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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5

   EP.15

     

   주마등의 원리를 아는가?

     

   뇌과학에서는 주마등을 이렇게 설명한다.

   죽음이 다가온 순간에 우리의 뇌가 모든 삶의 기록 안에서 난관을 극복할 방법을 찾는 과정.

     

   그리고 그것이 사실이라면 지금 나의 뇌는 본업에 제대로 충실하고 있었다.

     

   [빠른 납득(C-)을 발동합니다.]

     

   나는 곧장 튜토리얼의 상점을 열어 포션을 구매했다.

     

   [튜토리얼#1 상점 – 하급 체력 포션을 구매합니다.]

   [ -100 C ]

     

   붉은색의 액체가 든 병이 공중에 떠오르자 나는 지체하지 않고 곧장 병 안에 든 내용물을 들이켰다.

     

   [체력을 ‘소량’ 회복합니다.]

     

   조금이나마 돌아오는 체력.

   나의 능력치가 오른 탓인지 몸에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 -100 C ]

   [ -100 C ]

   [ -100 C ]

   [ -100 C ]

     

   극적인 변화가 없다면 몸이 극적으로 변할 때까지 마시면 되는 법.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나는 좀비를 베어 넘길 때마다 마치 승리를 자축하듯 포션을 들어 병나발을 불기 시작했다.

     

   서걱! 벌컥.

   서걱! 벌컥.

     

   다량의 포션이 식도를 타고 서서히 흘러내리자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과 함께 피로감이 씻은 듯이 사라지기 시작한다.

     

     

   “전심전력을 사용한다!”

     

   나는 새롭게 습득한 스킬을 거침없이 외쳤다.

     

   [전심전력(C+)을 사용합니다.]

   [약식, 전심전력(C+)이 적용될 능력치를 선택하십시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뭐, 솔직히 말해 고민할 것도 없었다.

     

   [민첩 Lv.10을 선택합니다.]

     

   띠링.

     

   [보유한 능력치를 확인합니다.]

   [근력 Lv.12]

   [체력 Lv.13]

   [마력 Lv.3]

     

   [경험치 합의 결과 값을 계산합니다…]

   [민첩 Lv.10 -> 민첩 Lv.22]

     

   [현재의 상태가 1분 30초간 지속됩니다.]

     

   —

   이름 : 김시인

   성좌 : 없음

   능력치 : [근력 Lv.12], [민첩 Lv.22(10)], [체력 Lv.13], [마력 Lv.3]

   스킬 : [빠른 납득(C-)], [전심전력(C+)]

     

   잔여 코인 : 4,500 C

   —

     

   “후우……”

     

   나는 고양되기 시작하는 신체의 감각을 느끼며 깊게 심호흡했다.

   몸이 뜨거워진다는 착각. 심장이 쿵쾅거리며 아드레날린이 치솟았다.

     

   저벅.

     

   앞으로 한 걸음 걸었다.

     

   하지만 고작 한 걸음에 하체의 근육들이 선명하게 느껴지고 신체가 강화되었다는 감각이 또렷하게 느껴졌다.

     

   마치 하늘을 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

   땅에 닿은 나의 발걸음이 마치 깃털처럼 가볍다. 달려드는 좀비들이 슬로우 모션처럼 느리게만 보이기 시작했다.

     

   [남은 시간 00:01:34]

     

   나는 더 이상 생각하지 않았다. 지금 중요한 것은 광화문을 통해 탑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것.

   지금 이 몸이라면 이 좀비 무리들을 돌파하는 것이 가능할 것 같았다.

     

   ***

     

   2번 출구에서 벗어나 광화문을 향해 달리던 사람들.

   그들 또한 광화문 앞에 포진 중이던 좀비들로 인해 각자 고역을 치르던 중이었다.

     

   – 캬하아악!

   “으악!”

     

   앞만 보고 달리던 남자 하나가 측면에서 난데없이 날아든 좀비의 공격에 기겁하며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좀비가 남자를 붙잡으려는 순간.

     

   퍼어억!

     

   남자의 뒤에서 나타난 박조철이 좀비를 향해 순식간에 발길질을 날렸다.

   갑작스런 충격에 저만치 날아가며 콘크리트 바닥에 곤두박질치는 좀비.

     

   “가, 가, 감사합…!”

   “정신 차리고 일어나서 뛰어요!!!”

     

   목숨을 건진 남자가 허둥지둥대자 박조철이 그의 멱살을 잡고 일으키며 윽박을 질렀다.

     

   김시인으로부터 생존자들의 안전을 부탁받은 박조철.

   그의 노력 덕분인지 다행히도 사망자는 나오지 않은 상태였다.

     

   박조철이 두 눈을 부릅뜬 채 주변을 다시 한 번 살폈다.

   광화문과 2번 출구 사이에서 자리를 잡고 있던 몇몇 좀비들이 그의 시야에 들어온다.

     

   대부분의 좀비들이 김시인을 따라가 그리 많은 양은 아니었지만 겁을 집어먹은 사람들은 그마저도 대처를 못하고 있었다.

     

   – 키햐아아악!

     

   박조철은 그의 뒤에서 달려는 좀비의 멱살을 잡고 관성을 이용해 메치듯 잡아 던졌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서세영이 멀리서 후방을 가리키며 박조철에게 소리쳤다.

     

   “조철 씨! 뒤에 더 몰려와요!”

     

   서세영의 외침에 뒤를 돌아본 박조철이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김시인을 제외하고도 29명이 함께 움직이는 상황.

   좀비들에게 지성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슬슬 광화문의 입구에 사람이 몰린다는 걸 좀비들이 알아채는 것 같았다.

     

   “얼마 안 남았으니 먼저 가세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탑의 영역이라는 푸른빛이 육안으로 또렷하게 확인이 된다는 것.

   그리고 잠시 후, 선두를 달리던 사람들은 탑의 영역이라는 광화문의 입구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다.

     

   띠링.

     

   [축하합니다. 생존하였습니다.]

   [업적 정산은 튜토리얼이 완전히 종료된 이후에 진행됩니다.]

     

   “사, 살았다아아!”

   “흐흑, 살았다… 진짜 살았어!

     

   광화문에 들어선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며 기쁨의 함성을 질렀다.

   그렇게 하나둘, 대부분의 인원이 영역을 통과했고 마지막으로 입구에 남은 사람은 사람들을 끝까지 안내했던 서세영 뿐이었다.

     

   그리고 그때, 영역을 통과한 한가민을 바라본 서세영이 그녀를 향해 질문을 던졌다.

     

   “가민아. 혹시 다시 나올 수도 있어?”

     

   “허억, 허억…… 잠시만요…”

     

   서세영의 말에 한가민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다시 영역 밖으로 발을 움직였다.

   하지만 웬걸.

     

   쿵!

     

   “아얏!”

     

   보이지 않는 벽에 막힌 듯 머리를 부딪친 한가민의 모습에 서세영의 얼굴이 굳어지기 시작했다.

     

   “서세영 씨?”

   “……”

     

   먼저 사람들을 영역으로 이끌었던 박조철이 광화문을 넘지 않는 서세영을 보며 조심스레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서세영은 묵묵부답. 그녀는 아직 돌아오지 않은 김시인이 신경 쓰이는 것인지 영역 안으로 편안히 발을 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저는……”

   “좀비들이 몰려옵니다! 일단 들어오세요!”

     

   서세영의 떨리는 목소리를 들은 박조철이 고개를 들어 광화문을 향해 볼품없이 뛰어오는 좀비들을 바라봤다.

   저곳에 가만히 서 있으면 서세영이 저놈들에게 공격당할 것이 뻔한 상황.

     

   [남은 시간 00:00:31]

     

   한 번 들어오면 다시 나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서세영의 모습에 박조철은 마음이 쓰려오기 시작했다.

     

   목숨은 소중하다.

     

   아무도 모를 어두운 과거를 가지고 있던 박조철은 모두가 당연하게 바라보는 그 원리를 그 누구보다 깊게 알고 있었다.

   그랬기에 김시인의 선택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알고 있었고 그의 희생이 얼마나 숭고한 것인지 깊이 이해하고 있었다.

     

   “서세영 씨!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옅게 떨리는 박조철의 목소리에 서세영의 고개가 돌아간다.

     

   이제는 정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시야에 잡히는 것은 온통 비틀거리며 달려오는 시체들 뿐.

     

   “미안…합니다…”

     

   서세영이 착잡한 마음을 담아둔 채, 끝내 김시인이 나타나지 않은 것에 애도를 표하며 서서히 고개를 돌렸다.

     

   이제는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렇게 서세영이 힘겨운 발걸음을 때는 순간이었다.

     

   ……아아

     

   “……?”

     

   ……아아아아!

     

   좀비들의 괴성 사이에서 튀어나온 이질적인 외침이 서세영의 귀를 강타했다.

   그리고 그가 뒤를 돌아보는 순간, 영역 안에서 숨을 고르고 있던 남궁천호가 좀비들이 달려오는 방향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저, 저기…!”

     

   멀리서부터 밀려오는 좀비의 파도.

   그리고 그곳을 향해 고개를 돌린 서세영의 얼굴에 환희가 피어나고 있었다.

     

   모든 사람이 이목이 남궁천호가 가리킨 좀비들의 중심부를 향했다.

   그리고 그 순간, 좀비들의 틈바구니에서 흐릿한 그림자 하나가 튕겨지듯 위로 솟구쳐 올랐다.

     

   “아아아아아아!!!”

     

   피가 묻은 셔츠. 휘날리는 머리카락.

   옆구리에 투박한 검을 착용하고 있는 한 남자가 좀비들의 머리를 밟으며 광화문을 향해 질주하고 있었다.

     

   ***

     

   [남은 시간 00:00:28]

     

   타앙!

     

   내 다리를 잡아보기 위해 미친 듯이 팔을 휘젓는 수천 마리의 좀비들이 보인다.

   조금 전, 발판 삼아 밟고 지나간 좀비의 대가리가 푹 꺼지자 그 징그러운 감각이 발끝을 통해 생생하게 전해졌다.

     

   “다 비켜! 아, 아니! 아니야! 비키지 마! 이리 와!”

     

   쾅! 쾅! 쾅! 쾅!

     

   솔직히 말해 내 발밑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궁금하기도 했다.

   허나 굳이 눈을 깔아 아래를 바라보지는 않았다.

   나의 발길질에 뿅 하고 찌그러지는 좀비의 머리통을 보게 되면 나중에 뭔가를 밟을 때마다 내 상상력이 자극을 받을 것 같았으니까.

     

   나는 그저 내가 디뎌야 할 다음 대가리만 응시하며 앞으로 내달렸다. 이제 남은 시간은 고작해야 20초 남짓.

     

   눈대중으로 확인했을 때, 나의 현 위치에서 광화문까지의 거리가 아직 300m는 남은 것 같았으니 더 빨리 발을 굴려야 했다.

     

   ‘처음부터 이렇게 달릴 걸…!’

     

   전심전력을 처음 발동했을 때, 나는 그저 앞에 걸리는 좀비들을 빠르게 베어 넘기며 광화문을 향해 전진을 했었다.

     

   하지만 좀비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그 수가 압도적으로 많았고 계속해서 앞길을 가로막는 놈들을 뚫고 달리기에는 시간이 한참이나 부족했다.

     

   그래서 생각해낸 최후의 도박수가 바로 좀비 파도타기.

   충분히 빠르게 달릴 수 있었지만 한 번이라도 삐끗하면 좀비 밥이 될 수도 있는 양날의 검이었다.

     

   “후욱! 후욱!”

     

   한껏 뜨거운 숨을 거칠게 내뱉으며 나는 계속해서 전진했다.

     

   이대로라면 충분할 것 같았다.

   강화된 몸은 생각보다 안정적이었고 중간중간 포션을 먹으며 체력도 회복하고 있었으니까.

     

   [남은 시간 : 00:00:16]

     

   타탓!

     

   마지막 좀비의 머리를 끝으로 바닥에 착지한 나는 땅을 박차며 앞으로 내달렸다.

   얼마나 발을 세게 굴렸는지 딱딱한 콘크리트에 균열이 생기며 자잘한 파편들이 공중으로 튀어 오른다.

     

   드디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 탑의 영역.

   푸른 막으로 덮여진 광화문을 바라보니 드디어 해냈다는 안도감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좀비를 밟고 달릴 때보다 더 빠른 속도.

   이 정도라면 충분히 도착하고도 남을…

     

   두근.

     

   “어?”

     

   [전심전력(C+)의 지속시간이 끝났습니다.]

     

   하지만 모든 일이 나의 뜻대로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체력이 감소합니다.]

   [마력이 감소합니다.]

     

   콰당탕탕!

     

   나는 달리던 속도를 주체하지 못한 채,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앞으로 남은 거리는 고작해야 50m.

     

   탑의 영역을 목전에 두고 있었지만 도저히 몸을 지탱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허억… 허억…”

     

   체력이 바닥을 친다는 페널티를 보며 걱정을 하고는 있었지만 이 정도의 고통이 몰려올 줄은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다.

     

   ‘상태…창…!’

     

   —

   이름 : 김시인

   성좌 : 없음

   능력치 : [근력 Lv.4(12)], [민첩 Lv.3(10)], [체력 Lv.1(13)], [마력 Lv.1(3)]

   스킬 : [빠른 납득(C-)], [전심전력(C+)]

     

   잔여 코인 : 4,100 C

   —

     

   순식간에 1이 되어 버린 체력과 눈에 띄게 하락한 능력치들.

     

   “사, 쿨럭! 상점…!”

     

   [튜토리얼#1 상점 – 하급 체력 포션을 구매합니다.]

   [ -100 C ]

     

   체력 포션을 향해 나는 손을 뻗었다.

     

   툭.

     

   하지만 나의 생각과는 달리 그저 바닥으로 굴러떨어지는 포션.

     

   무겁다. 그래서 놓쳤다.

   고작 주먹만 한 포션이 너무나도 무겁게 느껴졌다.

     

   “끄윽…!”

     

   체력 포션이 눈앞에 있는데 마실 힘이 남아 있지 않았다.

   바닥에 엎드린 채, 내가 느낄 수 있는 것은 차갑고 거친 콘크리트의 감촉과 뜨겁고 불규칙하게 뛰어오르는 심장의 박동 뿐.

     

   나를 향해 다가오는 좀비들의 발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오고 있는데도 눈앞은 점점 더 캄캄해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

     

   파팟!

     

   예상하지 못했던 그림자 하나가 순식간에 나의 옆에 나타났다.

   그리고 그림자의 손이 나를 향해 뻗어지더니 몸이 붕 뜨며 시야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시인 씨 저에요!”

     

   나를 부축하는 가르다란 팔.

   어디선가 나타난 서세영이 나를 바짝 당기고는 광화문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으윽!”

     

   허나, 서세영이 간과한 사실이 하나 있었다.

   지금의 나는 움직이기는커녕 내 몸 하나 간수할 기운조차 없다는 것.

     

   “어… 어?”

     

   하지만 한 가지 더. 내가 서세영에 대해 간과한 사실 또한 있었다.

   그녀 또한 나와 같은 사선을 넘어온 한 명의 각성자라는 것.

     

   내가 다시 바닥으로 고꾸라지려고 하자 나의 어깨를 꽉 붙잡는 그녀의 손길이 느껴진다. 그러고는.

     

   “세, 세영 씨! 잠시만…!”

     

   번쩍.

     

   당신은 혹시 여자의 팔에 번쩍하고 들려본 적이 있는가?

   물론 나는 없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우왁!”

   “괘, 괜찮아요?”

     

   나를 집어 든 서세영이 나의 비명에 놀란 듯 안부를 물어왔다.

   하지만 안부를 물었다는 것이 움직임을 멈췄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윽! 엑! 악! 억!”

     

   한 걸음을 땔 때마다 나의 입에서 웃기지도 않은 신음소리가 차례차례 터져 나왔다.

   충격의 여파로 온몸의 뼈마디가 쑤셔오고 장기가 뒤틀리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그 이후로 목숨을 구했다는 안도가 들기 시작하자 서서히 정신이 차려졌고 그쯤 되니 육체의 통증보다 더 신경 쓰이는 감정이 하나 드러나기 시작했다.

     

   “몸은? 어때요?”

     

   나를 향해 말하는 서세영의 얼굴이 보인다.

   어깨로 흘러내린 긴 머리카락이 닿는 애매모호한 각도.

     

   “저, 저기… 컥!”

     

   “아, 미안해요. 불편해도 조금만 참아요…!”

     

   “아니… 윽! 그게 악! 아니…익!”

     

   광화문과 가까워질수록 쪽팔림이 배가 된다.

   이것은 남자가 느낄 수 있는 쪽팔림의 정수.

     

   그랬다. 서세영이 지금 나를 안아 든 방식.

     

   이건 분명 공주님 안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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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Threatening To Climb The Tower?

Who Is Threatening To Climb The Tower?

Who Is Threatening You to Climb the Tower? 누가 탑 오르라고 협박함?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A sudden message arrived, heralding the end of humanity.

[Climb the tower. If you refuse, you will die.]

We are being threatened by a mysterious be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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