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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17

       

       

       

       

       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덧 9일이라는 시간이 흐르게 되었다.

         

       그사이에 제법 많은 일이 있었는데 대표적으로 이다혜 스토커 사건이 서서히 세간의 관심에서 서서히 멀어지기 시작했다.

         

       그나마 범행을 일으킨 스토커의 재판과 관련된 소식이 화제가 되고 있긴 했다.

         

       허나, 스토커가 평소 정신병을 앓고 있다는 점과 아무도 죽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형량이 제법 낮아질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JYB 측에선 이 같은 사건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게 확실한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지만, 이것은 재판에 직접 가 봐야 알 수 있는 사실이었다.

         

       한편으론 스토커 사건에 직접적으로 휘말린 이다혜는 연달아 열애설 의혹까지 터지며 조금 난해한 시기를 겪고 있었다.

         

       아직 의혹 단계여서 그렇게까지 반발이 거세지는 않지만, 새롭게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주제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이다혜와 얽힌 상대가 바로 서은우였기 때문이었다.

         

       사실 스토커 사건 이후의 활약을 재조명받으며, 현재 서은우에게 붙어있는 칭호는 여러 가지가 있었다.

         

       이다혜를 스토커로부터 몸 던져 구해준 백마 탄 왕자, 927 작가의 계보를 이어줄 차세대 스타 작가 등등.

         

       대부분 좋은 평가밖에 없었는데 그렇다고 무조건 긍정적인 여론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워낙 이다혜가 인기 아이돌이다 보니 어쩔 수가 없는 부분이었다.

         

       참고로 JYB 측에선 이 열애설이 터지고 빠르게 입장을 다시 밝혔다.

         

         

       [열애설 관련 부분은 아직 확인 중. 당사자들의 확인을 마치면 다시 입장을 밝히겠다.]

         

         

       백준영은 처음에는 무조건 부인하겠다고 기자 측에 말했지만, 이번 스토커 사건으로 이다혜와 서은우의 관계가 워낙 관심을 받고 있다 보니 조심스럽게 입장을 번복했다.

         

       그리고 그동안 조금 오래된 JYB의 경호, 경비 시스템을 싹 개편했다. 이것은 다른 연예 소속사들 역시 마찬가지인 추세였다.

         

       아마 이제 한동안 잠잠해질 때까지 연예인이 혼자 길거리를 다니는 모습은 보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리고 이는 이다혜 역시 마찬가지였다.

         

       부상이 그리 크지 않았던 이다혜는 3일 전부터 병원을 벗어나 일상생활로 완전히 복귀했다.

         

       하지만 당연히 이동에 약간의 제약이 걸렸다.

         

       매니저인 오규민이 복귀할 때까지 임시로 파견된 매니저 두 명과 학교를 제외하고 외출 시 항상 붙어 다니는 것.

         

       이다혜는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이 어떤지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기에 이 제약을 받아들였다.

         

       어차피 스토커 사건으로 홍련의 컴백 일정이 취소되고 활동까지 잠정 중단되었기에 예전보다 한층 여유로워졌고,

         

       그런 그녀가 이동할 만 곳은 학교, 병원, 숙소밖에 없었기에 이동에 제약이 걸리는 점 역시 딱히 상관없었다.

         

       어쨌든 이제 3일 차로 한빛예고에 등교하기 시작한 이다혜.

         

       첫날부터 지금까지 별문제 없이 학교생활을 보내곤 있지만, 주위의 다른 학생들이나 선생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평소의 이다혜는 웃음이 많고,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주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아직 스토커 사건의 여파 때문인지 표정이 어둡고, 말을 걸어도 멍을 때리는 일이 많아졌다.

         

       그리고 그것은 학교에서 그녀와 함께 붙어 다니던 설소영 역시 마찬가지였다.

         

         

       ‘숨이 턱 막히네…….’

         

         

       한편, 차무식은 그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물론 스토커 사건의 여파도 있겠지만, 그냥 태평하게 자고 있는 친구 놈만 깨어나면 모두 깔끔하게 해결될 문제였다.

         

       그나저나 무슨 키도 큰 놈이 성장기도 아니고, 뭔 잠을 그리도 오래 자는지 참…….

         

       심지어 듣기로는 의식만 깨어나기만 한다면 곧바로 퇴원해도 되는 수준이라고 한다.

         

       그래도 이번에는 녀석답지 않게 멋있는 일을 했으니 딱히 욕을 할 생각은 없었다.

         

       단지, 개인적으로 조금 무모하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

         

       진짜 잘못돼서 녀석이 죽기라도 했으면 대한민국은 말 그대로 아주 난리가 났을 거다.

         

       아마 자연스레 서은우의 정체가 세상에 공개되고, 전 세계에서 비난의 화살이 날아왔겠지.

         

       반대로 녀석이 움직이지 않았더라면 이다혜가 큰일을 당했을 거다.

         

       그러니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이런 결말을 맞이했으니 나름 ‘운이 좋았다.’라고 차무식은 생각했다.

         

       그리고……

         

         

       “하아… 서은우가 없으니까 학교가 영 재미가 없네.”

         

         

       친구 놈이 여전히 깨어나지 못하는 상황을 설소영과 이다혜와 마찬가지로 이상하리만큼 아쉬워하는 사람을 발견했다.

         

       인기 남배우이자 연극·영화부의 부장 박하준이었다.

         

       물론 그렇게까지 이해가 안 가는 소리는 아니었다.

         

       박하준이 서은우를 놀리는 그림은 워낙 자주 있는 일이고, 차무식 역시 박하준의 그런 참된 행동에 자주 동참했으니까.

         

       근데 저 정도로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니 뭔가 조금 의심스러웠다.

         

       그렇기에 점심시간을 빌려 차무식은 박하준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하준 선배.”

       “음?”

       “아무래도 서은우를 조금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던데 혹시 제가 생각하고 있는 그거 맞아요?”

       “오, 이래서 둘이서만 얘기를 나누고 싶다고 한 거구나? 아무래도 너도 알고 있었나 보네. 하긴, 가장 친한 친구니까 서은우가 927 작가인 걸 알고 있거나 어느 정도 눈치채고 있었겠지.”

       “……?”

         

         

       박하준의 뜬금없는 대답을 들은 차무식은 깜짝 놀라 눈이 커졌다.

         

       아니……

         

       진지하게 남자를 좋아하냐는 의미로 물어본 건데, 이게 이렇게 되네.

         

         

       “그…… 무슨 근거로요?”

       “음, 조금 자기 자랑이지만 나는 감이 상당히 좋은 편이거든.”

       “그럼 단순히 감만으로 그걸 눈치챘다고요?”

         

         

       누가 봐도 말이 안 되는 소리였다.

         

       박하준 역시 그것을 아는지 조금 뻔뻔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응. 근데 너도 알다시피 근거는 많잖아?”

         

         

       근거.

         

       처음 입학을 제의했을 때 봤던 글이나 너무나도 쉽게 꿈꾸는 아이들이라는 대본을 쓴 것.

         

       그리고 박하준은 설소영이 자신과 마찬가지로 927 작가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고 있다.

         

       물론 자신이 존경이라면 저쪽은 거의 애정이나 사랑에 가까운 감정.

         

       그런 그녀가 927 작가가 아닌 한 남학생에게 다짜고짜 들이대고 있으니 당연히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이 밖에도 더 있긴 한데 문제는 이 모든 것이 심증에 불과하다는 거다. 당사자에게 직접 확인을 받기 전까지는 확정이라고 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박하준은 단순하게 ‘감’이라 표현한 거였고, 동시에 본인의 감을 믿기에 확신하고 있는 것이었다.

         

       차무식 역시 박하준의 말을 은연중에 공감하고 있었다.

         

       물론 본인은 그럴 의도가 전혀 없었겠지만, 바로 근처에서 보면 행보가 의심될 수밖에 없긴 하다.

         

       그런 의미에서……

         

         

       “선배의 감이 맞았다면 어떻게 하려고요?”

         

         

       만약 서은우 스스로가 927 작가인 사실을 인정한다면 어떻게 할 거냐?

         

       차무식의 물음을 이해한 박하준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글쎄. 우선 팬심으로 이번 사태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를 드려야겠지.”

         

         

       여기서 이번 사태는 이다혜 스토커 사건을 의미했고, 덧붙여 주의를 준다는 것은 몸을 좀 사려달라는 뜻이었다.

         

         

       “너도 알잖아? 가뜩이나 대단하신 분인데 나보다 나이까지 어린 걸 보면 어떤 생각이 먼저 들지.”

         

         

       확실히 박하준의 말처럼 조금 말이 안 되는 얘기긴 했다.

         

       927 작가의 작품을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이 927 작가의 나이가 고등학생인 것을 알게 된다면 과연 누가 믿을까?

         

       때문에 927 작가의 정체가 세상에 공표되는 순간 거기서 평가가 더 올라갈지도 모른다.

         

       나이가 어린 만큼 앞으로 기회와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게 열려있다는 의미니까.

         

         

       “그렇게 생각해 보면 그냥 아무도 모르는 곳에 가둬두는 편이 안전하고 마음 편하지 않을까?”

       “…….”

         

         

       당사자가 들었으면, 곧바로 식은땀을 흘렸을 것 같은 무서운 소리.

         

       차무식 역시 본능적으로 침을 꿀꺽 삼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농담이야, 농담.”

         

         

       농담…… 맞는 거겠지?

         

         

         

       ***

         

         

         

       그로부터 이틀 뒤, 일요일.

         

       정확하게는 서은우가 의식을 잃은 지 11일이 지난 날이었다.

         

       차무식은 오후 6시쯤에 서은우의 병문안을 가게 되었다.

         

       첫날은 워낙 상황이 상황인지라 예외인 경우였지만, 병원 규율상 가족이 아니라면 면회 시간은 따로 정해져 있다.

         

       전국 공통으로 평일은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주말이나 공휴일은 오전 10시부터 정오, 오후 6시부터 8시까지다.

         

       이는 의료진의 진료나 회진, 교대시간 등을 피한 조치이며, 지인의 병문안을 원하는 사람은 꼭 이 시간대를 이용해야 한다.

         

       차무식은 서은우의 병문안 명단을 적으면서 자연스레 오늘 오전에 방문한 사람들의 이름을 확인했다.

         

       이다혜, 설소영.

         

       역시나 이 두 단골손님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그렇다. 이 둘은 그날 이후로 하루도 빠짐없이 서은우의 병문안을 오고 있었다.

         

       때문에 차무식은 쓴 미소를 지었다.

         

         

       ‘이 정도면 복에 겨운 놈이라는 칭호로 부족하긴 해.’

         

         

       사실 차무식은 그렇게까지 친구 놈의 병문안을 자주 오진 않았다.

         

       저분 주 일요일 오후에 한 번, 오늘 한 번.

         

       이렇게 총 두 번이다.

         

       정이 없다고 한다면 정이 없어 보일 수 있는 횟수인데 차무식의 입장에선 당연한 거였다.

         

       그도 그럴 것이 대화도 안 되는 놈의 면회를 와서 차무식이 뭘 하고 가겠는가?

         

       오랫동안 질리도록 봐왔던 얼굴만 멀뚱히 보고 가야 하는 건데 그건 의리로도 힘든 일이었다.

         

       아마 서은우 역시 ‘서로 귀찮은데 뭘 자꾸 오냐?’라는 느낌이지 않을까 싶다.

         

       오히려 병문안 시간을 가득 채우고 가는 이다혜랑 설소영이 이상한 거라고 차무식은 생각했다.

         

       어쨌든 차무식은 병문안을 딱 10분 정도 한다.

         

         

       “박하준 선배도 너 927 작가인 거 알고 있더라.”

         

         

       그냥 지금처럼 일주일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혼잣말로 싹 얘기를 하고 미련 없이 떠나는 정도.

         

       원래 의식은 없어도 청각은 제대로 작동한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그렇기에 아무것도 모른 채 태평한 얼굴로 자고 있는, 조금 답답한 친구 놈을 위해 그냥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간단하게 전해주는 것뿐이었다.

         

       물론 혼잣말이 끝나는 순간 알 수 없는 현타가 오긴 한다…….

         

         

       “쩝. 이만 간다. 이제 저녁 먹으러 가야 하거든.”

         

         

       그렇게 오늘도 저번주와 마찬가지로 현타를 느끼며 자리에서 일어난 차무식.

         

       병원 근처에 있는 햄버거 매장을 가기 위해 입원실을 나서려던 그때였다.

         

         

       스으윽-

         

         

       고요하기만 했던 서은우 쪽에서 갑자기 어떠한 소리가 들려왔고,

       

       

       “……!”

       

       

       소리가 들린 쪽으로 자연스레 고개를 돌려 그곳을 확인한 차무식은 깜짝 놀라 눈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I Became a Genius Writer Obsessed With a Popular Actress

I Became a Genius Writer Obsessed With a Popular Actress

인기 여배우에게 집착 받는 천재작가가 되었다
Score 7.6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She likes me enough to win an award. Meet Seo Eun-Woo, a passionate K-Drama fan turned writer, whose life takes an unexpected twist when he awakens in a world of mediocre dramas. Frustrated and desperate for the perfect storyline, he stumbles upon a former actress who sparks his creative genius. Watch as their fateful encounter turns his life into a captivating drama of its 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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