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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81

        비밀을(?) 간직한 아지타 호수에서의 구경이 끝난 후 손님들은 다시 마이글다의 위에 올라탔다.

        이대로 2층의 플로어 게이트로 향할 차례다.

       

        “갸르츠. 계획대로 하거라.”

       

        “네.”

       

        갸르츠가 짐승 기사들을 향해 울음소리를 낸다.

        그러자 그 울음소리에 반응한 이들이 사방으로 흩어지며 호위 대형을 이루기 시작한다.

        동시에 오른쪽에 서 있던 거대한 덩치를 가진 짐승 기사의 발밑에서부터 거대한 입이 튀어나와 그를 덮쳤다.

       

        쾅!

       

        “크와아앙!!”

       

        콰직!

       

        물론 곧바로 짐승 기사의 양손에 의해 찢겨 버렸지만.

        소화액을 흩뿌리며 축 늘어진 포식 식물의 잔해를 멀리 던져 버리는 부하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뉘 집 부하인지는 몰라도, 이 정도라면 손님들 안전은 문제가 없을 것 같다.

       

        – ?

        – 뭐임?

        – 내가 뭘 본 거지?

        – 미친ㅋㅋㅋ

        – ㅋㅋㅋㅋ

        – 코뿔소는 괴물을 찢어!

        – 그런데 코뿔소 맞나?

        – 버팔로 아님?

        – 생긴 게 조금 헷갈리긴 하네.

       

        푸르릉!

       

        몸에 튄 소화액에 콧김을 푹 내쉰 부하가 다시 자기 위치로 이동한다.

        그리고 그 이외에도 다른 곳에서 내 부하들이 인간 손님들에게 위협적인 맹수들을 쫓아내기 시작했다.

       

        “꺅!”

       

        “어우!”

       

        – 와

        – 그냥 쫙쫙 처리하네.

        – ㅎㄷㄷ

       

        그야말로 짐승과도 같은 힘으로 맹수들을 처리하는 부하들.

        그리고 그들이 뚫어 준 길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다 보니 어느새 우리의 앞에 거대한 화산이 나타났다.

       

        “화산?”

       

        “어?”

       

        – 갑자기 화산이 외 나옴?

        – 나 느낌이 쎄함.

        – ㄹㅇㅋㅋ

        – 아. 맞춤법 틀린 거 불편…….

       

        나는 화산의 한가운데에 나 있는 동굴 안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곳이 3층으로 내려가는 입구란다. 너희 말로는 플로어 게이트라고 해야 할까?”

       

        “……저기가요?”

       

        누군가가 어이없다는 얼굴로 말했다.

        왜 어이가 없다는 목소리지? 내가 이상한 말을 했나?

        나는 3층으로 내려가는 통로를 바라보았다.

       

        부글부글…….

       

        지글지글…….

       

        마그마가 흘러나오고 있는 용암 동굴이 보인다.

        물론 인간이나 내 부하들이 지나갈 수 있는 통로가 존재하고 있기에, 온도만 견딜 수 있다면 큰 문제는 없다.

        즉, 인간들도 지나갈 수 있는 통로라는 뜻이다.

       

        “문제가 있느냐?”

       

        “…….”

       

        “…….”

       

        어쩐지 하얗게 질린 얼굴이 된 인간 손님들.

       

        – 아. 저건 좀.

        – ㅎㄷㄷ

        – 저건 좀.

        – 아, 에반데.

        – ㄹㅇ 에반데

        – 저건 좀 심했음.

        – 저건 진짜 에반데.

        – 삼진 에바로 기각되었습니다.

       

        채팅창도 비슷한 분위기다.

        그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자니, 내 옆에 앉은 황조령이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입을 열었다.

       

        “하하하! 큰 문제가 있다거나 그렇지는 않죠? 뭐, 인간은 들어가자마자 죽는다거나, 다친다거나…….”

       

        “그럴 일은 없단다.”

       

        마그마가 막 넘쳐나고 있기는 하지만 중간에 나 있는 길은 나와 내 부하들이 잘 다듬은 길이다.

        게이트 안에서의 공간 이동은 나나 자예와 같은 이들만 가능한 기술이기에, 일반적인 부하들이나 육체파 능력만 가진 이들은 다른 이의 도움이 없다면 걸어서 게이트 내부를 이동해야 한다.

        특히 1층에 존재하는 농업 구역과 4층을 오가며 물자를 옮길 때는 효율 문제로 직접 옮겨야 하는데, 당연히 2층과 3층을 연결하는 통로를 위험하게 설계할 리가 있겠는가?

       

        “너희에게 준 황금의 꽃을 가지고 있는 한, 이 환경이 너희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없을 거란다. 게다가 마이글다의 위에서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큰 문제도 없을 테고.”

       

        설사 떨어진대도 주위에 있던 내 짐승 기사들이 받아줄 거다.

        아무리 내가 드래곤이라서 인간에 대해 좀 무지하다고 하더라도 정도가 있는 법이다.

        내가 이 콘텐츠를 나 혼자 만든 것도 아니고, 다른 인간들과 상의해서 만들었는데 설마 위험한 일을 만들겠는가?

       

        “아아…… 그렇죠? 하하.”

       

        “…….”

       

        그러니까 왜 자꾸 식은땀을 흘리는지 설명 좀 해주지 않으련?

        지난번에 사전 답사를 왔던 인간들도 여기서 얼굴이 창백해지고, 식은땀을 뻘뻘 흘리더만.

       

        ‘왜 이러는 것이지?’

       

        드래곤은 인간의 마음이 어렵다.

       

        어쨌든 내 지시에 따라 잠시 멈춰 섰던 마이글다들이 다시 전진하기 시작한다.

        1층에서 2층으로 내려갈 때와는 달리, 온통 빛과 열로 가득한 통로를 향해 나아간다.

       

        “3층에 대해 미리 이야기해 보자면…….”

       

        “꺄아악!”

       

        “으악!”

       

        “우와아악!!”

       

        “…….”

       

        말하려고 했는데, 말할 상황이 아니다.

        나는 연신 비명을 지르는 인간 손님들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안전하다고 말했는데, 왜 비명을 지르는 것일까?

       

        – 드래곤은 인간의 마음을 모름.

        – ㄹㅇㅋㅋ

        – ㅋㅋㅋㅋㅋㅋㅋ

        – 아까 전까지는 직접 못 가서 슬펐는데, 저거 보니까 안간게 다행일지도?

        – ㅋㅋㅋ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청자들은 또 왜 이럴까?

        어쨌든 비명과 함께 들어가게 된 통로는, 완전히 3층에 다다르기 전까지 비명이나 침묵만이 가득해졌다.

        간신히 손님들이 진정한 것은, 완전히 3층에 들어서고 나서였다.

       

        “개 식겁했네.”

       

        “후! 하! 후! 하!”

       

        “죽는 줄 알았네.”

       

        “…….”

       

        안 죽는다니까?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손님들을 바라보다 3층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드러난 것은 거대한 황금의 바다.

       

        쏴아아-!

       

        철썩!

       

        “와!”

       

        “바다!”

       

        “우와아아!”

       

        – 황금 바다?!

        – 미친. 저게 다 황금이야?

        – 황금물! 황금 바다! 비바!

        – 스케일 장난 아니네.

       

        뒤늦게 3층의 전경을 확인한 인간 손님들과 시청자들이 감탄을 터뜨린다.

        그리고 그런 인간들의 반응에, 어인 출신의 짐승 기사 몇몇이 가슴을 쭉 펴며 우쭐거리는 모습이 보인다.

        여기가 너희들 고향도 아닌데…….

       

        쾅!

       

        “켁?!”

       

        “끼이익!”

       

        곧바로 선임의 처벌 꿀밤이 떨어졌다.

        갸르츠가 저 광경을 바라보며 한 손으로 얼굴을 부여잡고, 나는 애써 그 장면을 모른 체 한다.

        그리고 손님들의 관심이 저쪽으로 향하기 전에 재빨리 설명하기 시작한다.

       

        “3층인 해양 구역은 내 게이트에서 가장 넓은 구역이란다.”

       

        마이글다에서 뛰어내려 황금의 바다로 다가간다.

        2층에서의 강산성 호수와는 달리, 이곳의 황금 바다는 내 용금이 미량 섞인 일반적인 물이다.

        약간의 염분도 섞여 있고, 플랑크톤과 박테리아, 미네랄, 그 외의 성분도 섞여 있긴 하지만…… 인간에게 치명적인 수준은 아니다.

       

        “너희들이 마셔도 큰 문제는 없을 거란다.”

       

        “오!”

       

        “진짜요?”

       

        “마셔도 돼요?”

       

        나를 따라 마이글다에서 따라 내린 인간들이 바다로 다가간다.

        물론 그 행동은 그들을 따라온 인간 경호원들에 의해 제지되었다.

       

        “여러분! 어떤 문제가 있을지 모르니 함부로 행동하지 말아 주세요!”

       

        황조령이 손님들에게 당부한다.

        그제야 진정한 인간 손님들을 한 번씩 확인하고, 나에게 고개를 돌린 황조령이 물었다.

       

        “라그나님도 가능하면 부추기는 말은 자제해 주셨으면 합니다. 아무래도 이계의 물질이 저희에게 어떤 작용을 일으키는지 확신되지 않아서요…….”

       

        “크릉!”

       

        나에게 무언가를 요구하는 황조령의 태도가 갸르츠의 심기를 거슬렀는지, 갸르츠가 으르렁거리며 살짝 기세를 드러낸다. 그에 황조령 역시 기세를 끌어올리며 대비한다.

        나는 싸우려는 둘을 내 기세로 제압하고, 엄한 표정으로 타일렀다.

       

        “어허! 둘 다 그만두어라.”

       

        “킁!”

       

        “네…….”

       

        곧바로 고개를 푹 숙이는 둘.

        양손을 옆구리에 댄 채 엄한 표정으로 둘을 바라보다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리 아이들은 싸우면서 큰다고 하지만 그래도 다른 이들도 있는 자리에서 싸울 필요는 없지 않냐.”

       

        “……아이들?”

       

        “……아이들이랬지?”

       

        “어.”

       

        뒤에서 인간 손님들의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온다.

        음…… 그러고 보니 인간들은 20살 정도 되면 성체 취급이던가?

       

        “갸르츠. 이들은 내가 초대한 손님이다. 손님으로서 주인에게 간단한 요구 정도는 당연히 할 수 있는 것이다.”

       

        “네.”

       

        “그리고 네 말은 이해했다. 나도 주의하도록 하마.”

       

        “어…… 감사합니다.”

       

        어쨌든 둘을 잘 중재시킨다.

        그러고 보니 이곳의 인간들은 이계에서 흘러들어온 물건의 황홀함이나 유용함보다는 위험성을 가장 먼저 확인하고는 했었지?

        내가 시청자들에게 보내주었던 술이나, 인간들과 거래 용도로 사용했던 금속들이 그랬다.

        그것들도 가져가서 성분 분석이니, 위험성 체크니, 여러 가지 검사를 한 후에 안전하다고 판단이 된 이후에야 받아들여졌지.

       

        ‘내 실수로구나.’

       

        사실 저런 태도가 기분 나쁘지는 않았다. 아니, 오히려 굉장히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생존을 위해 다른 외부의 것들을 의심하고 경계하는 것은 아주 당연한 태도다.

        그것이 자신들에게 독이 될지, 약이 될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는 당연히 경계부터 하는 것이 맞지 않던가?

        오히려 그동안 내 방송을 아무런 의심 없이 보던 인간들의 경계심 없는 행동이 이상한 것이다.

       

        “잠시 소란이 있었지만, 어쨌든 이곳에서 구경할 것은 저곳에 있단다.”

       

        나는 황금의 바다.

        정확히는 바다처럼 수평선이 보일 정도로 넓은 황금의 호수의 한가운데에 존재하는 커다란 섬을 가리켰다.

        1층이나 2층과 마찬가지로 화산 활동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 그 화산섬을 확인한 인간들이 기대에 찬 얼굴이 되었다.

       

        “와! 뭘까?”

       

        “멋지다.”

       

        – 이번에 뭔가요?

        – ㄷㄱㄷㄱ

        – 대리만족 드가자!

        – 캬! 치킨 먹으면서 보는데, 개 좋음.

       

        손님들이 저렇게 좋아해 주니, 이들을 초대한 주인으로서 기분이 좋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갸르츠를 바라보았다.

        내 신호를 알아들은 갸르츠가 황금의 바다를 바라보며 크게 울부짖었다.

       

        크와아아아아아아아아앙!!

       

        그리고 잠시 후.

       

        “어?”

       

        “저게 뭐지?”

       

        – ?

        – ??

        – ?

        – ???

        – ?

        – 상어?

        – ??

       

        수많은 황금색의 지느러미가 황금의 바다 위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조금 늦어서 죄송합니다.

    늦잠 잤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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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gon’s Internet Broadc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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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님의 인터넷 방송
Status: Ongoing Author:
Fantasy, martial arts, sci-fi... Those things are usually products of imagination, or even if they do exist, no one can confirm their reality. But what if they were true? The broadcast of Dragon, who has crossed numerous dimensions, is open again today. To tell us his old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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