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쩝쩝…… 죄송합니다. 우물우물…… 말을 계속하면…… 배가 고프거든요.”
= “에이~! 괜찮아요. 아, 저도 떡볶이 시킨 거 와서, 잠시만요.”
= “치킨 왔다!”
= “아. 내 것은 언제 오냐…….”
= “웅웅! 그래. 우리 빵실이…… 간식 먹을까? (왕! 헥헥……!)”
TRPG가 잠시 멈추고, 스피커엔 어느새 음식을 먹는 소리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나 역시 자예가 준비해 준 피자를 우물거렸다.
“옴뇸뇸…… 응?”
……인간이 만들던 피자 맛이 아닌데?
나는 의아한 심정으로 상자를 확인했다.
“……요로케 피자?”
– 아닠ㅋㅋㅋㅋ
– 아, 거기 요로케님이 운영하는 피자집일걸요?
– ㅋㅋㅋㅋㅋㅋㅋ
– 엘프 피자였넼ㅋㅋㅋㅋ
– 와. 나도 지금 저기 피자 먹고 있는뎈ㅋㅋㅋ
– ㅋㅋㅋㅋ
= “엥? 라나님! 지금 제 가게 피자 드시고 계세요?”
“그런…… 모양이다.”
인간들이 만드는 피자도 괜찮은데…… 굳이 인간이 아니라 엘프가 만드는 피자를 사 오다니.
참으로 자예다웠다.
= “에이…… 라나님께 드리는 거였다면 서비스 팍팍 넣어드렸을 텐데요!”
– 아닠ㅋㅋㅋ
– 여기서 또 홍보하시넼ㅋㅋㅋㅋㅋ
– ㅋㅋㅋㅋㅋㅋㅋ
– 그래도 체인점 3갠가 4갠가 되지 않나?
– 나름 사장님이여.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즐거운 야식 시간이 지나갔다.
그리고 모두가 식사를 끝내고.
= “그럼 슬슬 다시 시작할까요?”
= “네!”
= “네네! 선생님!”
= “모두 준비됬나요?”
= “네네! 선생님!”
“나도 준비되었단다.”
모두의 말에, 공물이 말을 이었다.
= “그럼 이제 렌드님과 로케님 차례를…… 꺼윽! 아, 죄송.”
= “어우. 더러워.”
= “선생님! 게임 마스터가 너무 더러워요!”
= “어허!”
……어쨌든, 다시 게임이 시작되었다.
* * *
렌드님과 로케님의 차례입니다.
거대한 두더쥐는 비웃는 것 같은 얼굴로 로케님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러고는 피를 흘리는 로케님을 바라보며, 입맛을 다시네요.
= “꺄악! 진짜 싫어!!” (요로케)
= “공물님. 누구 차례예요?” (블렌드)
지금은…… 렌드님 차례네요.
행동하시면 됩니다.
= “그렇다면 전, 두더쥐에게 실드 차지를 시도해 보겠습니다.” (블렌드)
실드 차지요?
그게 뭐죠?
= “아…… 모르시나? 방패를 앞으로 한 채, 그대로 돌진해서 방패로 치는 거요.” (블렌드)
아아!
알겠습니다. D20 굴려보세요.
(근력 판정 – 16 : 실패)
= “앗?!” (블렌드)
= “아. 이제 한 번쯤 실패 뜰 것 같긴 했지.” (빵실이네)
= “아이고.” (애플파파이)
렌드님은 방패를 치켜들고 돌진합니다.
하지만 주변이 살짝 어두운 탓일까요?
발밑에 툭 튀어나온 돌부리에 발이 걸려 그대로 넘어집니다.
= “아, 기사라면서 왜 그것밖에 못해요!” (요로케)
= “아, 운이 나쁜걸 어떡하냐?” (블렌드)
두더쥐가 넘어진 렌드님을 바라보며 낄낄거립니다.
조롱하는 것 같네요.
= “와. 나 두더지에게 조롱받는 거 난생처음인 듯.” (블렌드)
= “그 경험을 받은 처지에서, 이미 끝난 인생인 것 아닐까?” (애플파파이)
= “정신 차려 블렌드!!” (빵실이네)
= “으휴~! 제 차례인가요?” (요로케)
네. 로케님의 차례입니다.
‘출혈’ 상태 이상이기 때문에, 차례 시작 시에 1의 데미지를 입습니다.
= “아, 출혈이 그런 디 버프였어요? 와씨.” (요로케)
= “빨리 안 끝내면 과다 출혈로 죽겠는데?” (빵실이네)
= “로케야! 보여 줘!” (애플파파이)
= “전기 마법으로 감전 시킬 수 있을까요?” (요로케)
음…… 한 번 D20 굴려보세요.
(지혜 판정 – 14 : 성공)
= “와! 딱 뎀!” (애플파파이)
로케님의 손끝에서 번갯불이 번쩍입니다.
번개는 방심하고 있었던 두더쥐에게 적중했고, 두더쥐는 몸을 덜덜 떨며 뒤로 나뒹굽니다.
총 2의 데미지를 입었고요, 이번 두더쥐의 턴이 스킵 됩니다.
= “나이스!” (블렌드)
= “끝내줬다!” (애플파파이)
= “그렇지!!” (요로케)
렌드님의 차례입니다.
= “로케의 활약을 그냥 둘 수는 없지! 급소 가격 스킬 사용 가능하죠?” (블렌드)
어…… 네.
지금 두더쥐가 무력화된 상태라서 가능합니다.
하시겠어요?
= “네! 급소 가격! 나의 검을 받아라 못생긴 짐승아!!” (블렌드)
= “이번엔 제발 성공해 주세요!” (요로케)
D20 굴려주세요.
(민첩 판정 – 10 : 성공)
블렌드님의 검은, 무력화된 두더쥐의 급소를 베어냈습니다.
급소를 공격당한 두더쥐는 비명을 질렀고, 총 5의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급소를 찔린 두더쥐가 잠시 발버둥 치더니, 그대로 쓰러집니다.
그러고는 죽었어요.
= “와. 드디어 끝났다.” (요로케)
= “아이고…… 완전히 만신창이야.” (블렌드)
= “일단 로케님 출혈부터 잡아야지?” (빵실이네)
= “그래야죠. 좀 도와주시겠어요 엘프 기사님?” (요로케)
= “하하하! 그러지!” (블렌드)
렌드님이 로케님 출혈을 지혈하시는 거죠?
그러면…… 이거, 렌드님이 D20 굴려주세요.
= “아, 불안한데?” (요로케)
= “아! 좀 믿어봐!” (블렌드)
(근력 판정 – 13 : 실패)
렌드님은 찢어낸 천으로 로케님의 상처를 묶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지혈이 되지 않습니다.
= “아! 이거 봐! 이럴 줄 알았어!” (요로케)
= “어어? 이, 이상하다? 이게 이럴 리가 없는데……?” (블렌드)
= “어이 렌드. 입 가린 손 치워 봐.” (애플파파이)
= “……너처럼 눈치 빠른 꼬맹이는 싫단 말이야.” (블렌드)
“어쩔 수 없이, 요로케가 스스로 해야겠구나.”
= “어휴. 어쩔 수 없죠. 그냥 치유 마법으로 스스로 치료할게요.”
그럼 일단 출혈뎀 1 맞으시고요.
치료 마법…… 지혈을 막는 수준이면…… 한 번 D20 굴려보세요.
(지혜 판정 – 8 : 성공)
로케님의 치유 마법이 자신의 몸을 휘감습니다.
피가 흘러나오던 상처는 피가 멎었고, 중상은 경상 정도로 회복됩니다.
로케님의 HP가 2 회복됩니다.
= “하. 역시 믿을 것은 나 스스로인가?” (요로케)
= “드워프가 너무 유능해.” (애플파파이)
= “아냐! 엘프가 더 유능해!” (요로케)
= “……쟤는 드워프만 나오면 발작한다니까?” (블렌드)
= “몰라! 아무튼 고기 구했으니까, 저거 가지고 가서 그 할아버지께 드리죠?” 요로케)
= “그렇지! 아이템 루팅은 중요 사항이지.”
여러분은 죽은 두더쥐의 사체에 다가갑니다.
주변을 살펴보지만, 딱히 다른 물건은 보이지 않네요.
= “아아…… 몹 잡으면 아이템 떨구는 거 국룰 아님?” (블렌드)
= “그러니까요.” (요로케)
“……그러냐?”
= “아차. 라나님. 이거 게임입니다. 현실 아니에요.” (블렌드)
“그건 나도 안다. 그보다…… 무언가 물건을 찾고 싶다면 녀석의 둥지를 찾아보는 것이 더 낫지 않겠느냐?”
= “……그러네?” (블렌드)
= “하지만 모르죠? 렌드가 도발로 끌어내서 둥지가 어디 있는지 모르죠?” (애플파파이)
= “와. 진짜 얄밉네.” (빵실이네)
“쿡쿡쿡…….”
어떻게 하시겠어요?
= “기사님. 할아버지가 걱정돼요. 얼른 이걸 가지고 돌아가요.” (요로케)
= “흠. 그럽시다. 기사로서, 보물보다는 사람의 목숨이 더 중요한 법!” (블렌드)
여러분은 두더쥐의 사체를 끌고 돌아가기로 합니다.
두더쥐의 사체를 끌고 돌아가자, 그곳에선 노인이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것 같은 모습을 하는 것이 보입니다.
아사하기 직전으로 보이네요.
= “으아악! 빨리! 빨리 고기를 먹여야 해!” (블렌드)
= “그냥 생고기를 먹이면 안 되죠! 일단 기사님이 고기를 잘라봐요!” (요로케)
= “큿! 아름다운 내가, 나의 아름다운 검으로, 이 못생긴 생물의 살을 갈라야 하다니! ……라고 투덜대면서 고기를 자르겠습니다.” (블렌드)
D20 굴려보세요.
(민첩 판정 – 11 : 성공)
당신은 두더쥐의 넓적다리 하나를 뚝 잘라 내었습니다.
그 후 그럭저럭 칼집을 내, 가죽을 벗겨 내고 피를 뺍니다.
그럭저럭 괜찮아 보이는 고기가 만들어졌네요.
= “오. 솜씨 좋은데요?” (요로케)
= “쳇. 굽는 것은 네가 해라 드워프.” (블렌드)
= “내가 드워프라니!!!! 젠장! 화염 마법으로 구울게요!” (요로케)
D20 굴려주세요.
(지혜 판정 – 15 : 실패)
= “아니, 또 1차이로 실패야?!” (요로케)
= “아닠ㅋㅋㅋㅋ” (애플파파이)
= “와. 요로케님 뭔가 액운이 낀 날 아닌가?” (빵실이네)
애플파파이님의 마법이 갑자기 치솟습니다.
간신히 고기를 건저낼 수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조금 타버렸네요.
= “아…… 이거 줘도 되나?” (블렌드)
= “일단 줘보죠? ……하, 할아버지. 이거라도 드세요…….” (요로케)
<“오오…… 맛있는 냄새야…….”>
여러분께 고기를 받아 든 노인은, 게 눈 감추듯 순식간에 고기를 먹어 치웁니다.
그러고는 아직 부족하다는 듯한 기색이더니, 남아 있는 두더쥐의 시체를 가리키며 여러분께 묻습니다.
<“용맹하고 친절한 이들이여. 염치가 없는 것은 알지만, 나에겐 아직 좀 더 음식이 필요하다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줄 테니, 저 시체와 교환하지 않겠나?”>
= “이건…… 어떻게 할까?” (블렌드)
= “시체는 딱히 필요 없지만, 혹시 모르니 우리도 식량 정도는 구비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요로케)
= “그렇지? 그러면 로케야. 네가 협상 스킬 있으니까 협상 좀 해 봐.” (블렌드)
= “알았어요. 큼큼…… 할아버지. 전부 드릴 수는 없고요, 저희 몫은 따로 빼야 해요. 그래도 괜찮겠어요?”
협상 하실 거라면…… D20 굴려보시겠어요?
(지혜 판정 – 4 : 성공)
<“그래. 그렇다면 나 역시 대가를 조금 줄여야 하네만…… 괜찮겠나?”>
= “쩝. 어쩔 수 없죠.” (요로케)
= “뭔가 웃긴 할아버지네.” (애플파파이)
이렇게 여러분은 두더쥐의 고기를 한 덩이씩 얻고, 나머지는 노인에게 넘겼습니다.
노인은 두더쥐의 사체를 굽지도 않은 채 통째로 씹어먹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많은 생고기를 전부 씹어먹은 노인이, 배부른 표정으로 자기 배를 두드립니다.
<“하하하! 잘 먹었다. 정말 고맙네.”>
= “흥! 대가를 받고 넘겨 준 것뿐이다. 이젠 네가 약속을 지킬 차례다 노인.” (블렌드)
<“물론이지.”>
노인은 자기 짐을 주섬주섬 뒤지더니, 그 안에서 두 가지 물체를 꺼내 듭니다.
하나는 황금으로 만들어진 ‘단검’이고, 다른 하나는 무지개 빛으로 빛나는 ‘돌’입니다.
<“원하는 것을 골라보시게.”>
과연 저 물건들의 정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