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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83

       

       

       

       

       JYB.

       

       현재 명실상부 한국 최고의 연예 기획사라고 불리는 곳.

         

       그런 JYB도 2년 전에는 5대 기획사에서 가장 경쟁력이 떨어졌고, 5대 기획사라는 이명을 지키는 것도 위태로운 수준이었다.

         

       하지만…….

         

       혜성같이 등장한 한 작가로 인해 연예계의 판도는 순식간에 뒤바뀌었다.

         

       927 작가.

         

       아직도 그가 왜 굳이 수많은 연예 기획사 중에 JYB에 손을 내밀었는지는 미스터리다.

         

       또한, 이 건에 대해 다른 연예 기획사가 JYB를 뒤에서 손가락질하고 욕하기도 했다.

         

       연예 기획사면 아이돌이나 잘 육성하고 노래나 잘 만들 것이지 연기는 무슨 연기냐.

         

       대충 이런 여론이 강했고 대중들의 생각도 대부분 비슷했다.

         

       하지만 세간의 안 좋은 시선과 걱정에도 불구하고, JYB와 927 작가의 합작은 유례없던 대성공을 이루었다.

         

       물론 그중에서도 플라이 하이를 통해 가장 큰 이득을 본 것은 JYB였다.

         

       당장 그곳의 대표인 백준영은 연예 기획사의 관계자 중에서 가장 사람들에게 익숙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가진 사람이 되었고, 플라이 하이에 주연으로 출연한 아이돌들과 플래시 몹 덕분에 JYB는 엄청난 관심과 재조명받게 되었다.

         

       그리고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는 말이 있듯이 백준영은 바로 이다혜가 포함된 걸그룹인 ‘홍련’을 데뷔시켜 그 상승세를 이어나갔고, 고작 2년 사이에 JYB는 한국 최고의 연예 기획사라고 불릴 정도의 위상을 얻게 되었다.

         

       당연히 플라이 하이 이후 JYB 측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또한, 그것이 본인의 힘만으로 이룬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던 백준영은 그 수익을 오로지 JYB의 식구들을 위해 재투자하였다.

         

       사옥의 시설을 최신식으로 대거 개편, 대부분의 사원들이 이용하는 식당의 식재료를 유기농 위주로 바꾸고 휴식 공간 확보와 자율근무제 추진 등등 지금도 복지 향상을 위해 연구 중이다.

         

       이런 노력이 제법 큰 효과가 있었던 모양인지 최근 JYB 사원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어있었다.

         

       자신이 일하는 회사의 위상도 높고, 심지어 대표가 사원 복지까지 최대한 신경을 써 주는데 표정이 어두운 게 오히려 이상한 거였다.

         

       당연히 백준영의 입장에서도 사원들이 표정이 밝으면 밝을수록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기분이 좋다고 자신 있게 표현할 수가 없었다.

         

         

       “…….”

         

         

       오늘은 토요일.

         

       비록 연예 기획사지만 JYB도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당연히 주말에는 쉰다.

         

       허나, 어째서인지 백준영은 황금 같은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JYB 본사 안에 있었다.

         

       JYB의 대표로서 주말에 출근하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하나의 회사를 책임져야 하는 백준영에게는 당연한 상황이기도 했다.

         

       문제는 오늘 백준영이 JYB의 본사 사옥 안에 있는 이유가 일 때문이 전혀 아니라는 것.

         

       그렇기에 백준영은 멍한 얼굴로 무대 위를 바라보았다.

         

       현재 그가 서 있는 4층은 최근에 크게 개편된 장소 중 하나였다.

         

       원래는 연습생들의 무대 실전 감각을 늘리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곳이지만, 현역 아이돌 그룹이 무대에 오르기 전 마지막 점검을 하기 위해서 더욱 많이 사용하기 있긴 하다.

         

       어쨌든 사원들에게 꽤나 큰 호평을 듣고 있는 곳이었고, 백준영도 상당히 만족하는 공간이었는데…….

         

         

       “일단 소품부터 세팅하죠.”

         

         

       서서히 무대를 채우기 시작하는 물건들을 보며 백준영은 헛웃음을 내뱉었다.

         

       사원들이 사용하라고 만들어둔 장소를 지금은 웬 고딩들이 강제로 점령하고 있었다.

         

       정확하게는 한빛예고의 연극·영화부, 그들이 대회 연습을 명분으로 4층 공간을 사용 중이었다.

         

       물론 그 안에 JYB의 식구인 이다혜라던가 문제의 그 사람도 있긴 한데…….

         

         

       “표정을 보아하니 뭔가 불청객 취급하시는 것 같네요.”

         

         

       그때 자신의 옆으로 어떤 남학생 한 명이 뻔뻔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백준영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한 얼굴이다. 심지어 비교적 최근에 둘이서만 대화를 나누기도 했고.

         

         

       “아니… 예… 뭐…. 불청객 맞잖아요.”

       “엥, 언제는 JYB에 와달라고 계속 애원하셨잖아요.”

       “제가요? 진짜 미친놈이었네.”

         

         

       서은우는 과거의 자신을 자책하는 백준영을 보고 피식 웃음이 나왔다.

       

       사건의 발단은 이러했다.

         

       동아리 활동 시간에만 대회 준비를 하는 것은 누가 봐도 연습량이 많이 부족했다.

         

       그렇기에 연극·영화부는 긴급회의를 열었고, 주말에 모여서 연습을 하자는 합리적인 결론에 이르렀다.

         

       문제는 연습을 할 만한 장소였다.

         

       일단 장소를 결정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제약이 따라온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 대회의 무대와 최대한 비슷한 환경이어야 한다는 것.

         

       허나, 안타깝게도 주말에 그런 장소를 찾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웬만하면 아마추어나 현역 팀의 공연 일정이 잡혀있거나 대여비가 장난이 아닐 테니까.

         

       뭐… 사실 대여비 문제는 연극·영화부에게 크게 문제가 되진 않는다.

         

       당장에 박하준, 설소영, 서은우 등등 학생치고는 돈이 많은 부원이 꽤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동아리를 만든 장본인인 박하준은 책임감을 느끼고 자신의 돈을 지불해 장소를 대여하려고 했다.

         

         

       -저… 괜찮은 장소가 있는데…….

         

         

       하지만 그때 이다혜가 조심스럽게 손을 들었고, 자신의 휴대폰을 통해 사진 한 장을 보여줬다.

         

       그것은 JYB 본사 사옥의 4층, 현재 연극·영화부와 백준영이 서 있는 장소의 사진이었다.

         

       조명부터 시작해 실제 대회의 비슷한 환경 요소, 심지어 한빛예고와 거리까지 가깝다.

         

       대회 연습을 하기에 참으로 적합한 장소가 아닐 수가 없었는데 이다혜는 조금 걱정되는 점이 있었다.

         

       그건 바로 JYB의 대표 백준영의 허락이었다.

         

       아무리 백준영이 JYB 식구들을 사랑하고, 특히 이다혜를 아낀다고 해도 본사에 외지인들을 들이는 것은 꺼려질 수밖에 없는 일이다.

         

       그러니 이다혜 혼자서 4층의 사용을 부탁하면 아마 안 들어줄 가능성이 크겠지.

         

       그것을 알고 있기에 이다혜는 조심스럽게 서은우를 쳐다봤다.

         

       이다혜와 자연스레 시선을 마주친 서은우는 처음에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없어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곧바로 그녀가 왜 도움을 요청하는 눈빛을 보이는지 깨달았다.

         

       하지만 이다혜가 착각한 점이 하나 있었다.

         

       그녀는 서은우를 JYB의 후계자라고 생각하고 있다. 분명 같이 설득하면 성공할 확률이 조금이라도 더 늘어날 것 같아서 도움을 요청한 것이지만…….

         

         

       -대표님.

       -뭐야, 갑자기 불안하게 웬 문자에요? 또 무슨 일 터졌어요?

       -네. 엄청 큰일 났으니까 주말에 본사 사옥 4층 좀 사용할게요.

       -……?

         

         

       거의 통보에 가까운 문자 내용.

         

       사실 서은우, 927 작가가 끼어든 순간 설득까지 갈 것도 없었다.

         

       왜냐하면…….

         

         

       “듣기로는 플라이 하이 이후로 벌어들이신 수입이 상당하신 것 같던데.”

       “…….”

       “여기도 그 이후로 생겼다면서요? 이야~ 그럼 여기가 누구 덕분에 지어진 곳이려나.”

       “……유능하신 어느 작가분 덕분이겠죠.”

       “오, 그럼 그 작가분이 만약 이곳을 사용하고 싶으면 어떻게 할 거예요?”

       “에휴…… 앓느니 죽어야지. 그냥 편하게 쓰십쇼.”

       

         

       의도가 뻔히 보이는 서은우의 말에 백준영은 백기를 들 수밖에 없었다.

         

       하긴, 현재 자신의 옆에 있는 사람이 아니었으면 애초에 만들지도 못했을 공간이다.

         

       더군다나 주말에는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이 없으니 괜찮겠지.

         

         

       “그리고 책상이랑 의자도 좀 빌려주세요.”

       “……그건 또 왜요?”

       “소품 중에 하나인데 당연히 들고 다니기 힘들잖아요? 그러니 JYB에서 빌릴 생각으로 처음부터 두고 왔죠. 설마 회사에 그런 것도 없겠어요?”

       “…….”

       “아! 이왕이면 유기농으로 만든 밥도……”

         

         

       백준영은 점점 늘어나는 서은우의 요구 사항을 들으며 활짝 웃었다.

         

       사실 겉으로만 웃고 있는 거였고 속으로는 눈물을 흘리고 있는 상태였다.

         

       그러다가 문뜩 백준영은 과거에 했던 한 인터뷰를 떠올렸다.

         

       그는 이런 질문을 받았다.

         

       JYB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 뭐냐고.

         

       이에 백준영은 쓴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아직 성공이라고 자부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굳이 비결을 꼽자면 제 인복이 좋았던 것 같아요.

       -인복이요?

       -927 작가님이 JYB의 성장에 도움을 주신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니까요.

       -어머, 뭔가 927 작가님이랑 엄청 각별하신 사이인 것 같아요.

       -하하. 청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말했다시피 그냥 인간적으로 존경하는 분입니다. 여러분도 대화를 한번 나눠보시면 바로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존경은 개뿔.

         

       나이와는 전혀 상관없이 옆에 있는 이 사람은 분명 멋있고, 존경할만한 사람이긴 하다.

         

       하지만 백준영은 한 가지 사실을 망각하고 있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일 적인 대화를 나눌 때만이고, 지금처럼 사적인 대화를 나눌 때는 전혀 아니라는 것을…….

         

       언젠가 다시 인터뷰할 일이 있으면, 반드시 말해야겠다.

         

       정신 건강을 위해서라도 웬만하면 이 사람이랑 얽히지 말라고…….

       

       

       

       

       

       

         

       

       

       


           


I Became a Genius Writer Obsessed With a Popular Actress

I Became a Genius Writer Obsessed With a Popular Actress

인기 여배우에게 집착 받는 천재작가가 되었다
Score 7.6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She likes me enough to win an award. Meet Seo Eun-Woo, a passionate K-Drama fan turned writer, whose life takes an unexpected twist when he awakens in a world of mediocre dramas. Frustrated and desperate for the perfect storyline, he stumbles upon a former actress who sparks his creative genius. Watch as their fateful encounter turns his life into a captivating drama of its 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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