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55

        새로운 하루가 밝았다.

        평소처럼 방송을 켜며, 오늘 할 콘텐츠를 준비했다.

       

        – 라하!

        – 라하라하!

        – 용하!

        – 반가워요!

        –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 도키도키한걸?

        – ㄹㅇㅋㅋ

       

        방송이 켜지자마자 빠르게 방송에 접속하기 시작하는 시청자들.

        시청자들이 충분히 들어오기를 기다리며, 천천히 이번 콘텐츠의 준비를 마저 끝마친다.

       

        – ? 

        – ??

        – ?

        – 뭐임?

        – ?

        – 이거 게임 아님?

        – 어?

        – ?

        – 오늘 게임 하나요?

       

        이런, 화면이 공유되고 있었나?

        내 생각보다는 이르지만, 이미 들켜 버린 시점에서 시치미를 떼고 있어도 소용이 없겠지.

        마이크를 켜고 입을 열었다.

       

        “반갑구나 아이들아.”

       

        – 라하라하!

        – 반가워요~!

        – 보고 싶었음!

        – 그런데 게임 뭔가요?

        – 이거 공포 게임 아님?

        – 지금 핫한 거임.

        – ㄹㅇㅋㅋ

        – ?

        – 마사카?! 마사카마사카?!

        – 큰거 오나?

        – ㅇㅇㅇ?

       

        “그래. 이미 눈치챈 아이들도 있겠지만, 오늘 해볼 콘텐츠는 ‘공포 게임’이란다.”

       

        내 말에 채팅창이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 킷타아아아아!!!

        – 왔다!!!

        – 공포 게임! 개꿀잼!

        – 내가 라나님 방송에서 공포 게임을 볼 줄이야!!!

        – 와아아아아ㅏㅏㅏㅏㅏ!!

        – 캬아아아아!!!

       

        뭔가 조금 과하게 열광하는 느낌도 들기는 하지만…… 선을 넘는 것 같지는 않으니 괜찮겠지 뭐.

       

        사실은 게임과 관련된 콘텐츠는 좀 더 나중에 할 생각이었다.

        내 나름대로 좋은 생각이라고 했던, ‘최강물소’와의 게임 합방이 대차게 실패한 것이 얼마 전이다.

        물론 시청자들은 나름 재미있게 즐겼다고는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실패였던 게임 방송.

       

        게임 합방이 실패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그중에선 내가 게임에 익숙하지 않았던 탓도 있었다.

        그러므로 방송이 끝난 이후엔 나 혼자 여러 가지 게임을 해 보며, 게임이라는 것에 익숙해지고 있던 나날이었는데…….

       

        “매니저가 추천을 해주더구나.”

       

        피지컬이 필요하지 않는, 그저 스토리를 따라가는 간단한 공포 게임을 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말이다.

       

        처음에는 걱정되었다.

        나의 첫 게임 방송이 그렇게 실패했는데, 아직 실패한 지 며칠 되지도 않는 시점에서 새로운 게임 방송하는 것이 과연 괜찮을지 말이다.

        하지만 그런 나의 걱정에, 내 매니저들이 걱정하지 말라며 호언장담했다.

       

        “이 게임이라면 실패할 일은 없을 거라고 하던데…….”

       

        – 앜ㅋㅋㅋ

        – 나이트메어 파크2 라면 그럴지도?

        – 나메크2

        – 저건 그럴 만함.

        – 스토리라인 따라가는 게임이라 컨트롤이라던가 그런 거 상관없음.

        – ㄹㅇㅋㅋ

        – 겜못 하는 사람도 할 수 있는 게임임ㅋㅋㅋㅋ

       

        게임을 못 하는 사람도 할 수 있다고?

        음? 무슨 소리인지 원…….

        그래도 시청자들도 저렇게 말하는 것을 보아하니, 걱정이 조금은 가라앉는 것 같은 느낌이다.

       

        – 비명만 맛있게 질러 주시면 됨.

        – ㄹㅇㅋㅋ

        – 역시 곰보겜은 비명이…… 잠깐만.

        – 라나님이 비명?

        – 비?명

        – 어라?

        – 어?

        – ???

        – 라나님…… 비명…… 지를 거…… 지?

       

        “???”

       

        무슨 비명?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게임을 실행시켰다.

       

       

        *            *            *

       

       

        나이트메어 파크2

       

        1편인 ‘나이트메어 파크’의 후속작으로서, 그럭저럭이라는 평가받은 1편과는 달리, 2편은 스트리머들의 입소문을 통해 홍보되며 현재진행형으로 유명해지고 있는 게임이었다.

        이 게임이 유명해지고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몇 가지만 꼽아보자면 이렇다.

       

        첫째.

        일단 게임이 쉽다.

        기본적으로 스토리를 따라가는 게임이라 난이도가 높지 않다는 것이 이 게임의 첫 번째 장점이다.

        게다가 기본적으로 길이 딱 하나만 있기에, 막말로 길만 따라가도 게임이 이루어질 정도로 간단하다.

       

        물론 중간중간 미로처럼 복잡한 길이 나오기도 하고, 추격전도 나오고, 퍼즐도 나오기는 한다.

        하지만 그 부분이 그렇게 심하게 어렵지는 않기에, 몇 번 실패하고 나면 어렵지 않게 클리어할 수 있는 수준이다.

       

        둘째.

        공포 게임 특유의 느낌을 잘 살렸다.

        인간의 공포심을 자극하는 기본적인 분위기는 잘 살리면서, 평소에는 전혀 공포스럽지 않은 것처럼 숨기는 것으로 사람의 공포심을 자극한다. 

        점프 스케어(갑자기 튀어나와서 사람을 놀래키는 부분)가 하나도 없는데도, 플레이하는 사람들 모두가 점프 스케어를 느꼈을 정도라고 하니…… 대충 어떤 느낌인지 감이 올 것이다.

       

        셋째.

        플레이 타임이 적당하게 짧아서, 방송 시간 동안 플레이하기 적합하다는 것.

        너무 긴 플레이 타임을 가진 게임은 2~3번에 나누어서 게임 방송을 진행해야 하고, 너무 짧은 플레이 타임을 가진 게임은 클리어 이후에 방송 시간이 너무 길게 남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 ‘나이트메어 파크2’는 정말로 적절한 플레이 타임을 가지고 있었다.

       

        위의 대표적인 3가지 장점으로 인해 공포 게임으로 시청자들을 모아보려는 게임 스트리머들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스트리머들의 비명과 여러 가지 재미있는 상황들을 보고 싶어 하는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이 게임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애초부터 나이트메어 파크2를 만든 게임 제작사도 이것을 노렸던 것인지 게임 내부에도 방송 스트리밍 사이트와 연동하는 기능이 이미 추가되어 있었기에, 요즘 게임 방송을 진행하는 이들 사이에선 가장 핫한 공포 게임이라고 할 수 있었다.

       

        – 하지만 라나님이라면?

        – 라나님이 무서워하실까?

        – 아닐듯ㅋㅋㅋㅋ

        – ㄹㅇㅋㅋ

       

        “호오. 정말로 조작이 간단하구나.”

       

        게임의 시점은 일인칭으로서, 조작 방법은 키보드와 마우스를 이용해 움직이는 것과 상호작용 버튼 하나뿐이었다.

        그야말로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나라도 간단하게 할 수 있는 게임이다.

       

        “이거라면 문제없겠구나.”

       

        이야~ 매니저의 추천을 받았을 때는 걱정이 많았는데, 이렇게 조작이 간단하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아직 게임을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기에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매니저가 잘못된 추천을 해준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게다가 내가 조사한 대로라면, 이 게임은 저번에 했던 게임처럼 복잡한 부분은 없을 테니 더더욱 걱정 없겠지.

       

        “그럼 게임을 시작해 보자꾸나.”

       

        – 네에…….

        – 미래가 보인닼ㅋㅋㅋ

        – ㄹㅇㅋㅋ

        – ㅋㅋㅋㅋㅋㅋ

        – ㅋㅋㅋㅋㅋㅋㅋㅋ

        – 다른 방송에서는 비명이 기대가 되서 재미있는데, 이 방송은 다른 의미로 예상이 되어서 웃김.

        – ㅋㅋㅋㅋㅋㅋ

       

        벌써 기대가 되는 것인가?

        시청자들의 기대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 나는 캐릭터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게임의 스토리는 이렇게 시작된다.

        요즘 일어나고 있는 연쇄 실종 사건을 수사 중이던 영국의 탐정인 ‘찰스’는 친한 친구의 다급한 연락을 받는다.

        그에 찰스는 빠르게 친구가 머물고 있던 집으로 달려가지만, 친구의 집 문은 활짝 열린 채 그를 맞이하게 되며 게임은 시작된다.

       

        “어디 보자꾸나.”

       

        습관적으로 마우스를 돌려 주위를 살핀다.

        주변은 빛이 잘 들어오지 않는 어두운 골목길.

        만약의 사태가 벌어질 경우, 도주할 수 있는 경로가…….

       

        “……생각할 필요가 없구나.”

       

        너무 습관적으로 도주 경로부터 살펴버렸네.

        드래곤으로 살 적에는 하루하루가 생존의 연속이었다 보니, 낯선 장소에 들어가게 되면 습관적으로 주위를 살피고는 한다.

        적이 숨어있을 만한 곳을 찾아보기 위함이기도 하고, 내가 도망칠 수 있는 방향을 살피기 위함이기도 하다.

       

        – 이야!

        – 공포 게임에서 생존력을 뽐내시는 라나님!

        – ㄹㅇㅋㅋ

        – ㅋㅋㅋㅋㅋㅋ

        – 이거 서바이벌 게임 아니라고요!

        – ㅋㅋㅋㅋㅋ

        – 진짜 다른 의미로 레전드란 말이짘ㅋㅋㅋㅋ

        – 찾아본다고 귀신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라고욬ㅋㅋㅋ

       

        “흥. 너희들도 나이를 먹어보거라. 습관이라는 것이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그리고 딱히 나쁜 습관도 아니지 않느냐.

        툴툴거리며 화살표를 따라 집 안으로 들어섰다.

       

        문밖에 있을 때는 어둡게만 보였던 집 안이, 안으로 들어가자 제대로 구분될 수 있는 정도로 밝아진다.

        그제야 제대로 보이는 집 안 풍경을 바라보며,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가 인간들의 생활에 대해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이게 일반적인 인간의 집은 아닌 것 같은데 말이다.”

       

        – 맞아요.

        – 맞아여

        – ㅇㅇ

        – 딱 봐도 뭔가 난리가 난 듯?

        – ㄹㅇㅋㅋ

       

        [맙소사. 여기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캐릭터의 독백을 들으며, 나는 물건이 어질러진 집 안으로 들어섰다.

        바닥에는 여러 가지 물건들이 쏟아져 있었고, 중간중간 유리로 만들어진 컵이나 병이 깨져 있는 것 역시 보였다.

        그리고 핏자국으로 보이는 것이 바닥에 찍혀 있었는데, 그것은 2층을 향해 이어져 있었다.

       

        – 2층으로 올라가라는 듯?

        – ㅇㅇ

        – 어차피 다른 곳은 막혀 있어서 못감.

        – 스포벤!

        – 스포하지 마!

        – 스포ㄴ

        – 그런데 스포 금지라는 말이 있었던가?

        – ???

        – 없었지?

       

        “스포일러? 아, 그것 말이냐? 하고 싶다면 해도 된단다.”

       

        다른 방송에서는 스포일러는 금지한다고 하지만 나는 딱히 상관이 없었다.

       

        “스포일러를 들어도, 내가 뭘 알아야 이해할 것이 아니냐.”

       

        – 엌ㅋㅋㅋㅋ

        – 그건 그렇넼ㅋㅋㅋㅋ

        – ㄹㅇㅋㅋ

        – ㅋㅋㅋㅋㅋㅋㅋ

        – 그래도 스포는 벤하죠?

        – ㅇㅇ

        – 그게 편함.

       

        “그렇다면…… 그래. 그렇게 하자꾸나.”

       

        시청자들의 의견도 있으니, 바로 매니저들에게 지시한다.

        그 후 다시 게임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제길. 이게 다 뭐지?]

       

        계단을 타고 2층에 도착하자마자 자동으로 컷 신이 실행되며, 주인공 캐릭터가 독백하기 시작한다.

        그도 그럴 것이, 2층은 1층과는 달리 세월이 많이 지난 형태를 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 ㅎㄷㄷ

        – 갑자기 분위기 쎄해지네.

        – ㄹㅇㅋㅋ

        – 갑자기 으스스해진다.

       

        글쎄다?

        솔직히 내 처지에서는, 1층이나 2층이나 거기서 거기였다고 생각된다.

        이걸 게임에서 써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살기라고 해야 하나?

        진짜로 게임 속에서 나를 죽이겠다는 의지 같은 것이 느껴지는 것은 아니지만…… 경험적으로 살기가 느껴지는 분위기라고 해야 할까?

        주인공을 죽이겠다는 경험적인 느낌은 1층에서부터 느껴졌었다.

       

        – 여기서도 주위부터 둘러보시네.

        – ㅋㅋㅋㅋㅋㅋㅋ

        – 그렇게 두리번거려도 괴물 아직 안 나와요.

        – ㄹㅇㅋㅋ

       

        “그냥 습관이라고 하지 않았더냐.”

       

        고얀 놈들.

        나를 놀리는 시청자들에게 툴툴거려 주며, 주위를 쓱 훑어본다.

       

        – 본다고 귀신이 어디 숨어 있는지 보이나요?

        – ㅋㅋㅋㅋㅋㅋ

        – 실제라면 모를까, 게임에서?

        – ㅋㅋㅋㅋ

        – ㅋㅋㅋㅋㅋㅋ

        – 보일 리가 있나.

       

        “흠. 경험적으로 보자면, 여기서 한 발자국만 앞으로 걸어가면 기습하기 딱 좋은 타이밍이긴 한데…….”

       

        긴장이라는 것에도 호흡이 존재한다.

        2층에 올라와 갑자기 변한 주변 환경에 주인공이 놀라고, 이어서 경계심을 끌어올리기 직전.

        그 아주 짧은 간극 사이에는 반드시 기습에 무방비해지는 짧은 타이밍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 게임에서는 2층으로 올라온 직후, 일자로 쭉 뻗은 복도의 끝으로 주인공의 시야가 향하는 순간이 바로 거기에 해당하는 타이밍이다.

        주인공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긴 복도에 향한 순간, 적은 주인공의 시야 밖에서 기습을 할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이 완성되니까.

       

        – ?

        – ??

        – ?

        – 그게 경험으로 보임?

        – 헐?

       

        “내가 기습으로 사냥감을 사냥한 세월이 얼마인 줄 알고?”

       

        지금은 안 먹어도 살 수 있는 몸이지만, 기본적으로 나는 육식 드래곤이다.

        이래 봬도 사냥의 프로다 이 말이다.

       

        어쨌든 컷 신 속 주인공은 쭉 뻗은 복도를 향해서 한 발자국을 내디뎠고…….

       

        캬아아악!

       

        [으아아아악!!]

       

        “아.”

       

        뒤에서 달려든 귀신인지, 괴물인지 모를 존재에게 습격당하는 것으로 정신을 잃었다.

       

        – 이왜진?

        – ???

        – 이게 왜 진짜인데?!

        – 왜 진짜임?

        – 미친?

        – 예언임?

        – ??

       

        아니, 내가 말했잖느냐.

        기습하기 딱 좋은 타이밍이었다고.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요즘 늦어서 죄송합니다.

    변명을 하자면, 외할머니께서 넘어지시며 다리를 다치시는 바람에 지금 걷는게 힘드십니다.

    덕분에 제가 할머니 수발을 전부 들어드리는 상황이라, 글 쓸 시간이 나지 않네요.

    그래도 어떻게 이번 편은 썼습니다.

    이번편도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다음화 보기


           


Dragon’s Internet Broadcast

Dragon’s Internet Broadcast

드래곤님의 인터넷 방송
Status: Ongoing Author:
Fantasy, martial arts, sci-fi... Those things are usually products of imagination, or even if they do exist, no one can confirm their reality. But what if they were true? The broadcast of Dragon, who has crossed numerous dimensions, is open again today. To tell us his old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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