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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65

       

       

       

       

       어느덧 무함마드 왕자의 방한 일정이 모두 끝나고, 최도진은 그를 배웅해주기 위해 공항으로 나섰다.

         

       그렇게 무함마드 왕자의 전용기 앞에서 악수를 나누게 된 두 사람.

         

         

       “방한 도중 신경 써줘서 고맙소.”

       “아닙니다. 귀빈으로 방문하신 분에게 마땅한 도리를 다했을 뿐입니다. 헌데 원래 일정보다 빠르게 돌아가시는군요.”

         

         

       약, 3일간의 짧은 기간. 원래 일정상 며칠 정도 더 있을 예정이었지만, 무함마드 왕자는 불현듯 자신의 본국으로 돌아간다고 선언했다.

         

         

       “이미 목적을 이루었으니 더는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소.”

         

         

       목적을 이루었다는 무함마드 왕자의 말에 최도진은 본능적으로 침을 꿀꺽 삼켰다.

         

       당연히 그로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애초에 무함마드 왕자의 방한 목적은 927 작가와 만나는 것.

         

       927 작가 역시 그와의 면담을 흔쾌히 허락하였고, 그렇게 성사된 둘만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무슨 대화가 오갔는지는 오직 당사자인 둘밖에 모른다.

         

       하지만…….

       

          

       “아무래도 927 작가는 여전히 한국을 많이 사랑하는 것 같았소.”

       “예? 그게 무슨……”

       

       

       

       무함마드 왕자의 말에 최도진은 의아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무함마드 왕자는 자연스레 얼마 전에 있었던, 927 작가와의 대화를 떠올렸다.

         

       서로 악수를 주고받고, 친구의 관계가 된 그들은 그 이후로 약간의 대화를 더 나누게 되었는데…….

         

         

       “친구가 된 기념으로 하나만 물어봐도 되겠소?”

       “뭔데요? 설마 또 사우디 얘기는 아니죠?”

       “그대의 의견이 확고하니 딱히 강요할 생각은 없소. 단지… 한 사람의 팬으로서 언젠가는 그대의 새로운 작품을 보고 싶어서 말이지.”

         

         

       무함마드 왕자가 궁금한 것.

         

       그것은 927 작가의 복귀에 관한 것이었다.

         

       솔직히 이 건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을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건 천하의 무함마드 왕자 역시 마찬가지. 그렇기에 당사자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조금이라도 의견을 듣고 싶었다.

         

         

       “아까부터 계속 본국의 얘기를 꺼낸 것도 이 때문이오. 한국이 싫다면 다른 곳에서 활동하면 그만이니.”

       “음? 한국이 싫다?”

       “그대는 한국이 싫지 않소? 나 같으면 그리 좋게 보이지는 않을 것 같은데.”

         

         

       927 작가가 한국의 국민들의 지나친 관심 때문에 은퇴를 한 건 이미 유명한 사실이다.

         

       그 때문에 지금도 전 세계에서 그들을 향한 비판과 손가락질이 쇄도하고 있으니.

         

       허나, 무함마드 왕자의 물음에 소년은 그저 이렇게 대답했다.

         

         

       “잘못을 한 건 분명 맞지만, 그렇다고 싫어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당연히 사람이라면 실수 한 번 정도는 할 수 있다. 다만, 그것을 반복하지만 않으면 된다.

         

       소년은 분명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애초에 그들이 지나친 관심을 보이던 이유도 다 자신의 작품에 많은 애정을 품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은퇴 발표 이후로 시간이 흐른 지금, 나름 반성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었으니까.

         

       물론 소년의 순수한 대답에 무함마드 왕자는 영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대는 사람이 너무 유하오. 그러니 본인의 명성과 위상에 걸맞게 조금은 뻔뻔해질 필요가 있어 보이는 것 같소.”

       “지금도 나름 뻔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아마 그건 눈앞의 사람과 대화를 나눌 때만이겠지. 그 부분은 나도 동의하는 바이지만, 적어도 행동 쪽은 전혀 아니라고 생각하오.”

       “……그게 무슨 뜻이에요?”

       “하고 싶은 대로, 누구의 눈치도 보지 말고 행동하라는 뜻이오. 그대는 927 작가이자 이제는 사우디 왕가의 친구이기도 하니까.”

         

         

       무언가…….

         

       많은 의미가 담겨 있는 무함마드 왕자의 말에 소년은 잠시 고민했다.

         

       이윽고, 생각의 정리를 마친 소년이 천천히 입을 연다.

         

         

       “그럼 저도 친구가 된 기념으로 부탁 하나만 할게요.”

       “음? 무엇이오?”

       “현관까지 배웅 좀 해주세요.”

         

         

       소년의 뜬금없는 부탁에 무함마드 왕자의 얼굴에 의문이 들어섰다.

         

         

       “……배웅?”

       “네. 말 그대로예요. 이제 시간도 늦었겠다 슬슬 집으로 돌아가야겠죠. 친구 사이인데 배웅 정도는 해줄 수 있잖아요?”

         

         

       무함마드 왕자는 늘 누군가에게 배웅을 받는 입장이었지, 반대의 입장은 아니었다.

         

       더군다나 그 누가 감히 사우디의 후계자에게 현관까지 배웅해달라고 당당하게 요구하겠는가?

         

       그렇기에 무함마드 왕자는 소년의 뻔뻔한 요구에 크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이오. 반대로 나는 아직 그대에게서 대답을 못 들은 것 같은데.”

       “다시 복귀할 생각이 있냐고요?”

       “그렇다네.”

         

         

       무함마드 왕자의 긍정에 소년은 어째서인지 씨익 웃었다.

         

       그리고 소년은 그에게 다가가 이렇게 말했다.

         

       그건…….

         

         

       “왕세자님?”

       “이런.”

         

         

       최도진의 부름에 무함마드 왕자는 쓴 미소를 지었다.

         

         

       “대통령.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이것 하나만 말하겠소. 927 작가는 한국을 떠날 생각이 없어 보였소.”

         

         

       무함마드 왕자가 전한 긍정적인 소식에 순간 최도진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다만.

         

         

       “적어도 아직은.”

       “아직… 말입니까.”

       “그렇소. 그러니 이 이상 그를 실망하게 만드는 일이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것이 좋을 거요. 그렇지 않으면 그때는 진짜 돌이킬 수 없을 테니.”

         

         

       무함마드 왕자의 경고에 가까운 말을 들은 최도진은 이해할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왜 저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시는 겁니까? 만약 왕세자께서 말한 사태가 발생한다면 자연스레 이득을 보는 건 왕세자이실 텐데.”

       “뭐… 927 작가와 만나기 전이었다면 아마 그렇게 했을 거요.”

       “…예?”

       

         

       최도진에게 그런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고, 무함마드 왕자는 자신의 전용기에 탑승했다.

         

         

       “이유라…….”

         

         

       그리고 방금 최도진이 했던 말을 떠올리며, 무함마드 왕자는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무함마드 왕자가 한국의 대통령에게 그런 경고를 남긴 이유는 단순히 친구의 안위를 걱정해서였다.

         

       누가 봐도 친구가 한국에 남는 것을 원하는데 뭐 어쩔 수가 있겠는가? 대통령이라는 보험 정도는 들어놔야 좀 안심이 되지.

         

       헌데 조금 아쉬운 기억이 떠올랐다.

         

         

       “아무리 친구 사이여도 그건 못 알려준다…… 였던가.”

         

         

       무함마드 왕자는 자신의 물음에 그렇게 대답한 작은 친구의 모습을 떠올리며 얕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원하는 대답을 듣지 못한 무함마드 왕자는 혹시 몰라 이렇게 덧붙여서 물었다.

         

         

       -그 말은 이미 누군가에게는 복귀에 관한 사실을 알려준 것처럼 들리는 것 같소.

       -아니, 맞는 말이긴 한데……. 도대체 어느 부분에서 그걸 알 수 있는 건데요?

       -친구 사이여도 못 알려준다면 그 말. 그렇다면 친구 사이 그 이상인 사람에겐 알려줄 수 있다는 뜻 아니오?

         

         

       그 말이 끝나고.

         

       소년의 반응을 살피던 무함마드 왕자의 눈이 순간 커졌다.

         

       눈앞의 소년은 대화를 나눌 때만큼은 뻔뻔하고, 능청스럽다. 이 부분은 전에 말했다시피 무함마드 왕자 역시 동의한 바이다.

         

       그렇기에 무함마드 왕자는 현재 소년이 짓고 있는 표정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당황.

         

       사우디의 후계자인 자신을 상대로도 단, 한 번의 흐트러진 기색을 내보이지 않았던 소년.

       

       분명 방금까지만 해도 계속 그래왔던 소년이 처음으로 당황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질문을 하기 전에는 분명…….

         

         

       ‘가족 쪽으로 예상했는데 말이지.’

         

         

       친구의 당황한 반응을 다시 떠올려보면 아마 그쪽은 아닌 것 같았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건……

         

         

       “서, 은, 우.”

       “깜짝이야!”

         

         

       갑자기 귓가를 간지럽히는 감미로운 여자 목소리에 서은우가 화들짝 놀랐다.

         

         

       “서, 설소영?”

       “안녕? 오늘의 깜짝 아침 인사였어.”

         

         

       설소영이 귓속말로 그의 이름을 부른 것이었다.

         

       당황한 그의 반응을 즐기듯 설소영이 얕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 아침 인사를 건네며 그의 옆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자리에 앉은 설소영은 어째서인지 서은우를 뚫어지게 계속 쳐다보고 있었다.

         

       당연히 엄청 눈치가 보였던 서은우는 그녀에게 조심스럽게 그 이유를 물을 수밖에 없었다.

         

         

       “무슨 문제 있어?”

       “그냥……. 뭔가 잊은 게 없나 싶어서.”

       “잊은 거?”

         

         

       서은우는 그녀의 말대로 잊은 것이 없나 곰곰이 생각했다.

         

       주말에 딱히 숙제도 없었고, 준비물도 없었다. 하물며 아직 학기 초라 쪽지 시험을 치는 것도 아니고, 오늘 나 아니었으면 시원하게 늦잠을 잘뻔했던 차무식도 어찌어찌 잘 챙겨서 등교시켰는데……?

         

       아.

         

       설마 이건가?

         

         

       “그… 안녕?”

       “응!”

         

         

       서은우가 뒤늦은 아침 인사를 건네자 설소영이 싱긋 웃으며 그것을 기쁘게 받아준다.

         

       가뜩이나 예쁜 설소영의 얼굴.

       

       그것을 이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보는 것도 치명타인데 거기에 지금처럼 순수한 미소까지 걸린다?

         

       ……세상 그 어떤 남자가 그것에 넘어가지 않을 수가 있을까.

         

       당연히 그 사항은 같은 남자인 서은우에게도 적용되는 사항이었고, 그렇기에 서은우 역시 잠깐 넋을 잃고 설소영의 얼굴을 쳐다보긴 했다.

         

       하지만 어떠한 위화감이 들었기에 곧바로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확실히 최근에 자신을 대하는 설소영의 태도는 뭔가 이상했다.

         

       그래. 굳이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얘, 분명 이런 캐릭터가 아니었는데?’

         

         

       이렇게 친근하게 남자를 대하는 설소영? 원작을 본 그로서는 감히 상상하기 힘든 그런 모습이다.

         

       그리고 그 위화감을 느끼고 있는 사람은 서은우뿐만이 아니었다.

         

         

       “흠… 수상해.”

         

         

       그들과 넓은 간격으로 띄워져 있는 2분단의 맨 뒷자리.

       

       그곳에 앉아있던 이다혜 역시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I Became a Genius Writer Obsessed With a Popular Actress

I Became a Genius Writer Obsessed With a Popular Actress

인기 여배우에게 집착 받는 천재작가가 되었다
Score 7.6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She likes me enough to win an award. Meet Seo Eun-Woo, a passionate K-Drama fan turned writer, whose life takes an unexpected twist when he awakens in a world of mediocre dramas. Frustrated and desperate for the perfect storyline, he stumbles upon a former actress who sparks his creative genius. Watch as their fateful encounter turns his life into a captivating drama of its 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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