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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09

        – ㅋㅋㅋㅋ

        – ㅋㅋㅋ

        – 이 집 맛집이넼ㅋㅋㅋㅋ

        – 와! 맛있다!

        – 이게 소설이짘ㅋㅋㅋ

        – 소?설

        – 이거 리얼 경험담임ㅋㅋㅋㅋ

        – ㅋㅋㅋㅋㅋㅋㅋ

        – 아닠ㅋㅋㅋㅋㅋ

       

        채팅창이 빠르게 올라간다.

        여기서 잠시 이야기를 멈추고, 천천히 음료수를 마셨다.

        오늘의 음료수는 핫초코다.

       

        “단맛이 진하구나.”

       

        하지만 콜라 같은 종류보다는 거부감이 덜했다.

        단맛 사이에 숨어 있는 쓴맛이, 단맛이 과하게 넘치는 것을 적절하게 막아주는 느낌이었다.

        이런 단맛은 나쁘지 않았다.

       

        ‘초콜릿이 인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가 이것인가?’

       

        느긋하게 핫초코를 마시며 잠시 미소를 지었다.

        나중에는 우유를 타서 ‘밀크 핫초코’라는 것도 만들어 보면 좋겠다.

       

        그렇게 잠시 여유를 가진 후.

        나는 시청자들에게 말했다.

       

        “이야기를 계속하자면, 나는 약 20명 정도의 졸업생들과 함께 문제의 지역으로 향했단다.”

       

       

        *            *            *

       

       

        사정이 있는 이들.

        이미 선약이 정해져 있었던 이들.

        실력이 부족한 이들.

        애초에 이번 실전에 적합하지 않은 이들.

       

        수많은 졸업생들 중 당당히 내 앞에 자리한 20명의 졸업생이 나를 바라본다.

        그리고 나는 그들을 향해 말했다.

       

        “그럼 가자꾸나.”

       

        “””네!”””

       

        일제히 대답하는 아이들의 얼굴에 비장함이 감돈다.

        ……저렇게까지 긴장할 필요는 없는데?

       

        현재 우리는 인간들의 영역과 외부의 영역 사이에 존재하는 경계 지역에 나와 있었다.

        인간들의 영역과, 인간들 이외의 생명체들이 살아가는 영역의 경계선.

        그곳을 구분하는 거대한 ‘계석(界石)’이라는 물건이 드문드문 세워져 있는 곳.

       

        ‘범죄자들은 보이지 않는군.’

       

        하긴.

        이미 내 권속들이 한 번 조사를 다녀간 곳이다.

        그리고 그들 역시 범죄자들의 흔적만 발견했을 뿐, 그들의 본체나 분체, 심지어 권속조차도 발견하지 못했다.

        물론 그들의 흔적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어린아이들의 실전 경험을 채워주기에는 좋군.’

       

        내가 가만히 지켜보는 사이, 나를 따라온 20명의 졸업생들은 각자 4명씩 팀을 이루어 흩어지기 시작했다.

        그들을 인솔하기 위한 교사들도 한 명씩 있었고, 숨어서 그들을 지켜보고 있는 내 권속들도 있으니…… 문제는 없겠지?

       

        캬아아아악!

       

        그 순간 3번 팀이 위치한 곳에서 ‘괴물’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본래는 일반적인 ‘메뚜기’였으나, 범죄자들의 영향을 받아 변질한…… 이젠 생물이라고 부르기조차 애매한 존재.

        인간들은 ‘크리처’라 부르는 존재가 3팀의 졸업생들을 노리고 기습을 가했다.

       

        “흠.”

       

        그 모습에 나는 팔짱을 끼고 그들을 바라보았다.

        언뜻 보기에는 위험한 광경이었으나, 나는 걱정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저 ‘크리처’로서는 졸업생들에게 전혀 위협이 되지 않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현현!”

       

        “인페르노!”

       

        화르르륵!

       

        키에에에엑!!

       

        졸업생들의 주위로 그들의 ‘이능’이 발현되고, 이어서 그 이능은 ‘크리처’를 처치했다.

        내가 다른 차원에서 배운 마법이나 오러 연공법, 주술 따위의 능력을 가르쳐 준 것이 아니었다.

        저것은 이 차원의 인간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능력이다.

       

        이 차원의 인간들이 부르는 이름은 ‘어빌리티’.

        본래는 존재하지 않는 능력이었으나, 수많은 초월자들의 능력에 영향을 받은 바람에 깨우치게 된 이능.

        자신들이 가진 ‘영혼’의 힘을 겉으로 꺼내어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종류의 능력으로 보인다.

       

        ‘능력을 얻게 된 과정을 보면 안타까우나…….’

       

        어찌 보면 저것은 인간들이 얻어낸 성과이기도 했다.

        자신들에게 해가 될 것들로부터 적응하고, 마침내 그것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단을 손에 넣은 것이다.

        이것도 어찌 보면 ‘진화’라고 할 수 있겠지.

       

        ‘저 정도라면 흔적 정도는 처리할 수 있을 테고…….’

       

        나는 졸업생들의 활약을 뒤에서 바라보다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내 권속들이 이미 한 번 조사를 끝낸 곳은 졸업생들의 실전 경험을 위해 사용하고, 나는 미리 목표로 한 곳으로 향한다.

        그곳은 인간들의 시체가 모이는 ‘시체 안치소’였다.

       

        “이곳입니다.”

       

        “음.”

       

        나는 ‘시체 안치소’에 모인 ‘인간이었던’ 시체들을 확인했다.

        본래 가지고 있었던 인간의 형태에서 이리저리 변질된 형태.

        그들의 상태를 확인한다.

       

        “흐음…….”

       

        본체의 천룡안이 이 시체들을 확인한다.

        이미 나의 수하들이 한 번 조사를 끝마쳤으나, 초월자의 흔적은 초월자만이 알 수 있는 법이다.

        내 아바타가 이곳에 온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

       

        나의 천룡안이 이 시체들의 정보를 읽어내고, 이어서 이들의 과거 시간을 읽어낸다.

        하지만 그런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시간이 읽혀지지 않았다.

        다른 초월자의 초월이 이들의 시간마저 변질시켰기 때문이었다.

       

        ‘하나가 아니군.’

       

        나라는 적에게 대항하기 위해, 다수의 범죄자들이 연합을 맺은 것일까?

        하나의 초월이 아닌, 다수의 초월에 오염된 흔적들이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기엔 범죄자들의 흔적이 너무 적은데…….

       

        “…….”

       

        잠시 고민해 보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알 수 없는 것을 지금 고민해봤자 어쩔 수 없다.

        우선은 할 수 있는 부분부터 끝내야 하겠지.

       

        “다른 곳으로 가지.”

       

        “알겠습니다.”

       

        수행원들과 함께 자리를 옮긴다.

        이번에 향하는 곳은 경계 쪽에 붙어 있는…….

       

        “음?”

       

        그 순간 나의 감각에 무언가가 걸려들었다.

        은밀하게 숨을 죽이고 있으나, 나의 아바타를 경유해 느껴지는 감각은 분명히 ‘초월’의 감각이었다.

       

        ‘이상할 정도로 약하지만…….’

       

        감지한 이상, 그냥 넘어갈 수는 없지.

        나는 수행원들을 둔 채 혼자의 몸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내 발로 달릴 필요는 없었다.

        나의 의지에 반응한 자연의 금속들이 내 몸을 받들고 움직이기 시작했으니까.

       

        그렇게 목표로 한 곳에 다다랐을 때 보인 것은…….

       

        “케케케케!! 위대한 신의 뜻대로!”

       

        “그렇게 두진 않겠다!”

       

        “……응?”

       

        두 인간들이 피를 흘리며 싸우는 모습이었다.

       

       

        *            *            *

       

       

        – 앜ㅋㅋㅋ

        – 와씨.

        – 라노벨 장면 뚝딱이넼ㅋㅋㅋ

        – ㅋㅋㅋㅋㅋㅋ

        –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때의 기억은, 지금 떠올려 봐도 참 황당했지.”

       

        초월을 감지하고 달려왔는데, 정작 인간 둘이 싸우고 있었으니까.

        혹시나 내 아바타가 범죄자들의 수작에 당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였다.

        하지만 아니었다.

       

        “나중에 자세히 알게 된 사실이었지만, 그 당시의 범죄자들은 한 가지 꾀를 내었단다.”

       

        중간계에서 필멸자들을 괴롭히고, 가지고 놀고, 자기 초월을 마음껏 사용하는 생활을 하던 범죄자들.

        하지만 내가 나타나고, ‘멸천’의 힘을 가진 내가 그들을 적대하기 시작하자 상황이 바뀌었다.

        수많은 범죄자들이 소멸했고, 살아남은 이들은 몸을 꽁꽁 숨겼다.

       

        그렇게 한숨 돌리는가 싶었더니, 이번엔 내가 중간계에 힘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물론 내 처지에서는 범죄자들이 망가뜨린 중간계를 일정 이상으로 회복시키려 했던 것이지만, 그들 처지에서는 내가 그들의 영역을 빼앗은 것으로 보였던 모양이다.

       

        – 엌ㅋㅋㅋ

        – 뭐 눈엔 뭐만 보인다더닠ㅋㅋㅋ

        – ㅋㅋㅋㅋㅋㅋ

        – 그런데 겉보기엔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네욬ㅋㅋㅋ

        – 광신도들 보면 그런 것 같기도 함.

       

        “뭐……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틀린 소리는 아니란다.”

       

        아무리 내 영향력을 최소로 줄였다고는 하지만 중간계를 수복하기 위해서는 내 힘을 중간계에서 어느 정도 드러낼 필요가 있었으니까.

        어찌 보면 내 행동은 범죄자들과 다를 바가 없는 행동이었다.

        다만 그 의도가 달랐을 뿐.

       

        “어쨌든, 그렇게 되자 범죄자들은 다급해졌지.”

       

        이대로 있다가는 중간계가 전부 내 영역이 되어 버릴 참이고, 그랬다가는 기껏 찾아낸 자신들의 놀이터가 사라질 위기인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습을 드러냈다가는 나에게 소멸당할 테고…….

       

        “그렇기에 그들은 ‘인간’을 이용하기로 했단다.”

       

        내가 말했던 그들의 ‘꾀’가 바로 그것이었다.

        인간들 중 자신들을 따르는 이들에게 자기 힘을 빌려주어, 그들로 하여금 나를 공격하는 것.

       

        – 어라?

        – ??

        – 이거 어디서 본 것 같은데?

        – 아니 설맠ㅋㅋㅋㅋ

        – ㅋㅋㅋㅋㅋ

        – 아닠ㅋㅋㅋㅋ

       

        “그들을 인간들은 이렇게 불렀지.”

       

        사교도.

        훗날 그 차원의 인간들이 부르는, 인류의 배신자들에게 붙은 명칭.

       

        – 맞넼ㅋㅋㅋㅋ

        – ㅋㅋㅋㅋ

        – 그렇짘ㅋㅋㅋㅋㅋ

        – 크툴루 신화에는 사교도가 있어야짘ㅋㅋㅋㅋ

        – ㅋㅋㅋㅋㅋㅋㅋㅋ

        – 아카데미에 사교도는 필수짘ㅋㅋㅋㅋ

       

        “???”

       

        뭐가 필수라는 것일까?

        시청자들의 말에 잠시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일단 설명을 이어 나가기로 했다.

       

        “물론 그들로 나를 해하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을 것이란다.”

       

        아무리 초월자에게 힘을 빌렸다고 한들, 그들은 필멸자였다.

        필멸자에 불과한 이들이 나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다만, 그들이 혼란을 일으킬 수는 있을 테고, 범죄자들은 그것을 노렸던 것이었다.

        내가 필멸자들을 돌보는 것을 잘 알고 있었으니까.

       

        – 와.

        – 사악하다!

        – 그래서 어떻게 되었나요?

        – ㅎㄷㄷ

        – ㅋㅋㅋㅋㅋ

        – ㅋㅋㅋ

       

        “별다른 일은 없었단다.”

       

       

        *            *            *

       

       

        졸업생의 교복을 입고 있던 인간 아이가 소리쳤다.

       

        “신이시여!”

       

        “…….”

       

        그리고 검은 로브를 뒤집어쓴 채, 범죄자들의 악취를 풍기던 인간도 소리쳤다.

       

        “더러운 허신 따위가!”

       

        “…….”

       

        두 인간들을 바라보다, 오른손을 들어 손가락을 튕겼다.

        그리고…….

       

        촤아아악!

       

        “커헉?!”

       

        대지에서 솟아난 금속의 물결이 악취를 풍기는 인간을 구속했다.

        그의 몸에서부터 범죄자들 중 하나의 초월로 보이는 힘의 파편이 발산되기는 했으나…… 그것은 나의 용금이 뒤덮어 소멸시켰다.

       

        “다친 곳은 괜찮으냐?”

       

        “아아…… 네, 넵!”

       

        “수고했다.”

       

        고개를 숙이는 어린아이를 치하하며, 나는 이번에 붙잡은 이상한 인간을 바라보았다.

        범죄자의 초월이 느껴지는 특이한 인간.

        그를 바라보는 나의 두 눈이 번뜩이기 시작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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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gon’s Internet Broadc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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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님의 인터넷 방송
Status: Ongoing Author:
Fantasy, martial arts, sci-fi... Those things are usually products of imagination, or even if they do exist, no one can confirm their reality. But what if they were true? The broadcast of Dragon, who has crossed numerous dimensions, is open again today. To tell us his old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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