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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2

       “아, 안녕하세요! 키드쉽 이혜정입니다! 오늘부로 A 클래스에서 수업 받게 되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키드쉽 이혜정.

         

       올해로 22살로 나아아 최고령자 중 한 명인 그녀는 100명의 참가자들 가운데서도 꽤 유명 인사였다.

         

       그도 그럴 것이….

         

       ‘K스타 7등까지 올라간 실력파니까.’

         

       그녀는 또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인 K스타에서 가창력만으로 7등까지 올라간 실력파 연습생이었으니까.

         

       이는 그녀의 상태창으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예술 세부 스탯]

         

       (외모 : 81)

         

       (가창력 : 98)

         

       (연기력 : 53)

         

       (춤 : 66)

         

       역시나 눈에 띄는 것은 압도적인 가창력.

         

       이는 확신의 메인보컬인 유 설의 자리를 위협할 정도였다.

         

       거기다 외모 스탯도 상당히 높고 춤도 어느 정도 군무를 따라갈 수준은 된다.

         

       확실히 스탯만 보면 이혜정은 A 등급에 올 충분한 실력은 되었다.

         

       그래…, 스탯만 보면 말이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아이돌이 되기엔 크나큰 결격 사유가 있었으니….

         

       토실.

         

       몸매가 좀…, 음…, 통통하다는 것이었다.

         

       아 물론 보기 나쁘다는 것은 아니었다.

         

       애초에 이혜정의 얼굴이 상당히 귀욤상인데다 살도 한국 여자 평균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니까.

         

       문제는 다른 아이돌 연습생들이 너무나도 마르다는 것에 있었다.

         

       일단 눈앞의 유 설만 봐도 종이인형 수준이고 나도 마른 근육 체형이었기에 우리 둘 사이에 이혜정을 끼면 상당히 뚱뚱해 보였던 것이다.

         

       출렁-.

         

       ‘아니…, 통통한 게 아니라 육덕졌다고 해야 하나…?’

         

       문득 이혜정의 등급 평가 때가 떠오른다.

         

       그녀는 무대를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하던 중에 자기 가슴에 팔이 걸려 춤이 꼬이는 바람에 B를 받았었지.

         

       지금 보니 또 그녀의 몸매는 딱히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기도 했다.

         

       아이돌에 부적합 해 보이기는 해도…, 특정 남성 팬들의 취향은 확실히 저격할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는 가뭄 같던 A 클래스에 단비처럼 내린 뉴비가 아닌가.

         

       “잘 오셨어요.”

         

       나는 그녀를 반갑게 맞이해 주기로 했다.

         

         

         

         

       **

       

         

         

         

       내가 잘못 생각한 게 있다.

         

       그것은 바로 사람이 늘면 트레이너의 비교도 줄지 않을까 했던 착각이었다.

         

       내가 유 설에 비해 부족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로 가창력.

         

       그리고 뉴페이스 이혜정의 가창력 스탯은 98.

         

       “…예린아! 설이랑 혜정이처럼 하라니까?!”

         

       이혜정이 온 후로 나는 유 설 뿐만 아니라 이혜정과도 비교를 받게 되었다.

         

       물론 이와 반대로 이혜정은 댄스 부분에서 나와 유 설에게 비교를 당했다.

         

       “혜정아, 이게 어려워? 예린아, 네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보여 줘. 그래, 이렇게 하라고.”

         

       “…네, 넵!”

         

       그렇게 첫날 레슨은 제작진들의 억까에 무수한 비교 세례를 당하며 끝마쳤다.

         

       트레이너들의 계속된 지적질에 마음은 너덜너덜해졌지만 그래도 수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수확 중 가장 큰 것은 바로 이혜정과 좋은 사이가 되었다는 것이었다.

         

       “예, 예린아. 여기서 고음을 지를 땐 그냥 목에 힘주는 게 아니라 머리로 소리를 지른다는 느낌으로….”

         

       처음에는 이혜정도 내 차가운 표정에 쉽게 다가오지 못했지만 같이 트레이너에게 구박 세례를 받으며 없던 전우애도 샘솟은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가 부족한 춤과 노래를 챙겨 주며 실력도 보완해 나갔다.

         

       “나를 지켜봐 줘-!!”

         

       “그, 그래! 그렇게…! 지금 잘했어.”

         

       놀랍게도 이혜정은 누군가를 가르치는 데 뛰어난 재능이 있었다.

         

       나는 그녀에게 따로 레슨을 받으며 실력이 향상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언니…, 여기서는 팔을 이렇게….”

         

       “아…, 아아아….”

         

       다행히 내 댄스 코칭도 도움이 됐는지 이혜정도 밝은 미소와 함께 고마움을 표했다.

         

       “아…! 이해가 가는 것 같아, 예린아. 고마워.”

         

       “…뭘요.”

         

       그렇게 우리는 서로를 보다듬어 주며 혹독한 A 클래스를 버텨 나갔다.

         

         

         

         

       **

         

         

         

       3일 차.

         

       오전 레슨을 마친 나와 이혜정은 지친 몸을 이끌고 터덜터덜 식당으로 향했다.

         

       오늘의 점심 메뉴는 제육볶음과 미역국.

         

       “아…, 오늘은 너무 힘들어서 입맛도 없네…. 조금만 먹어야지….”

         

       수북.

         

       ‘……조금?’

         

       이혜정은 거인국 식사 기준으로 조금의 양을 식판에 담았다.

         

       나도 적당한 양의 음식을 식판에 담으니 미리 식당에서 자리를 잡고 있었던 박유정이 우리를 불렀다.

         

       “언니들-! 여기에요!”

         

       “아…, 유정아.”

         

       참고로 나, 이혜정, 박유정은 지난 3일 간 동안 제법 친해진 채였다.

         

       박유정과 이혜정이 비슷한 성격이어서 빠르게 친해질 수 있었다.

         

       “엇, 유정아. 너 D등급으로 올라왔네?”

         

       “헤헷, 네. 아까 오전에 올라가도 된다고 트레이너 쌤한테 허락받았어요.”

         

       박유정의 이름표 옆 알파벳은 원래의 E가 아닌 D가 적혀 있었다.

         

       하긴 원래 박유정의 실력은 크게 나쁘지 않은 듯 보였으니까.

         

       ‘그러고 보니 얘 상태창을 본 적이 없구나.’

         

       나는 말 나온 김에 한 번 봐야겠다 생각하며 박유정의 상태창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음…?’

         

       그녀의 상태창으로 들어가자 이상한 점을 볼 수 있었다.

         

       [박유정]

         

       [나이 : 18]

         

       [특성 : (잠김)]

         

       [신체 세부 스탯]

         

       [지능 세부 스탯]

         

       [예술 세부 스탯]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통 특성이 없는데 박유정은 특성이 있다.

         

       그것도…, 잠겨 있다.

         

       잠겨 있는 특성을 보는 건 두 번째였다. 처음은 유 설. 그리고 이번의 박유정.

         

       ‘왜 특성이 잠겨 있는 걸까.’

         

       나는 고개를 갸웃하며 그녀의 예술 세부 스탯으로 들어갔다.

         

       [예술 세부 스탯]

         

       (외모 : 84)

         

       (가창력 : 75)

         

       (연기력 : 93)

         

       (춤 : 81)

         

       ‘오….’

         

       예상대로 그녀의 스탯은 상당히 준수했다. 이 정도면 무난하게 C등급 아니 B등급까지 노려볼 수 있는 수준이랄까.

         

       ‘막판에 좋은 결과 기대해도 되겠네.’

         

       애초에 내가 처음 박유정을 보고 움찔했던 것도 그녀의 얼굴이 뭔가 익숙했기 때문이었다.

         

       어쩌면 박유정도 데뷔조에 뽑힐 수도 있겠다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이니 밥을 먹던 박유정이 우리에게 물었다.

         

       “아, 근데 A 클래스는 아직도 3명이에요? 오늘 오전에도 승격한 사람 아무도 없었어요?”

         

       “…응, 없었어.”

         

       참고로 A 클래스는 지금 3일 연속으로 3명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혜정을 끝으로 더 이상 B 클래스에서 승격해온 사람이 없었으니 말이다.

         

       “겨우 3명이서만 연습하면 엄청 휑하겠네요…. 아, 그 유 설 언니는 어때요? 두 사람 유 설 언니랑도 친해요?”

         

       “…….”

         

       유 설 이야기가 나오자 이혜정이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이제는 그녀도 유 설의 카메라 돌 때와 안 돌 때 차이를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게…, 그 분이랑은 별로 안 친해서….”

         

       “엥? 그래요? 전에 봤을 때는 되게 살갑고 착해 보였는데?”

         

       “나쁜 건 아닌데 뭐랄까….”

         

       그래, 유 설이 딱히 나쁜 행동이나 언행을 한 것은 아니었다.

         

       단지 카메라만 꺼지면 우리에게 무관심할 뿐.

         

       ‘성격으로만 보면 유 설이 하예린의 얼굴과 더 어울리는데 말이야….’

         

       나와 이혜정은 지난 3일 동안 레슨 외에도 밤까지 남아 따로 연습을 하곤 했다.

         

       하지만 유 설은 정해진 시간 외에 굳이 우리와 함께 어울리려 하지 않았다.

         

       ‘따로 연습을 하는 것 같긴 하던데 혼자 어디 가서 하는 건지….’

         

       그녀가 자기에 대한 이야기도 하지 않았기에 우리는 그녀에 대한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A 클래스 3명 중에 한 명이 그렇게 차갑게 나오니 A 클래스는 당연히 삭막해질 수밖에.

         

       이렇게 느끼는 건 나뿐만이 아닌지 이혜정이 우걱우걱 잘 퍼먹던 숟가락을 내려놓고 침울한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모르겠어…. 아무튼 A 클래스가 더 늘어났으면 좋겠어…. 그치, 예린아.”

         

       “…그러게요.”

         

       3일 차인 지금까지 트레이너들은 나와 이혜정의 약점을 꼬집으며 지적질을 하고 있었다.

         

       이에 우리는 A 클래스 인원이 더 늘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뭐…, 아직 며칠 남았으니 그때까지 몇 명은 오겠죠.”

         

       “그렇겠지?”

         

       내 말에 이혜정이 희망적인 미소를 지으며 다시 제육덮밥 산맥에 숟가락을 넣었다.

         

       하지만….

         

       마지막 연습 날이 되는 그때까지 A 클래스는 우리 셋에서 더 추가되는 일이 없었다.

         

         

         

       **

       

         

         

         

       맞춤 클래스 최후의 날 마지막 연습이 끝나고.

         

       트레이너들은 우리 A 클래스 셋을 한 자리에 불러 모았다.

         

       우웅-.

         

       오늘따라 우리를 찍는 카메라 수가 많았다.

         

       그리고…, 나는 곧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척.

         

       보컬 트레이너가 비장하고 엄숙한 표정으로 우리 셋의 앞에 서서 입을 열었다.

         

       “이것으로 A 클래스의 수업은 끝이야. 너희는 내일 최종 등급 평가에 따라 A등급으로 남을지 아니면 B등급으로 떨어질지 정해지겠지. 일단은 모두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어. 하지만….”

         

       보컬 트레이너가 의도적으로 얼굴을 구기며 말을 이었다.

         

       “나는 여기 있는 3명 모두 잘했다고 만은 절대 말 못 하겠어.”

         

       쿠쿵.

         

       아마 지금이 편집된 방송분이라면 이런 효과음이 나왔을 것이다.

         

       “먼저 예린이.”

         

       “…넵.”

         

       먼저 이름을 불린 내가 특유의 무표정으로 손을 들었다.

         

       “예린이 너는 분명 연습 기간에 비하면 놀라운 성취를 보이는 건 맞아. 이건 칭찬해주고 싶어. 하지만 예린이 너는 너무 댄스실력에 비해 보컬이 너무 떨어져. 맞지?”

         

       “…맞습니다.”

         

       “아이돌에게 댄스는 중요하지만 사실 그 무엇보다 기본이 되는 건 노래야. 그건 과거에도 그럴 거고 앞으로도 그럴 거야. 알겠어?”

         

       “…네.”

         

       “내일…, 네가 얼마나 보컬 부분에서 더 성장했는지 볼 거야. 그리고 진전이 없으면…, 네가 A등급에 남을 수 있을지 장담은 못 하겠다.”

         

       우웅-!

         

       지이잉-!

         

       보컬 트레이너의 그 말이 끝나는 동시에 카메라들이 단체로 내 표정을 클로즈업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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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시간 뒤 한 편이 더 올라올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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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Idol to Pay Off My Debt

I Became an Idol to Pay Off My Debt

빚을 갚기 위해 아이돌이 되었습니다.
Status: Ongoing Author:
"What? How much is the debt?" To pay off the debt caused by my parents, I became an id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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