!!! 야한 거 멈춰!!!!! 꺄아아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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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Install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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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형 무기 만들기 게
Status: Ongoing Author:
Out of boredom, I download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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