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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56

       안 대표는 근처 카페에 가서 이야기를 나눌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이를 우리가 거절했다.

         

       혹시라도 카페에서 그와 정답게 커피라도 마시고 있는 모습이 찍힌다면…, 대중들이 그것을 MS기획과 형제기획 간의 화해의 제스처라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결국 우리가 선택한 곳은 형제기획의 고급 세단 안이었다.

         

       뒷자리에 안 대표와 강형만이 앉고 운전석에 상구 오빠 그리고 조수석에 내가 앉았다.

         

       확실히 대화를 하기에 적합한 장소가 아니었기에 뒷좌석에 앉은 안 대표가 헛기침을 하며 조수석에 있는 내게 말했다.

         

       “크흠, 그…, 예린 양. 그래도 대화라는 것은 사람이 얼굴을 마주 보고 해야 되는 건데…, 이거는 좀 그렇지 않….”

         

       “저는 지금이 좋으니까 그냥 이대로 하시죠.”

         

       “…….”

         

       내가 그를 쳐다도 안 보고 말을 끊으니 백미러로 뭔가 언짢은 듯한 그의 얼굴이 비쳤다.

         

       그래도 그는 옆에 있는 강형만과 앞에 있는 상구 오빠가 신경 쓰였는지 재빨리 표정을 풀고는 고개를 숙였다.

         

       “…예린 양이 원한다면 그렇게 하지.”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예요?”

         

       내가 그보다 먼저 용건을 묻자 또다시 그가 움찔하는 게 느껴졌다.

         

       ‘아랫 사람이 먼저 말했다 생각해서 또 심기가 상한 건가?’

         

       확실히 안 대표는 꼰대기가 많이 심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사안이 사안인지 그는 이번에도 아무런 태클 없이 참았다.

         

       그리고는….

         

       푹.

         

       “내가 미안하다.”

         

       내게 고개를 푹 숙이며 사과했다. 그리고…

         

       푸욱.

         

       “강 사장에게도 미안하네.”

         

       강형만에게도 고개를 숙였다.

         

       “…….”

         

       “…….”

         

       나와 강형만은 그 장면을 조금 어이없게 바라보았다.

         

       먼저 입을 연 것은 나였다.

         

       “그게…, 끝?”

         

       이렇게 아침부터 경찰서 앞까지 찾아와 무슨 말을 하려 하는지 궁금해서 대화에 응했더니….

         

       미안하다…, 이게 끝?

         

       순간 어이없던 심정은 이윽고 분노로 바뀌었다.

         

       뒷자리에 강형만도 흉흉한 눈빛으로 안 대표를 노려보자 이에 움찔한 안 대표가 황급하게 말을 이었다.

         

       “다, 당연히 이게 끝이 아니지….”

         

       “…….”

         

       “보, 보상하겠네. 두 사람에게 어떻게든 보상하겠네. 돈? 주식? 뭐로든 보상하겠네. …예린 양에게는 내 인맥을 발휘하여 앞으로 연예계 생활 탄탄대로만 걷게 도와주지. 그러니….”

         

       “…….”

         

       “그러니 그만하지…. 아니…, 살려주게…. 제발….”

         

       확실히 안 대표가 지금 벼랑 끝에 몰려 있긴 한가 보다.

         

       대한민국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기획사의 창립자이자 대표인 그는 한낱 아이돌 연습생과 중소기업 사장에게 자비를 베풀어 달라 빌었다.

         

       하지만….

         

       “더 들을 필요도 없겠네요.”

         

       이렇게 미안하다는 말로 끝나면 법은 왜 있고 주먹은 왜 있나.

         

       이미 안 대표의 악행은 선을 넘었다.

         

       이 사람 때문에 온통 쑥대밭이 난 것을 생각하면 안 대표가 MS기획을 통째로 넘긴다 해도 용서할 수 없었다.

         

       이에 내가 마지막 말을 남기고 차에서 내리기 위해 몸을 돌린 그때였다.

         

       “자, 잠깐…!”

         

       “어딜.”

         

       콱.

         

       “으아아아아아아-!”

         

       당황한 안 대표가 내게 손을 뻗으려다가 그대로 강형만에게 팔목을 잡히고 비명을 질렀다.

         

       그럼에도 이대로 나를 보내면 끝이라고 생각했는지 안 대표가 내게 악을 지르며 소리쳤다.

         

       “미, 미안하다고 했잖아…!! 보상하겠다고도 했잖아…! 나 누군지 몰라? MS기획의 안 대표야! 고작해야 연습생…! 그리고 중소기업 사장밖에 안 되는 연놈들이!! 내가 사과하고 보상 주겠다고 하면 알아서 받아먹으라고!! 아아아아악-!!”

         

       “…….”

         

       …그냥 나가려 했는데.

         

       안 대표의 마지막 말이 나를 아주 거슬리게 만들었다.

         

       꿈틀.

         

       지난 기자회견 때의 울분과 강형만 덕분에 생긴 감동이 사그라들고…, 마음이 싸해졌다.

         

       특성 ‘극마(極魔)’가 다시 제대로 활성화되고…, 마(魔)가 다시 몸을 가득 채우며…, 특히 안 대표는 회색빛을 띄는…, 무생물 그 이하 그 이상도 아닌….

         

       …반드시 부셔야 할 무언가로 비쳤다.

         

       움찔.

         

       이런 내게서 흉흉한 살기를 느꼈는지 안 대표가 여전히 강형만에게 붙잡혀 있는 채로 몸을 움츠렸다.

         

       나는 그런 안 대표에게 비웃음 섞인 말투로 물었다.

         

       “애초에 당신 나를 왜 MS로 데려가려 했는데?”

         

       “그, 그건….”

         

       “20살도 안 된 어린년 가장 예쁠 때 따먹으려고 그랬던 거 아니야?”

         

       “예, 예린아…!”

         

       “그, 그런 못된 말 쓰면 안 된다….”

         

       강형만과 상구 오빠는 내 입에서 상스러운 말이 나오자 깜짝 놀라며 안절부절한 말투로 나를 다그쳤다.

         

       하지만 지금 내가 한 말은 틀린 말이 아니었다.

         

       이김장 변호사에게서 안 대표의 더러운 사생활을 듣고 나서 나는 확신할 수 있었다.

         

       안 대표가 나를 MS기획으로 데려가려 했던 것은 자신의 더러운 욕구를 채우기 위함이란 것을.

         

       루키즈 활동이 끝나고 내가 MS기획으로 끌려갔다면….

         

       아마 안 대표는 앞으로의 연예계 활동을 빌미로 내게 성관계를 요구했을 것이다.

         

       나 ‘하예린’의 외모는 다른 탑 아이돌들 보다 빛날 정도로 아름답지만…, 소속은 중소기업이니 빼오기 쉽다고 생각했겠지.

         

       그래서 무고한 형제기획을 고발하여 괴롭히고….

         

       나와 부모 사이를 들쑤시고….

         

       고작해야 이 늙은이의 더러운 욕구 때문에…!

         

       용서할 수 없어.

         

       나는 이 사람을 절대로 용서할 수 없었다.

         

       아슬아슬하고 위태로운 자리에 있는 이 사람을….

         

       지옥의 가장 어두운…, 그 밑바닥에 처박아 버리고 싶었다.

         

       그때였다.

         

       띠링.

         

       [천마신공 미공개 스킬이 임시 추가됩니다.]

         

       [천마신공 미공개 스킬 : 천마언령(天魔言靈) – 천마께서 바라고 입으로 말하신 무엇이든 이뤄집니다. 특히 저주(咀呪)는 그대로 이뤄질 확률이 극히 높습니다.]

         

       신PD 때와 마찬가지로 극마(極魔)는 내게 상황에 맞춰 적절한 스킬을 열어 주었고….

         

       나는 지체할 것 없이 이를 곧바로 사용했다.

         

         

         

         

       **

         

         

         

         

         

       안 대표는 굉장히 불우한 유년 시절을 보냈다.

         

       아버지는 맨날 술 처먹고 어린 그를 때리고. 어머니는 진작에 도망가고.

         

       못 배운 그가 선택한 것은 결국 양아치 짓거리였다.

         

       하지만 다른 양아치들에 비해 주먹이 약했던 그는 자신이 입을 터는데 능력이 있다는 걸 느끼고 강한 놈들의 비위를 맞춰주는 삶을 살았다.

         

       그러다….

         

       “야, 민성아 너 매니저 일 한 번 해볼래?”

         

       20살이 되자마자 친한 형님께 처음으로 매니저 제의를 받았다.

         

       “매니저요…? 그게 뭡니까?”

         

       “뭐…, 나도 정확한 뜻은 모르는데 그냥 딴따라들 따라다니면서 운전해주고 밥 먹여주고 그런 일이라는데?”

         

       그렇게 안 대표는 처음으로 연예계 바닥에 뛰어들었다.

         

       당시 매니저 일은 현대의 매니저와는 많이 달랐다.

         

       소속 가수를 조련하고…, 행사비를 수금하는 등….

         

       매니저들이 하는 일은 상당히 거칠었지만…, 남들 이골나게 하는데 소질 있는 안 대표는 드디어 적성을 찾고 승승장구했다.

         

       타고난 가스라이팅 능력과 아부 능력 그리고 적절한 폭력성까지 갖춘 그에게 당시 매니저는 천직이었던 것이었다.

         

       심지어 안 대표는 타고난 천운도 있었다.

         

       소속 가수들에게 뜯은 돈을 한 푼 두 푼 모아 회사를 창립했고…, 아주 운 좋게 실력 괜찮은 프로듀서들을 회사로 영입할 수 있었다.

         

       윗사람들에게 소속 연예인들을 상납하며 회사 이름을 알렸고…, 혹독한 수익 분배를 통해 회사의 이득을 극대화했다.

         

       안 대표 역시 불우한 가정환경 때문에 뭐든지 부지런한 성격이 있었기에 회사는 나날이 커져갔다.

         

       물론 매일 같이 이어지는 혹독한 업무 때문에 힘들긴 했다.

         

       그리고 안 대표는 그런 스트레스를…, 본인 회사의 젊고 예쁜 소속 연습생들과의 성관계로 풀었다.

         

       그들이 얼마나 간절한지 누구보다 잘 아는 안 대표이기에 그들의 마음을 유혹하기란 참으로 쉬웠다.

         

       그런 성착취가 10년을 넘어가고…, 안 대표는 점점 더 대담해졌다.

         

       그때 그의 눈에 하예린이 띄었다.

         

       그녀를 보자마자 안 대표는 하예린이 제대로 된 ‘물건’이라는 걸 느꼈다.

         

       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게 태어난…, 보는 것만으로도 남자들을 미치게 하는…, 명기(名妓) 중의 명기.

         

       정신을 차렸을 땐 그런 하예린을…, 가장 젊고 아름다울 때 제 손에서 굴리고 싶다는 더러운 욕구로 온통 머릿속이 가득 차 있었다.

         

       거기다 하예린은 ‘중소기업’ 출신의 ‘연습생’.

         

       연예계에서 가장 힘없는 두 가지 범주가 바로 중소기업과 연습생이다.

         

       물론 하예린은 대중의 사랑을 받기에 난이도가 많이 올라갔지만…. 그래봤자 중소 출신 연습생.

         

       안 대표는 어렵지 않게 그녀를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 결과가 지금 이러하다.

         

       “20살도 안 된 어린년 가장 예쁠 때 따먹으려고 그랬던 거 아니야?”

         

       맞다.

         

       하지만 회사에 이렇게 큰 대위기를 불러 일으키면서까지 그녀를 취할 생각은 없었다.

         

       곳곳에서 MS기획을 향한 비난 여론이 거세게 부는 동시에 소속 연예인들이 대규모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이겨낸 후 만든 그의 왕국이…, 무너지려 하고 있었다.

         

       ‘이 년 때문에….’

         

       경국지색(傾國之色).

         

       나라를 기울게 하는 미녀라는 뜻의 그 사자성어를 이런 식으로 체감하게 될 줄은 몰랐다.

         

       안 대표는 자신의 욕심이 가장 문제라는 걸 알면서도 눈앞의 하예린이 원망스러웠다.

         

       ‘이 년만 날 안 꼬셨어도….’

         

       강형만에게 손목을 잡혀 있는 것만 아니면 뺨이라도 후려갈기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런데 그때….

         

       싸아아.

         

       “……!!”

         

       하예린과 눈을 마주친 안 대표는…, 자신보다도 그녀가…, 더욱더 원망 가득한 표정으로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혹한보다도 차가운 목소리로 싸늘하게 읊조렸다.

         

       “용서? 그딴 건 없어.”

         

       여전히 아름다운 외모로…, 무표정한 얼굴로 선고를 내리듯 전해지는 그녀의 말은….

         

       “당신은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것을 잃을 거야.”

         

       마치 깊은 송곳처럼….

         

       “모든 재산, 인간관계를 잃고 버러지처럼 살 거야.”

         

       그 무엇보다 날카로운 가시처럼….

         

       “사람들은 당신을 벌레만도 못한 쓰레기로 보며 혐오할 거야.”

         

       그의 가슴에 박혔다.

         

       그리고 왜인지는 몰라도….

         

       “그렇게 당신은 주변에 아무도 없이 홀로 쓸쓸하게…, 아주 비참하게 죽을 거야.”

         

       “…….”

         

       안 대표는 지금 하예린이 읊조리는 저 저주(咀呪)가 실현될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스스스스-.

         

       ‘……어?’

         

       환상이 보인다.

         

       하예린이라는 꽃 주위에서 피어난 가시덤불이…, 그의 온몸을 난자하며 덮어 버리는 환상이….

         

       ‘…어어어?’

         

       그 가시들에 휩쌓여 밑바닥까지 추락하는 듯한 환상이….

         

       ‘자, 잠깐만…!’

         

       아니…, 그것은 환상이 아니었다.

         

         

         

         

       **

         

         

         

         

       안 대표…, 라는 말은 이제 그에게 과분할지 모르겠다.

         

       노숙자 안 씨는 며칠째 씻지 못한 더러운 몰골을 끌고 편의점으로 향했다.

         

       다행히 주머니에 천 원짜리 몇 장이 있어 소주 한 병은 살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을 벌레 보듯 하는 편의점 알바에게 돈을 건네주고 받은 소주를 들이키며….

         

       한강 다리를 건넜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강간, 강간미수, 뇌물수수, 배임, 횡령, 무고 등등 다양한 죄목으로 감옥을 갔다가 출소한 그에게는 아무것도 없었다.

         

       이미 회사는 넘어간 채고 이혼하여 아내, 자식들과는 만날 수 없었고 남은 재산은 이미 죄다 물어뜯겨 그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그에게 남은 것은 더욱더 늙은 몸뚱어리 하나뿐.

         

       ‘죽자.’

         

       더 이상 삶에서 희망을 찾지 못한 그는 남은 소주를 들이키고 한강 다리 위에 섰다.

         

       그때….

         

       화아아-.

         

       ‘아.’

         

       저 멀리 전광판에서 그를 이렇게 만든 이의 광고가 나오고 있었다.

         

       그때보다 더욱더 아름다워진 그녀는 마치 하늘의 별을 따다 박은 것처럼 황홀했다.

         

       안 씨는 광고 속 빛나는 그녀와 초라한 자신의 몰골을 비교하다 결국 눈물을 터트렸다.

         

       그도 한때는 한 회사의 대표였는데…, 어쩌다가… 이리 살고 있는가.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흐윽….”

         

       과거로 돌아가면 그 바보 같은 선택을 하지는 않았을 텐데.

         

       무엇보다 아름다운 꽃은…, 그 무엇보다 날카로운 가시가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지 않을 텐데….

         

       과거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후회하지 않을 짓 하지 않을 텐데…!

         

       그때였다.

         

       ‘이미 늦었어.’

         

       “……!”

         

       그에게 속삭이는 것은 다름 아닌 전광판 속 그녀였다.

         

       그녀는 마치 벌레 보듯 그를 내려다보며 이미 초라해진 그를 처참하게 짓밟았다.

         

       ‘절망 속에서 살아가라.’

         

       “안 돼…!! 제발…!!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제발…!”

         

       그렇게 그는 미친 사람처럼 전광판 속 그녀에게 손이 발이 되도록 빌다가….

         

       기우뚱.

         

       “……아.”

         

       다리 위에서 그만 균형을 잃고 말았다.

         

       풍덩.

         

         

         

         

       **

         

         

         

         

       “……허억, 허억.”

         

       안 대표가 정신을 차렸을 땐 하예린이 이미 차 밖으로 나가고 있는 후였다.

         

       싸아아.

         

       온몸이 식은땀으로 가득하고 심장이 미친 듯이 두근댄다.

         

       지금 자신은 단순한 환각을 본 게 아니었다.

         

       미래를….

         

       하예린이 말한 것처럼 벌레처럼 살아가는 자신의 미래를 보고 온 것이다.

         

       ‘마, 막아야 돼…!’

         

       안 대표는 미래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다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을 느끼며 하예린에게 뛰어갔다.

         

       “예, 예, 예, 예린야…!! 자, 잠깐…!!”

         

       그리고는 지체할 것도 없이 무릎부터 꿇었다.

         

       ‘중소기업’ 출신 ‘연습생’.

         

       그가 연예계에서 가장 약하다 생각하는 두 가지 범주에 모두 속한 그녀에게.

         

       하지만 이미 자존심은 그에게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자, 잘못했네…! 잘못했어…! 달라는 건 뭐든 주고 하라는 건 뭐든 할게…! 그러니까 제발…! 제발 용서해줘…!!”

         

       “…….”

         

       하예린을 그런 안 대표를 싸늘하게 내려보다가 물었다.

         

       “하라는 건…, 뭐든 하겠다고요…?”

         

       “…그, 그래! 하라는 건 뭐든 할게! 뭘 할까? 어? 내가 뭘 해주면 될까?!”

         

       안 대표가 하늘의 별이라도 따라오라면 따라올 듯한 심정으로 답하자 하예린이 그런 그를 보며 활짝 웃었다.

         

       ‘아.’

         

       그 싱그러운 웃음에 안 대표는 순간 희망을 느꼈다.

         

       하지만….

         

       “절망 속에서 사세요.”

         

       그런 그에게 돌아온 것은…, 마치 다른 존재처럼 그 어느 때보다 무자비한 하예린의 싸늘한 음성이었다.

         

       “그리고…, 비참하게 죽으세요.”

         

       “…….”

         

       안 대표는 그 순간 자신의 운명이 이미 결정되었다는 것을 강하게 직감했다.

         

       방금 보고 온 그 미래.

         

       그 미래에서처럼 자신은 비참하게 살다가…, 죽으리라….

         

       그리고 이것은….

         

       어떻게 해도 바꿀 수 없는 운명이리라.

         

       “……아.”

         

       툭.

         

       그 사실을 깨달은 안 대표는 그대로 뒤로 고꾸라지며 혼절해 버렸다.

         

       “…병신.”

         

       하예린은 그런 안 대표를 보고 또다시 싸늘하게 읊조리고는 뒤를 돌았다.

         

       그런 그녀에게 강형만이 다가갔다.

         

       “…예린아.”

         

       “사장님.”

         

       “…….”

         

       자신을 해맑게 바라보는 예린이의 눈동자를 보고…, 강형만은 과거 조직 싸움 중 칼을 맞고 사선(死線)에서 느꼈던 싸늘함을 다시 한 번 느껴야 했다.

         

       예린이의 눈동자는 돌아가 있었다.

         

       “얼른 가요.”

         

       “…어딜.”

         

       “아직 벌 줄 사람이 두 명 더 남았잖아요.”

         

       “……!”

         

       예린이의 눈동자는 텅 비어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확실한 무언가로 가득 차 있었다.

         

       그건 바로 증오와 분노.

         

       “얼른 아빠 엄마를 만나러 가요.”

         

       그리고 그 선명한 감정의 종착지는…, 바로 예린의 부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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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Idol to Pay Off My Debt

I Became an Idol to Pay Off My Debt

빚을 갚기 위해 아이돌이 되었습니다.
Status: Ongoing Author:
"What? How much is the debt?" To pay off the debt caused by my parents, I became an id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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