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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04

        이 차원에 존재하는 우주선은 다양한 종류가 있는 만큼,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하지만 큰 범위에서 우주선들을 묶어보면, 대략 4가지 분류로 나뉜다.

       

        소형선.

        중형선.

        대형선.

        우주 모선.

       

        그중 소형선은 일반적인 우주선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마치 인간들이 타고 다니는 자동차처럼 말이다.

        그렇기에 우주선 중 가장 많은 종류가 존재하고, 그 종류만큼이나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적재량을 늘려 화물선으로 사용한다거나, 혹은 채굴 장비를 탑재하여 소행성군에서 자원을 채취하는 용도로 사용한다거나, 무기를 장착해 용병선이나 해적선으로 사용한다거나 같은 것들 말이다.

       

        중형선부터는 용도가 조금 달라진다.

        소형선과 대형선의 중간 정도의 크기를 가진 중형선은, 대체로 두 가지 목적으로 사용된다.

        소형선으로는 장착할 수 없는 강력한 장비를 장착한 전투형 우주선으로 사용하거나, 대량의 사람들이나 화물을 실어 나르는 용도 말이다.

        듣기로는 여객선 같은 용도로도 사용된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대형선은 어떨까?

        이 차원에서 대형선은 세 가지 용도로 사용된다.

       

        소형선을 비롯한 어마어마한 양의 화물을 운반하는 대형 운반선.

        대형 굴착 장비를 가지고 다니며, 거대한 소행성 자체를 통째로 갈아 자원을 채굴하는 대형 채굴선.

        그리고 강력한 무기들을 잔뜩 장착시킨 대형 전투선.

       

        콰아아앙!!

       

        “큭?!”

       

        “꺄악!”

       

        “으아악!!”

       

        상대 대형선의 대구경 레이저포의 열선이 골드쉽의 옆을 스쳐 지나갔다.

       

        “방금 공격으로 실드가 뭉텅이로 깎여나갔어!”

       

        “미친!”

       

        적들의 중형선과 대형선이 본격적으로 전투에 들어가기 시작하자, 전세는 급격히 우리 쪽에 불리하게 진행되었다.

        그야 일단 숫자에서부터 차이가 나는데, 심지어 저쪽에는 이쪽보다 체급이 더 큰 친구가 떡하니 버티고 있으니까.

        심지어 대형선쯤 되면 실드도 굉장히 두껍기에, 소형선이나 중형선 정도의 출력으로는 대형선의 실드를 전부 깎아내기가 쉽지 않다.

       

        “어떻게 하지 캡틴?!”

       

        = 2번 디코이, 3번 디코이 정지! 모든 디코이 작동 정지되었습니다!

       

        크루들이 다급한 얼굴로 전전긍긍한다.

        지금까지는 이 우주선… 그러니까 골드쉽의 압도적인 성능과 레이지의 뛰어난 조종 실력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하지만 중형선이라면 모를까, 대형선은 이 우주선으로도 힘들 것이 분명한 상황!

       

        “옴뇸뇸…….”

       

        ……이라고 이 아이들은 생각하겠지.

        하지만 나와 레이지는 잘 안다. 우리가 위험한 일은 결코 없으리라는 것을.

       

        “걱정하지 마! 간다!”

       

        우우웅!!

       

        자신만만한 레이지의 선언과 동시에 골드쉽이 급가속하기 시작한다.

        점점 강해지는 중력 속에서 레이지가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1~6번 발사관에 전부 디코이 장전!”

       

        “라져!”

       

        “그중 3번 디코이에는 ‘그것’을 준비해 줘.”

       

        “?!”

       

        모두가 놀란 얼굴로 레이지를 바라본다.

        그런 크루들의 표정에, 레이지는 사악한 듯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비장의 무기 정도는 써 줘야지.”

       

        “…….”

       

        “…….”

       

        잠시 말이 없는 크루들이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인다.

        어쨌든 상대의 중형선과 대형선의 지원 공격을 피해내며 적들의 소형선들을 착실히 줄여나가는 사이, 모든 발사관에 디코이 미사일들이 장전되었다.

       

        “장전 완료!”

       

        “디코이 사출!”

       

        푸슈~!

       

        레이지의 지시에 따라 새로운 디코이 6개가 사출된다.

        발사된 디코이들이 형체를 이루고, 이어서 필립의 조종하에 사방으로 흩어지기 시작한다.

       

        물론 상대방은 디코이들에겐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워프 드라이브에서 막 튀어나왔을 때라면 모를까, 지금은 이미 본체의 위치를 마킹하고 있으니까.

        이미 상대가 진짜 우주선을 알고 있는 이상, 이제 와서 비슷하게 생긴 미끼를 뿌려봤자 상대가 속을 리가 없다.

       

        콰아앙!

       

        “실드 에너지 감소 중!”

       

        “이대로라면 얼마 못 버틸 거야!”

       

        제아무리 레이지가 신들린 조종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하더라도, 사방에서 쏘아지는 모든 공격을 전부 피할 수 있을 리는 없다.

        그렇기에 실드 에너지는 현재 거의 바닥을 기는 중…… 으로 보일 것이다.

       

        사실 실드는 멀쩡하고, 그냥 보여지는 수치만 저렇게 표시되는 것이다.

        그야 이 우주선은 내 본체고, 우주선에 사용되는 모든 에너지는 내 본체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당연히 실드에 사용되는 에너지도 내 본체에서 나오고, 심지어 실드 장치 자체도 이 차원의 기술보다 더 진보한 다른 차원에서 가져온 것이다.

        겨우 저 정도 공격에 실드가 눈에 띌 정도로 깎일 리가…… 아니, 애초에 깎이는 일이 없다. 깎이자마자 다시 차니까.

       

        당연히 이 사실을 아는 것은 나와 레이지뿐.

        그 외에는 얼굴을 파랗게 만들며 절규하기 일보 직전의 표정을 하고 있다.

       

        “좋아! 준비는 끝났다!”

       

        우리가 안전하다는 것을 잘 아는 레이지는 두려움 없이 작전을 실행시켰다.

        작전의 핵심인 3번 디코이가 다른 디코이들의 희생으로 몰래 원하던 위치에 자리를 잡은 것을 확인하자마자, 그대로 골드쉽을 적의 중형선을 향해 돌진시킨 것이다.

       

        “으아아아아악!!”

       

        “이 미친놈아!!!”

       

        “꺄아아악!!”

       

        언제나와 같지만, 항상 익숙해지지 않는 크루들의 비명 소리를 배경음 삼아 골드쉽이 적들의 중형선 2척을 향해 돌진한다.

        그런 골드쉽을 향해 적들의 파상공세가 이어지기 시작하지만…….

       

       “호잇!”

       

        역시나 레이지 특유의 신들린 조종 솜씨로 적들의 공격을 최소한의 피해로 피해낸다.

        그리고 골드쉽의 뛰어난 강척력 엔진의 능력, 초가속을 이용해 적들의 예측을 벗어난 속도로 2척의 중형선 사이로 들어간다.

       

        “어떠냐! 함부로 공격 못 하겠지?”

       

        적의 중형선 사이에 자리 잡음으로 인해, 적들의 중형선은 함부로 공격할 수 없게 되었다.

        적의 중형선이 우리를 노리게 되면, 필연적으로 옆의 다른 중형선도 노리게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적의 대형선은 대부분이 대구경의 무기들인데, 이렇게 적의 중형선과 가까이 붙어 있는 상태에서는 아군도 말려들 위험이 있다.

        즉, 이것으로 적은 우리를 쉽게 공격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잠깐뿐이잖아!”

       

        “적 기체, 움직입니다!”

       

        에이미의 보고대로 적들의 우주선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적들의 중형선, 대형선은 움직이지 않는 고정 포대가 아니다.

        위치 때문에 공격할 수 없다면, 당연히 위치를 옮기면 되는 법.

       

        “그렇게 두지는 않지!”

       

        그렇기에 레이지는 우리의 우주선을 적의 중형선 하나에 바짝 붙여 버린다는 선택했다.

       

        “미친!”

       

        “적의 소형 포대! 골드쉽을 향해 조준합니다!”

       

        중형선부터는 몇몇 개의 소형 레이저 포대가 사각지대에 장비되어 있다.

        우주선이 방비하기 까다로운 취약 지점이나 사각지대를 방비하기 위한 최소한의 방위 수단…… 이라고는 하지만 ‘실드 장치’라는 것이 존재하는 이상 딱히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요즘에는 소형 포대 자체를 아예 장비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 모양.

        다만, 미사일 중에서는 실드 자체를 무효화 한 후 공격하는 것도 존재하기에, 그런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장비하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

       

        어쨌든 일반적으로는 적의 소형 포대 정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현재 골드쉽은 실드 에너지가 대량으로 깎여나간(것처럼 보이는) 상태고, 이런 간당간당한 실드로는 중형선의 소형 레이저 포대도 막아 내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

       

        “으아아아악!! 죽는다!”

       

        “피해! 빨리 피해!!”

       

        “엄마~!”

       

        크루들이 비명을 지르며 울고불고하는 그때였다.

       

        “아놀드! 모든 실드를 골드쉽의 아래에 집중해!”

       

        “뭐?! 그럼 다른 곳은…….”

       

        “괜찮으니까 빨리!”

       

        “아, 알겠어!”

       

        아놀드의 조작에 의해 우주선의 사방에 전개되어 있던 모든 실드가 해제되고, 대신 중형선과 붙어 있는 우주선의 하부에 실드가 집중…… 되는 것처럼 보였다.

        물론 실드는 모든 부위에 전개되어…….

       

        ‘라나. 나머지 실드는 해제해 줘.’

       

        “??”

       

        ……진짜?

        정말로 그렇게 하냐는 표정으로 레이지를 바라보니, 녀석은 나에게만 보이도록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

        뭐, 원한다면야 그렇게 해 줘야지.

        그렇게 진짜로 다른 곳의 실드를 해제한다.

       

        물론 실드가 없어도 용금으로 이루어진 이 우주선은 어마어마한 강도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레이저를 이용한 광학 병기는, 레이저를 에너지원으로써 전부 흡수할 수 있는 용금에게 전혀 통하지 않는다.

        즉, 실드가 없어도 이 우주선은 무적인 것이다!

       

        하지만 레이지는 그런 사실을 적들에게 밝힐 생각이 없는 모양이었다.

        그의 특기인 신들린 조종 실력으로 적들의 공격을 전부 피해 버린다.

       

        “하하하! 이렇게 딱 달라붙어 있으면 함부로 공격할 수 없겠지?!”

       

        그렇다.

        실드를 해제한 이 우주선은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처럼 보이지만 전혀 아니다)이지만, 동시에 적들도 자칫 아군에게 맞을 것을 우려해 함부로 공격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실수할 아군이 없으니, 바짝 붙어 있는 중형선을 방패로써 다른 적들을 마음껏 공격할 수 있는 것이다.

       

        “와씨!”

       

        = 언제나 무모한 전법을 사용하시는군요.

       

        “젠장! 이런 것 좀 하지 말라니까!”

       

        이젠 익숙해지다 못해 포기의 단계에 접어든 크루들이 레이지에게 한소리를 한다.

        물론 이 우주선의 안전성을 나 제외하고 잘 아는 만큼, 레이지가 이런 무모해 보이는 전법을 바꿀 마음은 없어 보였지만 말이다.

       

        그렇게 우리만 일방적으로 적을 때리기 시작한 그때였다.

        오퍼레이터인 에이미가 비명을 질렀다.

       

        “적 대형선! 이쪽을 향해 대구경 레이저 포대 조준! 발사까지 3분!”

       

        “뭐?!”

       

        “미쳤나?! 동료가 탄 우주선까지 같이 날려 버리겠다는 거야 뭐야?!”

       

        마침내 저들도 결정을 한 모양이었다.

        그것도 우리와 함께 동료도 버리겠다는 선택을 말이다…….

       

        우주선의 메인 모니터 위로 적 대형선의 모습이 비친다.

        이쪽을 향해 거대한 레이저 포대가 겨누어져 있고, 그 안에서 강력한 에너지가 충전되기 시작하는 게 보인다.

       

        “죽을 거야! 죽을 거라고!!”

       

        “으아아악!!!”

       

        아놀드와 제인이 비명을 지르는 그 순간.

        날카로운 눈으로 적의 움직임을 살피던 레이지가 소리쳤다.

       

        “3번 디코이! ‘비장의 무기’ 발사!”

       

        = 발사!

       

        필립이 지금껏 데브리(우주 쓰레기, 여기서는 부서진 적 우주선의 잔해) 사이에 숨겨 두었던 3번 디코이를 작동시킨다.

        그리고…….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Q&A의 질문이 하나뿐이어서…… 그냥 여기서 하겠습니다.

    질문 : 둘째 언제 등장하나요?

    답변 : 인간형 아바타를 완벽하게 만들 수 있을 때 등장할 예정입니다. 지금은…… 콧구멍 개수에서 헤메고 있군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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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gon’s Internet Broadc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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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님의 인터넷 방송
Status: Ongoing Author:
Fantasy, martial arts, sci-fi... Those things are usually products of imagination, or even if they do exist, no one can confirm their reality. But what if they were true? The broadcast of Dragon, who has crossed numerous dimensions, is open again today. To tell us his old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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