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령 드디어 절정 간다네]
안 그래도 괴물 같은 인간이 여기서 더 강해지면 어떻게 되는 건지.
– 절?정
└ 절정은 좀 야하네.
└ 화령 절정 가는 거야? 헤으응.
└ ㅁㅊ 음란마귀 새끼들아.
└ 아닠ㅋㅋㅋ 오해할 만 하잖아.
– 화룡무인 비이이이사아아앙
– 일류로도 하늘 가르던 인간이 거기서 더 강해진다고?
– 난 오히려 아직도 일류였다는 게 안 믿기는 데
└ 일류 몸으로 한 일 : 무림맹 초토화 / 선계문 박살 / 검선 상대로 승리 / 천마 상대로 승리 / 기타 등등.
└ 근데 그럼 이 인간 아피스 천마 쓸 때는 얼마나 쌘 거야? 거긴 화경이잖아.
└ 외신 생각보다 엄청 강했구나.
└ 생각보다가 아니라 엄청 강한 게 맞짘ㅋㅋㅋ
└ 너 화령한테 절여져서 그래.
[화령 저 깡촌에는 왜 가는 겨?]
경지 올리러 간다매. 역사 다큐에 나올 것 같은 촌구석에는 왜 가는 거임?
– 저기가 사파 구획인데 노가다용 꿀 퀘스트가 있다네
└ ㄹㅇ?
└ 나설이 한 말이니까 맞을 걸.
└ 나설이 그렇게 대단함?
└ 겜안분이냐? 화룡무인한단 새끼가 어떻게 저 미친 폐인을 모름?
└ ㅈㅅ. 화령방송보고 시작한 뉴비라.
└ ㅈㄹㄴ. 화룡무인에 뉴비가 어딨음.
└ 진짠데 ㄷㄷ
[저기가 사파라고?]
어지간한 정파 쪽 문파보다 제대로 되있는데?
– 되 -> 돼.
– ㄹㅇ. 지금 종남 쪽에서 수련 중인데 저기가 더 무협느낌난다.
– 하북쪽 사람이다. 저기가 낫네.
– 아니 근데 진짜 사파 아닌 거 가튼데? 거주하는 사람들 멀쩡하고. 소속된 사람들도 예를 지키고 있고. 열성적으로 무공 수련하는 분위기고.
└ 나설이 잘못 알아온 거 아님?
└ 소림 쪽에서 나온 사람들이었네. 그럼 그렇지
[마료는 누구냐.]
소림스탕스에서 활동한 지 꽤 됐는데 마료라는 이름 첨 들어봄. 그게 누구임?
화령은 그걸 또 어떻게 알고.
– 활동한 지 몇 년 안 됐나보네.
– 뉴비구만.
– 초창기 유저 아니면 마료를 알긴 어렵지.
– ㄴㄴ. 어느 정도 급 되면 대충은 알게 돼있음.
└ 그래? 요샌 또 바뀌었나 보네.
└ 소림 방장이 그 쪽 괴롭히는 거 유저들한테 시키거든. 자연스레 알게 됨.
└ 그 새끼는 진짜 레전드닼ㅋㅋㅋ
– 아니 그래서 그게 누구냐고!
└ 그게 누구냐면…
└ 알려드렸습니다.
└ 쪽지 보냈어요 ^^
└ 아. 걍 좀 알려달라고 틀딱들아!
[마료 모르는 애들이 많네?]
소림에 이렇게 유입이 많은 줄 몰랐다. 우리 소림스탕스들의 활동이 빛을 발했구나.
마료가 누구냐면 화룡무인 초창기에 소림에 있었던 NPC임.
소림의 전통을 중시하는 사람이어서 소림스탕스들을 좋지 않게 봤음. 소림이 저게 말이 되냐면서.
그러다가 현 소림 방장이랑 다툼이 일어났고 꼬우니까 내가 나간다면서 자기 사람들 데리고 소림에서 나가버렸음.
그리고 새 파벌 설립했는데 정파의 기조 자체가 마음에 안 든다면서 자기를 사파라고 규정해버림. ㅇㅋ?
근데 니네 진짜 노력 안 한다.
위키에 치기만 해도 바로 나오는 데 이걸 물어보고 있냐.
– 그러니까 소림스탕스의 활동을 막기 위해 노력한 의인이시란 거구나.
– 저 분만 남았어도 소림스탕스가 절반은 사라졌을 텐데…
– 근데 이걸 화령은 어케 아는 거임?
└ 몰?루
└ 빼박 화룡무인 옛날 유저가 컨셉 잡은 거라니까.
└ 저 사람 VR 처음이라던데?
└ 넌 그걸 믿냐? 컨셉이지
└ 그 치명적인 기계치가 컨셉 일리가 없잖아!
[이렇게 생각하면 말 되는 거 아닌가?]
※ 화령은 VR이 처음이다.
이건 팩트임. 그동안 화령이 보여준 괴멸적인 행동들이 연기일 리가 없음.
엔리도 자기가 처음 VR알려줬다고 이야기하기도 했고 거의 사실이라고 보면 될 듯?
※ 화령은 무틀딱이다.
이것도 팩트임. 화산이나 유저들 수준보고 경악한 거 보셈. 무틀딱이 아닐 수가 없음.
온갖 무협지를 섭렵하고 나름의 세계관을 쌓은 중증의 환자일 게 분명함.
※ VR처음인데 화룡무인 세상 왜 저렇게 잘 암?
화령은 천마 컨셉 잡고 활동하는 사람이잖음.
다른 세상은 몰라도 무협세계는 모르면 안 되는 게 많단 말이지.
위키 존나게 정독하고 아는 척하는 게 분명함.
저 뻔뻔한 인간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함.
※ 화령은 왜 저렇게 쌤?
화령이잖아. 이해하려고 하지 말고 받아 들여. 나도 그러고 있으니까.
제작사 측에서도 저게 도대체 뭐냐고 그럴 거다.
– 세 줄 요약 좀.
└ 걍 좀 읽어라. 얼마나 길다고.
– 난 VR고인물 유저가 엔리랑 짜고 연기하는 거라고 생각함.
└ 불가능.
└ 왜?
└ 화령 같은 괴물이 예전부터 활동했는데 유명세를 안 탔겠음?
└ 솔로겜만 했을 수도 있잖아. 그럼 안 유명했을 수도 있지.
– 그러니까 자존심 높고 고고해 보이고 예쁜 누님이 방송 끄면 컨셉질을 위해서 위키 탐방을 한다는 거지?
└ 오.
└ 갭모에 오진다.
└ 예전에 가면쓰고 캠 나온거 보면 현실에서도 미인상일 거 같은데.
└ 나중에 현실 캠방 좀 해주면 좋겠다.
[추측이고 나발이고 이거면 다 해결 됨.]
사실 화령은 화룡무인 세상에서 넘어온 진짜 천마인거임.
– ㅋㅋㅋㅋㅋ
– 그거면 다 해결되긴 하넼ㅋㅋ
– 뭐냐. 차원을 찢어서 여기에 당도하신거임?
└ ㅇㅇ. 그렇지.
– 씹덕망상이긴 한데 재밌긴 하겠다 ㅋㅋ
└ 현실에서 태양 한 번 떨궈주면 마이튜브 1억뷰 각이다.
└ 그 정도면 마이튜브가 문제냐? 살아 움직이는 핵병기신데.
[소림 대체 뭐임?]
화룡무인 일주일 차 뉴비 화령 방송으로 화룡무인 보는 중인데 소림 대체 왜 저럼?
구파일방의 대표가 되는 곳 아님? 왜 저기서 다단계가 이루어지고 있는 거임?!
– 이건 진짜 뉴비네.
– 화룡무인에 뉴비가 있다고?!
└ 이것도 화령님의 은덕이시겠죠.
– 저긴 원래 저랬어
– 소림스탕스라는 단어가 괜히 생긴 게 아냐.
– ##소림사##…
└ 아 또 왔네.
└ 병먹금해.
[그거다! 화령! 소림을 박살내버려!]
소림스탕스의 소굴을 세상에서 지워버리는 거야!
– 이 분 왜케 화가 많이 나셨나요? 진짜 모름.
└ 화룡무인 유저들이 데인 게 좀 많아서
└ 요샌 덜한데 예전에는 소림스탕스들이 장난 아니었지.
└ 그 땐 ㄹㅇ 메뚜기 떼나 다름 없었으니까.
– 아니 그냥 도장깨기 하지 말고 천마펀치로 저기 다 없애버리면 안 됨? 그게 서로한테 좋을 것 같은데.
└ ㄹㅇ.
└ 나 그거 좀 기대하고 있었어.
[소림! 화령이 있는 방향으로 세 번 절해라.]
화령이 아니라 다른 강한 무인이 왔어도 박살났을 텐데 화령이라서 변명이라도 할 수 있잖아.
– 크윽! 상대가 화령만 아니었어도!
– 팩트)다.
– 소림이 그렇게 엉망이야?
└ ㅇㅇ
└ 반쯤 망했지
└ 괜히 유저들한테 환단 공급소 취급 받는 게 아냐.
└ 그 정도야? 진짜 개판이네.
[와. 소림 방장 쟤는 진짜]
어케 저딴 게 방장일 수가 있지?
– 밑바닥 인줄 알았는데 그보다 더한 게 있네.
– 그래도 이번에 화령이 박살내서 좀 나아질 듯?
[천마펀치!]
천마펀치!천마펀치!천마펀치!
– 천마펀치!천마펀치!…
– 천마펀치!천마펀치!…
[신림인가 거기가면 소림 무공 제대로 배울 수 있는거지?]
소림 풍경 보고 포기했었는데 잘 됐다. 한 번 가봐야겠네.
– 받아줄려나?
└ 일단 가보려고.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낫잖아.
– 나도 한 번 가보게.
– 나설이 추천해 준 곳이면 거기 반복퀘도 있는 거잖아.
└ 그것도 있네? 갈 이유 하나 더 늘었다.
– 오. 이거 장사각인가?
*
“…소림의 본관을 날려버리고 오셨다고요?”
“그래.”
당혹이 담긴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더니 마료가 어색하게 웃음을 지었다.
농담이기를 바라는 듯한 눈치였으나 안타깝게도 내가 한 말 중에서는 어느 하나 농담인 것이 없었다.
“그렇게까지 거창한 것을 원한 건 아니었습니다만…”
“신경 쓰지 마라. 본인이 마음에 들지 않아 때려 부수었을 뿐이니. 보상은 본래 주었을 만큼만 주면 되느니라.”
요즘 말로 서비스라는 것이지.
이 얼마나 관대하고 자비로운 처사란 말인가. 누군가 본다면 정의 사람이 아니냐고 물어보겠군.
–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화령님. 저희는 그걸 보통 그걸 의뢰 실패라고 부르는데요.]
기이하군. 지금 본인의 주변에 마료 말고 사람이 없거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해.
귀신이라도 있는 것일까.
– 못 들은 척 하네.
– 자기도 찔리는 거지.
– 근데 이래도 의뢰는 성공 되겠다.
– 소림을 박살내고 온 사람한테 어떻게 실패했단 이야기를 하냐곸ㅋㅋ
여러 음해공작이 있기는 했으나 본인은 별 어려움 없이 마료에게 수고하셨다는 이야길 들을 수 있었다.
[퀘스트 완료!]
[보상이 지급됩니다!]
본인의 눈 앞에 문구가 떠오름에 따라 본인의 단전에 기운이 새겨지는 것이 느껴졌다.
이 정도며는 어지간한 귀물을 입에 던져 넣은 수준이구나.
본래는 몇 번인가 퀘스트라는 것을 반복하며 내공을 축적시킬 생각이었다만 그럴 필요도 없겠군.
본인이 절정의 경지에 도달하지 못했던 이유는 하나다.
단순히 육신의 내공이 부족했을 뿐.
바꾸어 말하자면 그것만 채울 수 있다면 자연스레 경지가 상승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본인의 몸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눈치 챈 것일까. 마료가 눈을 크게 뜨더니 다급히 목소리를 낸다.
“경지의 상승?! 이런. 잠시 기다려주십시오. 제가 운기할 수 있는 환경을.”
“필요 없다.”
겨우 절정 따위에 도달하는 데 무슨 운기가 필요하더냐.
혈도를 폭주시켜 비정상적으로 채워지는 내기조차도 다스리는 본인이다.
이 정도야 별 것 아니지.
여느 때처럼 곰방대를 피우며 경지가 오름에 따라 생겨나는 변화를 제어했다.
기껏해야 닫혀 있던 혈도 몇 개가 더 열리고 몸의 기골이 내공을 사용하기에 더 적합한 형태로 바뀐 것 뿐이다.
환골탈태를 한 것도 아니니 무얼 하고말고 할 것도 없지.
“…도대체 당신은 무얼 하는 사람입니까.”
“그대가 감히 추측하기도 어려운 경지의 고수지.”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다른 보상은 사용할 필요가 없겠구나.
굳이 귀찮게 화경에 다다를 이유도 없으니 말이다.
뭣보다 화경에 다다르면 이 세상에서의 싸움이 너무 재미없어지지 않으냐.
일단 준다니 환단을 비롯해 기타 등등을 받아두긴 했다만 이를 어디에 써야 할는지.
삐져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바루의 목을 잡아 내 어깨 위에 올려두고 고민하고 있으려니 메시지가 날아들었다.
<화령씨! 저 화룡무인 시작했어요!>
그는 엔리였다.
Ilham Senjaya님 보러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흥! 바루 삐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