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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09

       

       

       

       

       한편.

       

       

       JYB의 대표실 안.

         

         

       “JYB의 입장에선 사실과 무관하다고 입장을 밝히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전화 통화를 끝내고, 백준영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곤 축 늘어진 몸으로 의자에 완전히 등을 기대었다.

         

         

       “후…… 골치 아프네.”

         

         

       백준영은 최근 한가지 고민에 빠져있었다.

         

       그건 바로 홍련의 막내인 이다혜에 관한 것.

         

       JYB에서 이다혜라는 어떤 아이돌일까?

         

       백준영은 곧바로 비타민을 떠올렸다.

         

       매사에 열심히 하고, 착하고, 예쁘고, 뭔가 보고만 있어도 힘이 나는 것 같은 아이.

         

       그렇기에 JYB 내부에서도 이다혜의 인기는 상당하고, 백준영도 이다혜를 매우 아낀다.

         

       하지만 근래 들어 이다혜는 아이돌로서 엄청 큰 문제를 일으키고 있었다.

         

       바로 열애설이었다.

         

       최근 이다혜는 홍련의 아이돌로서가 아닌 학생으로서 카메라에 모습을 자주 비추었다.

         

       고퀴즈라는 프로그램과 대한청소년연극제에서 말이다.

         

       여기서 논란이 된 것은 그녀의 옆에는 항상 어떤 남학생이 붙어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매우 사이좋은 모습으로, 누가 보면 사귀는 줄 알겠다라고 말할 정도로 알콩달콩하게.

         

       ……그 남학생이 누구인지 백준영이 모를 리가 없었다.

         

       세간에선 그 남학생을 향해 927 작가의 계보를 이어줄지도 모른다는 희망에 차 있다.

         

       백준영의 입장에선 참으로 우스운 얘기다.

         

       927 작가가 은퇴하고 사람들은 절망했다. 그리고 몇 달 뒤에 운명처럼 다시 등장한 그 남학생을 보고 다시 희망을 보았다. 허나, 그 둘이 동일 인물인 것을 깨닫게 되면 사람들은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

         

         

       ‘아마 엄청난 혼란에 빠지지 않을까 싶은데…….’

         

         

       백준영은 어떠한 가정을 떠올리곤 쓴 미소를 지었다.

         

       어쨌든 화제의 중심에 있는 그 남학생, 서은우가 이다혜와 함께 모습을 보인 것이 이번뿐만이 아니다.

         

       비록 사고였지만 이다혜가 버스에서 서은우와 팔짱을 끼고 있던 사진이 몇 달 전에 잠시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었다.

         

       당연히 그때는 얼굴이 모자이크 처리되어 있어서 신상이 제대로 밝혀지진 않았다. 하지만 상체 쪽까지 완전히 모자이크 되어있지 않던 점이 문제가 된 것이다.

         

       덕분에…….

         

         

       —

         

         

       [버스 남자랑 서은우가 동일 인물인 이유]

         

         

       일단 이다혜 프로필에 명시된 키가 168cm거든? 근데 서은우 키는 대충 180대 중후반임.

         

       대충 사진상의 키 높이를 비교해봤을 때 거의 일치함.

         

       그 외에도 전체적인 체격(옷핏, 어깨, 전완근)이라든가 비슷한 점이 많음.

         

         

       —

         

         

       이것이 현재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는 논란이었다.

         

       이미 여론은 대부분 이 추리에 동의하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었고, 때문에 방금 백준영에게 갑작스레 전화 한 통이 걸려 온 것이었다.

         

       바로 연예인의 열애 소식을 가장 민감하게 움직이는,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연예 전문 매체인 이스패치에서.

         

       그리고 그곳의 관계자가 백준영에게 직접 물었다.

         

       서은우와 이다혜, 이 둘의 열애설 의혹에 관한 기사를 낼 예정인데 혹시 JYB의 입장은 어떻냐고.

         

       일단 JYB의 대표로서 사실과 무관하다고 답변했다. 아마 삼일 뒤쯤에 이스패치 기사에 방금 했던 말이 그대로 실려있겠지.

         

       아이돌의 연애설은 이미지 측면으로 상당한 타격을 준다.

         

       그것도 한창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홍련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멤버인 이다혜의 열애설. 심지어 곧 컴백을 앞두고 있어서 더더욱 구설수에 오를 것이다.

         

       백준영은 또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에는 아까랑 다르게 그저 안타까움만이 가득 담겨 있었다.

         

       그는 사건이 터지고 이다혜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 대충 상상이 되었다.

         

       짧은 연예계 생활에서 열애설은 피할 수 없는 숙명과도 같은 것이다. 앞으로 벌어질 일은 다혜에게 분명 안 좋은 일로 기억되겠지.

         

       특히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을 싫어하는 아이이니 아마 스스로 엄청 자책하고 상처받을 것이다.

         

       물론, 이 상황을 순식간에 타파할 묘수가 딱 하나 있긴 하다.

         

       하지만 그것은 전적으로 그 사람의 동의가 필요한 방법이고 동시에 그 사람이 극도로 꺼릴 방법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그 사람의 행보를 보면 기대를 안 하는 방향이 맞겠지.

         

       음… 근데 말이다.

         

       기대를 안 하는 방향이 맞긴 하지만, 어째서인지 기대를 하게 된다.

         

       또, 여자 문제면 사람의 태도가 돌변하는 것이 바로 남자라는 생물 아니겠는가?

         

       특히 그 사람은 첫 만남부터 다혜를 보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으니까.

         

         

       “흐흐.”

         

         

       그렇기에 백준영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휴대폰을 다시 켜, 어딘가로 전화를 걸려고 하였다.

         

         

       똑- 똑-

         

         

       그때였다.

         

       백준영의 집무실 방문을 누군가가 두드렸고, 평소에도 자주 방문했다는 듯이 문을 열고 어떤 남성이 들어섰다.

         

       오규민.

         

       올해 31살로, 무려 2년째 홍련의 매니저를 담당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의 등장에 백준영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규민아 갑자기 여긴 왜 왔어? 지금 시각이면 다혜 데리러 가야 할 시간 아니야?”

         

         

       현재 시각은 4시 38분.

         

       한빛예고의 하교 시간이 4시 30분이니 이미 지나갔다.

         

       즉, 원래라면 이미 한빛예고의 정문 앞에 도착해 이다혜를 차에 태우고 데리고 와야 할 시간이라는 뜻.

         

         

       “그게…….”

         

         

       오규민은 자초지종 사정을 설명했다.

         

       이다혜를 데리러 가기 위해 차에 시동을 걸고 액셀을 밟았는데 뭔가 이질감이 든 것.

         

       그래서 혹시 문제가 있나 싶어 차를 살펴보니까 타이어 공기압 경고등에 빨간 불이 들어와 있었고, 어째서인지 타이어에 펑크가 나 있었다.

         

         

       “……언제부터?”

       “그건 저도 자세히는 모르겠습니다. 분명 오늘 아침에 다혜를 데려다 주고 오는 길만 해도 멀쩡했거든요.”

       “쓰으읍…… 그건 뭔가 이상하네.”

       “일단 다혜에게 타이어 문제 때문에 바로 못 데리러 갈 것 같다고 말하니, 알아서 오겠다고 하더군요. 일단 택시를 타고 오라고는 말했습니다만……”

       “그래. 어차피 안 타고 올 게 뻔하지.”

         

         

       이다혜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등하교할 때가 많았다.

         

       지금처럼 피치 못할 사정으로 오규민이 차를 운용하지 못할 때나, 가끔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을 때 종종. 아마 비싼 택시보다는 이쪽이 더 익숙하겠지.

         

       참고로 지하철로 5분, 걸어서 15분 정도면 한빛예고에서 JYB의 본사 사옥까지 올 수 있기에 그리 먼 거리는 아니다.

         

       원래라면 학교에서 더 가까운 기숙사로 향했겠지만, 최근에는 컴백 준비 때문에 바로 본사로 오는 편.

         

       애초에 최근 들어서는 이다혜는 무조건 매니저인 오규민의 차를 통해서만 등하교를 하게 했다.

         

       요즘 워낙 아이돌 스토킹이나 사생팬 문제로 여러 연예 기획사 골머리를 썩이고 있으니 어찌 보면 백준영으로서는 당연한 결정이었다.

         

       그리고 웬일로 이다혜 역시 군말 없이 백준영의 말을 따랐다. 물론 여기에는 서은우의 걱정이 담긴 잔소리가 제대로 한몫을 했고, 백준영이 이를 알 리가 없었다.

         

       어쨌든.

         

         

       “일단 규민아 최대한 역 쪽으로 가서 다혜 마중 나가 있어. 지금 가면 대충 중간 지점에서 만나겠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혹시 모르니 추가로 도움을 요청해둘게.”

       “……누구에게 말입니까?”

       “있어. 저번에 나 무상으로 잔뜩 부려 먹은 악마같은 사람.”

         

         

         

       ***

         

         

         

       조금 흔치 않은 일이 일어났다.

         

       차무식 녀석이 가족과 식사 약속이 있다는 것.

         

       그래서 우중충한 날씨 속에서 홀로 외롭게 하교를 하게 되었다.

         

       ……분명 그럴 줄로만 알았다.

         

         

       “서은우! 혼자 가?”

       “이다혜?”

         

         

       교문을 나서기 전에 화려한 금발을 잔뜩 흩날리며 이다혜가 다급히 내게 다가왔다.

         

       이윽고, 내 앞에 선 이다혜. 그녀의 이색적인 푸른 눈동자가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일단 먼저 입을 연 것은 질문을 받은 내 쪽이었다.

         

         

       “응. 무식이가 가족이랑 약속이 있다고 해서 그렇게 됐네.”

       “그래?”

         

         

       ……?

         

       그때 어째서인지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면서 무언가를 머뭇거리는 이다혜.

         

       마치 내게 무슨 할 말이라도 있어 보였다.

         

       그리고 자세히 보면 옅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무슨 일 있어?”

       “아니! 그냥… 나 역까지만 데려다 줄 수 있나 해서.”

       “역까지? 설마 지하철 타려고?”

       “응. 근데 그게 그렇게 놀랄 일이야?”

       “요즘 들어 매니저가 맨날 데리러 왔잖아.”

         

         

       보통 나랑 차무식은 함께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고, 설소영의 경우 차민석이라는 그녀의 개인 운전기사가 직접 차로 데리러 와준다.

         

       이다혜 역시 설소영과 마찬가지로 매니저가 직접 차로 데리러 와준다.

         

       물론 지하철 같은 교통수단을 종종 이용할 때도 있는데, 대한청소년연극제의 폐막식 날에 내가 웬만하면 혼자 다니지 말라고 잔소리를 하니 그때부터 매니저를 통해서만 등하교를 하였다.

         

       그러니 자연스레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매니저님이 갑자기 문제가 생기셨데.”

       “그래서 당장은 못 데리러 온다?”

       “응. 그리고 곧 홍련 컴백이잖아. 조금이라도 빨리 가서 더 연습해야 하는데 여기서 계속 기다리기는 조금 그래서.”

       “여기서 JYB 본사까지 빨리 가려면 택시를 타면 되는 거 아니야?”

       “……바보.”

         

         

       이다혜가 갑자기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을 내뱉었다.

         

       아직까지는 무슨 상황인지 전혀 깨닫지 못했지만……

         

         

       “그냥 잠깐이라도, 너랑 단둘이서만 있고 싶어서 그런 거잖아.”

       “아.”

         

         

       얼굴을 살짝 붉히며 그리 말하는 이다혜를 본 순간, 무슨 상황인지 단번에 이해가 되어버렸다.

       

       덕분에 탄식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I Became a Genius Writer Obsessed With a Popular Act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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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여배우에게 집착 받는 천재작가가 되었다
Score 7.6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She likes me enough to win an award. Meet Seo Eun-Woo, a passionate K-Drama fan turned writer, whose life takes an unexpected twist when he awakens in a world of mediocre dramas. Frustrated and desperate for the perfect storyline, he stumbles upon a former actress who sparks his creative genius. Watch as their fateful encounter turns his life into a captivating drama of its 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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