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149

       번쩍.

         

       “…….”

         

       눈을 뜨는 것과 동시에 회색 세상이 나를 다시 반겼다.

         

       아무래도 이건 ‘극마(極魔)’ 특성이 사라질 때까지 이럴 듯싶었다.

         

       내가 아침에 일어난 이곳은 다름 아닌 루키즈 숙소였다.

         

       NAS 엔터 측에서는 갈 곳 없는 나를 배려해 어젯밤 내가 텅 비어 있는 루키즈 숙소를 혼자 쓸 수 있게 해주었다.

         

       터벅.

         

       배는 별로 고프지 않았다.

         

       나는 밥 먹는 대신 화장실로 가서….

         

       쏴아.

         

       세수를 하고 기초화장을 했다.

         

       “…….”

         

       크림을 바르고 거울을 보니 여전히 예쁘지만 조금 초췌해 보이는 소녀가 나를 반겼다.

         

       화장을 제대로 하지 않은 이유는 하나였다.

         

       오늘 있을 기자회견에서…, 너무 꾸민 모습을 보여줄 필요는 없으니까.

         

       터벅.

         

       세수와 화장을 마친 나는 다시 방으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었다.

         

       옷은…, 역시 NAS 엔터 측에서 미리 준비해 주었다.

         

       품이 넉넉한 오버사이즈 맨투맨과 추리닝 바지.

         

       그리고….

         

       뉴욕 양키스 팀의 검은 야구모자.

         

       스윽-, 슥.

         

       맨투맨은 팔이 긴 내게도 소매가 너무 남아서 조금 안쪽으로 당겨 주어야 했다.

         

       참고로 이것은 이번에 루키즈 스타일리스트 팀장을 맡게 될 분이 직접 준비해준 옷이었다.

         

       처음에는 펑퍼짐해 보였지만 그녀가 옷을 건네주며 말해준 것처럼 코디하니 간단하게 시티보이 느낌의 세련됨이 완성되었다.

         

       거기에 추리닝을 입고….

         

       포옥.

         

       내 작은 머리보다 한참 큰 야구모자를 꾹 눌러 쓰니 거울 속 소녀는 또다시 예뻤다.

         

       하지만 뭐랄까….

         

       패션도 세련되고 다 예쁜데 누가 봐도 옷에 신경을 쓰지 않은 듯한 자연스러움이랄까.

         

       마치 시간이 없어서 급하게 몇 개 주워 입었는데도 예뻐서 눈길이 가는 느낌이었다.

         

       터벅.

         

       나는 그렇게 모든 준비를 마친 후에 거실의 소파로 가 앉았다.

         

       그리고 이제는 이미 거의 다 외운 대본을 속으로 중얼거리며 연습했다.

         

       참고로 기자회견장에서 사용할 대본도 NAS 엔터 측에서 준비해 주었다.

         

       ‘기자회견 하겠습니다. 바로 내일 기자들 최대한 많이 불러다 주세요.’

         

       ‘……예, 준비는 저희 쪽에서 다 하도록 하죠. 예린 양은 잠깐 쉬면서 기다리세요. …많이 피곤해 보입니다.’

         

       정확히는 정 실장이 모두 준비해 준 것이었다.

         

       그가 1시간 만에 직접 써낸 대본은 무척이나 훌륭했다.

         

       나는 생각보다도 능력이 더 출중한 정 실장을 떠올리며…, 대본을 외우고 또 외웠다.

         

       그리고 대본을 5번쯤 외웠을 때….

         

       띵동.

         

       “…….”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나를 기자회견장까지 데려다줄 사람들이 온 것이다.

         

       나는 그 즉시 현관으로 나가 문을 열었다.

         

       띠리링.

         

       그리고 나를 데려다주러 온 사람들은 다름 아닌….

         

       “…예린아.”

         

       “…예린 양.”

         

       …형제기획의 상구 오빠와 이김장 변호사였다.

         

       원래는 NAS 엔터 측 사람이 데려다주기로 했지만…, 정 실장이 형제기획 사람들이 데려다주는 걸로 바꿨다.

         

       …아는 사람들이랑 같이 있는 게 긴장을 푸는 데 더 도움이 될 거라나.

         

       “상구 오빠…, 이 변호사님.”

         

       그리 오랜만에 만나는 것이 아닌데도 오랜만에 만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에 내가 입가에 작은 미소를 지으니 상구 오빠가 얼굴을 찡그리며 내게 다가왔다.

         

       그리곤….

         

       스윽.

         

       “…어제 연락 못 해서 미안하다. 혼자서 힘들었을 텐데.”

         

       내 어깨에 가볍게 손을 올리고 고개를 푹 숙였다.

         

       그는 내게 미안하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럴 필요 없는데도 불구하고.

         

       “많이 바쁘셨던 거잖아요. …괜찮아요.”

         

       “…….”

         

       “…사장님은 잘 계신가요?”

         

       이 질문에는 옆에 있던 이김장 변호사가 대신 답해 주었다.

         

       “저쪽에도 물증은 없으니 아마 48시간 안에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날 겁니다.”

         

       “…다행이네요. 감사해요, 변호사님.”

         

       “…감사하긴요, 제가 한 게 뭐가 있다고.”

         

       이김장 변호사가 면목 없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나는 그렇게 상구 오빠 그리고 이김장 변호사한테도 작은 미소를 한 번씩 날려주고 말했다.

         

       “그러면…, 가실까요?”

         

       “……그래.”

         

       형제기획을 위한 일을 하러 가는데…, 그들의 표정이 마냥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우리는 그 즉시 상구 오빠가 차를 댄 주차장으로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탔다.

         

       참고로 이곳 ZZ캐슬의 주차장은 지하 7층까지 있고 상구 오빠가 차를 댄 곳은 지하 5층부터 있는 게스트 주차칸이었다.

         

       그렇게 우리가 지하 5층에 내리고 엘리베이터 바로 앞의 있는…, 이제는 익숙한 형제기획의 검은 세단을 향해 다가가던 그때였다.

         

       “…예린 양-!!!!!!!”

         

       “……?”

         

       차로 한 발자국 다가가자마자 누군가 애탄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마치 화가 나 있는 것 같기도 한 그 목소리는 매우 익숙했다.

         

       이에 내가 그쪽으로 고개를 돌려 보니….

         

       “하예린-!!! 예린 양-!! 잠깐 이야기 좀 합시다!! 야!! 멈춰-!!”

         

       “…….”

         

       목소리만큼 익숙한 얼굴의 사내가 내게 손을 뻗으며 급하게 다가오고 있었다.

         

       그는 다름 아닌 신PD였다.

         

         

         

         

       **

         

         

         

         

       어젯밤.

         

       “안 대표 이 미친 새끼-!!!!”

         

       본인의 집에서 신PD는 가구를 뒤집으며 자신의 분노를 표출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일을 이렇게 크게 벌인다고?!!!”

         

       MS기획의 안 대표가 신PD에게 아무런 언질도 없이 하예린 건을 블록버스터 급으로 키워놨기 때문이었다.

         

       “1년 기다린다며-! 이 개새끼가…! 벌써부터 이렇게 크게 터트리면 나는 어쩌라고-!!!”

         

       신PD는 당연히 루키즈 활동이 끝나는 1년 후쯤 부터 안 대표가 하예린한테 접근할 줄 알았다.

         

       설마 하니 루키즈 데뷔 전에 이렇게 일을 터트릴 줄은….

         

       “하아…, 시발 진짜 좆됐네….”

         

       만약 이번 탬퍼링 사태에서 신PD 또한 중간에 껴 있는 것을 알면 본사에서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

         

       뎅강.

         

       그 역시 바로 모가지가 나갈 터.

         

       “하예린이…, 아무 말도 안 했겠지…? 제발 아무 말도 안 했어라…. 근데 시발 그럴 리가 없잖아…!”

         

       아무리 신PD가 그녀에게 경고를 날렸다 한들 이런 상황 속에서 하예린이 NAS에 신PD가 MS기획을 소개시켜 줬던 일을 말하지 않을 리 없었다.

         

       이에 신PD가 다시 한 번 책상을 내리치며 속으로 불안감을 키우던 그때였다.

         

       뚜르르.

         

       “……!”

         

       갑작스레 울린 그의 전화에 서둘러 폰을 들어 확인해보니….

         

       “…시발.”

         

       [본사 정 실장.]

         

       …상대는 이번에 루키즈를 전담하기로 한 정 실장이었다.

         

       평소 친분이 그리 두텁지 않은 정 실장이 갑자기 안부 인사차 전화할 리는 없었다.

         

       신PD는 마음의 준비를 마치고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 여보세요.”

         

       [신지천 PD님. 저 정 실장입니다.]

         

       “아, 네, 넵…! 정 실장님…. 무, 무슨 일로….”

         

       [시간이 없으니 본론만 말하겠습니다.]

         

       혹한의 겨울처럼 차가운 정 실장의 말투는 마치 사형선고를 내리는 염라대왕처럼 들렸다.

         

       [이번 일…, 본사 측에서는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입니다.]

         

       “자, 잠깐만요-! 정 실장님! 하예린 그것이 한 말은 전부 거짓입니다! 제가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번 일이 뭔지 정확히 말하지도 않았는데 뭘 설명하시겠다는 겁니까?]

         

       “……!”

         

       아뿔싸.

         

       너무 급하게 행동하다 정 실장의 페이스에 그만 밀려 버렸다.

         

       이에 신PD가 후회하며 자신의 입을 치고 있으니 정 실장이 싸늘한 말투로 말을 이었다.

         

       [이번 일 말고도…, 예전부터 PD님 프로그램 참가자들을 MS 쪽에 팔아 넘겼던 걸 저희가 모를 줄 알았습니까?]

         

       “…….”

         

       […저번까지는 그냥 넘어갔는데 이번에는 많이 과했습니다.]

         

       “저, 정 실장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그러니….”

         

       [Nnet 방송국의 위신을 생각해 내사까지는 가지 않겠습니다. …그러니 험한 꼴 보기 전에 알아서 마무리해주시지요.]

         

       험한 꼴 보기 전에 알아서 마무리해라.

         

       이것은 모든 책임을 그에게 물기 전에 알아서 옷을 벗으라는 소리였다.

         

       ‘아, 안 돼…!’

         

       그 말을 듣자마자 신PD는 모든 것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니…, 실제로 무너지고 있었다.

         

       대학 졸업부터 지상파 방송국에 입사하고 지금의 Nnet으로 이직 와서 그가 쌓았던 모든 것이….

         

       그 누구보다 빠르게 결승점을 향해 달렸던 그는…, 그의 동기 중 가장 먼저 레이스에서 탈락 선고를 받고 있었다.

         

       이를 인정할 수 없었던 신PD는 최후의 발악을 시작했다.

         

       “…이럴 수는 없습니다! 막말로 내가 Nnet에서 대박낸 프로가 몇 개고 갱신한 시청률이 몇 펀데-! 제가 지금까지 했던 모든 일은 방송국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런 저를 이렇게 헌신짝처럼 내치다니요! 절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결국 끝까지 가보자는 건가요?]

         

       “예! 끝까지 가봅시다! 제가 지금까지 방송국에 한 게 얼만데! 누구는 인맥, 라인, 빽 없는 줄 아십니까? 윗분들은 저를 이해해 주실 겁니다! 끝까지! 어디 한 번 끝까지 갑시다-!”

         

       그 말을 끝으로 신PD는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Nnet과 NAS 엔터에 문어발처럼 닿아 있는 자신의 인맥들 중 누구에게 먼저 전화를 걸 지 고민하다가….

         

       “…그래, 일단은 상황 파악부터 제대로 하자.”

         

       루키즈 담당 실무진들 중 자신과 가장 친한 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뭐? 기자회견…?”

         

       하예린이 다음 날 기자회견을 한다는 정보까지 입수했다.

         

       ‘하…, 시발…!’

         

       그 말을 들은 신PD는 또다시 애가 탈 수 밖에 없었다.

         

       만약 하예린이 온 국민 앞에서 신PD 이야기를 한다면 그는 일말의 여지없이 나락이었으니까.

         

       회생하려면 하예린의 입부터 막는 게 우선이라 생각한 신PD는 전화를 받고 있는 루키즈 실무진을 살살 꼬셨다.

         

       “하예린 오늘 어디서 묵는데? …아, 루키즈 숙소? 자네 루키즈 숙소 주소 알고 있지? 출입카드도 필요할 것 같은데. …아, 그렇게 튕기지 말고 한 번만 도와줘. 내 목숨이 걸린 일이야….”

         

       그렇게 루키즈 숙소 주소와 출입증까지 간신히 얻은 신PD는 전화를 마치고 책상을 내리쳤다.

         

       “시발 이 개 같은 년 때문에 이게 무슨 꼴이야!”

         

       그가 위기에 빠진 것에 하예린의 잘못은 없었지만 그는 제일 만만한 그녀가 증오스러웠다.

         

       이에 그는 이를 갈며 내일 하예린을 제대로 입단속을 시키겠노라 다짐했다.

         

         

         

         

       **

         

         

         

         

       다음날.

         

       새벽부터 루키즈 숙소에서 대기 중이었던 신PD는 형제기획 직원이 지하 5층에 차를 대는 것까지 확인했다.

         

       그리고 하예린이 나오자마자….

         

       “…예린 양-!!!!!!!”

         

       그녀에게 언성을 높이며 다가갔다.

         

       “하예린-!!! 예린 양-!! 잠깐 이야기 좀 합시다!! 야!! 멈춰-!!”

         

       하예린의 얼굴을 보자마자 다시금 부글부글 분노가 끓어 오르는 신PD였다.

         

       ‘저 개 같은 년 때문에….’

         

       신PD는 어떻게든 하예린의 입단속을 시켜서 이번 사태에서 빠져나올 생각이었다.

         

       그리고 다시 여론이 잠잠해지면….

         

       ‘그때 내 권위와 힘을 이용해 나락으로 보내주마.’

         

       온갖 계략과 권모술수를 발휘해 하예린이 연예계 생활을 못할 정도로 괴롭혀 줄 생각을 했다.

         

       “…….”

         

       “그래! 잠시 거기 똑바로 서 있어!”

         

       신PD를 보자마자 하예린도 석상처럼 그 자리에 멈췄다.

         

       신PD는 그런 하예린에게 성큼성큼 다가가며 손을 뻗었다.

         

       “지금 기자회견 하러 가지? 혹여 거기서 내 이야기할 생각이라면….”

         

       그리고 그의 손이 하예린의 몸에 닿기 전.

         

       뻐어어어어억-!!!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그의 사고가 정지했다.

         

       ‘……어?’

         

       신PD는 지금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정신을 차렸을 때….

         

       “우웨에에에엑-!!! 쿨럭, 커헉…, 컥! 웨에에에엑-!”

         

       그는 바닥을 나뒹굴며 신물을 쏟아 내고 있었다.

         

       “커헉…, 허억…, 쿨럭, 쿠쿨럭, 으웨엑…!”

         

       ‘수, 숨이…, 숨이 안 쉬어져…!’

         

       신PD는 몸을 웅크리고 고통을 쏟아 내며 방금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회상했다.

         

       하예린의 몸에 자신의 손이 닿기 직전….

         

       ‘저…, 저 깍두기 새끼가 감히…!’

         

       하예린 옆에 있던 형제기획 직원이 그의 명치에 돌덩이같은 주먹을 꽂았다.

         

       신PD는 연예계에서 상당히 권위 있는 사람이다.

         

       이런 일을 당할 거라고는 단 한 순간도 예상하지 못했기에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정작 신PD를 때린 그는 태연하게 하예린을 향해 말할 뿐이었다.

         

       “갑자기 네 몸에 손을 대려 하길래 막긴 했다만…, 이제 보니 나아아 PD구나. 혹시 내가 곤란한 상황을 만든 거니?”

         

       “괜찮아요, 상구 오빠. 이 사람은 맞아도 싼 사람이에요. 저한테 처음 MS기획 이야기를 꺼낸 사람인걸요.”

         

       “…그래, 그렇단 말이지.”

         

       턱.

         

       MS기획 이야기가 나오자 상구가 침착하지만 분노가 가득한 얼굴로 한 발자국 내밀었다.

         

       이에 겁에 질린 신PD가 악을 쓰듯 그에게 소리쳤다.

         

       “쿠, 쿨럭! 자, 잠깐-!! 머, 멈춰! 미, 미쳤어? 나 방송국 PD야-! 내가 혀 몇 번만 놀리면 저 년 좆되게 할 수 있어-! 그렇게 해줄까? 어?”

         

       “…….”

         

       하예린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말에 상구가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그의 옆에 있는 하예린 또한….

         

       “…상구 오빠, 잠시만 가만히 계세요, 저 사람이랑 할 이야기가 있어서.”

         

       상구를 잠시 세워두고 신PD에게 다가갔다.

         

       신PD는 상구 대신 다가오는 하예린을 보며 드디어 그녀가 주제파악이 됐다고 생각했다.

         

       “…그, 그래. 어딜 데뷔도 안 한 것이 스타 PD한테 까불어? 무, 무릎부터 꿇어 봐! 혹시 알아? 내가 이번 일 그냥 넘어갈….”

         

       그리고….

         

       짝.

         

       ‘……어?’

         

       말을 마치기 전에 그의 고개가 돌아갔다.

         

       이번에도 신PD는 곧바로 상황 파악을 할 수 없었다.

         

       ‘방금 분명….’

         

       하예린이 그의 뺨을 내리쳤다.

         

       지금까지 매번 아래라고 생각했던…, 단지 부속품이라 생각했던 연습생 주제에 그의 뺨을 쳤다.

         

       이에 그는 다시 한 번 분노를 담아 소리쳤지만….

         

       “이 시발년이-! 감히 누가 갑인지도 모르….”

         

       짝-!

         

       “아아악-!”

         

       이번에도 그의 말이 끝나기 전에 그의 고개가 먼저 돌아갔다.

         

       ‘아, 아파…! 너무 아파…! 명치를 맞았을 때보다 더 아파…!’

         

       희한할 정도로 격통이 느껴지는 뺨을 부여잡고 신PD가 몸을 뒤로 물리니 하예린이 한 발자국 더 다가가 그에게 속삭이듯 말했다.

         

       “…당신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자, 잠깐…, 우리 이러지 말고 말로….”

         

       “…제 발로 내 앞에 찾아왔네?”

         

       짜악.

         

       “아아아악-!!”

         

       그리고 그의 뺨을 한 번 더 내리쳤다.

         

       ‘뺘, 뺨이….’

         

       뺨이 불타오르는 것 같다.

         

       하지만 그의 고통은 아직 시작도 안 한 채였다.

         

       짜악.

         

       신PD는 하예린이 날카로운 외모와 달리 여린 내면을 가졌다는 것을 누구보다 빠르게 파악하고 있었다.

         

       이른바 외강내유.

         

       컨트롤 하기도 쉽고 남을 상처주기보다는 자기가 상처받는 걸 더 선호하는 호구같은 타입의 성격.

         

       하지만 오늘의 그녀는….

         

       짜악.

         

       그 어느 때보다 거침없고.

         

       짜악.

         

       그 어느 때보다 매서웠으며.

         

       짜악.

         

       그 어느 때보다 무자비했다.

         

         

         

         

         

         

         

         

         

         

         

         

         

         

         

         

       

       

    다음화 보기


           


I Became an Idol to Pay Off My Debt

I Became an Idol to Pay Off My Debt

빚을 갚기 위해 아이돌이 되었습니다.
Status: Ongoing Author:
"What? How much is the debt?" To pay off the debt caused by my parents, I became an idol.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