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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66

        [게임이 시작되었습니다.]

       

        [당신은 ‘나병 환자(중립)’입니다.]

       

        “중립이라?”

       

        게임이 사작하자마자 나에게 배정된 직업에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헌터’나 ‘에일리언’이 아닌, ‘중립’이라는 세력이 무엇인지 잠시 생각해 본 것이었다.

        하지만 곧 시청자들이 채팅을 통해 설명해 주기 시작했다.

       

        – 중립은 어느 쪽 세력도 아님.

        – 승리 조건이 따로 있어요.

        – 상황에 따라 이쪽저쪽 붙을 수 있음.

        – 환자라닠ㅋㅋㅋ 개꿀잼이겠닼ㅋㅋㅋ

       

        “호오. 그렇구나. 제 3세력이라니.”

       

        실제로, 오른쪽 상단에 위치해 있는 미션 목록의 아래에는 이런 글귀가 쓰여져 있었다.

       

        [위 미션은 가짜입니다.]

       

        [승리 조건 : 1. 끝까지 살아남으십시오, 2. 모든 이들이 ‘감염’되어야 합니다.]

       

        “감염이라? 이것은 어떻게 하는 것이냐?”

       

        – 다른 사람에게 가까이 붙어야 함.

        – 캐릭터가 가끔 콜록거리면 감염된 거예요.

        – 회의장으로 돌아가면 감염 다시 풀림.

        – 좀 어려울 수도 있음.

        – ㄹㅇㅋㅋ

        – ㅋㅋㅋㅋㅋ

        – 파이팅!

       

        다행히 시청자들 덕분에 이 직업에 대한 대략적인 이해가 가능해졌다.

        그런데 이런 중요한 부분은 자세히 설명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불친절한 게임이로다.

       

        어쨌든 게임은 시작되었다.

        현재 내가 위치한 곳은 ‘일꾼 사무소’다.

        그리고 이곳에서 내가 할 미션도 1개가 존재한다.

        뭐, 가짜이지만 말이다.

       

        = “어라? 라나님!”

       

        “반갑구나 서시내야.”

       

        때마침 오른쪽 통로를 통해 서시내가 일꾼 사무소로 들어섰다.

        오른쪽 통로라면, 부둣가에서 온 것인가?

       

        = “안녕하세요.”

       

        “그래.”

       

        서시내의 캐릭터가 내 옆에서 좌우로 왔다 갔다를 반복한다.

        일종의 반갑다는 표시인가?

       

        = “시내야!”

       

        = “순이 언니!”

       

        때마침 위에서부터 도돌순이까지 내려왔다.

        위치를 볼 때, 도돌순이는 무기점이나 광장을 거쳐 왔겠군.

       

        나는 내 캐릭터 근처에서 좌우로 왔다 갔다 하는 두 캐릭터를 바라보며 고민에 잠겼다.

        기본적으로 이 게임은 ‘헌터’의 승리, 혹은 ‘에일리언’의 승리가 기본 전제다.

        하지만 내 직업인 ‘나병 환자’의 경우에는, 다른 이들과는 확연하게 다른 승리 조건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조건을 정리해 보자면, 대략 3개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끝까지 살아남아야 한다.

        둘째. 모든 이들을 감염시켜야 한다.

        셋째. 회의에 들어갈 경우, 감염된 이들은 감염이 해제된다.

       

        ‘회의라는 것은 지난 게임에서 갑자기 화면이 바뀌었던 그것을 말하는 것이겠지?’

       

        그렇다면 이 게임에서 내가 이기기 위한 최선의 수는 무엇인가?

        조금만 고민해 봐도 결과가 나왔다.

       

        삐이이이익!!

       

        [사망자가 나타났습니다.]

       

        = “뭐야?! 누구야?! 무슨 일이야..!”

       

        = “깜짝이야!”

       

        때마침 회의가 시작되었다.

        8개의 화면이 나타나고, 그중 두 개의 화면이 검게 물들었다.

        죽은 이들은…… ‘살랑미미’와 ‘철수’였다.

       

        = “아이고! 아이고!”

       

        = “마피아가 일을 쳤구나!”

       

        = “이거 중립 직업도 있지 않나요?”

       

        마지막 말에 살짝 뜨끔했다.

        하지만 나는 직접 다른 이를 죽이는 능력은 없으니, 괜찮겠지?

       

        = “일단 각자 위치 브리핑 해보자.”

       

        = “저랑 라나님이랑 순이 언니는 방금까지 일꾼 사무소에 있었어요.”

       

        = “렌드형. 시체 어디서 발견했어요?”

       

        = “광장 왼쪽 상단 구석에서 철수형 시체 발견. 오버.”

       

        = “그럼 전 아님. 전 강변에 있었음.”

       

        = “전 경찰서에서 미션하고 잡화점 쪽으로 가고 있었어요.”

       

        “흠…….”

       

        정리해 보자.

        일단 나와 ‘서시내’, ‘도돌순이’는 일꾼 사무소에 있었다.

        ‘블렌드’는 광장에서 ‘철수’의 시체를 발견.

        ‘나리랑나랑’은 경찰서에서 잡화점으로 이동하는 통로.

        ‘포동순대’는 강변에 있었다.

        ‘살랑미미’의 사망 위치는 어디인지 모르겠지만, 이미 회의가 소집되었으니 시체는 사라졌겠지.

       

        일단 게임이 시작한 이후로 그렇게 많은 시간이 흐른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범인은 그렇게 멀리 이동하지 못했을 것이다.

       

        = “그런데 순이 언니, 일꾼 사무소 위에서 내려오지 않았어?”

       

        = “그게 무슨 소리니 시내시내야. 나는 무기 점에서 내려왔어.”

       

        = “순대도 가능성 있지 않나 그럼?”

       

        = “아니 형! 그렇게 따지면 나랑님도 가능성이 있잖아요!”

       

        = “저 진짜 아니에요!”

       

        세 명이 뭉쳐 있기에, 알리바이가 확실한 것은 나와 서시내뿐이다.

        물론 나는 ‘중립’ 세력이지만, 어쨌든 일단은 내 결백은 확실한 상황이다.

       

        일단 ‘중립’ 세력은 투표수를 셀 때 ‘헌터’의 표로 본다.

        그렇기에 현재 상황은 4 vs 2.

        물론 사망자 중에서 나와 같은 ‘중립’ 세력에 의해 죽은 ‘에일리언’이 끼어 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게임을 시작할 때, ‘에일리언’의 숫자와 ‘중립’의 숫자를 각각 2개로 맞추었다고 했던가?’

       

        직업은 랜덤하게 결정되지만, 숫자는 유지되도록 설정했다고 들었었다.

        그렇기에 현재 상황은 4 vs 2, 혹은 5 vs 1인 상황.

       

        = “일단 이번에는 그냥 보죠.”

       

        = “그게 낫겠네요.”

       

        = “ㅇㅇㅇ”

       

        = “수고염.”

       

        결국 의심되는 이를 잡지 못한 채 투표는 ‘무결’로 종료되었다.

       

        화면이 닫히고, 어느새 우리는 ‘광장’의 분수대의 주위에 서 있었다.

        그러고는 각자 자신들의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도 움직여 볼까?’

       

        빠르게 눈동자를 굴려 다른 이들을 확인한다.

        그리고 함께 왼쪽 통로로 움직이는 ‘블렌드’와 ‘나리랑나랑’을 따라갔다.

       

        = “아? 안녕하세요 라나님!”

       

        = “하요하요.”

       

        “반갑구나.”

       

        함께 은행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미션을 수행했다.

        물론 내 행위는 그저 시늉일 뿐이지만 말이다.

       

        = “와! 저 드래곤님은 처음 봐요!”

       

        “음? 그렇구나.”

       

        함께 미션을 수행 중인데, 갑자기 나리랑나랑이 활기찬 목소리로 나에게 말했다.

        보통은 조금이라도 조심스러워하던데, 이 아이의 목소리에는 조금의 거리낌이나 두려움이 보이지 않았다.

       

        = “저 방송 자주 챙겨봐요! 진짜 너무 예쁘세요!”

       

        “그거 고마운 소리로구나.”

       

        = “아, 저는 꽃의 나라에서 온 요정! 해피마일 2기생! 나리랑나랑 이라고 합니다!”

       

        “……음?”

       

        요정? 인간이 아니라?

        ……이상하다? 분명히 이곳에 있는 이들은 나를 제외하면 전부 인간이었는데? 요정이라는 다른 종족이 섞여 있었다고?

        순간적으로 봉인구를 벗어버릴 뻔했다.

        게임이 끝난 이후라면 모를까, 게임 중에는 봉인구를 벗으면 안 되지.

       

        “요정이었으냐?”

       

        = “네!”

       

        “……이상하다? 인간이 맞았는데?”

       

        비록 본체의 천룡안 만큼은 아니지만, 아바타의 천룡안으로도 모니터 너머의 존재가 인간인지 아닌지 정도는 볼 수 있다.

        그렇기에 내 천룡안이 상대의 종족을 잘못 보았다는 것은…….

       

        – 인간 맞음!

        – 아이고! 라나님!

        – 거짓말 판별기 봉인 당하시니까 허당이 따로 없으시넼ㅋㅋㅋㅋ

        – ㅋㅋㅋㅋㅋ

        – 그거 아니에요!

        – 그냥 컨셉임!

        – 인간인데, 방송 중에는 그냥 요정이라는 컨셉으로 방송 하는 거예요!

       

        “……컨셉?”

       

        혼란스러워하는 와중, 채팅창을 통해 시청자들이 나에게 알려주었다.

        그리고 그들의 채팅을 보고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컨셉이라니?

       

        = “아, 그러고 보니 이쪽 문화를 잘 모르신다고 했었죠? 버튜버가 원래 저런 겁니다. 다들 아는데, 그냥 모르는 척하는 거죠.”

       

        = “렌드님!!”

       

        블렌드의 말에 버럭 화를 내는 나리랑나랑.

        하지만 그러면서도 블렌드의 말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제야 나는 온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아하! 일종의 ‘연기’로구나.”

       

        – ㅇㅇㅇㅇ

        – 맞아용.

        – 맞음.

        – 넹

        – ㅇㅇ

       

        그러고 보니, 라튜버들도 각자 방송을 할 때 자기 캐릭터에 맞는 연기를 했다.

        살랑미미도 평소 때는 털털했어도, 실제로 방송에 들어가면 그녀가 생각하는 ‘묘인족’의 모습을 연기하기 시작했었지.

       

        ‘하지만 다른 이들과 함께하는 합방에서도 연기를 계속할 줄은 몰랐구나.’

       

        살랑미미는 평소 성격이 나오길래, 다른 이들과 합방을 할 때는 ‘연기’를 멈추는 줄 알았다.

       

        = “미미는 나름 오래 방송해 왔거든요. 아무리 컨셉 지키는 방송인도, 한 1~2년쯤 방송하면 본래 성격이 나와요.”

       

        “그럼 나리랑나랑은?”

       

        = “……데뷔한 지 4개월째입니다.”

       

        “그래도 나보다는 선배로구나.”

       

        나는 한 달 조금 지난 수준이니까 말이다.

        실제 방송일은 20일밖에 안 되었고.

       

        어쨌든 그렇게 대화하는 사이, 각자 은행에서 해야 할 미션을 완료했다.

        그 후 블렌드는 위쪽으로, 나와 나리랑나랑은 오른쪽으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나는 광장으로, 나리랑나랑은 강변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 “있다 봐요!”

       

        “그래.”

       

        그렇게 광장으로 향하고 있을 때였다.

        포동순대가 광장에서 내 쪽으로 이동하는 것이 보였다.

       

        = “헉! 라나님!”

       

        “반갑구나.”

       

        뭐지? 목소리가 살짝 떨리는데?

        비록 육체의 감각을 최대한 낮추어서 일반적인 인간과 비슷하게 맞추었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오랜 시간의 경험마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게다가 포동순대의 목소리는 일반적인 인간이 듣는다고 하더라도 눈치챌 정도로 떨리고 있었다.

        ……이건?

       

        타다닷!

       

        = “라나님! 잠시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는데…….”

       

        나를 부르는 포동순대의 말을 무시한 채 광장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광장의 분수대 근처에 쓰러져 있는 서시내의 시체를 발견할 수 있었다.

       

        “…….”

       

        = “…….”

       

        잠시 나와 포동순대 사이에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삐이이이익!!

       

        [사망자가 나타났습니다.]

       

        나는 ‘신고’ 버튼을 눌렀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잡았다 요놈!

    마피아 게임 루트 짜기 생각보다 힘드네요.

    밤 새면서 쓰고 있습니다.

    내가 왜 이런 콘텐츠를 썼을까…… (또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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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gon’s Internet Broadc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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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님의 인터넷 방송
Status: Ongoing Author:
Fantasy, martial arts, sci-fi... Those things are usually products of imagination, or even if they do exist, no one can confirm their reality. But what if they were true? The broadcast of Dragon, who has crossed numerous dimensions, is open again today. To tell us his old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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