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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50

       상구 오빠에게 명치를 얻어 맞고 바닥을 뒹구는 신PD를 보고 있자니 갑자기 상태창이 울렸다.

         

       띠링.

         

       [천마신공 미공개 스킬이 임시 추가됩니다.]

         

       [천마신공 미공개 스킬 : 흑살마장(黑殺魔掌) – 새로운 시대에 맞춰 새롭게 리뉴얼된 흑살마장입니다! 살상력을 아예 없앤 대신 상대에게 주는 고통을 극대화했습니다. 더불어 상대에게 평생토록 씻을 수 없는 저주까지! 감히 하늘의 심기를 건드린 불신자에게 벌을 내려주십시오! 사용 시 상대에게 아무런 물리적 데미지를 주지 않습니다! 사용 시 상대에게 끔찍한 고통을 선사합니다! 사용 시 상대의 고통내성이 일시적으로 –100%가 됩니다! 사용 시 상대의 불변스탯인 행운이 영구적으로 10씩 감소합니다!]

         

       “…….”

         

       흑살마장(黑殺魔掌).

         

       뭔가 듣기만 해도 불길해지는 이름이다.

         

       ‘흑살마장(黑殺魔掌) 사용.’

         

       화르르륵-!

         

       마음속으로 그리 외치니 내 손에서 검은 불꽃이 피어올랐다.

         

       갑작스런 인체 발화에도 주변에서 아무도 놀라지 않는 걸 보니 이것은 나에게만 보이는 듯싶었다.

         

       ‘이 검은 불꽃이 다른 사람의 몸에 닿으면 어떻게 될까.’

         

       당연한 말이지만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지는 않다.

         

       고통을 극대화로 주기 위해 만들어진 스킬.

         

       사용하면 상대의 고통내성이 –100%가 되고.

         

       불변스탯인 행운이 닿을 때마다 10씩 감소한다고 한다.

         

       대체적으로 스탯은 50이 평균치고 아무리 높아도 100을 넘지 않는다.

         

       내가 이 흑살마장(黑殺魔掌)으로 신PD를 10대만 때려도 그의 행운 스탯이 0보다 낮아진다는 소리다.

         

       행운이라는 스탯이 0이 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아마 하는 일마다 되는 것이 없고 매일 온갖 불운에 덮쳐지는 삶을 살게 되겠지.

         

       끔찍한 일이다.

         

       예전의 나라면 상대가 아무리 미운 사람이더라도 이런 끔찍한 스킬을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왜일까.

         

       짝.

         

       “아아악-!”

         

       “…당신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자, 잠깐…, 우리 이러지 말고 말로….”

         

       “…제 발로 내 앞에 찾아왔네?”

         

       짜악.

         

       나는 그 어떤 고민과 망설임 없이 신PD의 뺨을 후렸다.

         

       “아이고…, 저는 근처 CCTV 좀 둘러보고 오겠습니다~”

         

       이런 일이 익숙하다는 듯 이김장 변호사가 후처리를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우고,

         

       짜악.

         

       곧이어 뺨을 때리는 경쾌한 소리가 주차장을 가득 채웠다.

         

         

         

         

       

       

       

       

       **

         

         

         

         

         

       짜악.

         

       짝.

         

       이걸로 7대.

         

       내 손에서 일렁이던 검은 불꽃은 신PD의 얼굴을 불태웠다.

         

       “으아아아아아악-!!”

         

       나에게만 보이는 이 검은 불꽃이 실제로 뜨겁긴 했나 본지 신PD가 얼굴을 매만지며 고통을 신음했다.

         

       물론 그렇다고….

         

       짜악.

         

       내 손이 멈추는 것은 아니었다.

         

       고통 때문에 저항을 할 생각도 못한 건지 신PD가 내 발치에서 몸부림치며 애원했다.

         

       “그만…! 제발 그만해주세요…! 제…,”

         

       짜악.

         

       “아아아아아악-!!!”

         

       내가 그의 말을 절대 듣지 않으리란 사실을 알았는지 신PD가 바닥을 엉금엉금 기어 상구 오빠에게 다가갔다.

         

       “시…, 시발…! 이, 이러다 나 죽어…! 말려 봐…! 좀 말려 봐요…! 흐아아아 제발…!”

         

       “…….”

         

       신PD의 애원에 상구 오빠가 그의 고개를 치켜 세워 뺨을 확인했다.

         

       깔끔.

         

       흑살마장의 살상력이 아예 없어서 그런걸까.

         

       신PD의 뺨은 멀쩡하다못해 새하얬다.

         

       오히려 계속해서 신PD를 후린 내 손바닥이 더 빨간 지경이었다.

         

       상구 오빠는 그런 신PD의 뺨과 내 손을 번갈아 보고는 혀를 한 번 차더니 내게 말했다.

         

       “…예린아.”

         

       “네, 오빠.”

         

       “이러다 네가 손을 다칠까 봐 걱정되는구나. 너만 괜찮다면 내가 마무리를 지어도 될까?”

         

       이것은 상구 오빠가 나를 걱정하며 하는 말이었지만 나는 빠르게 고개를 저었다.

         

       “아뇨, 죄송하지만 제가 끝까지 할게요.”

         

       …아직 신PD 이 사람에게 하고 싶은 것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래.”

         

       내 눈빛을 보고 그런 심정을 이해한 건지 이내 상구 오빠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으아아아악-!! 싫어-!!”

         

       신PD를 내 쪽으로 질질 끌고 왔다.

         

       이에 신PD는 상구 오빠의 발목을 잡으며 오열했다.

         

       “그만-!! 제발 그만!! 흐윽…, 진짜 너무 아프다고! 제발 그만요…!”

         

       “웃기고 있군.”

         

       상구 오빠는 그런 신PD를 보고 한심하다는 눈빛과 함께 싸늘한 말투로 말했다.

         

       “예린이가 저 작은 손으로 때려 봤자 얼마나 아프다고? 당신…, 내가 직접 나섰으면 진짜 죽었어.”

         

       “차라리 당신이 때려! 차라리…!!”

         

       “닥쳐.”

         

       퍼억.

         

       상구 오빠는 그대로 신PD의 옆구리를 차 내 앞으로 내던졌다.

         

       “아악!”

         

       이미 온몸이 축 늘어진 신PD는 제대로 몸조차 가누지 못했다.

         

       나는 그런 신PD를 위에서 내려 보았다.

         

       ‘고작 이딴 사람 때문에….’

         

       신PD를 보고 있자니 그동안 나아아에서 있었던 일들이 떠오른다.

         

       가장 먼저 이 사람이 이혜정을 A 등급에서 B 등급으로 강제로 내린 일.

         

       ‘신PD님이 A 등급 면면을 보더니 이혜정 걔는 빠지는 게 낫겠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B등급으로 내렸어.’

         

       ‘억울해…, 너무 억울해, 예린아…. 흐으윽…, 흐아아아앙…!’

         

       …아직도 그날 이혜정이 얼마나 서럽게 눈물을 쏟아 냈는지 선명하게 기억난다.

         

       “…대체 왜 그랬어?”

         

       “내, 내가 뭐를….”

         

       짜악.

         

       “아아아아악-!!”

         

       다음으로 떠오르는 것은 이 사람이 서유진을 대중들에게 욕받이로 내세운 것.

         

       ‘회, 회사에서는 여차하면 나아아 하차하자고 하고…, 어, 엄마랑 아빠는 저보고 아이돌 안 하면 그만이라고…, 사, 상처받지 말라고 하는데….’

         

       ‘저…, 흑…, 흐윽…, 아, 아이돌이 너무 되고 싶어서…. 꿈이라서….’

         

       ‘그, 근데 여기서 도망가면 흐…, 다시는 아이돌 못할 것 같아서…, 어떻게든 돌아왔는데…, 생각보다도 더 무서워서…, 후으으….’

         

       나는 서유진이 그날 내 품에서 얼마나 떨었는지 기억한다. 내 가슴팍이 얼마나 축축해졌는지도.

         

       “…우리를 적어도 인간으로 봤다면 그러지는 말았어야지.”

         

       “사, 사과 드리겠습니다! 뭐, 뭐를 말하는지 몰라도 사과를…!”

         

       짜악-!

         

       ‘연습생들이 얼마나 간절한지 잘 알면서 맨날 이용하고 논란거리 만들고 그러다가 자기네들이 욕먹으면 다른 논란 만들어서 엎고 중소기업 연습생들 뺏어다가 자기네들 뒤 봐주는 회사에 넘기고…, 아무튼 쓰레기들….’

         

       우리가 얼마나 간절한지 잘 알고 있으면서.

         

       우리가 얼마나 노력해 왔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

         

       그것을 자신들의 성공을 위해 이용하고.

         

       우리의 꿈을 팔아 웃음거리로 만들고.

         

       쌍년으로 만들어 마녀사냥을 하고.

         

       마음에 안 든다고 떨어뜨리고.

         

       기회를 강제로 박탈하고.

         

       쓰레기 회사에 우리를 팔아 치우고.

         

       짜악-!

         

       “흐아아아-! 자, 잘못했습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내게 한 대를 더 얻어맞은 신PD는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손을 싹싹 빌며 내게 조아렸다.

         

       나는 그런 신PD의 멱살을 부여 잡고 싸늘하게 읊조렸다.

         

       “…뭘 잘못했는데?”

         

       “그, 그게…!”

         

       내 질문에 신PD가 당황스럽다는 얼굴로 눈동자를 구르다가 이내 소리쳤다.

         

       “예, 예린 양한테 MS기획 같은 쓰레기 회사를 소개시켜 드린 거요…! 지금까지 예린 양에게 싸가지 없게 말했던 것도 사과드리겠습니다…!! 그, 그리고… 또…!!”

         

       “틀렸어.”

         

       “……예?”

         

       나는 어리둥절해 있는 신PD를 향해 마지막으로 손을 들었다.

         

       “당신은 그냥 태어난 게 죄야.”

         

       그리고 마지막 선고와 함께.

         

       짜아악-!

         

       마지막으로 흑살마장을 내려쳤다.

         

       “으얽…, 커허억…!”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고통을 참을 수 없었는지 신PD가 거품을 물며 제자리에 쓰러졌다.

         

       기절한 신PD를 싸늘하게 내려보고 있으니 상구 오빠가 그를 세워 주차장 구석에 앉혔다.

         

       그리고는 한심하다는 듯 혀를 차며 말했다.

         

       “고작 이걸로 기절하다니. 정말 눈 뜨고 못 볼 작자구나.”

         

       “……그러게요. 아, 그보다 이김장 변호사 님은?”

         

       “저, 여기 있습니다!”

         

       내가 고개를 갸웃하며 묻자 아까 홀연히 사라졌던 이김장 변호사가 어디선가 손을 흔들며 나타났다.

         

       “아무래도 이런 일이 외부에 퍼지면 문제가 생기니까요. CCTV 좀 처리하고 왔습니다.”

         

       “…CCTV를요?”

         

       나는 사실 흑살마장이라는 스킬을 보자마자 뒷걱정을 하지 않고 신PD를 때리긴 했다.

         

       어차피 신PD의 악행이 곧 드러나면 내가 그를 때리는 영상이 나와도 NAS 엔터와 언플하면 이를 오히려 정의구현이라는 그림으로 만들 수 있었을 테니까.

         

       흑살마장이 살상력이 없다하니 증거가 안 남기도 하고.

         

       그런데 지금 이김장 변호사가 CCTV를 처리하고 왔다고…?

         

       “마침 여기가 게스트 주차장이라 그런가 주차된 차가 없어서 블랙박스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아요.”

         

       “…이런 일에 상당히 익숙해 보이네요?”

         

       “하하, 형제기획에서 변호사 일 하다 보면 이렇게 된답니다!”

         

       …도대체 이김장 변호사는 형제기획에서 무슨 일들을 처리했던 걸까.

         

       아무튼 이김장 변호사가 저렇게 해맑은 얼굴로 자신있게 말하는 걸 보니 뒷걱정은 안 해도 될 듯싶었다.

         

       “…….”

         

       이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마지막으로 신PD를 내려다 보았다.

         

       정확히 세보지 않긴 했지만 나는 신PD에게 적어도 10방 이상의 흑살마장을 날렸다.

         

       그의 행운 스탯은 0이 됐을 터.

         

       ‘부디 많은 불운 속에서 남은 인생을 살아가길.’

         

       다른 사람들 눈에서 피눈물 흘리게 하는 걸 업으로 살았으니 부디 이 사람도 피눈물 흘리면서 살아갔으면 좋겠다.

         

       나는 속으로 그렇게 빌며 상구 오빠와 이김장 변호사에게 말했다.

         

       “할 일은 다 마쳤으니 이제 가죠. …기자회견장으로.”

         

       이제는 다른 사람들을 벌하러 갈 시간이었다.

         

         

         

         

       **

         

         

         

       하예린이 차를 타고 기자회견장으로 떠난 후.

         

       “으으으….”

         

       여전히 가시지 않는 고통 속에서 신PD가 침음하며 정신을 차렸다.

         

       “…흐으으, 으으으….”

         

       고작해야 기집애한테 싸대기 몇 대 맞았다고 기절이라니.

         

       누가 들어도 믿지 못할 일이었지만 지금 신PD의 뺨에서 느껴지는 고통은 아주 생생했다.

         

       “흐으…, 구급차…, 구급차…!”

         

       이에 신PD는 하예린에게 보복할 정신도 못 차리고 119를 부르기 위해 핸드폰을 들었다.

         

       그때였다.

         

       뚜르르.

         

       [국장님]

         

       “……!”

         

       하필이면 절대 받고 싶지 않은 인물이 전화를 걸어왔다.

         

       신PD는 이를 받지 않을까 고민하다가도 지금 피하면 나중에 더 큰 고통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어렵사리 통화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예, 국장님. 전화 받….”

         

       [야 이 자식아-!!!]

         

       …역시나 국장은 그가 전화를 받자마자 호통을 질렀다.

         

       ‘젠장…, 정 실장이 벌써 국장한테 다 꼰질렀나…?’

         

       당연히 이번 MS기획 일로 국장이 난리 난 줄 알았던 신PD는 작열통이 느껴지는 뺨을 부여잡고 어떻게든 해명에 나섰다.

         

       그런데….

         

       “흐으…, 구, 국장님…! 제가 다 설명할 수 있습니다…! 정 실장에게 무슨 이야기를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번 탬퍼링 사태와 전혀 연관이…!”

         

       [정 실장? 탬퍼링? 그건 또 뭔 소리야!]

         

       “……예?”

         

       국장은 신PD의 말에 금시초문이라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너 지금 내부 고발 난 거 어쩔 거냐고! 이 새끼야-!!]

         

       “내부…, 고발이요…?”

         

       신PD에게 새로운 위기의 등장을 알렸다.

         

       내부 고발이라는 말을 들은 신PD는 전화를 끊지 않은 채 곧바로 인터넷으로 들어갔다.

         

       그랬더니 커뮤니티와 인터넷 기사란을 가득 메우고 있는 한 글이 그의 눈에 띄었다.

         

       [제목 : 나의 아이돌 아카데미아 신지천PD의 악행을 고발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얼마 전 종방한 Nnet의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나의 아이돌 아카데미아’에서 막내작가를 맡았던 황미애라고….]

         

       그것을 보자마자 신PD는 눈앞이 노래지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시발…, 이런 일들이 왜 갑자기 한꺼번에….’

         

       그가 지금까지 쌓아 올린 탑이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물론 이것은 하예린에 의해 그의 행운 스탯이 0이 되어 ‘영구 불운’ 상태가 되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사실 큰 이유는 따로 있었다.

         

       불운은 그 사람이 쌓은 업보에 따라 효과가 달리 나타난다.

         

       지금까지 수많은 연습생들의 피눈물로 여기까지 올라온 그는 업보란 업보는 쌓을 대로 쌓은 채였다.

         

       [안녕하세요. 신지천 PD 프로그램에 참여했었던….]

         

       [이번에 용기를 내어 고백하려 합니다. 신지천 PD는….]

         

       신PD의 입지가 흔들리자 다른 피해자들이 연이어서 그를 고발하기 시작한 것은 머지않은 미래였다.

         

       [야 신지천-!!! 방송국 게시판이 지금 난리야! 이거 어떻게 할…!!!]

         

       툭.

         

       “하아…, 흐으…, 시발…, 시발…!!”

         

       신지천PD는 자신이 나락으로 보낸 수많은 망자들의 손아귀가 자신의 몸을 덮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야말로 몰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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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Idol to Pay Off My Debt

I Became an Idol to Pay Off My Debt

빚을 갚기 위해 아이돌이 되었습니다.
Status: Ongoing Author:
"What? How much is the debt?" To pay off the debt caused by my parents, I became an id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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