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214

        새로운 날이 밝았다.

        방송을 앞둔 채, 나는 고민에 빠져 있었다.

       

        “오늘은 무슨 게임을 해볼까…….”

       

        내 앞에는 수많은 게임 칩이 놓여져 있었다.

        지난번에 콘솔 게임기를 사 올 때 함께 사 왔던 게임 소프트웨어들이다.

       

        이런 콘솔 게임기는, 이런 게임기에만 사용할 수 있는 전용 게임 소프트웨어 칩이 필요하다고 한다.

        요즘에는 기술이 발전해서, 이런 소프트웨어 칩 말고도 다운로드를 이용하기도 한다지만…… 나는 그냥 소프트웨어를 구매했다.

        왜냐하면 그냥 그러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이걸…… 이렇게 꽂으면 되는 것인가?”

       

        이런 경험 하나하나가 인간을 이해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나는 아직도 인간에 대해 이해해 나가야 한다.

        왜냐하면 나는 인간들의 앞에서 방송하고 있는 방송인이니까.

       

        “일단 이것들을 빼고…….”

       

        나는 빨간색으로 ’18’이라는 표식이 박혀 있는 게임들을 옆으로 치웠다.

        이것들은 내가 알기로, 이런 표식은 ‘성인용’이라는 뜻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니 이것들은 방송에서 사용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남은 게임들을 바라보았다.

        이 중에서 과연 어떤 게임을 해야 많은 시청자들이 만족해 줄까?

       

        “고민이 되는구나…….”

       

        나는 잠시 인터넷을 켰다.

        그리고 인간들의 요즘 유행에 대하여 검색해 봤다.

        요즘 인간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것을 알아낸다면, 시청자들이 어떤 게임을 좋아할지 대략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얼마나 검색을 했을까?

        나는 마침내 단서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흠. 전원생활이라…….”

       

        마침내 나는 게임을 결정했다.

       

       

        *            *            *

       

       

        방송을 열자, 수많은 시청자들이 순식간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 라하!

        – 라하라하

        – 라하

        – 용하!

        – 용하에염!

        – 라하!

        – 안뇽하세용!

        – 용용용!!

       

        “반갑구나 아이들아.”

       

        언제나처럼 활기차게 등장한 시청자들의 모습에, 나 역시 손을 흔들어 주었다.

        이제 막 점심 먹을 시간이 되었는데, 이 아이들은 밥 먹을 시간도 없이 내 방송을 보는 것인가?

        조금 궁금해졌으나, 나는 곧바로 준비해 둔 것을 위에 올려 두었다.

       

        “게임 준비는 다 끝내두었다.”

       

        – 오오오오!

        – 아닠ㅋㅋㅋ

        – 곧바로 시작하시넼ㅋㅋㅋ

        – ㅋㅋㅋㅋ

        – 한국인은 빨리빨리!

        – 한국인도 울고 갈 빨리빨리닼ㅋㅋㅋ

        – ㅋㅋㅋㅋ

        – ㅋㅋ

        – 앜ㅋㅋㅋㅋㅋ

       

        사실 나도 이렇게 빨리 시작할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게임에 대한 인간들의 평가를 읽은 이후로는 생각이 바뀌었다.

       

        “본래는 오늘 하루만 이 게임을 해 보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이 게임을 제대로 해 보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더구나.”

       

        – ㅋㅋㅋㅋㅋ

        – ㅋㅋㅋ

        – ㅋㅋㅋㅋㅋㅋㅋ

        – 무슨 게임이길랰ㅋㅋ

        – ㅋㅋㅋㅋ

        – ㅋㅋㅋㅋㅋㅋ

        – 무슨 게임인가요?

       

        “그래. 오늘 할 게임도 알려 줘야지.”

       

        나는 오늘 할 게임을 카메라 앞으로 들어 올렸다.

       

        “오늘 할 게임인 ‘헌팅 어드벤쳐 월드’란다.”

       

        – ???

        – 헐.

        – 저거 그거 아님?

        – 몬스터 사냥 게임이넼ㅋㅋㅋ

        – ㅋㅋㅋㅋ

       

        헌팅 어드벤쳐 월드.

        ‘헌팅 어드벤쳐’라는 게임 시리즈의 최신작으로서, 이름 그대로 플레이어는 다양한 무기를 들고 자신보다 크고 강한 몬스터를 사냥하는 게임이다.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는 이전에 사냥한 몬스터의 부산물로 더 강한 장비와 무기를 제작하고, 그것으로 더욱 강한 몬스터를 사냥한다.

       

        – 왜 그런 게임을 고르셨어요?

        – ㄹㅇㅋㅋ

        – ㅋㅋㅋㅋㅋ

        – 재미있는 게임이긴 한데, 좀 의외긴 함.

        – 라나님 생각하면 이상하지 않긴 한데….

       

        “내가 요즘 인간들의 유행을 검색했는데…… ‘전원생활’이 유행이라고 하지 뭐냐.”

       

        그리고 전원생활이라는 말은, 도시에서 살아가던 인간이 한적한 시골로 이사하여 느긋한 생활을 한다는 뜻이다.

        즉, 시골에서 살아간다는 말이다.

       

        “그리고 시골이라는 말은, 야생 동물과의 사투가 아니겠느냐?”

       

        – ??

        – ?????

        – ???

        – ????

        – ??

        – ?

        – ?

        – ?

        – ??

        – ?

       

        시청자들이 이해를 못 했다.

        내 설명이 부실했나 싶었기에, 나는 시청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좀 더 설명하기로 했다.

       

        “내가 인간들의 삶을 다 아는 것은 아니지만, 시골이라는 말은 너희 인간들의 주거지와 자연이 이웃하는 곳이 아니더냐?”

       

        즉, 인간 본인의 영역 바로 옆에는 다른 야생 동물의 영역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인간은 야생 동물보다도 몸이 강하지 않은 이들이다.

        당연히 몸이 강건한 야생 동물은, 자신보다도 육체가 약한 인간의 영역을 노리고 달려들 것이다.

       

        “실제로 뉴스라는 것을 보니, 멧돼지나 몬스터에 의해 농작물에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이 있더구나.”

       

        야생 동물이 인간의 영역을 침입해, 인간의 식량을 약탈한 것이지 않은가?

        그렇기에 ‘전원생활’이라는 것은 즉…….

       

        “인간과 야생 동물의 생존 경쟁이지 않겠느냐?”

       

        – 아닠ㅋㅋㅋ

        – 앜ㅋㅋㅋㅋㅋ

        – 미치겠넼ㅋㅋㅋㅋ

        – 맞는 말 같은뎈ㅋㅋㅋ 너무 웃김ㅋㅋㅋㅋ

        – 앜ㅋㅋㅋㅋㅋ

        – ㅋㅋㅋㅋ

        – 아닠ㅋㅋㅋㅋㅋㅋㅋ

       

        한동안 채팅창은 ‘ㅋㅋㅋ’로만 가득 찼다.

        ……내가 이상한 소리를 했나?

       

       

        *            *            *

       

       

        게임을 실행하자마자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화면이 나타났다.

        특이하게도 이 게임에서는 자기 플레이어블 캐릭터를 직접 설정할 수 있는 모양이었다.

       

        “호오. 제법 세밀한 부분까지 설정할 수 있구나.”

       

        – 넹.

        – 여캐? 남캐?

        – 라나님이니까 여캐죠?

        – 여캐는 오른쪽 꾹이 국룰임.

        – ㄹㅇㅋㅋ

        – ㅋㅋㅋㅋㅋ

       

        “흠.”

       

        성별을 설정하는 부분에서 나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일단 생물학적 성별로 따지자면, 나는 암컷이 맞았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게임’이었다.

        그리고 무리 생활하는 동물, 특히 인간들은 수컷이 사냥과 같은 활동을 한다.

       

        “그러니 남성으로 하마.”

       

        – 오?

        – ?

        – 이건 또 특이하네.

        – 틀린 소리는 아닌데… 뭔가가 뭔가임.

        – ㅋㅋㅋㅋㅋ

        – 게임인데 남성 여성이 어딨어욬ㅋㅋㅋ

        – ㅋㅋㅋ

       

        “그래. 게임이지 않으냐? 그러니 내가 편한 대로 설정하마.”

       

        다음에는 캐릭터의 외형을 설정하는 부분.

        나는 캐릭터의 헤어스타일, 수염 등을 설정해 최대한 털이 북슬북슬하도록 설정했다.

       

        – ???

        – ?

        – ??

        – 이 자연인은 뭐임?

        – ㅋㅋㅋㅋ

        – 아닠ㅋㅋㅋㅋ

        – ??

        – 뭐임?

       

        시청자들이 화들짝 놀라기 시작한다.

        그렇기에 나는 왜 내 캐릭터의 외형을 이렇게 설정했는지 설명해 주어야 했다.

       

        “털이라는 것은 생존에 아주 중요한 요소 중 하나란다.”

       

        나 같은 경우에는 독을 사용해야 해서 어쩔 수 없이 털 대신 비늘을 선택하긴 했지만…… ‘털’이라는 요소는 생존에 아주 유용하다.

        일단 비늘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보온성’이 존재하고, 비늘만큼은 아니더라도 충격 흡수의 기능도 존재한다.

        게다가 일부 유해한 방사선으로부터 몸을 지켜 주기도 하고, 구조에 따라서는 방수의 기능도 겸한다.

       

        “비록 너희 인간들은 이 털이 퇴화하기는 했지만…… 어쨌든 있어서 도움이 되는 기관인 것은 분명하단다.”

       

        그렇기에 캐릭터의 커스터마이징에서 수염을 달 수 있다는 것을 알아챘을 때, 나는 욕심껏 수많은 수염을 붙였다.

        솔직히 가능하다면 온몸에 털을 붙이고 싶은 심정이었다.

       

        – 아닠ㅋㅋㅋㅋ

        – ㅋㅋㅋㅋㅋ

        – 이유가 하나 같이 레전드넼ㅋㅋㅋㅋ

        – ㅋㅋㅋ

        – 앜ㅋㅋㅋㅋㅋㅋ

        – 이거 그냥 외형이에욬ㅋㅋㅋ

        – 게임 기능하고 아무런 상관없어욬ㅋㅋㅋㅋ

        – ㅋㅋㅋㅋ

       

        “안다. 게임 기능하고 상관없는 것.”

       

        하지만 나는 굳이 이런 외형을 선택했다.

        왜냐고?

       

        “여기서 말하마. 나는 털 달린 생물을 좋아한다.”

       

        한 때 나는 ‘털’을 내 몸에 기르고자 했다.

        하지만 내 피부에서 나오는 독샘에 적셔진 털이 제 기능을 못 하는 것을 깨닫고, 눈물을 머금은 채 ‘털’을 전부 ‘비늘’로 바꾸었어야 했다.

        그 이후로 나는 ‘털’에 대한 그리움과 부러움, 그리고 애착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니 내 분신이 될 캐릭터 역시 털을 많이 달 것이다.”

       

        – 아닠ㅋㅋㅋ

        – 앜ㅋㅋㅋ

        – 사심 가득ㅋㅋㅋㅋㅋ

        – ㅋㅋㅋㅋㅋㅋ

        – 남편분은 털 없잖아욬ㅋㅋㅋ

        – ㅋㅋㅋ

       

        “남편은 예외다.”

       

        우리 남편은 털 없어도 멋있으니까 상관없다.

       

        그렇게 모든 커스터마이징이 끝났다.

        그 후엔 ‘동반자’ 선택 항목이 나타났다.

       

        “동반자라?”

       

        설명을 읽어보니, 사냥 중 유용한 스킬을 사용하거나 여러 도움을 주는 ‘펫’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펫의 종류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스킬과 도구에 차이가 있다고 한다.

       

        “흠…….”

       

        동반자의 종류는 5개.

        나는 동물의 형태를 한 5마리의 동반자들을 바라보다 하나를 짚었다.

       

        “일단 이 아이는 빼자꾸나.”

       

        이쪽 인간들이 생각하는 작은 드래곤의 형상을 한 동반자였다.

        내가 이 동반자를 뺀 이유는…….

       

        “털이 없지 않으냐.”

       

        – 엌ㅋㅋㅋㅋ

        – ㅋㅋㅋ

        – 취향 확고하심ㅋㅋㅋㅋ

        – ㅋㅋㅋㅋㅋㅋㅋ

        –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이 아이도 빼자꾸나.”

       

        나는 햄스터를 닮은 동반자 역시 제외했다.

        왜냐하면 이 아이는 맹수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자고로 사냥을 위해서는, 사냥에 적합한 맹수를 데려가야 하지 않겠느냐?”

       

        – ㅋㅋㅋㅋㅋ

        – 아닠ㅋㅋㅋㅋㅋ

        – 앜ㅋㅋ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마음대로 하셔욬ㅋㅋㅋㅋ

       

        그렇게 남은 동반자 캐릭터는 3개.

        호랑이를 닮은 동반자.

        개를 닮은 동반자.

        여우를 닮은 동반자였다.

       

        “흠…… 이 아이로 해볼까?

       

        = 큐웃!

       

        나는 최종적으로 여우를 닮은 동반자인 ‘코쿠루’라는 동반자를 선택했다.

        이 아이를 선택한 이유는 간단했다.

       

        “꼭 자예가 어렸을 때를 떠올리게 하는구나.”

       

        – ㅋㅋㅋㅋ

        – 아. 그 구미호님.

        – ㅋㅋㅋㅋㅋ

        – 여기서도 시종이얔ㅋㅋㅋ

        – ㅋㅋㅋ

       

        내친김에 동반자의 이름도 ‘자예’라고 적었다.

        외형도 자예가 구미호의 형태일 때와 비슷한 색깔로 설정했고 말이다.

       

        “캐릭터 설정도 다 했고…… 이제 본격적으로 게임을 시작해 볼까?”

       

        – 와아ㅏㅏㅏㅏ

        – ㄷㄱㄷㄱ

        – 가즈아!!

        – 렛츠고!

        – 씬난다!

        – 달려요 라나님!

       

        그렇게 나는 본격적으로 게임을 시작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방송입니다.

    드래곤님의 사냥 실력은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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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gon’s Internet Broadcast

Dragon’s Internet Broadcast

드래곤님의 인터넷 방송
Status: Ongoing Author:
Fantasy, martial arts, sci-fi... Those things are usually products of imagination, or even if they do exist, no one can confirm their reality. But what if they were true? The broadcast of Dragon, who has crossed numerous dimensions, is open again today. To tell us his old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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