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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88

       다음 날 아침.

         

       우리 팀은 경연에서 무슨 곡을 쓸지 결정해야 했다.

         

       이에 우리는 어제부터 오늘 아침까지 나온 후보 중 투표를 통해 곡을 결정했다.

         

       그리고 선정된 것이….

         

       “예, 그러면 5표로 <Cheer up my friends>로 결정되었네요.”

         

       …박유정이 주장한 치어리더 컨셉의 <Cheer up my friends>였다.

         

       이는 1차 팀 경연 때 우리 팀이 선보였던 <Where is my first love!>의 원곡주인인 테일로즈의 노래기도 했다.

         

       치어리더라는 컨셉 그리고 테일로즈 특유의 분위기에 맞는 곡이라 쾌활하고 소녀스러운게 특징이다.

         

       곡 난이도도 그리 어렵지 않은데다 과거 성적도 무척 좋았던 곡이라 인지도는 말할 것도 없다.

         

       <Cheer up my friends>는 확실히 우리가 고를 수 있는 곡 중 최선의 선택 중 하나는 맞았지만….

         

       “……흐음.”

         

       …사실 모두가 찬성한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찬성하지 않는 쪽에는 나 또한 포함되어 있었다.

         

       내가 <Cheer up my friends>로 곡을 결정하자는 말에 표정을 굳히자 박유정이 머뭇거리며 내게 물었다.

         

       “언니, 혹시 마음에 안 드시는 거면….”

         

       “…아.”

         

       나는 세상에서 가장 얄미운 부류가 상대방의 의견에는 반대하면서 그 이유와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 내 경우가 그랬다.

         

       ‘…이게 곡이 마음에 안 들긴 하는데 그 이유를 잘 모르겠어.’

         

       심지어 나는 이미 가장 많은 득표수를 받은 곡을 지지하겠다고 말해 놓은 채였다.

         

       그런 내가 이제 와서 가장 많은 득표수를 얻은 이 곡을 반대할 순 없었다.

         

       이에 나는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니? 마음에 들어. 그냥 잠시 딴생각하고 있었을 뿐이야.”

         

       “…그런가요.”

         

       내가 박유정에 대해 잘 아는 것처럼 박유정도 나를 잘 알 것이 분명했다.

         

       기민한 박유정은 분명히 내가 이 곡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는 걸 눈치챘겠지.

         

       나는 최대한 아무렇지 않다는 듯 분위기를 환기하기 위해 내 옆에 있는 서유진에게 물었다.

         

       “유진아, 너도 이 곡 괜찮아?”

         

       “저는 언니가 괜찮다면 다 괜찮아요.”

         

       “…….”

         

       참고로 서유진은 지금 내 허리를 감싸 안고 있었다.

         

       ‘어제 천마환혹 썼던 게 너무 잘 먹혀 들었나….’

         

       어젯밤 손만 잡고 잔다던 서유진은 오늘 아침 일어나보니 나를 온몸으로 끌어안고 있었다.

         

       그 후로도 마치 새끼 캥거루라도 된 것처럼 자꾸 내게 달라붙으려 한다.

         

       아무래도 내가 어제 시전한 천마환혹이 그녀의 집착을 더욱 키워 버렸나보다.

         

       그래도 다행히….

         

       [상태이상 : 우울증, 불안장애, 분리불안]

         

       어제는 극심한 우울증, 극심한 불안장애 심지어 신경쇠약까지 있었던 그녀의 상태이상은 훨씬 나아진 채였다.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아직 우울증, 불안장애 심지어 새로운 증상인 분리불안까지 있었기에 나는 서유진의 멘탈을 케어할 겸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래, 나도 유진이가 좋다면 좋아.”

         

       “헤헤.”

         

       나와 서유진까지 찬성의 의사를 표하자 그 모습을 바라보던 박유정이 진행을 이었다.

         

       “…그러면 모두 찬성한 걸로 알고 저희 경연 곡은 <Cheer up my friends>로 하겠습니다.”

         

       그렇게 우리의 3차 팀 경연곡이 정해졌다.

         

         

         

         

         

       **

         

         

         

         

       곡을 선정하면 다음 작업은 컨셉을 정하고 안무를 따는 것이다.

         

       하지만 컨셉을 정하는 것은 영감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기에 우리는 일단 원곡 컨셉을 그대로 따라가는 걸로 결정하고 안무부터 땄다.

         

       사실 나는 춤 스탯이 높은 것에 비해 안무를 따 팀원들에게 가르치는 것은 재능이 없었지만…, 서유진과 박유정이 거의 안무 따는 기계였기에 우리 팀은 빠르게 안무를 숙지해 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

         

       안무를 숙지하면 할수록…, 합을 맞추면 맞출수록 나는 이 곡이 우리 팀과 맞지 않다는 걸 느꼈다.

         

       그리고…, 그 이유도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1차 팀 경연 때와 비슷한 이유였다.

         

       지나치게 밝고 쾌활한 테일로즈의 곡은…, 나와 맞지 않다.

         

       1차 팀 경연 때는 너드 컨셉과 반전 요소를 통해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지금은 그런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전무하기도 했고.

         

       그렇기에 나는 1차 때와 같은 방법을 사용하여 이번 경연에서 사용할 컨셉 아이디어를 얻기로 했다.

         

       그 방법은 바로 모든 연습을 끝낸 한밤중에 태블릿 pc를 통하여 뮤비를 반복으로 보는 것이었다.

         

       물론 전과 다른 것이 있다면 혼자였던 지난번과는 달리 이번에 내 옆엔….

         

       “…유진아, 어때? 지금 뮤비 3번 정도 봤는데 혹시 좋은 아이디어라도….”

         

       “…죄송해요, 아직은 아무 생각도 안 들어요.”

         

       서유진 그리고….

         

       “…저기 죄송한데.”

         

       “응?”

         

       “…저희는 팀도 다른 데 왜 여기 있는 거죠?”

         

       …나한나와 이혜정이 있다는 거였다.

         

       오늘 우리 팀의 공식적인 연습이 끝나고…, 원래 나는 연습실에 혼자 남아 뮤비를 돌려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어엇, 그, 그러면 저도 남을래요.’

         

       내 말을 들은 서유진이 나와 함께 남겠다고 우겼다.

         

       그리고 나한나와 이혜정은….

         

       ‘근데 언니. 저희 말고도 남은 사람이 있나 본데요?’

         

       ‘불이 켜져 있는 걸 보니 아무래도 그런가 보네. 누구려나.’

         

       늦은 밤까지 누군가 남아 있길래 확인하러 가보니 두 사람 역시 연습실에 남아 태블릿 pc로 자신들의 경연곡 뮤비를 돌려 보고 있었다.

         

       ‘예린아?’

         

       ‘…예린 언니?’

         

       ‘혜정 언니? 그리고…, 꿈인가. 한나가 왜 이 시간에 안 자고 연습실에….’

         

       듣기로는 나한나도 자기 팀 곡 컨셉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이혜정을 도와 아이디어를 짜고 있었단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나한나가 이 시간까지 깨 있다니…,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에이, 한나야. 예린이네랑 같이 있자. 둘만 있는 것보단 넷이서 사이좋게 있는 게 시끌벅적하고 좋잖아.”

         

       “…아니, 우리 서로 경쟁사이인데 사이좋게 있어서 뭐 해요.”

         

       “그치만….”

         

       “하아…, 일단은 알겠는데 언니는 너무 물렀어요.”

         

       벌써 티격태격하는 것이 오늘 같이 팀을 하며 이혜정 나한나 두 사람은 제법 친해졌나보다.

         

       “유진아, 혜정 언니랑 한나는 괜찮은 것 같은데 너는 어때?”

         

       “저도…, 언니가 좋다면 좋아요.”

         

       이혜정 나한나 두 사람에게서 서유진을 꺼리는 기색도 없었기에 우리는 넷이서 한 연습실을 같이 쓰기로 했다.

         

       그렇게 우리는 같은 공간에서 각자 팀을 위한 아이디어를 짜내기 시작했다.

         

       물론…,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흠….”

         

       나는 1차 팀 경연 때 <Where is my first love!>의 뮤비를 연속으로 돌려 보며 영감을 얻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무리 뮤비를 돌려봐도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이에 나는 뮤비를 두어 번 더 보다가….

         

       “…한나야.”

         

       …자기 팀의 경연곡에 집중하던 나한나에게 말을 걸었다.

         

       “왜요, 언니?”

         

       “우리 팀 이번에 <Cheer up my friends> 하기로 했어.”

         

       “…언니!”

         

       내가 순순히 우리 팀의 경연 곡을 말하자 서유진이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정작 나는 무덤덤했다.

         

       ‘딱히 비밀로 할 일도 아니고….’

         

       어차피 가만 놔둬도 내일이나 모레면 참가자들끼리 소문이 퍼질 게 분명했다.

         

       “아, 그러시구나. 네, 열심히 하세요. 근데 왜요?”

         

       실제로 나한나도 별거 아니라는 듯 무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그런 나한나에게 조금은 뻔뻔한 태도로 물었다.

         

       “우리 팀은 일단 원곡 그대로 컨셉 따라가기로 했거든. 근데 뭔가 마음에 안 들어서 말이야. 혹시 좋은 아이디어 없을까?”

         

       “…그걸 왜 저한테 물어보시는?”

         

       “네가 아이디어가 좋잖아.”

         

       2차 팀 경연 때 마법소녀를 재해석한 것은 나한나의 아이디어였다. 그것은 상당히 큰 호평을 받았고 말이다.

         

       이에 나는 밑져야 본전이란 생각으로 나한나에게 아이디어를 물은 것이었다.

         

       물론 나한나는 내게 말을 듣고 어이없다는 듯 표정을 지었다.

         

       “…제가 아이디어가 좋다고 해도 언니 팀을 위해 말을 해 줄 리가 없잖아요.”

         

       “임시 동맹이지. 지금 이 순간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서로에게 알려주는 거야.”

         

       “…뭐, 그건 그렇다 쳐도 지금 당장 저한테 언니 팀을 보고서 별다른 아이디어가 안 떠오르는데요? 저희 팀 아이디어도 안 떠오르는데 언니 팀 아이디어가 떠오를까.”

         

       “그래, 나도 너한테 큰 걸 바라는 건 아니야. 그냥…, 직관적이고 단순한 것도 좋으니 뭐라도 생각나면 말해 줘. …그만큼 내가 답답해서.”

         

       “…음, 직관적이고 단순한 거라….”

         

       그 말을 듣고 나한나가 턱을 괴며 나와 서유진을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지금 언니랑 유진이를 보면 현서랑 현주가 떠올라요.”

         

       “현서랑 현주?”

         

       생소한 이름에 내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아이돌 중에는 그런 이름 없는 것 같은데…, 혹시 네 친구 이름이야? 아니면 사촌 동생?”

         

       “아뇨, 저희 할머니 집에서 키우는 개들이에요.”

         

       …뭐 임마?

         

       순간 장난치는 건가 싶었지만 나한나는 진지하게 말을 이었다.

         

       “현서가 엄마고 현주가 현서가 낳은 딸이거든요. 근데 딸 현주가 자기 엄마 현서를 너무 좋아해서 한시도 엄마 몸에서 떨어지려 하지 않아요. 지금처럼요.”

         

       스윽-.

         

       그리 말하며 나한나가 뻗은 손가락 끝에는 내 허리를 끌어안고 있는 서유진의 모습이 있었다.

         

       그래…, 현서와 현주.

         

       우리의 모습을 보고 그 개 모녀 떠올랐다는 건 알겠다.

         

       그런데….

         

       “…그게 아이디어야?”

         

       …이게 끝?

         

       “아니…, 언니가 직관적이고 단순한 거라도 말해 달라 하길래….”

         

       “그래…, 고마워, 한나야. 현서와 현주 이야기…. 잘 참고 할게.”

         

       나는 말은 그리하면서도 현…, 아 몰라 아무튼 개 모녀 이야기를 머릿속 휴지통에 버렸다.

         

       그런데 그때였다.

         

       “…언니. 현서와 현주 이야기 말인데요.”

         

       “음…?”

         

       서유진이 갑자기 평소보다 진지한 얼굴로 턱을 괴며 입을 열었다.

         

       그 모습을 보고 나는 잠시 기대에 찼다.

         

       간혹 천재들은…, 이런 일상적인 대화에서 영감을 얻고는 하니까.

         

       하지만….

         

       “저희를 보고 개 모녀가 떠올랐다는 한나 언니 말에는 어폐가 있어요.”

         

       “…어폐?”

         

       “언니랑 저는 고양이상인걸요? 특히 언니는 확신의 고양이상인데다…, 저도 고양이상에 가까운데 개 모녀에 비유하는 건 맞지 않아요. 굳이 따지면 고양이 모녀려나…?”

         

       “…….”

         

       …서유진은 천재까지는 아니었나보다.

         

       갑자기 뜬금없는 얼굴상 이야기라니…, 역시 애인가 싶기도 하고.

         

       그래도 나는 이 기회에 서유진의 멘탈 케어를 하기 위해 그녀의 말에 맞장구를 쳐주었다.

         

       “그래…, 너랑 나는 고양이상이긴 하지.”

         

       서유진의 말이 틀린 게 없기도 했다.

         

       사나운 눈매와 요염한 분위기를 가진 나는 태어날 때부터 고양이상이었으니까.

         

       그리고 나보다는 조금 순하긴 해도 서유진 또한 고양이상이었다.

         

       우리 둘의 차이를 굳이 따지면 나는 좀 더 사나운 검은 고양이, 서유진은 좀 더 고급스럽고 앙증맞은 페르시안 고양이 느낌이었다.

         

       “강아지상은 유정이지.”

         

       “아, 맞아요.”

         

       이혜정의 말에 내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와 서유진이 고양이상이라면 확신의 강아지상은 바로 박유정이었다.

         

       큰 눈, 순한 인상, 활발한 분위기를 가진 그녀는 볼 때마다 골든 리트리버를 연상케 했으니까.

         

       ‘이거 생각보다 재밌는데?’

         

       누군가의 얼굴을 동물에 비교하는 건 생각보다 재밌는 일이었다.

         

       이에 나는 다른 이들의 얼굴도 동물에 비교하기 시작했다.

         

       “혜정 언니는 골든 햄스터. 뭔가 억울한 눈매가 닮았어요.”

         

       “해, 햄스터?”

         

       골든 햄스터란 말에 이혜정이 부끄러워하면서도 배시시 웃었다.

         

       “한나는 나무늘보. 이건 뭐 말 안 해도 알 테고.”

         

       “…나무늘보라뇨.”

         

       나한나는 나무늘보 상이라는 말을 듣자 그녀 치고 발끈하며 반박했다.

         

       “제 팬들은 저보고 여우상이라는데….”

         

       “…아니, 그건 절대 아니야.”

         

       나한나는 절대 여우상은 아니었다.

         

       오히려 여우상이라면….

         

       ‘…유 설.’

         

       그녀의 외면만 보면 토끼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녀의 내면 또한 아는 내게 유 설은 여우 그 자체였다.

         

       “맞아, 한나야. 솔직히 네가 여우상은 아니야.”

         

       “아니…, 제 팬들이 저보고 분명 여우상이라고….”

         

       “혹시 티벳여우 아니에요?”

         

       “뭐? 푸하핫!”

         

       그렇게 우리는 때아닌 동물상 이야기로 밤늦게 웃음꽃을 피웠다.

         

       그리고 그 순간….

         

       ‘……어? 혹시 동물을 우리 곡과 접목하면….’

         

       …내 머릿속에서 괜찮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현재 우리 팀은 <Cheer up my friends>를 단순히 치어리딩 컨셉 그대로 이어 나가려 하고 있는데 사실 이는 식상하기 그지없었다.

         

       그런데 거기에 지금 떠오른 아이디어와 결합한다면….

         

       ‘…괜찮을 것 같은데?’

         

       “유진아, 우리….”

         

       이에 내가 서유진에게 지금의 내 생각을 전해주려던 그때였다.

         

       “야!”

         

       “……!”

         

       “……!”

         

       갑자기 연습실 밖에서 들리는 큰 소리에 연습실에 있던 우리 넷은 순간 얼어 붙었다.

         

       하지만 밖에서 들리는 외침은 우리를 향한 것이 아니었는 듯했다.

         

       “야! 서 작가! 여기 있지!”

         

       “어! 있어! 왜 불러!”

         

       “신PD님이 긴급회의 소집했는데 너 여기서 뭐 해!”

         

       “너무 졸려서…, 여기 카메라 배터리 좀 갈고 자러 가려 지금 막 온 참이었어! 나 지금 1번 연습실에서 배터리 갈고 있어! 근데 갑자기 긴급회의? 왜!”

         

       목소리나 대화의 내용을 보아 제작진들인가 싶었다.

         

       그리고 이제 막 연습실 건물에 들어온 두 사람은 우리의 존재를 몰랐나보다.

         

       첫째 날이라 참가자들이 이렇게 늦게까지 연습하리라 예상을 못 한데다…, 우리가 지금 가장 구석 연습실에서 어두운 불 하나만 킨 채 였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그들은 참가자들 앞에서는 할 수 없는 대화를 서슴없이 내뱉었다.

         

       “서유진 때문에 회의 한대!”

         

       “서유진? 이미 걔 밀어 주기로 말 끝나지 않았나?”

         

       “그게….”

         

       나는 그 순간 이혜정과 눈이 마주치고…, 왠지 모를 기시감과 함께….

         

       ‘야, 이혜정 갑자기 B로 내보낸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신PD님이 A 등급 면면을 보더니 이혜정 걔는 빠지는 게 낫겠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내렸어.’

         

       ‘애가 좀 뚱뚱한 게 마음에 안 들었나봐.’

         

       …과거의 기억이 다시 떠올랐다.

         

       그때 그 무력감을 말이다.

         

       “지금 서유진 민심이 너무 안 좋아! 진짜…, 도저히 수습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야. 신PD님이 볼 때 괜히 세탁하려다가 우리도 덤터기 쓸 정도래.”

         

       “뭐? 그 정도라고?”

         

       “서유진 실시간 버즈량이 하예린, 유 설 합친 것보다 많대. 말 다 했지, 그러면.”

         

       “와 미친…, 그래서 어떡하자는데?”

         

       “그냥 이번 주에 아예 묻어 버리고 다음 주에 하차시키는 그런 식으로 할 것 같다는데? 몰라, 아무튼 지금 자세하게 회의 들어가기 직전이니까 얼른 와.”

         

       “쩝, 알았어.”

         

       그렇게 두 제작진은 그 대화를 끝으로 우리 연습실까지 오지 않은 채 건물을 나갔다.

         

       그리고….

         

       “…….”

         

       “…….”

         

       “…….”

         

       “…….”

         

       뜻하지 않게 제작진들의 비밀 대화를 엿들은 우리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냉각되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다음 편은 12시간 뒤에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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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Idol to Pay Off My Debt

I Became an Idol to Pay Off My Debt

빚을 갚기 위해 아이돌이 되었습니다.
Status: Ongoing Author:
"What? How much is the debt?" To pay off the debt caused by my parents, I became an id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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