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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3

       

       

       

       

       “하하! 최고 시청률 30프로 돌파라니!”

         

         

       박용오 국장이 어서오세요 카페 바이올렛의 성적을 확인하며 호탕하게 웃었다.

         

       어제 막 15화가 방영되었고, 클라이맥스 씬 때의 시쳥률은 무려 30.8프로 달성.

         

       이례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는 스튜디오엔믹스의 회사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할 수밖에 없었다.

         

       하락세를 찍고 있던 주가도 서서히 반등하고 있었고, 여러 방송국에서 다음 드라마의 방영권을 얻기 위해 지금도 피 터지게 경쟁 중이었다.

         

       심지어 15화 클라이맥스 씬의 촬영 장소이자 사람의 방문이 적었던 하늘공원마저도 15화가 방영되자마자 사람이 밀어 터지는 관광 명소가 되어버렸다.

         

       

       “예. 댓글도 아주 난리가 났군요.”

         

         

       나영진 역시 커뮤니티의 반응을 살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현재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주제는 주로 클라이맥스 씬을 하드 캐리했던 설소영에 대한 것이었다.

         

         

       -아니 진짜 설소영 첫 작품 맞음? 이러다가 다른 배우들 다 따잇 당하겠네

       ㄴㄹㅇ ㅋㅋ 배우 연기 보고 소름 돋은 건 진짜 처음이었음

       ㄴ현직 배우들 실시간으로 박탈감 느끼고 있는 중

       ㄴ올해 신인상 확정이요~

       ㄴ신인상이 뭐임 ㅋㅋ 이 정도면 대상 라인에 끼어야 하는 거 아님?

       ㄴ응~ 미안한데 지금까지 신인이 대상 받았던 경우는 없었단다~

       -근데 이 정도면 설소영을 칭찬할 게 아니라 설소영의 재능을 알아본 스튜디오엔믹스의 안목 아님?

       ㄴ개추

       ㄴㄱㅊ요

       ㄴㄱㅊ. 현재 설소영 캐스팅 소식 전해졌을 때 욕 박던 놈들 싹 다 입꾹닫 시전 중 ㅋㅋ

       -그냥 외워. 설소영 + 927 작가 = 대작

       ㄴ아, 아… 927 작가. 또 당신입니까?

       ㄴ그저 GOAT

         

         

       음, 소영 양의 재능을 알아본 사람은 우리가 아니라 댓글에 적힌 GOAT인데.

         

       어쨌든 스튜디오엔믹스의 이미지까지 함께 좋아졌으니 그분께는 그저 감사할 따름이었다.

         

         

       “당장 단체 회식이라도 하고 싶은데 바로 다음 작품 준비로 또 바빠졌으니 그것도 쉽지 않겠구만.”

         

         

       그때 박용오 국장이 조금 아쉬운 눈빛으로 말했다.

         

         

       “국장님이 누누이 말씀하신 것처럼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냥 직원들 인센티브나 넉넉하게 챙겨 주십쇼. 지금도 927 작가님의 다음 작품을 찍는다고 신이 나 있으니까요.”

       “하긴 대작을 하나 뽑아내 봤으면 욕심이 생길 수밖에 없겠지.”

       “맞는 말인데… 국장님이 그걸 어떻게 아십니까?”

         

         

       인생의 단맛 쓴맛이 다 담긴 것 같은 박용오의 말에 나영진이 의문을 품었다.

         

       이 양반이 대작이라고 할 만한 작품을 뽑아낸 적이 있었던가?

         

       그 질문에 박용오는 당당하게 대답했다.

         

         

       “음? 나도 927 작가님 덕분에 이제야 깨달았는데?”

       “???”

         

         

       너무나도 뻔뻔한 대답에 나영진은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다.

         

         

       “그나저나 927 작가님은 지금 뭐하시냐? 소식을 들어보니 주말에 하루종일 JYB에서 사신다고 들었는데.”

       “예. 캐스팅할 아이돌은 다 뽑으셨고, 오늘은 백준영 대표님이랑 둘이서 드라마 OST 작곡을 진행 중입니다.”

       “미친. 그분이 작곡도 하실 줄 알아?”

       “아니요. 그냥 작사와 곡의 분위기 대해 디테일하게 설명해주시고 그걸 들은 백준영 대표님이 작곡을 다 하십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한 거지. 역시 글을 워낙 잘 적는 사람이어서 그쪽 분야로 다 잘하는 건가?”

       “뭐… 그것보다 문제는 둘 다 완벽주의 성향이 강해서 그런지 진짜 하루종일 작곡 작업에만 몰두한다는 점이겠죠. 솔직히 조금 걱정될 정도입니다.”

         

         

       나영진은 어제 진도를 알아보기 위해 확인차 JYB에 방문했다. 그리고 미친 속도로 곡을 뽑아내는 둘을 보며 질린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하나를 만들면 바로 다음으로 넘어가고, 의견이 부딪치면 그때부터는 심오한 100분 토론의 시작.

         

       그 과정을 계속 반복해서 어제 만들어낸 OST 곡의 수만 해도 무려 3곡이었다.

         

         

       “흐음… 차기작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시구만. 전작이랑 대하는 태도도 완전히 다르신 것 같고.”

         

         

       나영진의 얘기를 들은 박용오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근데 작가님께서 갑자기 왜 그렇게까지 하시는 걸까. 백준영 대표는 JYB를 부흥시키기 위해서라고 쳐도 927 작가님은 별다른 이유가 없을 텐데.”

       “아, 그거에 관해선 대충 들은 게 있습니다.”

         

         

       차기작이 바쁜 사회 속에서 꿈을 포기한 이들의 희망이 되었으면 한다.

         

       이건 분명 927 작가가 백준영 대표를 설득할 때 썼던 말이다.

         

       그리고 이 말을 해석해보면 작가님의 의지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다.

         

       가장 꿈을 꿔야 하는 나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꿈을 많이 잃기도 하는 게 바로 한국의 중고등학생.

         

         

       “어쩌면 작가님이 중학생이라 더 그러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분의 주위에도 꿈을 잃어 가는 학생들이 많이 있겠죠. 작가님은 그게 안타까워 플라이 하이라는 드라마를 계획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허, 역시 생각이 깊으셔. 애초에 그런 건 우리 어른들의 역할일 텐데 말이야…….”

       “그러니 지금이라도 저희가 작가님을 도와 최선을 다해야겠죠.”

       “그래. 네 말이 맞다. 원래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빠른 법이니.”

         

         

       다만.

         

       이들이 알 리가 없었다.

         

       은우가 왜 플라이 하이라는 드라마를 처음 기획하고 지금도 엄청난 공을 들이고 있는지를.

         

       왜냐하면 플라이 하이는 단 한 사람…….

         

       정확하게는 두 모녀를 위해서 만든 이야기니까.

         

         

       한편.

         

         

       JYB 엔터테인먼트의 어느 작업실 안.

         

       서은우와 백준영은 각각 해탈한 얼굴로 소파에 등을 기대고 있었다.

         

         

       “대표님. 저희 이러다가 진짜 과로로 죽는 거 아닐까요?”

       “그럼 좀 쉬게 해주시던가요.”

       “그거 아세요?”

       “안 알고 싶으니까 밥부터 먹죠. 시간이 제법 늦었으니 그냥 배달시킬게요.”

         

         

       서은우는 생각했다.

         

       음. 확실히 처음보다 많이 까칠해지셨네.

         

       이거 조금 섭섭할지도?

         

         

       “좋아요! 그럼 밥 다 먹고 안무에 대해 고민해 보죠. 이제 OST 작업은 거의 끝났으니까요.”

       “그… 927 작가님? 내일 월요일인데요?”

       “아….”

         

         

       서은우는 벽면에 걸려있는 시계를 쳐다봤다.

         

       시간은 오후 9시 30분.

         

       중학생인 그는 내일 어쩔 수 없이 학교에 가야 했다.

         

       그렇기에 백준영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다행히 오늘은 철야까지 달릴 일이 없을 것 같았다.

         

         

       “그럼 내일 학교 끝나고 다시 올게요.”

         

         

       그 말에 백준영은 곧바로 정색했다.

         

         

       “진짜 안 오셔도 되는데요.”

       “저도 좋아요. 내일도 이 시간까지 작업 진행하시죠.”

        “하하… 뭔 놈의 사람이 대화가 안 통해.”

         

         

       백준영은 속으로 눈물을 흘렸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 고생을…….

         

         

         

       ***

         

         

         

       은우의 갈굼과 백준영의 피눈물이 합쳐져 OST와 안무는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만들었다.

         

       즉, 이제는 슬슬 촬영 단계로 넘어가도 된다는 소리였다.

         

       다만 아직 JYB 소속의 아이돌에게 드라마 캐스팅에 관련된 얘기를 아직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은우가 아직도 그걸 안 알려줬냐며 또다시 백준영에게 눈치를 줬는데 백준영의 입장에선 억울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 캐스팅에 작곡에 안무에 일이 연달아 쏟아지는데 인간적으로 그럴 정신이 어디 있겠냐고!

         

       어쨌든.

         

       철저한 갑을 관계인 그로서는 별수가 없었다.

         

       백준영은 서둘러 927 작가의 선택을 받은 4명의 아이돌을 불러 사정을 설명했다.

         

       참고로 여자 아이돌은 이다혜 한 명뿐이었고, 나머지 3명은 모두 남자 아이돌이었다.

         

         

       “네?! 저희보고 연기를 하라고요?”

         

         

       그때 ‘민재’ 역을 맡게 될 강하늘이 크게 소리쳤다.

         

         

       “참고로 나도 함께하게 됐어. 어때? 벌써부터 가슴이 막 설레지?”

       “…대표님이 연기를요? 그건 설레기보다는 그냥 어지러운데요.”

       “그럼 멀미약을 처먹든가.”

         

         

       일단 다른 아이돌들 역시 강하늘과 마찬가지로 조금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당연한 일이었다.

         

       애초에 연기라는 것은 자신들의 본업과 거리가 멀었고, 심지어 마땅한 성공 사례도 없다. 오히려 뭔 아이돌이 연기냐며 부정적인 시선밖에 없을 것이었다.

         

       아직 어린 이들에게 부담되는 상황인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백준영과 은우가 그들의 사정을 모를 리가 없었기에 그들을 꼬실 작전도 마련해놨다.

         

         

       “근데 얘들아 우리에게 캐스팅 제의가 온 드라마 제작사가 어딘지 아니?”

       “어디길래 뜸을 들이시는 건데요?”

       “후후후… 무려 스튜디오엔믹스에서 커넥팅이 왔단다.”

       “스, 스튜디오엔믹스?!”

         

         

       요즘 제일로 핫한 제작사의 이름이 나오자 깜짝 놀란 듯 눈을 크게 뜨는 아이돌들.

         

       특히 지금까지 묵묵하게 얘기를 듣고 있던 이다혜가 감탄사를 내뱉을 정도였다.

         

         

       “그리고 이게 가장 중요한데 과연 너희가 출현할 작품의 스토리를 누가 쓰셨을까?”

       “서, 설마……!”

       “그래. 드라마 어서오세요 카페 바이올렛의 스토리를 집필하신 대작가, 927 작가님이시지. 참고로 그분이 너희들을 직접 뽑으셨단다.”

         

         

       927 작가가 직접 자신들을 선택했다는 소리에 아이돌들은 차마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하지만 백준영의 준비된 대사는 아직 끝난 게 아니었다.

         

         

       “혹시 너희랑 함께 호흡을 맞출 주인공 역을 누가 맡았는지도 듣고 싶니?”

       “설마 설소영은 아니죠?”

       “설소영 맞는데?”

       “맙소사…….”

         

         

       요즘 세간에서 엄청난 파급력을 자랑하는 두 명.

         

       진짜 이 두 명과 같은 작품에 출현하고, 함께 호흡을 맞출 수 있다고?

         

       그 시점에서 이미 아이돌들은 거의 넘어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 맞다. 927 작가님이 잘 부탁드린다는 의미로 친필싸인도 나눠주셨단다. 그분 말로는 이게 생애 첫 친필싸인이라던데? 음, 분명 희소성이 있을 것 같기도…….”

         

         

       927 작가가 준 뇌물에 다들 눈 돌아가서 캐스팅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한다.

       

       

       

       

       


           


I Became a Genius Writer Obsessed With a Popular Act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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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여배우에게 집착 받는 천재작가가 되었다
Score 7.6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She likes me enough to win an award. Meet Seo Eun-Woo, a passionate K-Drama fan turned writer, whose life takes an unexpected twist when he awakens in a world of mediocre dramas. Frustrated and desperate for the perfect storyline, he stumbles upon a former actress who sparks his creative genius. Watch as their fateful encounter turns his life into a captivating drama of its 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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