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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

   EP.5

     

   눈에 거슬릴 정도로 길게 나열된 시스템 알림들.

     

   갑작스러운 화면들에 머리가 띵해질 무렵, 탕비실의 천장 스피커에서 익숙한 노이즈가 들리기 시작했다.

     

   – 칙. 치지직.

     

   처음 사건이 발생했을 때, 강당에서 들었던 것과 비슷한 소리.

   하지만 이번에는 머릿속을 관통하는 음성이 아니라 현대 음향기기를 사용해 퍼트린 방송인 것 같았다.

     

   “갑자기 방송이라니…”

     

   강당에서의 상황이 머릿속에서 재연된 것인지 박조철의 몸이 경직되며 옅은 신음을 흘렸다.

   그리고 잠시 후, 잡음이 끊긴 스피커에서 결코 잊을 수 없는 짐승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 아, 아… 이야, 이거 참 편리하네요. 마력도 없이 한 좌표에 소리를 이렇게 깔끔하게 전달할 수 있다니!

     

   도우미라 자신을 소개했던 토끼 괴물.

     

   – 여러분들 반갑습니다! 여러분들의 친절한 도우미 ■■■ 입니다! 아, 걱정하지 마세요! 이 소리는 튜토리얼 더미들에게는 들리지 않게 해놨으니까!

     

   토끼는 뭐가 그리 즐거운지 한동안 낄낄거리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무슨 인터넷 방송인 같군.’

     

   토끼의 모습을 지금 당장 볼 수는 없지만 놈이 처음 나타났을 때, 허공에 대고 뭔가를 떠들던 기억이 났다.

   마치 인터넷 방송을 하는 누군가가 시청자들에게 컨텐츠를 설명하고 유흥거리를 제공하는 것처럼.

     

   – 아아, 잡담이 길었군요! 암요 암요. 진행해야죠! 그럼 뭐 부터 설명을 하면 좋을까…

     

   짧은 침묵.

   하지만 이내 소름이 돋을 정도로 발랄한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터져 나왔다.

     

   – 플레이어 여러분들! 저희가 밸런스를 조금 맞춰드리고자 업적 정산을 조금 더 빠르게 진행하기로 했어요! 다른 분들이 빨리 죽어 주신 덕분이니 나중에 만나면 감사하다고 인사를… 아 죽었으니 인사는 못하겠네.

     

   끔찍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토끼.

   하지만 이어진 놈의 설명에는 의외로 우리에게 유용한 정보가 담겨 있었다.

     

   – 각설하고! 다들 상태창을 떠올려 보시겠어요?

     

   상태창? 그게 무슨…

     

   띠링.

     

   —

   이름 : 김시인

   능력치 : [근력 Lv.5], [민첩 Lv.3], [체력 Lv.6]

   스킬 : [빠른 납득(D+)]

     

   잔여 코인 : 1,000 C

   —

     

   “!!!”

     

   상태창을 떠올리자마자 눈앞에 떠오른 새로운 화면.

     

   – 꼭 어디서 본 것 같죠? 맞아요! 해당 좌표 플레이어님들의 머릿속에 들어 있는 정보를 토대로 최대한 익숙하게 만들어 봤답니다!

     

   만들었다고?

     

   나는 물끄러미 상태창을 읽어 내려갔다.

   나의 이름 아래로 게임 캐릭터를 보듯 나타나는 능력치들.

   그리고 가장 아래에 있는 스킬이라는 항목이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건…’

     

   나는 [빠른 납득(D+)]이라 적힌 스킬을 클릭해 그 설명을 읽어 내려갔다.

   내가 이런 비현실적인 상황에서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이유가 이것 때문이었나?

     

   – 그리고 몇몇 분들은 코인이 들어와 있을 텐데, 이번에는 상점을 한 번 열어 보시겠어요?

     

   띠링.

     

   [튜토리얼#1 상점에 접속합니다.]

     

   상태창이 사라지며 나의 눈앞에 마치 인터넷 쇼핑몰과 비슷한 화면의 상점이 떠올랐다.

     

   – 이곳에서는 음식이나 생필품을 포함해서 생존에 필요한 여러 물품을 구할 수 있답니다! 물론 공짜는 아니지만요!

     

   맨 처음 나의 눈에 들어온 것은 찰랑거리는 붉은 액체가 담긴 작은 유리병이었다.

     

   +

   [하급 체력 포션]

   종류 : 소모품

   효과 : 체력을 ‘소량’ 회복합니다.

     

   가격 : 100 C

   +

     

   ‘한 병에 100코인이라…’

     

   지금 내가 가진 코인으로 열 병 정도를 구입할 수 있는 가격.

     

   ‘1,000코인이 얼마 정도의 가치인 거지?’

     

   코인의 가치를 정확히 알 수는 없었다. 하지만 저 포션의 효과가 1시간마다 주어지는 생존자 회복과 비슷한 수준이라면…

     

   유사시를 대비해 한 병 정도는 비축해놔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건…’

     

   더 이상 특별한 물건은 보이지 않았다.

     

   시중에서 구할 수 있을 것 같은 육포와 물이 든 병.

   놈의 말처럼 저 붉은색 포션을 제외하고는 생필품 외에 다른 물건은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 코인은 시나리오의 참여율에 따라 업적을 달성하거나 저 윗분들께서 후원해주시는 방식으로 얻을 수 있어요! 그러니까 전자든 후자든 열심히 참여만 하면… 다들 이해하셨죠?

     

   토끼는 본인이 전하고 싶었던 정보를 모두 전한 것인지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방송을 꺼버렸다.

     

   – 그럼 설명은 여기까지! 그럼 남은 시간 파이팅!

     

   치직.

     

   코인의 획득과 사용처를 알게 된 상황.

   나는 노이즈가 끊기자 조심스럽게 박조철과 서세영을 돌아봤다.

     

   그리고 상점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그 순간부터 쭉 궁금했던 한 가지 질문을 그들에게 던졌다.

     

   “혹시 두 분은 얼마나 가지고 계십니까?”

   “코인 말씀이십니까?”

     

   나의 물음에 두 사람이 박조철이 자신의 상태창을 확인하고는 대답했다.

     

   “저는 300코인 있습니다. 무슨 구원자라는 업적이 떠오르면서 200코인을 추가로 받았습니다.”

   “세영 씨는요?”

   “저는 100코인이요… 아마도 기본으로 주어지는 재화인 것 같아요.”

     

   기본이 100코인이라…

   어쩌면 포션의 가치가 생각보다 훨씬 큰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처럼 생존 그 자체가 클리어 조건인 경우, 체력이 회복되는 것만으로 죽을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하지만.

     

   나는 머릿속으로 최악의 시나리오를 떠올렸다.

   괴물이 이 탕비실을 발견하고 우리가 이곳에서 남은 시간을 버텨야 하는 상황.

   그때가 되면 이 밀폐된 공간에서 체력을 회복한다고 별다른 수가 있을까?

     

   “저희 일단 바리케이드부터 설치를 할까요?”

     

   나는 두 사람에게 넌지시 질문을 던졌다.

   우선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이 연약한 입구가 괴물들에게 뚫리지 않도록 강화해 두는 것.

     

   그리고 내가 할 일은…

     

   ‘내가 중간 집계로 랭킹 1위라고 했던가?’

     

   토끼의 방송이 나오기 전에 먼저 떴던 알림이 떠올랐다.

   이제 튜토리얼#1이 아닌 나에게만 주어진 튜토리얼#2의 상점을 확인해 볼 순간이었다.

     

   ***

     

   째깍. 째깍.

     

   [12:00:59]

   …

   …

   [12:00:00]

     

   띠링.

     

   [생존 12시간이 경과했습니다.]

     

   [남은 생존자들이 ‘소량’ 회복합니다.]

   [남은 생존자 : 98/401]

     

   사건이 발생한지 어언 12시간.

   도망치던 사람들이 대부분 숨은 것인지 해가 떨어진 이후로 생존자의 수가 잘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특전이라는 말에 너무 기대했던 건가?’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책상 다리를 분해해 조잡하게 마련한 둔기를 만지작거리던 나는 조금 전 확인했던 튜토리얼#2의 유일한 상품을 떠올렸다.

     

   +

   튜토리얼 아이템 박스

   종류 : 1회용 소모품

   효과 : 시련을 맞이한 당신에게 필요한 물건이 들어 있다.

     

   가격 : 1,000 C

   +

     

   설명이 두루뭉술한 상자 외에는 어떠한 물품도 판매하지 않았던 튜토리얼#2의 상점.

     

   사용 시 필요한 물건이 나온다는 상자를 보고 있자니 한 번 열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무럭무럭 솟아났다.

   하지만 앞날이 예측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호기심 하나만 가지고 뭐가 나올지도 모르는 물건에 1,000코인을 태워 버리기에는 찝찝함이 앞섰다.

   혹시 모르지 않는가. 하급 체력 포션 10개를 연달아 마셔야 할 경우가 생길지.

     

   째깍. 째깍.

     

   적막했다. 해가 지고 건물은 안팎으로 더 고요해졌다.

   들리는 소리라고는 무심한 듯 흘러가는 시곗바늘소리와 건물 안에서 간간이 울려 퍼지는 비명 소리 뿐.

     

   “……저기.”

     

   하지만 영원할 것만 같았던 침묵은 문 앞에서 보초를 서고 있던 박조철의 속삭임으로 순식간에 깨졌다.

     

   “밖에 뭔가 있습니다.”

     

   박조철의 말에 내가 문가로 다가가며 말했다.

     

   “괴물 입니까?”

   “실루엣이 좀 작은 것 같은데…”

     

   혹여나 괴물이 몸을 웅크리고 천천히 다가오는 것일까 싶었지만 괴물들의 지능이 그렇게 뛰어날 것 같지는 않았다.

     

   “잠시만…”

     

   나의 말에 박조철이 살짝 자리를 비켜섰다.

   복도 끝에서부터 아주 천천히 이곳으로 접근하는 하나의 그림자.

   괴물들 중에 저렇게 작은 개체가 있었던가?

     

   뚜벅.

     

   ‘생존자?’

     

   사람의 발소리다.

   그 걸음이 얼마나 조심스러운지 집중하지 않았다면 알아채지도 못했을 걸음걸이.

     

   뚜벅. 뚜벅.

     

   잠시 후 실루엣은 정확히 우리가 숨어 있던 탕비실의 문 앞에 도달했다.

   그리고 내 앞의 문고리가 조심스럽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철컥.

     

   – 호, 혹시 안에 누구 계십니까?

     

   문 너머에서 불안정하게 떨리는 남자의 음성이 들려왔다.

     

   다행히도 입구를 막아둔 상태였기에 난데없이 문이 열리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은 상황.

   나는 고개를 돌려 탕비실에 있는 두 사람을 바라봤다.

     

   지금 이곳에 누군가를 들이는 것은 나 혼자 결정할 일이 아니었다.

   오늘 아침, 끊임없이 달아나며 사람이 얼마나 비겁하고 추해질 수 있는지 이곳의 모두가 충분히 경험하지 않았던가.

     

   그리고 내 시선의 의미를 이해한 박조철과 서세영이 굳은 얼굴로 서로를 바라봤고 나는 그들의 고민을 조금이라도 덜어 주기 위해 낯선 불청객에게 질문을 던졌다.

     

   “몇 분이십니까?”

     

   – …하, 한 명입니다.

     

   “성함은요?”

     

   – 천호입니다. 남궁천호. 스카이 게임즈 게임개발팀 직원입니다. 직급은 대리고요. 그리고 또…

     

   그는 진심으로 이곳으로 들어오고 싶었던지 묻지도 않은 자신의 신상 명세를 줄줄 읊어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때.

     

   톡톡.

     

   “저기…”

     

   불청객의 자기소개를 가만히 듣고 있던 서세영이 나의 어깨를 두드렸다.

     

   “제가 아는 분인 것 같아요. 위험한 분은 아니에요.”

     

   그녀의 말에 나는 박조철을 바라봤다.

   이렇게 말을 한 이상 서세영은 그가 들어오는데 동의를 한 것.

     

   면식도 없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친분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리 위험할 것 같지는 않았다.

   그리고 만약 이곳에 괴물이 들이닥친다면 입구를 막을 손 하나가 부족한 판국에 성인 남성 한 명을 거절하는 건 그것도 조금 아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끄덕.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만장일치로 정해진 결정.

   나는 간이 바리케이드로 설치한 의자와 책상을 조심스레 치우고 소리가 나지 않도록 천천히 문을 열었다.

     

   끼…익.

     

   “들어오세요.”

     

   “가, 감사합니다. 정말.”

     

   미세하게 열린 틈이었지만 문의 건너편에 있던 사람은 연신 감사를 표하며 탕비실로 들어왔다.

     

   세치가 드문드문 보이는 곱슬머리의 남자.

   그는 서세영의 말마따나 그녀를 한눈에 알아봤다.

     

   “서, 서세영 씨?

     

   자신을 남궁천호라 소개한 남자는 여기까지 오며 몇 번 울었던지, 눈을 비비고는 안경을 고쳐 썼다.

     

   어색한 만남.

   그렇게 우리는 서로 짧은 인사를 주고받았고 서로가 오늘 보았던 일들을 천천히 나누기 시작했다.

     

   ***

     

   “그런 상황이군요.”

     

   나는 정보 수집을 위해 남궁천호가 하는 모든 설명을 머릿속에 기억하려 애썼다.

   우리가 탕비실에 숨은 지 약 12시간이 지난 상황. 이제야 이곳이 15층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남궁천호가 탕비실로 찾아온 이유도 단순히 가장 조용한 층을 걷다 보니 자연스럽게 15층 복도 끝으로 오게 된 것.

     

   어떻게 보면 이것도 운명이라 말할 수 있을까? 뭐, 까놓고 말하면 그냥 얻어 걸린 거겠지만 나름 낭만은 있지 않은가.

     

   “저기… 대리님 괜찮으세요?”

     

   덜덜.

     

   서세영의 물음에 남궁천호가 괜찮다는 듯 억지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는 처음 서세영이 탕비실에 도착했을 때와 비슷한 현상을 보이는 것 같았다.

     

   떨리는 목소리와 공포에 질린 듯, 멍한 표정까지.

   꽤 긴 대화가 오갔음에도 진정하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흠…”

     

   나는 그를 조금이라도 달래기 위해 냉장고로 향했다.

     

   “뭐 좀 마실래요?”

     

   굳이 말로 달래봐야 도움이 안 된다면 역시 배를 먼저 채우는 게 옳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고 역시 운동 후에는 포도주스가 최고…

     

   치직.

     

   하지만.

     

   – 아아.

     

   하지만 천호는 내가 건넨 음료를 받기도 전에 다시 몸을 움츠릴 수밖에 없었다.

     

   – 다들 잘 계십니까?

     

   다시 들려온 방송 노이즈.

   하지만 이번 토끼의 음성에는 이전의 방송에는 없었던 들뜬 뉘앙스가 섞여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 여러분들에게 좋은 소식을 하나 가져왔습니다!

     

   좋은 소식. 분명 긍정적인 말을 들었는데 왜 등골이 오싹해지는 걸까.

     

   – 우선 제가 받은 메시지를 플레이어 여러분께 공유해드리겠습니다!

     

   띠링!

     

   [‘전쟁과 싸움밖에 모르는 성좌’가 지루함을 달래고 싶어 합니다.]

     

   익숙한 효과음이 들리며 우리의 눈앞에 작은 메시지가 하나 떠올랐다.

   지루함이라… 우리에게 잠시 찾아온 평화가 놈에게는 지루함이었던 모양이었다.

     

   [‘전쟁과 싸움밖에 모르는 성좌’가 해당 좌표에 대량의 코인을 후원했습니다.]

     

   – 기뻐하십시오! 저희 좌표에 처음으로 후원이 들어온 겁니다! 그 말인 즉, 이제부터 여러분이 받을 보상이 더 커질 예정이라는 소리죠!

     

   여기까지만 들으면 아쉬울 것 없는 말이다. 하지만 이어진 토끼의 말은 불안을 현실로 끌어오기에 부족함이 없는 충격적 발언이었다.

     

   – 다만 난이도가 조금 올라가겠지만요!

     

   스피커를 통해 토끼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난이도를 조정합니다.]

     

   지금까지는 없었던 붉은색 글씨가 우리의 눈앞에 떠올랐다.

     

   [‘튜토리얼 더미’의 후각이 생성됩니다.]

   [‘튜토리얼 더미’의 청각이 발달합니다.]

     

   – 자, 그럼 다시 시작해볼까요?

     

   자리를 지키면서 남은 시간을 버티려는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스피커로는 토끼의 기분 나쁜 웃음소리가 들려왔고 탕비실의 밖에서는 이전에는 없었던 거친 소음이 들려왔다.

     

   “뭐, 뭔가 오고 있습니다!”

     

   문에 달린 창문을 바라본 박조철이 당황한 듯 소리쳤다.

   어둡게 가려진 복도의 끝.

     

   쿵!쿵!쿵!쿵!

   쿵!쿵!쿵!쿵!

     

   거대한 그림자 하나가 이곳을 향해 미친 듯이 달려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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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Threatening To Climb The Tower?

Who Is Threatening To Climb The Tower?

Who Is Threatening You to Climb the Tower? 누가 탑 오르라고 협박함?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A sudden message arrived, heralding the end of humanity.

[Climb the tower. If you refuse, you will die.]

We are being threatened by a mysterious be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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