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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0

       유 설은 내가 알기로 전생에서 압도적인 성적과 함께 나아아에서 우승했다.

         

       하지만 이번 생에서는 내 참가로 인해 발목이 잡혀 버렸다.

         

       1차 팀 경연에서 내가 속한 팀이 우승을 했고 내 개인 직캠 영상이 그녀 영상을 뛰어 넘어 조회수 1위를 기록했다.

         

       아마 유 설 입장에서는 내가 무척이나 거슬리는 존재일 터.

         

       실제로 그녀는….

         

       ‘너 같은 천재는…, 나를 이해 못 하겠지.’

         

       내 존재를 원망스러워하는 뉘앙스의 말과 함께 지금까지 내내 나와 대립하기도 했다.

         

       그런 내가 이번에 1차 순위 발표식의 1위 순위까지 위협할 수준이 되니 유 설에게 나는 밉게 보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

         

       “…….”

         

       그녀가 나를 보는 표정에는 악의는 없고 평소처럼 차가운 무표정일 뿐이었다.

         

       ‘아니…, 평소랑은 무언가 조금 다른 것 같은….’

         

       평소와 비슷하면서 무언가 다르다. 이에 나는 그녀의 표정을 보고 이상한 위화감 같은 것을 느껴야 했다.

         

       그리고 이런 내 위화감이 해소되기 전에….

         

       스윽-.

         

       유 설은 그대로 나를 지나쳐 가버렸다.

         

       “……?”

         

       이상했다.

         

       원래 카메라가 없으면 유 설의 행동이 차갑긴 하지만….

         

       방금은 나를 길가에 돌멩이 보듯 지나갔다.

         

       마치 일부러 나를 무시하는 것처럼.

         

       아무리 유 설이어도 이렇게 중요한 순위 발표식을 앞두고 있으면 경쟁 상대인 나를 의식하기 마련일 텐데….

         

       ‘…뭐지?’

         

       고개를 갸웃하며 떠나는 유 설의 뒷모습을 계속 쳐다봐도….

         

       나는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이에 나도 어쩔 수 없이 찜찜함을 안고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갔다.

         

       “언니-!”

         

       인파로 가자 이제는 익숙하게도 박유정과….

         

       “예린아.”

         

       …이혜정이 나를 반겨 주었다.

         

       “…언니.”

         

       나는 이혜정과 마주하자마자 그녀의 손목부터 확인해 보았다.

         

       그녀의 살이 더 빠지지 않았나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흠…, 언니….”

         

       …여전히 손목이 가늘다.

         

       내가 좁은 눈초리로 쳐다 보니 이혜정이 어렵게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그게…, 한 번 뺀 살이 쉽게 안 쪄지더라고…, 하하….”

         

       “…….”

         

       “진짜야아…, 예린아. 노력했는데 잘 안 되더라고….”

         

       “…알겠어요. 그리고 언니. 저는 언니가 걱정돼서….”

         

       “알지 알아. 고마워, 예린아.”

         

       그녀가 내 진심을 안다는 듯 환히 웃자 나는 그녀에게 다가가 손을 잡아 주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던 박유정이 내게 다가와 말했다.

         

       “그보다 예린 언니. 원래도 예뻤는데 오늘은 진짜 빛이 나네요.”

         

       그러면서 내 품에 다가와 장난스런 얼굴로 키득거렸다.

         

       “역시 순위 발표식 1위 예정자는 뭔가 달라도 다른가 봐요?”

         

       “야…, 너…!”

         

       “이잉-, 농담이었어요!”

         

       누가 이 말을 들을세라 황급하게 고개를 저으니 박유정이 강아지처럼 내 품에 안겼다.

         

       “근데 완전 농담은 아니었던 거 아시죠? 저는 정말 언니가 1등할 거 같아요! 아, 언니! 너튜브 인급동도 1등하셨던데 보셨어요?”

         

       “…응, 봤어.”

         

       “개인직캠 1등이면 말 다 했죠! 언니! 분명 좋은 결과 있을 거예요!”

         

       “그래, 고마워. 유정이 너도 좋은 결과 있을 거야. 아, 혜정 언니도요.”

         

       “…그랬으면 좋겠네.”

         

       우리는 셋이서 서로를 응원하고 잡담을 나누며 촬영이 시작하기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자, 여러분. 이제 본 촬영 들어가겠습니다~.”

         

       제작진 한 명의 말과 함께 카메라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촬영의 오프닝 멘트는 이제는 익숙한 한시우의 몫이었다.

         

       하지만 다른 것이 있다면….

         

       “지금부터 순위 발표식을 진행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순위 발표식에서 탈락 조건에 해당되는 참가자들은 당장 이곳을 떠나야 합니다.”

         

       …그의 말투에서 웃음기가 단 하나도 없다는 것.

         

       분명히 첫 번째 순위 발표식에서 탈락 조건은….

         

       1차 팀 경연 하위 6팀.

         

       그중에서 각 팀당 개인 순위 상위 3명을 제외한 나머지 참가자들이었다.

         

       ‘그렇다면 여기서 적어도 수십 명이 탈락하겠네.’

         

       심지어 많은 참가자들이 자신의 탈락 유무를 대충 유추하고 있는지….

         

       “…….”

         

       “…….”

         

       곳곳에서 넋이 나간 듯한 참가자들이 많이 보였다.

         

       그들은 차라리 촬영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놔둘 제작진들이 아니었다.

         

       “자, 그러면 순위를 발표하기 앞서….”

         

       스윽-, 슥.

         

       “……어?”

         

       “…이게 뭐지?”

         

       한시우의 멘트가 끝나기 전에 제작진들이 단체로 나타나 출연자들에게 무언가를 나눠 주기 시작했다.

         

       그것은 스티커 형태로 만들어진 이름표였다.

         

       하지만 평소 이름표와는 다른 게….

         

       [형제기획 하예린 – 예상 순위 99위]

         

       이름 옆에 예상 순위라는 것이 적혀 있었다.

         

       “지금 제작진이 나눠 주는 이름표에는 이름 외에도 여러분이 첫 촬영 자리선정 때 스스로 예상하고 앉았던 순위가 적혀 있습니다.”

         

       아, 맞다.

         

       나아아 첫촬영 때 남은 자리가 1위석과 99위석 밖에 없자 나는 고민 없이 99위석에 앉았었다.

         

       예상순위는 그때 내가 앉은 그 순위를 말하는 듯싶었다.

         

       나는 거리낄 것이 없기에 이름표를 받자마자 바로 자켓에 부착했다.

         

       그런데 모든 참가자가 이를 떳떳하게 붙이기는 힘들었나보다.

         

       “저…, 이거 안 붙이면 안 돼요…?”

         

       한 참가자가 얼굴을 붉히며 제작진에게 사정하고 있었다.

         

       ‘저 사람….’

         

       분명히 최종 등급 평가에서 F등급을 받은데다 팀 경연에서도 하위 6팀에 들었었지.

         

       삑사리를 낸 데다 무대 중 안무를 틀려서 경연을 말아먹은 참가자라 그런지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그녀의 이름표에는….

         

       [예상 순위 8위]

         

       …상당히 높게 책정되어 있는 예상 순위가 적혀 있었다.

         

       “저, 저는 그때 8위 자리에 앉을 생각이 없었어요…! 그냥 남은 자리가 없어서 그랬던 건데…! 부, 붙이기 싫어요…! 제발…!”

         

       “죄송하지만 모든 참가자들은 계약에 따라 제작진의 지시를 따를 의무가 있습니다~.”

         

       참가자는 억울하다는 듯 소리쳤지만 제작진은 어쩔 수 없다며 칼같이 받아쳤다.

         

       ‘억울할 순 있어도 어쩔 수 없긴 하지.’

         

       게다가 저 사람은 그때 높은 순위에 앉음으로써 다른 참가자들보다 많은 분량을 받았을 것이다.

         

       그 대가는 치러야겠지.

         

       그런데 그녀와 비슷한 유형의 참가자들이 많은 건지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이름표를 받고 나서 더욱 표정이 안 좋아졌다.

         

       “자, 모든 참가자 분들이 이름표를 부착하셨다면 이제 화면을 봐주세요!”

         

       파앗-!

         

       한시우가 화면을 가리키며 소리치자 화면 속에 수십 명의 이름이 담긴 명단이 올라왔다.

         

       “…저건.”

         

       명단이 올라오자 참가자들은 설명을 듣기 전부터 자신의 이름을 찾았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 명단에 내 이름은 없었다.

         

       “지금 이 명단은 바로 탈락자 후보 명단입니다.”

         

       “……!”

         

       “여기 적힌 명단 50인 중…, 유감이지만 총 38명의 탈락자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38명의 탈락자 분들은 죄송하지만 지금 즉시 촬영장을 떠나 주셔야 합니다.”

         

       “…….”

         

       한시우의 말에 누군가는 안심하고 누군가는 고개를 푹 숙였다.

         

       탈락자 명단에 이름이 있냐 없냐 차이였다.

         

       탈락자는 지금 당장 세트장을 떠나야 한다는 말이 전해지니 안타까움은 배가 되었다.

         

       “그러면 지금부터 여러분의 순위를 호명하겠습니다.”

         

       그렇게 분위기가 무거워진 채로 순위 발표식이 시작되었다.

         

         

         

         

       **

         

         

         

         

       “……참가자의 순위는 98위 득표수는 541표 입니다!”

         

       “가, 감사합니다-!!”

         

       순위 발표는 하위 6팀에 속하지 않아 탈락은 면했지만 낮은 순위인 참가자들부터 호명되었다.

         

       방금 참가자는 개인 득표 98위였음에도 팀 경연에서 5위를 하는 바람에 탈락을 면하게 되었다.

         

       ‘…541표면 가족이랑 사촌들이 매일 투표해준 수준인가.’

         

       이번에는 운이 좋아 탈락을 면하게 되었지만 다음 경연 때 어찌 될 지는 불 보듯 뻔했다.

         

       하지만….

         

       “…….”

         

       “…….”

         

       탈락자 후보 명단에 있는 참가자들은 98위의 참가자 또한 부럽다는 듯 바라보았다.

         

       그렇게…, 낮은 순위의 생존자들의 호명은 아주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다음은 30위부터 21위까지의 순위를 얻은 참가자들입니다. 호명 받은 참가자들은 앞으로 나와주세요.”

         

       30위부터는 10위씩 그룹을 지어 순위를 발표하여 긴장감을 더했다.

         

       그중에서 주목해야 될 이들 중 이혜정은 총 23186표를 받고 28위에 배정받았다.

         

       이혜정은 28위에 호명되자 어렵게 미소를 지으며 마이크를 들고 소감을 말했다.

         

       “…팬 분들 여러분 덕분에 제가 다음 도전을 이어 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말 감사하고 팬분들께 꼭 보답하겠습니다.”

         

       그리 말하고 28위 석에 앉는 이혜정의 표정은 어쩐지 조금 씁쓸해 보였다.

         

       확실히 그럴 만도 했다.

         

       그녀는 단순히 안정권이 아니라 원래는 A 등급의 상위권 참가자였는데….

         

       제작진의 억까 그리고 적은 방송분량으로 실력에 비해 낮은 순위를 배정 받았다.

         

       ‘만약 우리 팀이 팀 경연에서 하위 6팀 안에 들었다면 혜정 언니는 탈락이었겠네.’

         

       그리 생각하니 조금 씁쓸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다음으로 나와 가장 친한 참가자 중 한 명이자 1차 팀 경연에서 같은 팀이었던 박유정은 16위에 배정받았다.

         

       “정말 팬분들의 응원 덕분에 과분한 사랑 얻은 것 같습니닷-!! 정말 너무너무 감사하고 앞으로 더 성장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팬 여러분 사랑해요-!!”

         

       해맑은 미소로 그리 소리치며 카메라에 손하트까지 날리는 박유정의 모습은 정말 사랑스러웠다.

         

       그녀 이름표에 붙은 예상 순위가 100위인데 비해 실제 등수는 16위 인 것에서 상당히 성장했다는 느낌 또한 들었다.

         

       ‘유정이가 머리를 잘 쓴 거지.’

         

       지금 아마 많은 참가자들이 후회를 하고 있을 것이다.

         

       자리 선정 코너에서 차라리 낮은 순위의 자리에 앉을 걸 하고 말이다.

         

       ‘유정이 진짜 데뷔하겠는데…?’

         

       머리도 좋고 이미지도 좋고 심지어 실력도 좋다.

         

       처음부터 성장 서사를 깔아서 순위 잠재력도 훌륭하기도 하다.

         

       마치 데뷔를 향한 커리큘럼을 착착 밟아 나가는 느낌이랄까.

         

       “자, 그러면 다음은….”

         

       “아.”

         

       박유정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가 한시우가 멘트를 진행하기에 나는 몸을 움찔했다.

         

       방금 그룹이 11위에서 20위까지 였으니 다음은 나라고 생각한 것이었다.

         

       하지만….

         

       “3위부터 10위 그룹입니다.”

         

       “…!”

         

       “1위와 2위는 따로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제작진들은 1위를 그리 쉽게 발표할 생각이 없었나보다.

         

       고개를 저으며 다음 그룹이 앞으로 나가는 걸 보니 남은 것은 당연하게도 나와 유 설이었다.

         

       “…크윽!”

         

       아마 모두가 나와 유 설 중 1, 2위가 있다는 걸 알았겠지만 서유진만 모르고 있었나보다.

         

       그녀는 자신이 1, 2위 후보에 포함되지 못했다는 것에 분해하며 앞으로 나갔다.

         

       그리고 3위에서 10위까지 그룹 중 4위는 나한나, 3위는 서유진이었다.

         

       나한나는 늘 그렇듯 졸린 눈에 큰 감정표현 없는 소감을 전했고 서유진은….

         

       “…물론 만족할 수 없는 결과지만 앞으로 더 노력해서 나중에는 꼭 1위하겠습니다.”

         

       참으로 그녀스러운 소감을 말했다.

         

       3위인데도 만족할 수 없는 결과라니…,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불편할 수도 있는 멘트였지만 사람들의 관심은 그녀에게 전혀 가지 않았다.

         

       이제 마지막 하이라이트만 남았으니까.

         

       “자…, 이제 남은 것은 1, 2위 발표 그리고…, 탈락자 발표입니다.”

         

       “…….”

         

       탈락자 명단에 이름이 있는 이들은 마음이 어지간히 불편한지 차라리 자기네들 발표를 먼저 했으면 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나아아 제작진들은 약자의 마음을 몰랐다.

         

       “1, 2위 먼저 발표하겠습니다.”

         

       “…….”

         

       처음에는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내 순위가 발표되려니 긴장이 되었다.

         

       ‘나만 그러지는 않겠지?’

         

       나는 유 설이 무슨 표정을 지을지 궁금하여 슬쩍 그녀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녀는 카메라 앞이라 그런지 한껏 과장하며 긴장하고 있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제는 그녀에 대해 꽤 많이 아는 나는 그녀가 지금 오버 연기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상황 속에서도 연기 중이라니…, 그녀는 역시 프로였다.

         

       그런데 다음 순간….

         

       “득표수를 먼저 알려드리자면…, 1위 635,820표 그리고 2위 587,475 표로 1위와 2위가 대략 5만표 정도 차이입니다.”

         

       “……!”

         

       1위와 2위의 득표수 차이가 5만 표.

         

       생각보다 큰 차이가 났다는 멘트가 나오자마자….

         

       “…….”

         

       ‘……어?’

         

       연기 중인 유 설의 페이스가 깨지고 순간 그녀 본연의 표정이 나왔다.

         

       아무리 순간이라지만 유 설이 했다고는 믿기지 않는 실수였다.

         

       “뭐? 5만표?”

         

       “…여기서 1위 하면 거의 우승까지 가겠는데?”

         

       하지만 참가자들이 한시우의 말에 웅성거리느라 아무도 유 설의 순간 변화를 눈치채지 못했다.

         

       유 설의 본 표정을 본 것은 오직 나뿐이었다.

         

       그리고….

         

       ‘그보다 5만 표 차이라니….’

         

       나도 곧 1위와 2위 차이가 생각보다 크다는 것에 놀랐다.

         

       5만 표 차이면 앞으로의 무대 내용에 따라 충분히 역전될 수 있는 수치긴 했다.

         

       하지만 굳이 최종화까지 갔을 때 굳이 우승 확률이 누가 더 높냐고 따지면….

         

       ‘지금 1위하는 사람이 우승할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겠지.’

         

       꿀꺽.

         

       그리 생각하니 손에 땀이 나고 주먹이 저절로 쥐어졌다.

         

       피라미드의 정점.

         

       1위석.

         

       나는 첫 촬영 자리 선정 때 저 자리에 앉을 수 있었음에도 회피하고 99위석에 앉았었다.

         

       그때는 저 자리가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하고 싶어, 1등.’

         

       저 자리에 앉고 싶었다.

         

       자리가 나를 부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러면 지금부터 1차 순위 발표식 1위 참가자를 발표하겠습니다-!!”

         

       그렇게 나는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듯한 착각까지 느끼며 한시우의 입 모양에 집중했다.

         

       그리고….

         

       “축하드립니다-!! 1위는 바로…!”

         

         

         

         

         

         

         

         

         

         

         

         

         

         

         

         

         

         

       **

         

         

         

         

         

         

         

         

       턱, 턱.

         

       순위 발표식에서 1위를 한 참가자가 자신의 자리를 향해 계단을 오른다.

         

       나아아 메인MC이자 프로듀서인 한시우는 그 모습을 무언가에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

         

       두근.

         

       그는 다른 참가자들 보다 결과를 먼저 알고 있었음에도…, 지금 장면에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하기 어려웠다.

         

       ‘참으로 이상하지…. 아무리 1등이라 해도 데뷔도 못한 연습생인데 왜 이렇게 가슴이 두근거리는 걸까.’

         

       처음 그가 나아아에 출연한 계기는 별거 없었다.

         

       뜸했던 방송 출연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서.

         

       나아아는 화제성이 높았던 프로니 여기서 MC 겸 프로듀서 일을 맡으면 나중에 다시 일을 벌일 때 이름값을 높이기 좋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때의 생각이 무색하게 느껴지기라도 하는 것처럼 지금 그는 가슴의 설렘이 미어터지고 있었다.

         

       그 이유는 아마 여러 개가 있었을 것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지금 1위석에 오른 이 참가자 때문이리라.

         

       “…….”

         

       그녀는 1위석에 오르자 특유의 무표정으로 의자를 살폈다.

         

       그리고는….

         

       “…….”

         

       마치 성에서 왕국을 내려다보는 여왕처럼 자신 아래 참가자들 그리고 무대 밖 제작진들까지 눈으로 훑었다.

         

       그것에서 한시우는 압도적인 분위기를 느꼈다.

         

       저건 단순히 재능의 영역이라 치부할 수 없는 영혼 속에 담긴 무언가였다.

         

       스윽-.

         

       아래를 훑어보기를 멈추고 1위 참가자가 1위석에 천천히 내려앉았다.

         

       그런 그녀의 이름표에는 그녀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예상 순위 99위가 적혀 있었다.

         

       [형제기획 하예린 – 예상순위 99위]

         

       1위석에 앉은 하예린은 마치 알맞은 자기 자리에 앉았다는 듯 그림처럼 어울렸다.

         

       나아아의 여왕이 자리를 되찾았다.

         

       “…….”

         

       한시우는 진행도 잊고 그 광경을 오래도록 눈에 담았다.

         

       고됐던 연습생 생활, 데뷔, 첫 단독 콘서트, 첫 음반 1등 등등.

         

       탑 아이돌로서 많은 인생의 풍파를 겪은 그였지만….

         

       지금의 광경은…, 그의 인생 중 절대 잊을 수 없는 순간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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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Idol to Pay Off My Debt

I Became an Idol to Pay Off My Debt

빚을 갚기 위해 아이돌이 되었습니다.
Status: Ongoing Author:
"What? How much is the debt?" To pay off the debt caused by my parents, I became an id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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