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472

       ​

        ​

        ​

        ​

        ​

        472화. 새로운 시대 ( 2 )

        ​

        ​

        ​

        ​

        ​

        부동산(不動産).

        움직이지 않는 재산을 일컫는다.

        ​

        대표적인 부동산이라고 한다면, 전무후무 불패의 역사를 써 내려가는 땅과 건물이 있겠다.

        ​

        “허어.”

        ​

        “…….”

        ​

        땅과 건물은 움직이지 않는다.

        그렇기에 부동산이라고 부른다.

        ​

        그렇다면, 저기 하늘 고래의 등 위에 올라간 땅과 건물들은 부동산이라고 봐야 하는 걸까?

        ​

        “저게, 그, 드워프 님들의 고향… 이라는 말씀이신가요?”

        ​

        “고래 등 위에 뭐가 있는 것 같기는 한데. 그, 드워프 분들은 원래 고래 등 위에서 사셨습니까?”

        ​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

        드워프들이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한스를 바라봤다.

        대장장이로서 강한 전사는 언제라도 환영이지만…. 이건 너무 얼빠진 질문 아닌가?

        ​

        “어, 으음. 그러니까. 고향이, 음. 원래 성지에 있던 고향이 하늘 고래의 등으로… 옮겨갔다는…. 그런 말씀이시군요?”

        ​

        “………그렇다네.”

        ​

        대답하는 오푸스 팔락의 얼굴은 한 대 얻어맞은 표정이었다. 대답하면서도 현실성이 없었다.

        ​

        “그, 그으…. 유감? 유감이네요?”

        ​

        케니스는 위로의 말을 전하면서도 이게 맞나 싶었다.

        그녀는 고향이 살아 움직이는 고래의 등에 올라갔다는 경우를 처음 봤다.

        ​

        드워프들은 의외로 금방 정신을 차렸다.

        ​

        “허, 허허허! 뭐, 위로의 말은 됐네.”

        ​

        고집으로 둘째가라면 서럽고, 끈기는 옹골찬 무쇠와도 같은 드워프들이다.

        ​

        언제 어떻게 돌아갈지 모르는 성지에 고향을 두는 것보다는, 저렇게 눈에 보이는 곳에 고향이 있는 편이 훨씬 좋지 않겠는가.

        ​

        성지는 다른 차원에 있고, 그들의 고향은 저기 하늘 위에 있지 않은가.

        ​

        드워프들이 막 지상에 왔다지만, 그들이 머물던 성지가 쉬이 드나들 수 없는 곳이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

        “까짓거, 언젠가 우리가 직접 나, 나, 날아서 고향으로 돌아가면 그만이지!”

        ​

        “으음. 나, 날아서…? 두 다리가 땅에서 떨어진다고?”

        ​

        “끄응.”

        ​

        성지에서 무한 저글링을 당했던 추억이 새록새록 피어나는 드워프들.

        안색이 푸르죽하게 죽어버렸다.

        ​

        하늘 고래를 구경하던 케니스와 한스, 성기사들은 드워프들을 호위하며 다시 만신전으로 걷기 시작했다.

        ​

        “와아. 고래가 날아….”

        ​

        “나, 난다. 고래가… 날아. 난다, 고래…? 푸흡.”

        ​

        시민들은 아직도 하늘 고래의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

        하늘 고래의 등장은 분명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지상의 존재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

        하늘을 나는 고래가 나타나기는 했는데, 그래서?

        우리가 뭘 할 수 있지?

        ​

        저 커다란 고래를 사냥이라도 할 건가?

        케니스와 한스가 전력으로 뛰어도 닿지 않는 곳에 있는 고래를?

        활을 쏴도 턱없이 부족하고, 창을 던져도 어림없다.

        ​

        고래가 공격성이라도 보였으면 모를까, 당장 그럴 것 같지도 않았으니.

        ​

        일단 케니스와 한스는 하늘 고래를 힐끔힐끔 바라보며 드워프들을 호위했다.

        ​

        “거 붉은 머리 아가씨. 미안한데, 아까 달려오면서 마왕이라고 막 소리치지 않았는가?”

        ​

        “아, 네. 맞아요.”

        ​

        “우리가 사정을 잘 몰라서 그러는데. 마왕이라는 녀석이 어지간히 나쁜 녀석인가 봐?”

        ​

        케니스가 어색하게 웃으며 끄덕였다.

        ​

        “아하하…. 뭐, 그렇죠?”

        ​

        사실 조금 애매한 느낌이 있었다.

        ​

        마왕 발가르는 하나 된 분의 명을 받는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로 굳어진 상황.

        발가르가 하나 된 분을 ‘어버이’라고 부른다는 것이 그 증거였다.

        ​

        그렇다면 연옥의 재판관 가이에드와, 탄탈로스의 심판자 이시디움과 동급으로 둬야 하는 것 아니냐! 하는 주장 또한 제기되었지만.

        ​

        여전히 많은 사람이, 또 케니스와 한스를 포함한 전사들은.

        발가르에 대한 적개심을 숨기지 않고 있었다.

        ​

        ‘마왕과 악마는 사람들의 마음에서 자라는 악을 상징하지. 싸우고 이겨내야 하는 사악함이야.’

        ​

        누군가는 기도로 이를 극복할 것이고, 또 누군가는 맞서 싸울 것이다.

        단언컨대 케니스는 검을 들고 싸우는 쪽이었다.

        ​

        케니스가 이해하는 마왕은 신께서 인간들을 단련하고 가혹하게 시험하시기 위해 만든 거대한 사악이었다.

        ​

        “자. 도착했습니다.”

        ​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만신전에 도착했다.

        버선발로 나와서 기다리던 대사제들이 우르르 달려 나와 드워프들을 에워쌌다.

        ​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환영! 환영합니다!!!”

        ​

        “허억, 후욱…! 시, 신의 일꾼들께서 지상에 강림하셨으니…! 새로운 시대가, 시대가 다가온다…!!!”

        ​

        “….”

        ​

        반쯤 제정신이 아닌 듯 보이는 대사제들.

        한번 당해봤던 드워프들이 즉시 뒤돌았지만, 이곳에 희망은 없다.

        ​

        “허허허허. 어디를 그리 급하게 가십니까, 형제님.”

        ​

        텁.

        ​

        “아.”

        ​

        대사제들이 싱긋 웃으며 드워프들을 끌고 들어갔다.

        ​

        ​

        ​

         * * * * *

        ​

        ​

        ​

        임시 천당, 아르고스.

        부유섬이자 부유성이며, 가장 순수한 별의 불꽃이 타오르는 화로가 있는 신비의 존재.

        ​

        《흐이이이잉.》

        ​

        거기에 지금은 ‘임시 천당’이라는 거창한 역할도 맡아서 하고 있었지만.

        방금 막 임시 천당 역할을 빼앗긴 참이었다.

        ​

        《너희들도 가면 나는 누구랑 놀아? 또 심심해질 것 같은데.》

        ​

        “하하. 아르고스 양이라면 누구라도 친해지실 겁니다.”

        ​

        아르고스가 투덜거리자, 금속 의자에 앉아있던 노인이 점잖게 대답했다.

        ​

        얼마 전 연옥에서 ‘천당문’을 통과하고 ‘임시 천당’에 도착한 제피로스라는 노인이었다.

        ​

        《으이이잉. 그래도 너희랑 놀 수 있어서 난 좋았단 말이야!》

        ​

        아르고스의 목소리는 이 도시 전체에서 들려왔다. 몇 번을 봐도 신비한 곳이었다.

        도시 전체가 보석함처럼 반짝거렸고, 도시의 모든 것들은 아르고스의 뜻에 따라 자유롭게 움직였다.

        ​

        이런 곳이 고작 ‘임시’ 천당이라는 것을 믿기 어려울 정도로.

        ​

        제피로스는 겉으로 인자한 미소를 지으면서, 속으로 음흉한 웃음을 터뜨렸다.

        ​

        ‘크헤헤헤헬. 이곳에 있는 장식 하나만 가져다 팔아도 떼돈을 벌겠어.’

        ​

        그렇다.

        제피로스는 사실 아주 악덕하고 사악한 상인이었다.

        ​

        황금 만능주의의 산증인이었으며, 돈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라도 할 수 있는 황금의 노예!

        그것이 바로 제피로스라는 인간이었다.

        ​

        휘하 노동자들을 마구마구 착취해 막대한 부를 쌓은 피도 눈물도 없는 악독한 상인!

        그것이 바로 제피로스였다.

        ​

        ‘역시 살아서도 죽어서도 돈은 많고 볼 일이야.’

        ​

        제피로스는 느긋하게 의자에 기대며 햇볕을 즐겼다.

        이러고 있자니, 연옥에서 있었던 일들이 떠올랐다.

        ​

        – “어디 보자…. 제피로스 영감님? 어, 홍수로 집을 잃은 수재민들에게 식량을 제공하신 적이 있네요?

        ​

        제피로스에게 배정된 천사가 두툼한 종이를 뒤적거리며 중얼거렸다.

        사람이 도대체 어떻게 살아온 것인지, 베푼 덕이며 선업이 어마어마했다.

        ​

        – “허허허. 할 수 있으니 했을 뿐입니다.”

        ​

        거짓말이다.

        ​

        ‘크헤헤. 그것들이 집을 잃으면 다른 곳으로 떠날 것 아니야! 하나하나가 내 돈줄인데, 떠나긴 어딜 떠나!’

        ​

        상인에게 고객은 잠재적인 돈줄이다.

        집과 재산을 잃은 수재민이 다른 곳으로 떠난다면, 이는 미래의 재산이 사라지는 것과 마찬가지.

        ​

        제피로스는 이를 적극적으로 막아냈다.

        재산을 풀어서 식량을 나눠주고, 떠날 수 없도록 임시 거주지를 설치했다. 병에 걸린 아이들은 치료를 받도록 했고, 죽은 사람들의 장례까지 치러줬다.

        ​

        이는 모두 제피로스 상단의 돈에서 계산됐으니,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수해민들은 제피로스 상단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

        수재민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제피로스의 상단에 묶이고 만 것이다!

        ​

        – “흑흑…. 제피로스 님. 평생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

        – “제피로스 님이 아니었다면 저희는 꼼짝없이 죽고 말았을 거예요….”

        ​

        어리석은 우민들은 이런 끔찍한 내막도 모른 체, 제피로스를 찬양하기 바빴다.

        ​

        – “으음. 오오, 세상에. 가난한 고아들을 위해 보육원과 교육시설까지 만드셨네요?”

        ​

        – “허허허허. 당연한 일입니다.”

        ​

        거짓말이다.

        ​

        ‘멍청한 녀석들이 일하라고 고용했더니, 간단한 계산도 못 하고 있잖아!! 내가 주는 돈이 얼마인데! 돈값을 해야지, 돈값을!’

        ​

        제피로스는 빈민들을 싼값에 고용해서 상단을 운영했다.

        그런데 못 배운 녀석들이라 간단한 사칙연산도 못 하는 모습이 얼마나 답답하던지.

        ​

         답답한 나머지 제피로스는 사비를 들여 교육 시설을 제공했다.

        ​

        ‘크헤헤헤헤. 멍청한 녀석들. 덕분에 내 상단을 위해서 더욱 개처럼 일했지!’

        ​

        아아.

        이 얼마나 두렵고 끔찍한 내막인가.

        ​

        제피로스는 이런 꿍꿍이를 감쪽같이 속인 채, 겉으로는 인자한 미소를 짓기 바빴다.

        ​

        천사도 깜빡 속았고, 미카에르의 천칭은 압도적인 선업을 측정했다.

        ​

        ‘크헤헤헤헤헤! 역시 돈이 최고야!’

        ​

        솔직히 축생문에 들어가게 되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역시 돈은 항상 옳은 것 같다.

        ​

        – “지엄하신 미카에르 재판관님께서 영감님은 충분히 자격이 있다고 판결하신 거예요.”

        ​

        제피로스를 돕던 천사가 그리 말했다.

        안타깝게도 당시의 제피로스에게는 다른 것이 더 궁금했지만.

        ​

        – “미카에르… 재판관님? 아아. 가이에드 재판관님의 시종?”

        ​

        – “으악! 시종이라뇨!! 미카에르 님이 선배예요!! 선배!! 미카에르 님이 1대 재판관이시라고요!!”

        ​

        연옥의 존재가 지상에 알려질 당시, 불행하게도 혼자 일하고 있던 가이에드.

        미카에르는 모든 업무를 짬 때리고 놀기 바빴다.

        ​

        그 업보일까.

        지상에는 가이에드가 재판관이고, 미카에르가 시종 비슷한 역할로 알려지고 말았다.

        ​

        – 《내, 내가 가이에드 없을 때 혼자서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데…!!!》

        ​

        미카에르는 억울함에 분통을 터뜨렸지만, 딱히 할 수 있는 것이 없으니 그저 화만 내는 수밖에.

        ​

        타다다닥!

        ​

        저 멀리서부터 가볍고 경쾌한 발걸음 여럿이 달려왔다.

        ​

        “제피로스 할아버지! 또 여기에 앉아 계세요?”

        ​

        “루터구나. 오늘도 날씨가 좋아서 햇빛을 좀 쐬고 있었단다.”

        ​

        “야! 루터! 얼른 안 오면 놓고 간다!”

        ​

        “으응, 지금 가! 나중에 또 봐요, 제피로스 할아버지!”

        ​

        의자에 앉은 제피로스의 앞으로, 여러 명의 아이가 우르르 달려갔다. 제피로스는 아이들의 등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

        활기찬 뒷모습을 바라보는 제피로스의 눈빛이 처연하다.

        ​

        ‘…어린 녀석들을 부리면 더 싸게 쓸 수 있는데. 쯧.’

        ​

        저 아이들은 모두 생전에 고아였다.

        ​

        부모에게 버림받고, 보육원에 들어가지도 못한 아이들.

        누군가의 보살핌도 받지 못한 채 뒷골목을 전전하다 이름 없이 죽었다.

        ​

        신께서는 그런 가엾은 아이 중 일부는 인간문으로, 나머지는 천당으로 인도하셨다.

        ​

        “이 얼마나 자비로운 분이신지.”

        ​

        만약 제피로스가 살아생전 저 아이들을 만났다면, 터무니없이 싼 가격에 고아들을 고용했을 것이다.

        ​

        물론 간단한 숙식과 여벌의 옷도 제공했다!

        ​

        돈을 주고 고용한 일꾼이 굶거나 헐벗어서 병이라도 걸리면, 이는 모두 상단의 손해로 직결되는 것이니까.

        ​

        ‘크흐흐흐. 아쉽구먼, 아쉬워!’

        ​

        저 녀석은 손이 작으니까 기술을 가르쳐서 도제공을 시키고, 저놈은 발이 빠르니까 심부름꾼으로 부리고, 저놈은 눈썰미가 좋으니까 글을 알려줘서 서기로 부렸으면….

        ​

        제피로스는 그런 식으로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보며 이것저것 상상했다.

        ​

        이곳, 아르고스에는 버림받은 아이들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

        평생 신앙을 갈고 닦은 이름 높은 사제도 있었고, 소외받는 이들을 위해 싸운 떠돌이 기사도 있었다.

        ​

        제피로스처럼 내면이 추악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슬슬 시작할 시간이네.》

        ​

        “…벌써 그렇게 되었군요.”

        ​

        느긋하게 햇빛을 즐기던 제피로스는 자리에서 일어나려다ㅡ

        ​

        철컥!

        ​

        《어허. 자리에 앉아있어! 위험하다고!》

        ​

        의자에서 튀어나온 고리에 다시 앉고 말았다. 거친 듯 보였지만 섬세한 움직임이었다.

        ​

        《자아. 이제 곧 착륙한다! 다들 꽉 잡아!》

        ​

        아르고스의 명랑한 목소리가 도시 전체에 울려 퍼졌다. 아르고스의 내부에서 지내고 있는 사람들은 총 84명가량.

        ​

        아르고스는 84명의 몸을 단단히 고정한 다음, 천천히 고도를 낮추기 시작했다.

        ​

        쿠구구구구구ㅡ!!

        ​

        《우리는 성지로 간다!! 무한한 공간 저 너머로, 새로운 천당을 향해!!》

        ​

        무한한 공간을 넘지는 않았지만.

        아르고스의 외침에는 어쩐지 묘한 감동이 있었다.

        ​

        내장이 위로 쏠리는 기묘한 감각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제피로스는 아주 잠깐이지만 속이 메스껍다고 생각했다.

        ​

        쿠웅ㅡ!

        ​

        가벼운 충격이 도시에 퍼졌다.

        ​

        《휴우. 끝!! 지금까지 아르고스 비행을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리시는 곳은, 음. 그냥 내리면 됩니다!》

        ​

        발랄한 아르고스의 목소리가 도시 곳곳에 퍼졌다.

        ​

        철컥, 단단히 몸을 고정하던 고리가 풀렸다.

        제피로스는 아르고스의 도시 바깥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

        아르고스는 작은 도시가 아니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금방 도시의 끝에 와버리고 말았다.

        ​

        “허어.”

        ​

        탁 트인 초원이, 수평선의 끝까지 이어져 있다.

        가슴이 시원해지는 풍경에 제피로스는 저도 모르게 감탄했다.

        ​

        “오, 오오오! 과연, 과연! 이 충만한 성스러운 기운! 이곳이 바로 성지이자 천당…!!”

        ​

        “으음. 굉장히 넓군.”

        ​

        “우와아아! 우리 저쪽까지 달리기 시합하자! 나부터 간다, 시작!!”

        ​

        먼저 성지에 도착한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성지를 둘러보고 있었다. 

        성직자는 기도하고, 전사는 주저앉아 바람을 쐬었으며, 아이들은 바람과 함께 달리다가 풀밭을 나뒹굴었다.

        ​

        아르고스는 초원에 있는 커다랗고 동그란 구멍에 딱 맞도록 들어가 있는 상황이었다.

        ​

        “…정말 넓구나.”

        ​

        ‘크흐흐흐. 여기에 농장을 짓는다면 제법 장사가 되겠어.’

        ​

        성지에는 신의 일꾼이라는 분들이 계신다고 했는데 아쉽게도 도통 보이지 않았다. 간발의 차이로 엇갈린 것이다.

        ​

        “저기 신전도 보이는군요.”

        ​

        “저쪽으로 가서 하나 된 분에게 기도합시다!”

        ​

        아무것도 없는 초원에 위치한 순백의 신전은 남다른 존재감을 발했다.

        성직자들이 사람들을 이끌고 순백의 신전으로 향했다.

        ​

        “오, 오오. 과연…. 신전 안에서는 신성한 기운이 더욱 강렬하게 느껴지는군요!”

        ​

        온통 순백으로 가득한 신전 내부.

        곳곳에 정교하게 새겨진 조각들은 살아있는 듯 생생했다.

        ​

        그중 가장 압권인 것은, 신전의 가장 깊숙한 곳에 있는 커다란 제단.

        ​

        돌로 만든 제단의 모서리는 닳아서 뭉툭했고, 손때가 묻어 반들거렸다.

        누군가 이 제단을 닳고 닳을 정도로 사용했다는 뜻이다.

        ​

        “기도합시다. 하나 된 분의 은총에 감사합시다.”

        ​

        사람들은 조용히 기도하기 시작했다.

        제피로스도 눈치를 보다가 슬쩍 기도하는 시늉을 했다.

        ​

        ‘…지상에 있는 제 상단이 오래도록 번창하게 해주십쇼.’

        ​

        제피로스, 그는 죽어서도 속세의 물욕을 끊어내지 못했다. 

        ​

        ‘아! 제가 돈 주고 고용한 녀석들이 병들거나 다치지 않도록 해주십쇼! 그것들이 아파서 일하지 못하면 전부 상단의 손해입니다!!’

        ​

        망자가 되어서도 직원들을 착취할 생각이 가득한 제피로스였다.

        ​

        ​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항상 봐주셔서 정말 엄청나게 무지막지하게 감사합니다…!!

    – “신선우”님… 후원 정말로 감사합니다…!! 마을 고래 개사기…!! 미친 카드…!! 저게 카드냐…!!! 제가 유희왕을 한 적은 없습니다만… 대충 텍스트만 봐도 충분히 예상이 갑니다…! 저 카드는 해로운 카드라는 것을…!!!

    다음화 보기


           


I Install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I Install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방치형 무기 만들기 게
Status: Ongoing Author:
Out of boredom, I download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