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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57

        나는 말했다.

       

        “바바라 패밀리와의 협상 과정에서도 제법 많은 이야기가 있었지만, 그것까지 전부 이야기해 주기엔 시간이 모자라는구나.”

       

        그러니 이 부분은 과감하게 생략하기로 했다.

       

        – ㅇㅇㅇ

        – 넹

        – 그래요.

        – 라나님이 그러시겠다면 인정.

        – 넹

        – 괜찮아요.

       

        “그래.”

       

        다행히 시청자들도 이해해 주었기에, 나는 과감하게 바바라 패밀리에 대한 이야기를 생략했다.

       

        “많은 일들을 겪은 우리는, 결국 바바라 패밀리를 동맹으로 끌어들일 수 있었단다.”

       

        – ㅋㅋㅋㅋㅋㅋ

        – ㅋㅋㅋㅋ

        – ㅋㅋㅋㅋㅋㅋㅋㅋ

        – ㅋㅋㅋㅋㅋ

        – ㅋㅋㅋㅋㅋㅋ

       

        “???”

       

        왜 갑자기 또 ‘ㅋㅋㅋ’만 치는 것이냐?

        이해되지 않는 상황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            *            *

       

       

        콰아앙!

       

        “가자!”

       

        “와아아아!!”

       

        두 패밀리간에 전쟁이 발발했다.

        부르투름을 지배하고 있던 두 패밀리간의 영역 다툼!

        ‘호푸니 패밀리’와 ‘바바라 패밀리’의 경계 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장소에서 싸움이 시작되었다.

       

        비록 30여 명과 40여 명의 적은 인원이 부딪치는, 전쟁이라기엔 너무나도 부족한 싸움이라지만, 이 싸움에 임하는 이들의 기세는 전쟁 못지않았다.

        특히 각각 선두에 선 이들의 기세는 사뭇 대단했다.

       

        “흐랴압!”

       

        부우웅!

       

        콰아앙!

       

        “크아악!”

       

        “으악!”

       

        일 전에 크쉬타르와 싸웠었던 능력자.

        이곳 단어로는 ‘글리톤’이라고 부르는 자들 중 가장 눈에 띄는 그 오크가 거대화한 채 지면을 내리쳤다.

        그리고 단지 그것만으로 대지가 흔들린다.

       

        “호오. 힘이 장사로군.”

       

        “지금 태평하게 감탄할 때가 아니다.”

       

        크쉬타르가 딴죽을 걸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편이라고 할 수 있는 바바라 패밀리가 확연하게 밀리는 모양새였기 때문이다.

       

        호푸니 패밀리의 숫자는 40여 명. 정확히는 46명.

        글리톤의 숫자는 5명.

       

        반면에,  바바라 패밀리의 숫자는 정확히 34명.

        글리톤의 숫자는 3명.

       

        게다가 호푸니 패밀리의 오크들은 대부분이 건장한 수컷들이지만, 바바라 패밀리의 오크들은 대부분이 암컷이거나 병자들이다.

        수컷이 없는 것은 아니나, 호푸니 패밀리에 비하면 그 힘의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사창가와 그 인접 지역 만을 지배하던 바바라 패밀리이기에, 전투원이 부족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먼저 간다!”

       

        “그래.”

       

        그렇기에 우리가 나섰다.

        나와 크쉬타르가 나서는 것으로, 부족한 글리톤의 숫자를 맞추는 것이다.

        그리고 빠르게 상대 글리톤들을 무력화 시킨 후엔, 나머지 일반 오크들을 처리하는 데 도움을 주면 된다.

       

        숫자가 부족했던 바바라 패밀리가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가 이것이다.

        우리의 실력을 보고,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겠지.

        그리고 나는 모르는 어떤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콰아앙!

       

        “윽?!”

       

        “흡!”

       

        순식간에 뛰쳐나간 크쉬타르의 몽둥이가 거인이 된 오크를 공격했다.

       

        “크하하하! 이게 누군가?! 형제 아닌가!”

       

        “형제 아니다!”

       

        쾅! 콰앙! 콰아앙!

       

        둘이 싸우기 시작했다.

        싸움의 여파 때문에 그들의 주변에서 사람들이 물러설 정도다.

        그리고 나머지 3명의 글리톤들도 상대편 글리톤들이랑 싸우기 시작하는 것 같고…….

       

        “내 상대는…… 저쪽인가?”

       

        “하하하핫!”

       

        쿵! 쿵! 쿵!

       

        내 앞으로 스톤 골렘을 3기 거느린 암컷 오크가 다가왔다.

        아마도 저 스톤 골렘을 만들고, 움직이는 것이 저 여자의 능력일 터.

       

        “뭐야 이 꼬맹이는? 가서 엄마 젖이나 더 먹고 오는 게 어때?”

       

        “…….”

       

        일반적으로 스톤 골렘은, 그 몸체를 이루고 있는 바위의 재질에 따라 능력이 결정된다.

        그리고 이 세계의 사막에서 구할 수 있는 일반적인 바위는 대부분이 ‘사암’과 같은 종류다.

        즉, 재질이 좋지 못하다는 소리다.

       

        “야! 내 말 안 들려?!”

       

        “…….”

       

        다만, 상대가 만들고 유지 중인 스톤 골렘의 경우엔 조금 달랐다.

        일반적인 ‘사암’이 아닌, 특별한 방법을 사용해 인공적으로 만들어 낸 바위를 사용했다.

        게다가 상대의 능력으로 암석의 강도 역시 상승한 상태였다.

        하긴…… 저 정도는 되어야 그나마 쓸 만하겠지.

       

        “아씨! 그냥 죽여!”

       

        쿵! 쿵! 쿵!

       

        상대방의 스톤 골렘 세 기가 나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에게 그 거대한 쪽 팔을 내리치려 한다.

       

        ‘빨리 끝내야겠군.’

       

        마음 같아서는 조금 관찰하면서 호기심을 충족하고 싶지만, 지금 상황에서 내가 시간을 끌수록 다치는 이들이 늘어나겠지?

        그것은 가능하면 피하고 싶다.

        그렇기에 나는 힘을 ‘조금’ 내보이기로 결심했다.

       

        주르르륵!

       

        나의 발밑에서부터 수없이 많은 황금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마치 액체처럼 흘러넘치는 황금이 나로부터 흘러나오기 시작하고, 이어서 나의 손짓에 따라 내 앞에 선 세 스톤 골렘을 휘감아 올라가기 시작했다.

       

        휘리리릭!

       

        “어어어?!”

       

        가가가각!!

       

        나에게 팔을 휘두르다 말고 그대로 멈춰버린 스톤 골렘들.

        나의 황금에 의해 사지가 속박되어 버린 골렘들을 바라보며, 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훌륭한 능력이다.”

       

        “어어…….”

       

        “하지만 상대가 좋지 않았구나.”

       

        만약 내가 아니었다면, 상대의 능력은 분명 위협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는 나와 만나버렸고, 그것이 상대의 불운이었다.

       

        나는 들어 올린 오른손을 움켜쥐었다.

       

        콰드드드득!

       

        “끼에에엑?!!”

       

        순식간에 바스러지는 세 기의 스톤 골렘.

        단순한 자갈 더미가 되어 버린 스톤 골렘의 모습에, 상대방의 얼굴이 창백해진다.

        정신을 살짝 놓은 것 같기도 하고……?

       

        “……큿! 아직 안 끝났어!”

       

        스스스스…….

       

        “호오?”

       

        상대방으로부터 마나가 흘러나오더니, 이내 주변에 흩어져 있던 자갈과 모래가 뭉쳐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타나는 것은, 모래와 자갈로 이루어진 샌드 골렘.

       

        “가랏!”

       

        파츠츠츠츠!!

       

        한 기의 샌드 골렘이 나를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

       

        “훌륭하군.”

       

        실력은 물론이고, 꺾이지 않는 투지도 훌륭했다.

        만약 저 실력을 갈고닦는다면, 언젠가는 큰 무리의 우두머리가 될 가능성도 보였다.

       

        촤아악!

       

        “……에?”

       

        “그럼, 나도 조금 더 진심으로 나서마.”

       

        액체 황금을 일으켜, 상대방의 샌드 골렘을 통째로 덮어 버렸다.

        그러고는 상대방을 황금 안쪽에 가둔 채, 그대로 굳혀 버렸다.

       

        “이, 이익?! 뭐, 뭐야?! 저 번쩍번쩍한 것은 뭐냐고!”

       

        금속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기에, 상대방은 황금 안쪽에 갇혀 버린 골렘을 움직이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성공할 리가 없었다.

        이미 모래와 자갈 사이사이에 황금이 침투한 상태로 굳어 버렸고, 저 황금 전체에 내 지배력이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골렘을 가둔 황금에게서 눈을 떼어 상대방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상대를 향해 손을 들었다.

       

        스르륵!

       

        “히익?!”

       

        상대방의 다리에서부터 액체 황금이 휘감아 올라가기 시작했다.

        상대의 다리, 허벅지, 허리, 상체, 팔, 목, 그리고 머리까지.

        모든 부위를 꽁꽁 묶어 포박한다.

       

        “그, 그만. 제발 살려…….”

       

        “죽이지는 않으마.”

       

        뚜둑!

       

        “켁!”

       

        상대방의 목을 졸라 기절만 시켰다.

        이쪽 오크들도 호흡기는 인간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그럼 정리는 끝났고…….”

       

        싸움 현장을 바라보니, 아무래도 능력자들 중에선 내가 가장 먼저 끝낸 모양이다.

        나는 여전히 싸우고 있는 이들을 바라보다,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능력자들은 능력자들끼리 싸우고 있으니 내가 끼어들 필요는 없어 보인다.

        그러니 지금은 수적으로 불리한 일반 전투원들을 지원하는 것이 좋겠지.

       

        “일어나라.”

       

        스르륵!

       

        내 명령에 황금이 병사의 모습으로 일어났다.

        다만, 이번에는 인간의 형상이 아닌, 오크 병사의 형상으로서 일어났다.

       

        “가라. 적들을 제압하라.”

       

        척! 척! 척! 척!

       

        나의 명령에, 50기의 황금 병사들이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            *            *

       

       

        – 엌ㅋㅋㅋㅋ

        – 아닠ㅋㅋㅋ

        – 방금까지 골렘 3개 조종하던 오크 앞에서 50개요?

        – 와씨. 티배깅 오지네욬ㅋㅋㅋㅋ

        – ㅋㅋㅋㅋㅋㅋ

        – ㅋㅋㅋㅋㅋㅋㅋ

        – ㄹㅇㅋㅋ

        – 고인 모독 뭐임?

        – ㅋㅋㅋㅋㅋ

       

        “고인 모독이라기엔, 죽이지 않았다고 하지 않았느냐?”

       

        모함에 대해 항변한 후 음료수를 마셨다.

        음! 이 ‘탄산수’라는 것은 나쁘지 않다.

       

        – 콜라는 안 드시면서, 탄산수는 드시네요?

        – 아. 탄산수는 좀.

        – 저거 마셔봤는데, 맛 이상함.

        – 으으으…….

        – 탄산수 좀 그럼.

       

        “그러느냐?”

       

        이 탄산수라는 것은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은, 그냥 맹물에 탄산만 첨가한 것이다.

        그렇기에 처음 이것을 마셨을 때는 조금 놀랐다.

        단순히 물에 특정한 ‘촉감’만 더했을 뿐인데, 이렇게 특이한 느낌을 받을 줄은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콜라보다 이 탄산수가 훨씬 더 마음에 드는구나.”

       

        – 취향 존중해드림.

        – 취향이면 뭐라고 못하죠.

        – 그렇군요.

        – 넹.

       

        남아 있던 탄산수를 한 번 더 들이켰다.

        그 후 새로운 탄산수를 받으며 말을 이었다.

       

        “어쨌든, 그렇게 싸움의 승리는 나와 크쉬타르, 그리고 바바라 패밀리에게 향하고 있었단다.”

       

        일단 내가 빠르게 상대 글리톤을 무력화했고, 그 후 일반 전투원들도 지원했다.

        빠르게 밀리기 시작한 호푸니 패밀리의 글리톤들…… 그러니까 능력자들은 심리적으로 동요할 수밖에 없었고, 당연히 그것은 아군의 이점으로 작용했다.

        특히 크쉬타르마저 상대방을 이김으로써, 우리 쪽의 승리가 확실해지기 시작했다.

       

        “문제는 다른 곳에서 발생했단다.”

       

        – 문제?

        – 여기서 또 문제 생길 곳이 있었나?

        – ????

        – 뭔가요?

       

        “호푸니 패밀리의 보스가 그 자리에 나타났던 것이다.”

       

        – 보스?

        – 그게 무슨 문제죠?

        – ???

        – 음?

        – 문제가 되는 건가?

        – 보스가 무슨 상관?

       

        물론 단순히 보스가 나타난 것만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            *            *

       

       

        호푸니 패밀리의 무리 뒤편에서 나타난 호푸니 패밀리의 대부를 본 크쉬타르가 동요하기 시작했다.

        그럴 수밖에.

        왜냐하면 상대는…….

       

        “가르진?”

       

        “…….”

       

        지금껏 우리를 숨겨 주고, 집을 내주었던 크쉬타르의 친구.

        외팔의 오크인 ‘가르진’이었기 때문이었다.

       

        “크쉬타르…….”

       

        “가르진…… 네가 왜…….”

       

        “날…… 용서하지 마라!”

       

        화르르르륵!!

       

        가르진의 말과 동시에, 이곳에서 싸우고 있던 모든 이들의 주위로 검은 불길이 치솟기 시작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약속된 친우의 배신!

    어우. 편두통 달고 글 쓰려니 죽을 맛이네요.

    오타나 내용 수정은 한숨 자고, 좀 나아지면 하겠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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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gon’s Internet Broadcast

Dragon’s Internet Broadcast

드래곤님의 인터넷 방송
Status: Ongoing Author:
Fantasy, martial arts, sci-fi... Those things are usually products of imagination, or even if they do exist, no one can confirm their reality. But what if they were true? The broadcast of Dragon, who has crossed numerous dimensions, is open again today. To tell us his old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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