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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8

       [동기화 중….]

         

       [유 설의 잠긴 특성이 해제되는 중입니다….]

         

       ‘뭐지…?’

         

       처음 보는 상태창의 변화에 나는 당황했다.

         

       그리고 이내 긴장했다.

         

       하필이면 이런 상황 속에서 잠긴 특성이 풀리다니…. 도저히 좋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나는 조금 떨며 상태창이 무슨 변화를 보일지 기다렸다.

         

       하지만….

         

       [동기화 중….]

         

       [유 설의 잠긴 특성 해제되는 중입니다….]

         

       [동기화 중….]

         

       [유 설의 잠긴 특성 해제에 실패했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유 설은 잠긴 특성을 해제하는 데 실패했다.

         

       나는 특성 해제 실패창을 보고 속으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런데 저 잠긴 특성이 뭘까.’

         

       그러고 보니 박유정도 저 잠긴 특성이 있었지.

         

       괜히 특성이 잠겨 있는 것 같지는 않은데…, 뭔진 몰라도 열리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 그러면 촬영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유 설의 잠긴 특성은 열리지 않은 채로 A 등급의 최종 등급 평가가 재개했다.

         

         

         

         

       **

         

         

         

         

       “A 등급 유 설 참가자의 등급은 A로 유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두 번째로 최종 등급 평가를 치른 유 설은 당연하게도 A 등급을 유지했다.

         

       그리고 대망의 마지막 무대.

         

       “…그러면 지금부터 무대를 시작하겠습니다.”

         

       스테이지 밖에서는 몸을 떨다 못해 말까지 더듬던 이혜정은 무대 위로 올라가자마자 다른 사람처럼 돌변했다.

         

       역시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 7위까지 올라간 짬밥이 있는 걸까.

         

       그녀는 연습할 때보다 실전에 더 강한 실전파였다.

         

         

       -우리는 눈을 떠!

         

         

       그렇게 이혜정도 성공적으로 무대를 마치고….

         

       “혜정이도…, 제가 춤 부분에서 많이 혼냈는데 그 점이 향상된 것 같아 너무 보기 좋고 미안합니다. 크흑….”

         

       “…예솔 쌤.”

         

       나를 심사할 때 울음을 터트린 보컬 트레이너가 이혜정의 무대를 보고 눈물을 흘렸기에 훈훈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이혜정 연습생의 등급은 A로 유지하겠습니다.”

         

       “가, 감사합니다-!!”

         

       결국 이혜정도 등급 유지에 성공하며 기존 A 등급 3명은 모두 그대로 A 등급에 남게 되었다.

         

       거기에 더해 추가로 합류한 A 등급이 2명.

         

       최종 등급 평가가 끝나고 A 등급은 총 5명이 되었다.

         

       “자, 이것으로 최종 등급 평가를 마치겠습니다.”

         

       이혜정까지 평가를 마치고 한시우가 마이크를 들고 진행을 시작했다.

         

       “여러분들은 등급 별로 나뉘어 내일 단체 테마곡 무대에서 적절한 자리를 배치받으실 겁니다.”

         

       여기서 적절한 배치는 가운데에 가까운 쪽 즉 센터를 의미할 터.

         

       가운데에 위치한 A 등급을 중심으로 B, C 등급 순으로 산개되는 배치 속에서 저등급 참가자들은 카메라 한 컷조차 쉽게 받지 못할 것이다.

         

       “아마 지금 등급이 마음에 들지 않으시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벌써부터 상위 등급과 격차를 느끼는 분들도 있으시겠죠.”

         

       “…….”

         

       한시우의 말에 저등급 참가자들이 침울하게 입을 꾹 담았다.

         

       그는 다음 멘트를 통해 그런 저등급 참가자들의 마음에 희망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너무 걱정 마세요. 아직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지금 상위 등급이라도 당장 떨어질 수도 지금 하위 등급이라도 데뷔를 할 수도 있습니다.”

         

       “…….”

         

       “이 모든 걸 결정하는 건 시청자분들의 몫이죠.”

         

       한시우가 그리 말하며 카메라를 가리켰다.

         

       “설사 여러분의 실력이 뒤떨어진다 하더라도 시청자분들이 선택하다면 데뷔를 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

         

       그래, 확실히 나아아는 단순히 실력이 가장 뛰어난 연습생이 데뷔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시청자들이 가장 많이 투표한 6명이 데뷔하는 것뿐.

         

       그걸 상기하고 아직 기회가 남았다 생각했는지 저등급 참가자들이 눈동자에 불꽃을 빛냈다.

         

       대부분 실력을 떨어지지만 외모가 상대적으로 뛰어난 참가자들이었다.

         

       “자, 그러면 우리의 시청자 분들에게 인사 드리는 걸로 오늘의 촬영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자, 다들 카메라 한 대씩 보시고요.”

         

       한시우의 말에 참가자들이 경쟁적으로 카메라 한 대씩 찾으며 최대한 밝은 얼굴로 응시했다.

         

       그래봤자 방송에 1초 나갈까 말까였지만 참가자들은 그렇게나 간절했다.

         

       “자 다 같이 외칩시다. Show me your dream!”

         

       “Show me your dream!”

         

       그렇게 여느 때처럼 나아아의 구호를 외치며 오늘의 촬영도 마무리되었다.

         

         

         

         

       **

         

         

         

       “컷, 수고하셨습니다! 등급이 변동되신 분들만 제작진을 따라오고 나머지 참가자 분들은 자유로운 시간 보내면 되시겠습니다.”

         

       제작진이 컷 사인을 보내고 등급이 변한 이들만이 집합했다.

         

       듣기로는 등급이 변하며 방도 변하기 때문에 그 리액션을 따려 모인다고 했다.

         

       나는 그대로 A 등급 유지이니 해당 사항이 없었다.

         

       내일도 아침 일찍 집합하니 지금 당장 방으로 가서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니, 고생하셨어요.”

         

       “그래, 예린아. 너도 너무 고생 많았어.”

         

       나는 가장 먼저 같은 A등급에서 동거동락한 이혜정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설 언니. 언니도….”

         

       그 옆의 유 설에게도 인사를 건네려 어렵게 다가 갔다.

         

       하지만….

         

       “…….”

         

       그녀는 아무런 반응 없이 나를 스쳐 지나갈 뿐이었다.

         

       “…어어, 설아?”

         

       사건의 전말을 모르는 이혜정은 다시 차가워진 유 설을 보고 당황해했다.

         

       “이제 제법 친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나도 어젯밤까지 함께 최종 등급 평가를 준비하며 그녀와 제법 친해졌다고…, 아니 유 설이 마음의 문을 제법 열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까 일 때문에….

         

       ‘예린아, 너도 정신 차려. 너랑 나랑 경쟁자야.’

         

       그녀 마음의 문은 다시 닫혀 버렸다.

         

       그것도 언제 열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굳게.

         

       “…우리도 돌아가자, 예린아. 어제도 잠 못 잤으니 오늘은 가서 일찍 자야지.”

         

       “…네.”

         

       지금 당장 내가 유 설을 위해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또다시 다가갔다간….

         

       ‘그게 아니면 9년 연습하고도 데뷔도 못한 늙다리가 불쌍해 보인 거니?’

         

       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은 그녀가 다시 발톱을 세우겠지.

         

       “후우….”

         

       내가 조금만 더 그녀의 마음을 생각했다면 어쭙잖게 그녀를 위하는 척 그녀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입에서 쓴맛을 느끼며 숙소로 돌아갔다.

         

       오랜만에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일찍 침대에 누운 후에도 그녀가 한 말이 생각났다.

         

       ‘…경쟁자들끼리 친하게 지낼 수 있다고 생각한 게 바보였어.’

         

       나도 그녀를 경쟁자로 생각했었다.

         

       그녀의 무대를 볼 때면 나는 왜 저렇게 못 하지 회의감이 들기도하고 꼭 그녀를 깔아뭉개고 싶다는 욕구가 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친해질 수 없다 생각한 건 아니었는데….’

         

       그렇게 나는 오늘 유 설과 있었던 일을 생각하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

         

       몸은 천근만근 피곤했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계속 그녀가 했던 말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네가 지금 여기 있는 것만으로도 누군가 간절한 한 명이 기회를 잃고 있다는 거 몰라?’

         

       내가 여기 있는 것만으로도 누군가가 기회를 잃고 있다니….

         

       확실히 오늘 나는 유 설이 HS에 영입될 수 있는 기회를 뺏은 셈이나 다름없었다.

         

       내가 나아아를 통해 데뷔하게 된다면 전생에서 데뷔조에 뽑혔을 한 명이 떨어지는 것이기도 하고,

         

       그래서일까.

         

       나는 자꾸 잡생각이 들어 머릿속이 어지러워졌다.

         

       이에 나는 억지로 눈을 질끈 감으며 잠을 청했다.

         

       ‘한숨 푹 자고…, 내일이 오면 괜찮아질거야….’

         

       내일 아침이 오면 이 복잡한 머릿속도 가라앉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희망적인 생각을 갖기에 나아아는 너무 잔혹한 곳이었다.

         

         

         

         

       **

         

         

         

         

       다음 날 아침.

         

       일어나자마자 나와 이혜정은 식당으로 향했다.

         

       곧 있을 테마곡 단체 무대를 대비해 든든하게 아침을 챙겨 먹기 위해서였다.

         

       원래는 박유정도 데리고 갈 생각이었지만….

         

       “아…, 언니들…. 제가 어제 늦게까지 리액션 촬영을 하느라…. 오늘은 밥 안 먹고 그냥 잘게요…, 쿨….”

         

       어제 늦게까지 리액션 촬영을 한 박유정이 그야말로 뻗어 버렸기에 어쩔 수 없이 둘이 갔다.

         

       오늘의 아침 메뉴는 설렁탕.

         

       “우와~ 나 설렁탕 짱 좋아하는데!”

         

       싫어하는 메뉴가 없는 이혜정은 설렁탕을 한가득 퍼다가 그야말로 진공청소기처럼 흡입했다.

         

       나도 오늘 촬영이 빡셀 거란 생각이 들어 든든하게 먹을 생각으로 설렁탕을 많이 펐다.

         

       그렇게 나와 이혜정이 맛있게 설렁탕을 먹던 그때였다.

         

       스윽-.

         

       우리는 마침 식당을 지나는 제작진 중 한 명과 눈이 마주쳤다.

         

       ‘저 사람…, 분명 작가 중 한 명이었지?’

         

       딱히 친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아아의 권력자 중 한 명이었기에 우리는 대충 눈인사를 했고 그쪽에서도 대충 고개를 숙였다.

         

       그런데 인사를 대충 받고 지나가려던 나아아 작가는….

         

       “아.”

         

       갑자기 잊고 있었던 걸 기억한 사람처럼 멈추고는 우리 테이블로 다가와 말했다.

         

       “혜정 양.”

         

       “…네, 넵. 작가님.”

         

       “혜정 양 등급 말이에요. B로 하기로 했어요.”

         

       “…예?”

         

       그리 말하는 작가의 표정은 마치 아침 인사를 하는 것처럼 평온했다.

         

       그에 반해 우리는….

         

       툭, 챙그랑.

         

       “……그게 무슨 말이예요?”

         

       갑작스런 청천벽력에 얼어 붙을 수밖에 없었다.

         

       “…왜 갑자기 혜정 언니가 B예요? 분명 어제 A 유지….”

         

       “아, 예린 양은 해당사항 없구요. 혜정 양만 B예요.”

         

       “그러니까 갑자기 왜…?”

         

       우리의 질문에 제작진은 바쁘다는 듯 손을 흔들며 하하 웃을 뿐이었다.

         

       “그냥 그렇게 됐어요.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들으시면 되고…, 아무튼 그렇게 알고 있으세요.”

         

       그리고는 그대로 인사를 하고 자리를 떴다.

         

       “…….”

         

       “…….”

         

       나와 이혜정은 그냥 그 모습을 멍하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고구마 구간 패스를 위해 앞으로 12시간 주기 연재하겠습니다.

    다음편은 12시간 후에 연재됩니다.

    꾸벅

    +) 전편 수정했습니다.. 순간 엥? 하는 기분을 느끼셨을 독자님들께 사과드리겠습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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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Idol to Pay Off My Debt

I Became an Idol to Pay Off My Debt

빚을 갚기 위해 아이돌이 되었습니다.
Status: Ongoing Author:
"What? How much is the debt?" To pay off the debt caused by my parents, I became an id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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