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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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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전. 전(前) 용사라고요? ( 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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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에 반쯤 가라앉아있는 것의 이름이 비행선…, 즉 하늘을 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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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김새는 무척이나 볼품없었다.

        원통 판자 같은 것에 기다란 막대기 여러 개가 삐죽 솟아 올라온 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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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아와 데이지의 시선이 더욱 차가워졌다. 허나 드워프의 호탕한 웃음은 쉽사리 작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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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하하하! 두고 보라고! 이게 실패작인 이유는 동력 문제 때문이었지. 하지만 그것도 용사님이 오시면 전부 해결될 테니까!”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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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안은 턱을 쓰다듬었다. 용사님, 그러니까 어머니에게 도대체 뭐가 있길래 동력이 해결된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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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비행을 하든, 잠수를 하든 상관없어요. 약속한 대로 심연에 도착하기만 한다면.”

        “크흐. 그건 걱정 마시게! 무슨 수를 써서라도 심연까지 데려다 줄 테니까! 내 수염에 걸고 맹세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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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워프가 자신의 수염을 걸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컸다.

        데이지도 수염의 맹세가 가지는 무게를 알기에 더 이상 따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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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정말로 심연까지 갈 수 있을까요 오라버니?”

        “나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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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아와 이안은 걱정스레 자칭- 비행선을 바라보았다. 

        뭐, 별수 있겠는가. 드워프가 자신의 수염을 걸고 맹세했으니, 어떻게든 심연까지는 도착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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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하하하! 얘들아, 오늘은 비행선의 첫 비행 확정일이다!”

        “축제다!”

        “술 가져와!!”

        “어이! 거기 빠짐없이 기록할 준비도 잊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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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워프들이 저 멀리서 저들끼리 시끄럽게 떠들며 술판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 대화를 엿들은 이안은 더더욱 불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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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비행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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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괜찮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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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불안 속에서, 시간이 빠르게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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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침내 케니스와 한스가 아르테리스에 도착했다.

        딱히 오랜만에 보는 얼굴도 아니었는데, 이안은 어쩐지 몇 년 만에 보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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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 어머니!”

        “오오, 이안. …멀쩡하구나?”

        “어디 다친 곳은 없니?”

        ​

        케니스와 한스는 이안의 몸 곳곳을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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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라고 해야 할까…. 당연히 다쳤다는 것을 전제로 이야기하는 것 같아 기분이 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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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둘째 어머니가 잘 챙겨주셔서 다친 적은 없어요.”

        “뭐? 데, 데이지가 잘 챙겨줬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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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스는 유니콘이 비처녀를 등에 태웠다는 이야기를 들은 사람처럼 놀랐다. 케니스의 반응은 조금 더 정적인 동시에 극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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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안. 혹시 데이지가 너한테 매일 수상한 액체나 음식을 먹이지는 않았니?”

        “네? 하하. 어머니는 농담도.”

        “있었냐고 물었잖아.”

        “…농담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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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안의 어깨를 꽉 쥐고 있는 케니스의 표정은 정말 심각했다. 이안은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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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그래! 혹시 데이지가 몰래 너의 피를 빼가지는 않았냐? 발톱이나 머리카락을 모았다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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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한스가 실제로 경험했던 일이었다. 이안은 눈을 질끈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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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째 어머니….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다니신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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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째 어머니에게 얼마나 시달렸길래 이런 반응을 하시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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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가 자신에게 롱소드를 맡겼던 이유, 그러면서 용기에 대해 운운했던 이유.

        이안은 그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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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부 둘째 어머니에 대한 대비였던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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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스와 케니스의 예상과 달리, 데이지가 이안의 앞에서는 제법 의젓하게 행동했다는 것이 기분 좋은 오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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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사님. 한스 님.”

        “허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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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 그렇듯. 데이지가 등 뒤에서 그림자처럼 나타났다.

        한스는 귀신을 마주한 사람처럼 펄쩍 뛰었다. 얼굴이 퍼렇게 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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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아아. 데, 데이지구나. 이, 이야아…. 이게 얼마 만이야? 아리아가 태어난 이후로는 거의 처음 아닌가?”

       “…정확하게는 8년 4개월 13일 만이죠.”

        “하하, 하….”

        “…아아. 한스 님…. 정말로, 정말로 보고 싶었습니다. 당신의 모습을 꿈에서마저 잊을 수가 없어서ㅡ”

        ​

        데이지의 눈빛이 위험해졌다. 케니스가 앞으로 나서며 한스를 등 뒤로 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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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지.”

        “…용사님.”

        “오랜만이야. 너는, 여전하구나.”

        “…용사님도 여전히 아름다우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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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쩌저저적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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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여자의 시선이 허공에서 격돌한다. 잠깐이지만 눈빛이 물리력을 갖추고 부딫혔다는 착각마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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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구에 때아닌 한파가 몰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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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끄으으. 아이구 머리야. 끄응. 어제 너무 마셨나? 으잉? 뭐야, 용사님 아니신가! 언제 오신 거요?”

        “바, 방금! 방금 도착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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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가 빨갛게 변한 드워프가 비틀비틀 걸어왔다.

        이안은 그 어느 때보다 드워프가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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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끄응. 뭐, 그럼 서로 바쁜 몸이니 바로 승선하자고!”

        “그러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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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워프가 비행선에 올라탔다. 케니스가 먼저 시선을 거뒀다.

        훌쩍 비행선으로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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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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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뒤를 따라 데이지가 비행선에 올라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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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니스와 데이지, 두 여인의 1차 격돌은 그렇게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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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 나갈 것 같아. 정신 나갈 것 같아. 정신 나갈 것 같아. 정신 나갈 것 같아. 정신 나갈 것 같아. 정신 나갈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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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여인의 신경전을 눈앞에서 본 한스는 차원의 틈으로 찌그러질 것 같은 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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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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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아가 이안의 옷소매를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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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라버니.”

        “괜찮아. 아리아. 가자. 같이 가서 아버지한테 인사드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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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안은 아리아와 함께 쉼 없이 중얼거리는 한스에게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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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 이쪽은 아리아에요. 알고 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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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스는 그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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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심 나가서 먹을 것ㅡ. 아, 크흠. 네가 아리아구나.”

        “……네에. 그, 아버님.”

        “흐흠. 그래, 아리아. …내 딸. 벌써 네가 9살이라니…. 미안하다. 그동안 여러 사정이 있어 찾아가지 못했다.”

        “……아, 아니에요 아버님. 저, 저는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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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년 만에 만나는 부녀.

        그 공백의 시간만큼이나 어색함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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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스가 조심스럽게 아리아의 머리를 쓰다듬ㅡ으려다가 실패했다.

        ​

        “으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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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아가 고개를 기울여 한스의 손을 피한 것이다.

        ​

        “……아무리 아버님이라고 해도, 오직 오라버니만이 제 머리를 쓰다듬을 수 있습니다.”

        “…오.”

        ​

        그리 말하는 아리아의 눈빛은 제법 익숙한 그것이다.

        이안을 바라보는 한스의 눈빛이 울적하게 변했다.

        ​

        “너는 참으로 내 아들이 맞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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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

        ​

        ​

        ​

        비행선에 올라탄 인원은 얼마 없었다. 

        ​

        한스와 케니스, 데이지, 아리아, 이안 그리고 항해를 담당하는 드워프까지.

        도합 6명뿐이었다.

        ​

        “오. 제법 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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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에 떠 있는 비행선의 몸통은 생각보다 넓었다. 동그랗고 커다란 판자를 밟고 서 있는 기분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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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아. 그럼 용사님! 부탁한 물건을 좀 꺼내주시겠나?”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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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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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니스가 등에 메고 있던 거대한 대검을 꺼내 들었다. 불에 타오르는 듯 이글거리는 형상의 붉은 대검이었다.

        ​

        “크으. 이런 형태의 대검이라니. 언제봐도 하나 된 분의 솜씨는 정말 끝내주는구먼!”

        “이걸 어떻게 하면 되나요?”

        “아. 그 검에 불을 좀 켜주겠나?”

        ​

        케니스의 대검에서 뜨거운 화염이 화륵 치솟았다.

        이미 알고 있던 사람들은 태연하게 바라봤고, 처음 보는 이안과 아리아의 눈만 땡그랗게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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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 더 뜨겁게, 더, 더, 더. 옳지. 지금이 딱 좋군.”

        ​

        드워프의 주문에 계속해서 올라간 화력.

        불꽃은 붉은색에서 노랗게, 이윽고 하얗게 변했다.

        ​

        케니스의 최대 화력이었다.

        ​

        “끄으으읍….”

        ​

        대검을 붙잡고 있는 케니스도 작게 신음을 흘렸다. 다른 사람들은 케니스에게서 최대한 떨어진 지 오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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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우. 좋아. 좋아! 딱 좋아! 지금 그대로 여기 구멍에 검을 꽂으쇼!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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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억센 수염 덕분에 비교적 멀쩡한 드워프가 외쳤다. 우뚝 솟은 막대 기둥 중에서 가장 크고 굵은 기둥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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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으으읍!”

        ​

        철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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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멍에 대검을 꽂았다. 안에서 무언가 맞물려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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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끼리리릭- 푸쉭! 철컥, 덜커덩!

        ​

        대검의 화력은 고스란히 비행선에게 전달됐다.

        비행선에서 녹슨 비명이 흘러나온다. 자연적으로 존재할 수 없는 막대한 힘을 머금은 비행선이 천천히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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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우우웅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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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 어어어!”

        “…이건,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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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에 가라앉아 있던 비행선이 기우뚱-선체를 기울이며 천천히 몸을 띄우기 시작한다. 바닷물에 가려져 있던 좌우의 바퀴들이 잔망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

        파라라라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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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행선이, 하늘을 날기 시작했다.

        ​

        일행은 난생처음 겪어보는 부유감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몇몇 소수자- 케니스와 한스는 까마득한 상공에서 자유낙하를 경험해봤기에 조금 침착할 수 있었다.

        ​

        “이, 이게 도대체 어떻게 하늘을 나는 거야?”

        ​

        이안은 하늘 위로 떠 오른 비행선의 몸통을 살폈다.

        ​

        비행선의 몸체 좌우에는 커다란 물레바퀴가 달려 있었다. 그것들이 정신없이 돌아가는데 너무 빨라서 제대로 보이지도 않을 지경이었다.

        ​

        “크흐흐! 저것들이 바로 이 비행선의 핵심이지! 저건 비행선의 날개라고!”

        “저게 날개라고요? 새처럼?”

        “원리는 비슷하지만 조금 더 극적이지! 세상에는 밀어내는 힘과 당기는 힘, 두 종류가 서로 균형을 맞추고 있는데ㅡ”

        ​

        드워프는 뭔가 어려운 용어를 잔뜩 사용하며 설명을 시작했다. 그 설명은 이안의 한쪽 귀로 들어와 반대쪽으로 고스란히 나갔다. 하나도 이해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

        부우우웅ㅡ

        ​

        비행선은 수면 위로 천천히 떠오르다가 적당한 높이에서 멈췄다. 슬쩍 난간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더니, 머리가 핑 돌았다. 인간이 가장 큰 공포를 느낀다는 11m 상공이었다.

        ​

        밑에서는 드워프들이 어깨동무하고 술잔을 들며 소리치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구경꾼들이 구름처럼 모였다. 하늘을 나는 배라니, 이건 참 진귀한 구경거리였다.

        ​

        “좋아! 가자, 우리의 첫 비행이다!”

        ​

        드워프가 힘찬 함성과 함께 돛을 조정했다. 바람을 머금은 돛이 팽팽하게 부풀며 비행선을 앞으로 떠밀었다.

        ​

        “오, 오오오. 날아간다…!”

        ​

        비행선은 제법 빠르게 앞으로 나아갔다. 순풍을 머금은 배보다 빨랐고, 날아가는 새보다는 느렸다. 

        ​

        “허 참. 살다보니 이런 것도 다 타보네.”

        ​

        한스가 난간에 기대며 중얼거렸다. 참으로 격변의 시대이지 않은가. 

        ​

        비행선은 저 멀리, 심연을 향해 방향을 잡았다. 비행은 제법 순조로웠다. 혹시나 싶어 탈출용 쪽배를 준비한 것이 무색할 정도였다.

        ​

        “하음. 지루하다….”

        “……그러게요.”

        ​

        다만, 그들을 괴롭히는 것은 지긋지긋한 시간이었다.

        ​

        처음이야 비행선이 신기해서 내부 탐험도 하고, 드워프를 붙잡고 여러 질문도 쏟아냈지만, 그것도 질린 지 오래다.

        ​

        부모님들은 뭔가 대화를 나눈다고 방에 들어가 버렸으니, 이안과 아리아는 갑판에 누워 구름이나 구경하고 있었다.

        ​

        …무료하고, 심심하다.

        ​

        “뭔가 재밌는 일 없을까?”

        ​

        이안이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아마 노련한 뱃사람이 있었다면 기겁하며 이안의 주둥이를 막았을 것이다. 그런 말을 하면 사고가 일어난다는 미신이 있기 때문이다.

        ​

        그리고ㅡ 미신은 바다에서 실체를 갖추는 법.

        ​

        ㅡ팅!

        ​

        금속의 무언가 튕겨 나오는 소리.

        ​

        정말 우연히도, 정말 공교롭게도.

        비행선의 날개를 고정하던 멀쩡한 톱니 하나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제자리를 벗어났다. 전체를 떠받치던 균형이 무너지고, 날개의 축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

        쿠구구궁ㅡ!

        ​

        비행선의 균형이 무너진다. 한쪽으로 쏠리는가 싶더니, 과한 무게가 실린 멀쩡한 날개에서도 펑! 하고 불길한 소리가 연달아 들려왔다.

        ​

        “으아아아악! 뭐, 뭐야!”

        “……오라버니!!”

        ​

        아리아가 이안을 품에 안고 비행선의 안쪽으로 물러났다. 

        ​

        “무슨 일이냐!”

        “습격인가?”

        “……한스 님, 제 뒤로.”

        ​

        부모님들이 우르르 달려 나왔다. 어찌나 급하게 달려왔는지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

        “아이고, 꼬인 수염 맙소사! 이런 탄탈로스 같은 일이라니!”

        ​

        드워프가 비명을 지르며 양쪽 날개를 살폈다. 뭔가 알 수 없는 도구를 이것저것 꺼내며 급히 상황을 파악했다.

        ​

        그사이에도 비행선의 고도는 천천히 낮아지고 있었다.

        ​

        “무슨 일이죠? 심각한 문제인가요?”

        “…끄응. 이, 이게 이럴 리가 없는데.”

        ​

        케니스의 질문에 드워프는 진땀을 흘렸다. 구조적으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

        “…날개의 부품이 하나 빠졌소. 다행히 아주 심각한 문제는 아니야. 동력 전달의 효율이 극단적으로 낮아졌을 뿐이지.”

        “아. 그럼 다행이네요. 수리는 가능한가요?”

        “……불가능해.”

        ​

        드워프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빠진 부품을 끼우려면 아예 날개를 통째로 들어내야 했다. 당연하지만, 비행 중에는 불가능한 작업이다. 비행선이 통째로 추락할 것이다.

        ​

        “그렇다면, 탈출을 준비해야 하나요?”

        ​

        케니스는 침착하게 드워프의 의견을 기다렸다. 자리에서 한참이나 고민하던 드워프가 벌떡 일어났다.

        ​

        “……아예 방법이 없는 건 아니지!”

        ​

        짧은 다리를 바삐 놀려 비행선에 들어간 드워프. 한참이나 우당탕, 쿵쾅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드워프가 다시 돌아왔을 때는 기묘하게 생긴 손잡이 2개를 들고 있었다.

        ​

        “자, 이거! 얼른 받으시오! 이쪽 구멍에 꽂고, 그렇지. 반대쪽에서도 똑같이!”

        ​

        S모양으로 생긴 손잡이는 날개의 바퀴에 쏙 들어갔다. 이윽고 드워프가 힘차게 외쳤다.

        ​

        “손잡이를 돌려엇! 빨리!!”

        ​

        엉겁결에 달라붙은 한스가 손잡이 한 개를 담당했고, 멀쩡한 날개에서 제일 가까웠던 이안이 나머지 하나를 붙잡았다.

        ​

        “끄응… 뭐가 이렇게 무거워…!”

        ​

        끼리리릭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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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안이 젖먹던 힘까지 쏟아내며 손잡이를 돌리자, 날개가 조금 더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

        반대편에서 한스는 한 손으로 손잡이를 돌리고 있었다.

        ​

        끼리릭, 끼릭ㅡ

        ​

        천천히 내려가던 비행선이 추락을 멈췄다. 하지만 고도는 원상복구 되지 않았다. 드워프는 쉬지 않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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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사님, 화력을 높여주시오! 지금부터 심연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

        ​

        기둥에 꽂힌 채 불을 뿜어내고 있던 대검을 붙잡은 케니스. 눈을 찌푸린 채 집중하자, 하얀 불꽃이 더욱 거세게 피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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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쪽의 아가씨들은 돛을 좀 잡아주시오! 이제부터는 한줌의 바람도 놓칠 수 없어!”

        “…이렇게 하면 되나?”

        “……도울게요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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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지와 아리아가 여러 개의 기둥을 바쁘게 오가며 돛을 조정했다. 드워프는 진땀을 흘리며 비행선을 조종했고, 틈틈이 괴상한 도구를 꺼내 전방을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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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아. 수염이 엉킬 지경이구먼! 좋은 소식 하나, 나쁜 소식이 하나 있는데 뭐부터 들을 거요?”

        “좋은 소식부터 듣죠.”

        “좋은 소식은 우리가 심연에 가까워졌다는 거요! 앞으로 하루만 더 가면 심연이지!”

        “오, 다행이네요. 나쁜 소식은요?”

        “진행 경로에 먹구름이 생겼소! 난기류라고! 이미 우리를 향해 다가오고 있으니 정면으로 돌파해야 한다는 게 안 좋은 소식이지!”

        “……….”

        ​

        땀을 뻘뻘 흘리며 손잡이를 돌리던 이안은 입을 꾹 다물었다.

        ​

        ‘이거…… 설마 나 때문인가?’

        ​

        분명 우연이겠지만….

        반드시 우연이어야 할 테지만.

        타이밍이 너무나 공교로웠다.

        ​

        끼릭! 끼리릭ㅡ!

        ​

        이안은 더욱 열심히 손잡이를 돌렸다. 

        에이 설마…. 아니겠지.

        ​

        …아니겠지?

        ​

        쉬지 않고 손잡이를 돌리는 이안의 머리 위로, 하늘에 걸린 별들이 반짝반짝 빛나며 이안에게 말하는 듯했다.

        ​

        ㅡ어디 재밌는 일 없냐고?

        ​

        《이루어졌다.》

        ​

        ​

        ​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항상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신선우’님…! 후원 정말 감사합니다…!! 우당탕탕 굴러가는 북부…!! 조금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것 같나요…?? 차원을 항해하는 드워프라니…!! 초-하이퍼 울트라 드워프 아닙니까…!! 어쩐지 그 과정에서 세 명의 드워프가 길을 잃을 것 같은 느낌…!!! 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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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Install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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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형 무기 만들기 게
Status: Ongoing Author:
Out of boredom, I download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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