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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62

       

       

       

       

       서은우.

         

       중학생의 어린 나이에 엄청난 수준의 드라마를 선보이며 화려하게 이름을 알렸고, 고등학생의 나이에 영화까지 대흥행.

         

       그리고 바로 다음 해에 할리우드 진출까지 손쉽게 성공하여, 고작 20살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작가라는 사실을 이젠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헌데 그런 그가 성인이 되고 고작 몇 개월 만에 정말 갑작스럽게 설소영과 이다혜와의 결혼 소식을 전했다.

         

       세간에는 이에 대한 자세한 사정이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대충은 그 이유를 눈치채고 있다.

         

       우선 이다혜가 돌연 홍련의 하차를 선언한 것과 동시에 설소영 역시 돌연 긴 휴식기를 가지기로 결정한 것. 결정적으로 하반기에 둘의 임신 소식이 밝혀지면서 그들이 결혼을 왜 그리 다급히 했는지 사람들은 곧바로 깨달았다.

         

       속도위반.

         

       ……그렇다.

         

       성인이 된 서은우에게 말 그대로 억제기 따위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19살까지 그저 신사답게 행동했던 서은우가 성인이 되자마자 고삐 풀린 망아지가 될 줄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물론 이 부분에선 서은우 역시 딱히 변명할 생각은 없었고, 그냥 겸허히 자신의 업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리고.

         

         

       “어서오세요 카페 바이올렛? 플라이 하이?”

         

         

       한 여자아이가 조금 생소한 단어를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샛별 유치원의 원장실.

         

       호기심에 금발 머리의 여자아이가 그곳에 들어섰고, 우연히 신문을 발견한 것이 사건의 발단이었다.

         

       참고로 여자아이의 나이는 7살이었기에 당연히 글을 제대로 읽을 줄은 알았다.

         

       뭐… 여타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러하듯, 좋아하지 않는 쪽이 문제였지만.

         

       어린 나이에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는 드물었다. 대부분 밖에 나가서 뛰어노는 것을 선호하거나 요즘에는 특히 스마트폰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었다.

         

       역시나 금발 머리의 여자아이 역시 몸을 움직이는 활동적인 것을 좋아했으며, 글이랑은 거리가 멀다고 볼 수 있었다.

         

       헌데 그런 아이의 시선이 왜 책보다 더 읽기 난해한 신문에 고정되어있을까?

         

       그 이유에는 자신의 아빠에 관한 이야기가 신문의 1면에 대문짝만 하게 실려있었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여자아이는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신문을 읽기 시작했고, 의미를 이해하기 힘든 단어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건 바로 서다빈의 아버지 되는 사람이 학창 시절에 만든 작품들의 이름이었다.

         

         

       “다빈. 거기서 뭐 해?”

         

         

       그때였다.

         

       누군가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순간 여자아이의 심장이 철렁거렸다.

         

       이에 다빈… 아니, 정확하게는 서다빈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아이가 조심스럽게 뒤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잘 관리된 듯한 검은 머리카락을 가진 여자아이가 못 말리겠다는 얼굴로 서다빈을 쳐다보고 있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서다빈은 검은 머리카락의 여자아이를 보고 안심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둘은 자매 관계였으니까.

         

       그렇기에 서다빈은 당연히 자신과 마찬가지로 이 신문에 흥미를 가질 거라고 생각했고, 자신 있게 신문을 앞으로 내밀었다.

         

         

       “은빈아! 이거 봐봐!”

       “신문? 그것보다 원장선생님한테 혼나기 전에 얼른 나와.”

       “으… 알았어. 근데 여기에 아빠 얘기가 적혀있다?”

       “진짜?”

         

         

       아빠라는 단어에 서은빈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아이의 눈빛에 순식간에 흥미가 들어섰다.

         

       하지만 서은빈은 곧바로 신문의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다.

         

         

       “얘들아~ 거기서 뭐 하니?”

         

         

       어느샌가 그들의 뒤에서 등장한 샛별 유치원의 원장선생님 때문이었다.

         

       원장실에 아이들이 들어오는 것 자체는 그리 큰 문제가 되진 않는다.

         

       문제는 서다빈이 수업 시간 도중 화장실을 간다는 말을 하고 딴 길로 샌 쪽이었다.

         

       그 사실을 당연히 알고 있던 원장은 한숨을 내쉬며 서다빈에게 주의를 주었다.

         

       물론 이번이 처음이기도 했고, 자신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는 얼굴이었기에 그렇게 크게 혼을 낼 일은 아니었다.

         

         

       “선생님! 저 이거 가져가서 읽어봐도 돼요?”

       “신문을?”

         

         

       그래도 혼나는 것과 이거는 별개의 얘기였다.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원장에게 부탁을 해보는 서다빈.

         

       원장은 그런 서다빈을 쳐다보며 처음에 조금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왜냐하면 다빈이가 저렇게 흥미진진한 눈빛으로 신문을 읽고 싶다고 말할 아이는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신문 1면의 내용을 확인하고 곧바로 옅은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하긴, 한창 자신의 부모님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호기심을 가질 나이긴 하지.’

         

         

       더군다나 자신의 부모님이 티비를 틀면 자주 볼 수 있는 유명한 연예인이라는 사실은 아이들에게 있어서 더욱더 흥미를 줄 수밖에 없다.

         

       그리고 흥미와는 조금 별개로 서다빈과 서은빈 역시 자신들의 부모님이 무슨 일을 하는지 이제는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다.

         

       물론 그 과정이 그리 순탄하지는 않았다.

         

       애초에 배우라는 직업은 어린 아이들에게 혼동을 생길 수밖에 없게 하는 직업이다.

         

       확실히……

         

       순진한 아이들의 눈에는 자신이 봐왔던 부모님의 모습과 티비 안의 모습은 말 그대로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보이겠지.

         

       때문에 서다빈과 서은빈의 아버지 되는 사람은 아이들의 그러한 혼동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되도록 자신과 아내들이 출연한 작품의 시청을 제한했다.

         

       기한은 딱히 정해두진 않았다. 대충 아이들이 무엇이 진실인지 판별할 수 있을 때까지 성장할 정도로.

         

       그리고 아이들 역시 슬슬 호기심을 가지기 시작했기에 이제는 확실히 때가 되었다.

         

       그렇게 한창 원장실에서의 소동이 끝나고, 서다빈과 서은빈은 나란히 앉아 자신의 아빠가 관한 기사가 실린 신문을 읽기 시작했다.

         

       자신들의 아버지이자 세계 최고의 각본가라고 불리는 927 작가.

         

       즉, 서은우가 작년에 만든 드라마가 또다시 경이로운 시청률을 유지하였으며, 여전히 그에 대한 사람들의 열렬한 사랑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

         

       또한, 다음 작품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구상해보겠다며 발언한 것으로 사람들을 기대감을 한껏 증폭시키고 있는 것 등등.

         

       뭐… 그 927 작가의 이야기를 담은 기사치고는 크게 특별한 내용은 없었다.

         

       물론 그건 어디까지나 대중들의 입장에서였지, 아이들의 입장에선 충분히 특별한 내용이라고 볼 수 있었다.

         

       서다빈과 서은빈은 공통적으로 자신의 아빠인 서은우에 관해 이렇게 생각한다.

         

       한없이 자상하고, 듬직하고, 멋진 아빠.

         

       여기까지면 정말 상관없는데…….

         

       사람들은 그런 아빠를 수상할 정도로 엄청 존중하고, 동시에 엄청 사랑한다.

         

       당연히 자신들의 아빠가 사람들에게 그런 태도로 대해지는 게 싫을 리가 없다. 오히려 자랑거리가 되면 됐겠지.

         

       문제는 그 이유가 무엇인지 너무나도 궁금한 것이다.

         

         

       “흠… 이유가 뭘까?”

       “너무 쉬운 질문 아니야?”

       “음?”

         

         

       그때 아이들의 뒤쪽에서 무신경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맞춰 반사적으로 아이들의 고개가 돌아갔고, 그곳에는 서다빈과 마찬가지로 화려한 금발 머리를 가진 남자아이가 서 있었다.

         

       남자아이의 이름은 서준우.

         

       서은빈과 서다빈과는 남매 관계로 정확하게는 서다빈의 쌍둥이였다.

         

         

       “쉬운 질문…?”

         

         

       그리고 서준우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서다빈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그렇게 말했고, 쌍둥이 남매의 순진한 표정을 본 서준우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그야 아빠가 만든 작품이 너무 재밌어서 그런 거겠지. 바보야.”

       “바, 바보 아니거든! 그리고 그걸 네가 어떻게 확신해!”

         

         

       서다빈의 물음에 서준우는 그저 어깨를 으쓱거릴 뿐이었다.

         

       대충 대답하기 귀찮다는 의미였다.

         

         

       “그것보다 너희 둘 다 빨리 가방이나 챙기고 나와.”

       “가방은 또 왜!”

       “아빠가 직접 데리러 왔는데 그럼 안 갈 거야?”

         

         

       서준우의 그 말과 함께 서다빈과 서은빈은 순식간에 그의 눈앞에서 사라졌다.

         

       정확하게는 반사적으로 가방을 챙기고 서둘러 유치원 어딘가에 있을 아빠를 찾아 나선 것이었다.

         

         

       “허…….”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며 서준우는 쓴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태어날 때부터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내서일까 아니면 자신의 아빠가 많이 특별한 사람이어서 그런 걸까.

         

       분명한 건 쟤네들은 아빠를 아주 많이 좋아한다.

         

       아마 아빠 본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참고로 서은우의 아들인 서준우 역시 그건 마찬가지였다.

         

       마찬가지였지만……

         

         

       “조금은 다른 의미겠지.”

         

         

       서준우가 작은 목소리가 그렇게 중얼거렸다.

         

         

         

       ***

         

         

         

       뭔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이른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젊은 나이에 나름 한 가정을 책임지고 있는 서은우.

         

       그는 말이다.

         

         

       “한가하네.”

         

         

       평소 사람들이 상상하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한가하다.

         

       거짓말이 아니라 1년에 한 분기 정도는 여유가 생기는 편이다. 그렇기에 지금처럼 자기 입으로 한가하다고 표현하는 것이고.

         

       물론 남은 세 분기는 대본을 구상·작성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작품을 제작하는 기간이었기에 나름 바쁜 편이긴 했다.

         

       어쨌거나.

         

       서은우는 현재 샛별 유치원이라는 곳에 방문한 상태였다.

         

       참고로 그가 그곳에 방문한 이유는 딱히 별거 없다.

         

       그냥 유치원 시간이 끝나는 것에 맞춰 평소처럼 자신의 아이들을 데리러 온 것. 그뿐이었다.

         

       다만, 이것은 생애 처음으로 부모가 된 서은우에게 있어서 참으로 당연하면서도 늘 새롭게 느껴지는 특별한 일이었다.

         

         

       “어머~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일찍 데리러 오셨네요.”

         

         

       그때였다.

         

       샛별 유치원의 원장이 유치원의 정문에 서 있던 서은우를 발견하고 반가운 얼굴로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서은우 역시 사람 좋은 미소와 함께 그녀를 향해 예의상의 인사를 건네며 입을 열었다.

         

         

       “아, 네. 집에서 딱히 할 게 없어서요.”

       “하하. 농담도 927 작가님답게 참 재밌게 하셔라.”

       “농담… 이요?”

       “그야 작가님이 한가할 리가 없잖아요! 저희는 다 압니다. 언제나 괜찮다고 말로 하시지만, 지금도 전 세계의 팬들을 위해 얼마나 고뇌하고, 노력하고 계실지를! 심지어 자신의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아이들까지 열심히 케어하고 있다는 사실도 말이죠!”

       “하하…….”

         

         

       눈앞에서 잔뜩 흥분한 듯한 한 여인의 말에 서은우는 잔뜩 곤란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아내들에 비하면 진짜 한가한 사람인 건 맞는데.’

         

         

       그래도 이름값 덕분인지 상당히 좋은 인상으로 보이고 있는 것 같으니까 대충 넘어가자는 생각이 들었다.

         

         

       “아, 작가님. 잠깐 시간 되실까요?”

        “혹시 아이들 얘기인가요?”

         

         

       서은우의 물음에 원장은 긍정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고, 그 반응을 본 서은우는 싱긋 웃으며 곧바로 입을 열었다.

         

         

       “그거라면 없는 시간도 만들어내야겠죠.”

       

       

       

       

       


           


I Became a Genius Writer Obsessed With a Popular Act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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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여배우에게 집착 받는 천재작가가 되었다
Score 7.6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She likes me enough to win an award. Meet Seo Eun-Woo, a passionate K-Drama fan turned writer, whose life takes an unexpected twist when he awakens in a world of mediocre dramas. Frustrated and desperate for the perfect storyline, he stumbles upon a former actress who sparks his creative genius. Watch as their fateful encounter turns his life into a captivating drama of its 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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