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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86

        – 앜ㅋㅋㅋㅋㅋ

        – 황제 붙잡혔으면 게임 끝이짘ㅋㅋㅋㅋ

        – ㅋㅋㅋㅋㅋ

        – 진짜 개 어이없겠닼ㅋㅋㅋㅋ

        – ㅋㅋㅋㅋㅋㅋㅋ

        – ㄹㅇㅋㅋ

        – ㄹㅇ이에오ㅋㅋㅋㅋ

       

        = “아하하하핰ㅋㅋㅋ!!”

       

        시청자들과 도돌순이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물론 시청자들은 ‘채팅’이라는 수단으로만 나에게 말을 할 수 있으니, 사실상 들려오는 웃음소리는 도돌순이의 것뿐이었지만 말이다.

       

        “전쟁은 제법 오래 진행되었단다.”

       

        아마…… 30일쯤?

        나에게는 그렇게 오랜 시간처럼 느껴지지 않지만, 인간들에겐 30일도 제법 긴 시간으로 느껴진다고 들었다.

       

        – 한 달이면 뭐.

        – 그럭저럭?

        – 길다면 길긴 해요

        – ㄹㅇㅋㅋ

       

        = “길게 싸웠네요?”

       

        역시 인간들은 30일을 길다고 느끼는 모양이었다.

        몇몇은 그럴 만하다고 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 “그런데 아나티샤가 황제 붙잡았는데, 계속 전쟁했나요?”

       

        “그게 어떻게 된 것이냐면…….”

       

       

        *            *            *

       

       

        아나티샤가 황제의 멱살을 잡았다.

        인간들 처지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일이었는지, 상당히 당황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하지만 상식이 어떻든, 아나티샤가 상대의 우두머리를 붙잡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그리고 무리와 무리의 싸움에서, 상대 우두머리를 붙잡는 것은 상당한 메리트를 동반하는 일이었다.

        아나티샤가 상대 무리의 한복판에 있다는 것만 아니었다면, 분명히 아나티샤 쪽이 유리한 상황이었다.

       

        “이놈!”

       

        “음?!”

       

        하지만 방금 말했듯, 아나티샤가 현재 있는 곳은 ‘상대의 진영’이었다.

        즉, 상대의 우두머리를 지키는 이들이 많은 상황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상대 우두머리를 지키는 ‘병정’ 중, 아나티샤에 뒤지지 않는 강함을 가진 기사가 검을 휘둘렀다.

       

        콰아아아앙!!

       

        “헉!”

       

        “알레그 경!”

       

        “제국 제일검!”

       

        주변에서 인간들이 떠드는 이야기를 들어 보니, 제국에서 가장 강한 인간으로 이름이 알려진 인간인 모양이었다.

        아나티샤도 저 인간을 상대하는 것은 귀찮다고 판단한 것인지, 황제의 멱살을 놓은 채 뒤로 도약했다.

       

        쿠우우웅!!

       

        “후우우~!”

       

        “다녀왔느냐?”

       

        “네, 어머니.”

       

        한 번의 도약으로 약 50디오그(지구 기준으로 2~3km 정도)의 거리를 뛰어넘어 내 옆에 착지한 아나티샤.

        그녀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어 주니, 단숨에 근육을 압축한 후 헤실헤실 웃기 시작한다.

        과자 먹을래? 옳지 옳지…….

       

        “…….”

       

        “…….”

       

        “옴뇸뇸.”

       

        “옴뇸뇸.”

       

        주변 인간들의 이상한 눈빛을 받으며 아나티샤와 함께 과자를 먹었다.

        과자는 맛있었다.

       

       

        *            *            *

       

       

        “……그렇게 해서 전쟁이 길어지게 된 것이란다.”

       

        – 앜ㅋㅋㅋㅋ

        – ㅋㅋㅋㅋ

        – ㅋㅋㅋㅋㅋㅋㅋ

        – ㅋㅋㅋ

       

        = “아하핰ㅋㅋㅋ”

       

        시청자들과 도돌순이가 웃는다.

        어제부터 느낀 바로는, 저렇게 웃기 시작하면 한동안은 계속 웃기만 한다.

        그렇기에 이 틈에 탄산수로 목을 축였다.

        음~ 이 느낌 나쁘지 않군.

       

        그렇게 시청자들이 웃음을 멈추기를 기다린 후, 그들이 웃음을 전부 멈추었다고 판단했을 때 말을 이어 나가기 시작했다.

       

        “전쟁은 길어졌으나, 나를 비롯한 수뇌부의 인간들은 알고 있었단다. 결국 그 전쟁은, 아나티샤와 알레그라는 기사의 싸움에서 끝나리라는 것을 말이다.”

       

       

        *            *            *

       

       

        아나티샤가 앞으로 나선다.

        그리고 금이 간 성벽이 눈에 띄는 성에서도, 한 노기사가 걸어 나오기 시작했다.

       

        드레스를 입고, 양산을 들고 있는 아나티샤.

        시체와 피가 흩뿌려진 전쟁터 위로, 드레스를 입은 채 팔랑팔랑 걷는 아나티샤의 얼굴에는 미소만이 가득했다.

       

        반대로, 피에 물든 검과 갑옷을 입은 노기사의 얼굴에는 분노와 각오만이 가득했다.

        죽음을 각오하고, 동시에 자신에게 걸어오는 아나티샤에게 분노를 느낀다.

       

        척!

       

        척!

       

        마침내 아나티샤와 노기사가 전장의 한가운데에 섰다.

        서로를 마주 선 채, 아나티샤는 펼치고 있던 양산을 조심스럽게 접었다.

       

        “전쟁은 끝났습니다. 알레그 경.”

       

        “……그렇군.”

       

        나는 과자를 먹으며 귀를 기울였다.

        인간으로서는 너무 먼 거리겠으나, 드래곤의 아바타인 내 청력은 일반적인 인간의 청력을 아득히 상회한다.

       

        “알레그 경. 그만 항복하세요. 이 이상은 승산이 없음을 아시지 않습니까.”

       

        “그것은 우리가 할 말이다. 이미 황제 폐하를 구원하기 위한 지원군이 이곳으로 달려오고 있다. 3일 후엔, 너희 반란군은 앞뒤로 포위될 것이다.”

       

        “하지만 그 전에 수도가 함락되겠죠.”

       

        “……내가 그렇게 두지 않을 것이다.”

       

        둘의 말은 매서웠다.

        대화로 싸우기라도 하는 것처럼, 조금도 밀려나지 않았다.

       

        “……예전에, 제가 아직 황녀일 적. 그때 전 먼발치에서 알레그 경을 본 적이 있었어요.”

       

        “…….”

       

        “당신은 누구보다 백성들을 생각하고, 그들을 지키는…… 기사의 표본과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거기까지 말한 아나티샤의 목소리가 조금씩 격앙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왜 황제를 감싸는 거죠? 그들은 황제로서의 의무와 계약을 어겼습니다. 그런데 왜…….”

       

        “나는 선황제의 기사이기 때문이다.”

       

        알레그 경이 검을 뽑아 들었다.

        서늘한 금속음과 함께, 그는 아나티샤에게 검을 겨누며 말을 이었다.

       

        “나는 선황제께 충성을 바쳤고, 그분께 현 황제를 부탁받았다.”

       

        “…….”

       

        “나는 선황제 폐하의 명령을 받들 뿐이다. 그뿐이다.”

       

        “……그 때문에 백성들이 고통받는다고 하더라도요?”

       

        “반대로 내가 물어보지. 왜 너는 다시 돌아왔지?”

       

        알레그 경이라는 노기사의 시선이 나에게 향한다.

        이 거리에서는 일반적인 인간의 시력으로는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을 텐데?

        그런데도, 그의 시선은 정확하게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황족이 아니나, 황족의 욕심에 희생된 아이여. 그대로 수호룡의 품 안에서 평범한 삶을 살아갈 수도 있었을 텐데…… 어째서 돌아왔느냐?”

       

        “…….”

       

        알레그 경의 말에 아나티샤가 피식 미소를 지었다.

       

        “확실히 그래요. 마음만 먹는다면, 저는 어머니와 함께 아무도 모를 곳에서 살아갈 수 있었겠죠.”

       

        그 말은 사실이다.

        아나티샤가 독립하기를 원하지 않았다면, 나는 아나티샤가 수명이 다해 죽을 때까지 그녀를 보살폈을 것이다.

        인간의 수명은 기껏해야 60살 정도였고, 길어 봤자 100년이 되지 않는다.

        이미 수천 년을 살아온 드래곤인 나에게, 겨우 그 정도의 시각은 별것도 아니었다.

       

        설사 다른 인간들이 아나티샤를 노린다고 하더라도 변하지 않았겠지.

        아나티샤를 노리는 인간들은 내가 가만히 두지 않았을 테고, 아나티샤가 동족의 죽음을 원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떠나는 방법도 있었다.

        아예 다른 대륙으로 떠나버리면, 자기들이 어떻게 따라오겠는가?

       

        “하지만 저는 이곳에 섰습니다.”

       

        울룩! 불룩!

       

        불끈불끈!

       

        아나티샤가 근육의 압축을 해방하기 시작했다.

        자기 스스로에게 건 제약을 풀고, 모든 힘을 발휘하기 위한 형태.

       

        “이곳으로 오면서 제국의 상황을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보았습니다. 그리고 황제의 잘못된 판단에 의해, 제국이 얼마나 휘청거리고 있는지 보았습니다.”

       

        쿵! 쿵!

       

        ‘거인티샤’의 양 주먹이 서로 부딪칠 때마다, 쇳덩어리가 부딪치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저에게 한 짓은…… 솔직히 용서할 수는 없지만, 안 보고 산다면 무시할 수 있습니다. 이제 저에게, 그들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이들이니까요.”

       

        “…….”

       

        “하지만 그들이 이 제국을 좀 먹어 가고 있었기에…… 저는 이 자리에 섰습니다.”

       

        “……그것은 복수인가?”

       

        “아니오.”

       

        음영이 진 굵은 얼굴로, 아나티샤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한 때 황녀였었던 여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군.”

       

        척!

       

        대화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남은 것은 최강자들의 싸움.

       

        “늙은이라고 무시하면 큰코다칠걸세.”

       

        “여인이라고 무시하면 큰코다칠 겁니다.”

       

        “…….”

       

        알레그 경이 이상한 표정을 짓는 것과 동시에, 둘의 사이에서 충격파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            *            *

       

       

        – 와!

        – 시청각! 시청각!

        – 시청각 자료가 필요합니다!

        – 이예에에에에!

        – 싸움 구경이 최고야!

        – 흐흐흐흐흐흐…….

       

        = “오오오! 라나님! 부디!!!”

       

        “그래그래. 해 줄 터이니 잠시만 기다리거라.”

       

        하여간에, 참을성이 없는 아이들이로다.

        나는 피식 미소를 지으며 황금을 움직였다.

        그리고 기억을 떠올리며 그 당시의 장면을 재현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그때 싸움이…… 이렇게 되었던가?

       

       

        *            *            *

       

       

        노기사가 검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수비적인 방식이면서, 동시에 언제든 공격을 전환될 수 있는 자세.

        이 세상의 검사들이 사용하는 정석적인 검술의 자세였다.

       

        반대로 아나티샤의 행동은 단순했다.

        빠르게 접근해, 주먹을 날렸다.

       

        “합!”

       

        퍼어엉!

       

        아나티샤의 ‘제트 펀치’가 소닉붐을 일으켰다.

        단순한 주먹질에 불과하지만, 그 주먹질이 인간의 한계를 아득히 벗어나는 주먹질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공격이 날아온다는 것을 알면서도, 감히 막거나 피할 수 없는 공격.

        그것이 아나티샤의 공격이었다.

       

        콰과과광!!

       

        “흡!”

       

        “흠?”

       

        그것을 알레그 경의 검이 비껴냈다.

        비록 노기사 역시 충격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었으나, 지금껏 누구도 아나티샤의 공격을 감히 막거나 피해낼 수 없었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놀라운 일이라고 할 수 있겠지.

       

        “알레그! 알레그! 알레그!”

       

        “제국 제일검!”

       

        “와아아아아아!!”

       

        대지를 뒤집어 버리는 주먹을 비껴낸 후, 훤하게 드러난 아나티샤의 몸을 향해 노기사의 검이 휘둘러졌다.

        오른손으로는 검의 손잡이를 잡고, 왼손으로는 안쪽 검날을 잡은 채 아나티샤의 심장을 향해 검을 찔러 들어간다.

       

        푹!

       

        아나티샤의 가슴에 박히는 검 끝.

        하지만 오러로 강화된 아나티샤의 피부와 근육을 뚫어내지는 못했다.

        오히려 다시 압축된 아나티샤의 가슴 근육이 맹렬하게 팽창하며 노기사의 검을 튕겨낼 뿐!

       

        티잉!

       

        “어림없다!”

       

        “큭?!”

       

        이를 악물며 재빨리 물러서는 알레그 경.

        하지만 아나티샤는 스프링처럼 압축된 다리 근육을 팽창시키며, 마치 순간 이동을 하듯 알레그 경의 앞에 나타났다.

        ‘머슬 임펙트’의 이동 기술인 ‘니트로 차지’였다.

       

        “아뵤뵵~!!”

       

        두두두두두두두두두!

       

        이어서 펼쳐지는 것은 ‘연속 제트 펀치’.

        수없이 많은 잔상을 펼치며, 아나티샤의 주먹들이 소닉붐과 함께 알레그 경의 전신을 노리고 날아가기 시작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그리고 작가는 절단 마공을 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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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gon’s Internet Broadcast

Dragon’s Internet Broadcast

드래곤님의 인터넷 방송
Status: Ongoing Author:
Fantasy, martial arts, sci-fi... Those things are usually products of imagination, or even if they do exist, no one can confirm their reality. But what if they were true? The broadcast of Dragon, who has crossed numerous dimensions, is open again today. To tell us his old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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