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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05

        – 결국엔 정답지 보는 것인가?

        – 아이고

        – 명탐정이라며! 명탐정이라며!

        – ㅋㅋㅋㅋㅋㅋ

        – 아아… 그는 결국 졌습니다.

        – ㅋㅋㅋㅋ

        – 결국 그도 정답지에 져 버리고 말았다!!

       

        채팅창이 빠르게 올라간다.

        나는 음료수를 마시며 시청자들의 채팅을 구경했다.

        그러다가 조금 진정한 것 같을 때 입을 열었다.

       

        “위프의 명예를 위해 미리 말을 해 두겠으나…… 사실 그는 ‘추리’에 대한 재능이 없는 인간이었단다.”

       

        – ?

        – ??

        – ?

        – ?

        – 넹?

        – ?

        – ?

        – 뭐임?

       

        순식간에 ‘???’으로 가득 차기 시작하는 채팅창.

       

        내가 한 말대로, 위프에겐 탐정에 대한 재능이 존재하지 않는 인간이었다.

        왜냐하면 그에게는 ‘직관력’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어떤 ‘사건’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추리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짜맞추기 위한 ‘단서’가 필요한 법이지.”

       

        그런 의미에서, 위프는 그 ‘단서’를 모으는 재능 하나는 타고난 인간이었다.

        뛰어난 사교성과 화술을 이용해 다른 인간에게서 정보를 얻고, 뛰어난 눈썰미로 다른 인간이 발견하지 못한 것들을 발견해 낸다.

        그렇기에 ‘눈썰미’만을 본다면, 그는 충분히 탐정에 어울리는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겠지.

       

        하지만 추리라는 것은 단순히 ‘단서’를 모은다고 끝이 아니다.

        그 단서들을 이리저리 짜맞추어, 올바른 정답을 만들어내야만 한다. 

        그리고 위프는 그 부분에서 재능이 없었다.

       

        “왜냐하면 정답을 ‘직관’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란다.”

       

        이해하기 쉽게 말하자면…… 그래.

        인간들이 잘 아는 ‘칠교놀이’를 예로 들어 보자꾸나.

       

        – 칠교놀이가 뭐임?

        – 그게 뭐예요?

        – ??

        – 와. 저거 진짜 할배의 놀이 아님? 

        – 유치원에서 본 적 있는 것 같음.

        – ㅋㅋㅋㅋㅋ

       

        “…….”

       

        ‘칠교놀이’를 모르는 이들이 많다.

        이거, 인간들이 만들어낸 퍼즐 놀이가 아니었던가?

       

        “그렇다면, 다양한 도형이 있다고 생각해 보자꾸나.”

       

        정사각형, 직사각형, 원형, 삼각형, 사다리꼴…… 다양한 도형이 손에 쥐어져 있다.

        그리고 그것들을 조합해, 하나의 형태를 만들어 본다고 생각해 보자.

       

        “아마, 너희들은 모두 다른 형태로 조립하겠지?”

       

        – ㅇㅇㅇㅇ

        – 그렇겠죠?

        – 넹

        – 내

       

        “그렇다면, 그 도형 위에 그림이 그려져 있다고 생각해 보자꾸나.”

       

        도형들을 올바르게 조립했을 때, 그 그림이 온전하게 복원되는 형태라면?

        그렇다면 많은 인간들이 동일한 형태로 도형들을 조립할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 ㅇㅇㅇ

        – 맞아요

        – ㅇㅇㅇ

        – ㅇㅇ

        – 맞음

        – 아, 설마?

       

        “그 도형이 ‘증거’와 ‘단서’라면, 도형의 위에 그려진 그림은 ‘직관력’이라고 생각하면 된단다.”

       

        A라는 단서가 어떤 파츠인지, B라는 단서가 어떤 파츠인지 ‘직관’해 내는 능력.

        그 능력이 있어야만, 단서들을 조합해 사건의 온전한 형태를 그려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위프에겐 그런 ‘직관력’이 없었다.

       

        “단서는 잘 모으는데…… 정작 그것들을 제대로 조립하지 못했단다.”

       

        – 앗! 아아….

        – Aㅏ…

        – 그건 좀.

        – 아이고

        – ㅉㅉㅉ

        – 와. 하필이면….

        – 반쪽짜리 재능ㅋㅋㅋㅋ

       

        위프가 단서들을 제대로 조립하지 못 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그는 상상력이 너무 풍부했단다.”

       

        – ?

        – ??

        – 그게 왜요?

        – ?

        – ???

        – ????

       

        “상상력이 너무 강한 나머지, 하나의 단서를 여러 의미로 해석하고는 했거든.”

       

        그렇기에 그의 머릿속에서는 다양한 결과가 튀어나왔고, 그 결과들 중 정답을 찾아낼 수 없었다.

        이번 이야기에서 실수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인간에 대해 공감할 수 없는 내가 인간을 판단하는 것이 옳은 일은 아니겠으나…….

       

        “내가 볼 때, 위프는 소설가가 딱이었을 것 같구나.”

       

        – ㅋㅋㅋㅋㅋ

        – ㅋㅋㅋ

        – 그렇넼ㅋㅋㅋ

        – ㅋㅋㅋㅋㅋㅋㅋㅋ

        – 상상력이면 작가긴 햌ㅋㅋㅋ

        –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실제로 나와 만나기 전의 위프는 무명작가였다.

        본인은 탐정을 꿈꾸고 있다고는 하지만 탐정으로 먹고 살 수 없어서 소설을 써서 하루하루 먹고살았다던가?

       

        – ㅋㅋㅋㅋㅋㅋㅋ

        – ㅋㅋㅋㅋ

        – ㅋㅋㅋㅋㅋ

        – 이건 어쩌면 라나님이 잘못하신 걸지도?

        – ㅋㅋㅋㅋㅋㅋㅋ

        – ㅋㅋㅋ

       

        “뭐, 위프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마.”

       

        이젠 이야기를 이어 나갈 시간이다.

       

        나는 ‘ㅋㅋㅋ’가 계속 올라오는 채팅창이 진정하기를 기다린 후, 천천히 이야기를 이어 나가기 시작했다.

       

        “위프가 나의 말을 들은 후 시간이 흘렀단다.”

       

        마침내 그날이 찾아왔다.

       

        – 오오

        – 그날!

        – ?

        – ??

        – ?

        – 그날??

        – 무슨 날인가요?

        – 유산 관리인 뭐시기?

       

        “그래. 유산 관리인이 헤이즈가의 저택에 찾아왔단다.”

       

       

        *            *            *

       

       

        끼이익!

       

        저택의 앞에 마차가 멈춰 섰다.

        마차의 문이 열리고, 그 안에서 특이한 형태의 콧수염을 기른 인간 남자가 내렸다.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십니까.”

       

        헤이즈가의 대표로서 아돌프가 인사하자, 마차에서 내린 남자도 고개를 숙였다.

        미소를 지은 아돌프가 물었다.

       

        “먼 길을 오셨으니, 우선 좀 쉬시는 것이 어떻습니까?”

       

        “감사한 제안이나, 안타깝게도 제가 다른 예정이 있습니다.”

       

        “아아, 그거 안타까운 일이로군요.”

       

        아돌프의 제안을 거절한 남자가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아돌프의 뒤에 서 있는 헤이즈 부인과 그녀의 딸을 한 번씩 눈에 담은 후 입을 열었다.

       

        “그런데 제가 소문을 듣기론…… 어떤 문제가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아, 그렇지 않아도 그 문제로 모신 분이 있습니다.”

       

        아돌프가 한쪽을 가리킨다.

        그러자 모두의 시선이 위프에게 향하고, 위프는 앞으로 나서며 고개를 숙였다.

       

        “위프 케이지라고 합니다. 또 뵙는군요 벤즈 위헌(공무원을 지칭하는 이쪽 차원의 단어)님.”

       

        “오! 맙소사. 이곳에서 미스터 케이지를 만나게 될 줄이야!”

       

        위프와 벤즈가 서로의 손을 마주 잡았다.

        이전의 사건에서 안면을 익힌 사이였기에, 그들의 사이는 누가 보더라도 친근해 보였다.

        ……실제로 친한 사이이기도 했고 말이다.

       

        “미스 케이지도 반갑습니다. 여전히 사촌 오빠의 일을 돕고 있습니까?”

       

        “그렇…… 습니다.”

       

        위프의 친척 신분을 가지고 있는 나 역시 그와 악수를 나누었다.

       

        그렇게 인사를 나눈 후에야 벤즈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요. 미스터 케이지라면, 문제는 해결된 것과 다름이 없겠지요.”

       

        “하하하. 그렇습니다.”

       

        “그럼, 유산 관리인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하도록 하겠습니다.”

       

        그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가 타고 온 마차와 그 외의 마차에서 10여 명의 인간들이 하차했다.

        똑같은 복장을 한 그 인간들은, 벤즈 위헌의 손짓에 따라 헤이즈가의 저택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꺄악!”

       

        “이건 무슨?!”

       

        아돌프와 헤이즈 부인, 그리고 그녀의 딸이 비명을 지른다.

        그들의 시선이 벤즈 위헌에게 향하자, 그는 자기 콧수염을 문지르며 대답했다.

       

        “저들은 공무를 도와줄 요원들입니다.”

       

        “하지만 이 무슨 무례를…….”

       

        “무례를 사과드립니다. 하지만 절차상 필요한 일입니다.”

       

        한 치도 밀려나지 않는 벤즈 위헌의 모습에, 결국 아돌프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에게서 분노의 감정이 보였으나, 그는 그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이 무례는 기억해 두겠습니다.”

       

        “네. 그럼 이동할까요?”

       

        벤즈 위헌과 헤이즈가의 일행, 그리고 나와 위프가 자리를 옮기기 시작했다.

        유산 관리인으로서, 공식적인 업무를 진행할 곳은 유언장이 보관되어 있었을 가주의 서재.

        지금 그곳에는 유언장이 존재하지 않지만, 인간들의 ‘법도’에 따라 그곳으로 향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저택의 서재로 향하던 중이었다.

        벤즈 위헌이 헤이즈 부인을 향해 물었다.

       

        “헤이즈 부인? 어디 불편하십니까?”

       

        “앗, 아닙니다.”

       

        안색이 창백한 헤이즈 부인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지만 그런데도 불구하고, 부인의 시선은 계속해서 주위를 훑고 있었다.

        동시에 그녀의 몸짓에서 ‘초조한 기색’이 보였다.

       

        “부인.”

       

        “…….”

       

        보다 못한 아돌프가 헤이즈 부인을 질책한다.

        그제야 헤이즈 부인은 얌전히 벤즈 위헌의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서재에 도착한 일행.

       

        벤즈 위헌을 필두로, 아돌프와 헤이즈 부인, 그리고 그녀의 딸이 섰다.

        그리고 나와 위프, 몇몇 시종과 벤즈 위헌이 데려온 ‘요원’들이 그 뒤편에 섰다.

       

        “그럼, 황제 폐하의 명령에 따라…… 헤이즈가의 유산 관리인으로서, 헤이즈가의 유산 상속 분쟁을 시작하겠습니다.”

       

        “…….”

       

        “…….”

       

        그의 말에 모두가 긴장하기 시작한다.

        이곳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냐에 따라, 한 사람은 웃고 한 사람은 울게 될 테니까.

        어쩌면 둘 다 울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에도 유산 상속 분쟁은 계속되었다.

        무언가 복잡한 인간만의 법도를 주절주절 읊어대던 벤즈 위헌이, 아돌프와 헤이즈 부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법도에 따라 유산은 아돌프 헤이즈에게 상속되게 됩니다. 이에 반박할 자료가 있습니까?”

       

        “유언장! 유언장이 있습니다!”

       

        “호오. 그렇군요.”

       

        재빨리 소리친 헤이즈 부인이 위프를 돌아본다.

        그에 벤즈 위헌을 비롯한 모두의 시선이 위프에게 향하고, 위프는 모두의 시선을 즐기듯 씨익 미소를 지었다.

       

        “이런. 제 차례군요.”

       

        증기 파이프를 입에 문 위프가 어깨를 으쓱거린다.

        나에게 답을 듣고, 그동안 모은 단서와 증거를 통해 확실한 해답을 찾아낸 이후로 계속 저 모양이었다.

        자신감이 넘쳐나다 못해 줄줄 흘러내리는 모습 말이다.

       

        자신감이 가득 찬 모습으로, 위프가 당당하게 앞으로 나아간다.

        그러고는 벤즈 위헌의 앞에서, 인간들이 말하는 ‘귀족적인 예법’으로 허리를 숙인다.

       

        “친애하는 벤즈 위헌님. 그리고…… 저를 불러 주신 헤이즈 가문의 여러분께 먼저 인사를 드립니다. 위프 케이지라고 합니다.”

       

        “오호호!”

       

        짝짝짝!

       

        나는 잘 모르겠지만, 인간들이 말하는 ‘멋들어진 인사’에 벤즈 위헌이 감탄사와 함께 박수를 치기 시작한다.

        ……그 혼자만.

       

        “멋지군요. 오호호호!!”

       

        “…….”

       

        “…….”

       

        벤즈 위헌 혼자만이 치는 박수 소리가 서재에 울려 퍼지고, 이내 그 소리마저 사라진다.

        그렇게 모두의 시선을 독차지하게 된 위프가 입에 문 증기 파이프를 힘껏 빨아들였다.

       

        “후우~! 우선, 저는 여기 있는 헤이즈 부인의 의뢰로 이곳에 왔습니다. 의뢰의 내용은, 사라진 가주님의 유언장을 찾는 것이죠.”

       

        “그렇군요.”

       

        벤즈 위헌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고는 헤이즈 부인을 힐끔 바라보더니, 위프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유언장의 행방은 찾으셨습니까?”

       

        “물론입니다.”

       

        위프가 금고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활짝 열려 있는 금고를 한 손으로 두드리며, 모두가 들리게 말했다.

       

        “유언장은…… 애초에 없었습니다.”

       

        “?!”

       

        “뭐, 뭐라고?!”

       

        “뭣?!”

       

        위프의 발언에, 서재의 인간들 모두가 화들짝 놀랐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진실 풀이 들어갑니다!!

    ……다음 이 시간에 말이죠.

    훗. (벙커로 도망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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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gon’s Internet Broadc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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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님의 인터넷 방송
Status: Ongoing Author:
Fantasy, martial arts, sci-fi... Those things are usually products of imagination, or even if they do exist, no one can confirm their reality. But what if they were true? The broadcast of Dragon, who has crossed numerous dimensions, is open again today. To tell us his old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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