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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6

   EP.16

     

   띠링.

     

   [남은 시간 : 00:00:00]

   [축하합니다! 생존하였습니다!]

     

   청아하게 울리는 시스템의 음성.

   그 뒤로 들리는 서세영의 말을 들으며 나는 머릿속에 한 가지 의문을 떠올렸다.

     

   “시인 씨 괜찮으세요?”

     

   도대체 이 사람은 나를 언제쯤 내려주려는 걸까?

     

   “히익! 아저씨! 이 피는 다 뭐예요? 설마 물렸어요?”

     

   마지막에 바닥을 구르며 생긴 상처들을 본 한가민이 걱정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호들갑을 떨지 말라고 하고 싶었지만 그 눈빛에 진심이 담겼기에 나는 그저 고개를 젓는 것으로 가볍게 응답했다. 아, 물론 안긴 채로.

     

   탑의 영역으로 입성한 나를 바라보는 수많은 눈빛들이 느껴진다.

   우리 일행 외에 광화문에 도착한 다른 생존자들마저 이곳을 바라보니 사람이 부끄러워서 죽을 수도 있겠구나 싶은 헛생각마저 든다.

     

   “우선 포션이라도 먹입시다!”

     

   박조철의 외침에 사람들이 부랴부랴 상점을 열었다. 그리고 잠시 내 얼굴을 바라본 서세영이 나를 바닥에 조심스레 내려놓기 시작했다.

     

   잠시 후, 나의 입가로 포션병의 감촉이 느껴졌다.

   이내 목구멍으로 청량한 액체가 흘러들어왔고 나는 그것들을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였다.

     

   [체력을 ‘소량’ 회복합니다.]

   [체력을 ‘소량’ 회복합니다.]

     

   끊긴다 싶으면 새 병으로 교체되는 포션들.

   일행들이 십시일반으로 하나하나 모은 건지 포션은 한참 동안 나의 입으로 흘러들어왔다.

     

   그렇게 시간이 흐른 후, 몸이 회복되다 못해 물배가 찰 즈음. 튜토리얼의 끝을 알리는 시스템의 메시지가 눈앞에 떠올랐다.

     

   [업적 정산이 완료되었습니다!]

     

   띠링!

     

   [튜토리얼#2을 클리어하셨습니다.]

     

   두 번째 튜토리얼을 클리어했다는 반가운 메시지.

   하지만 이번에는 튜토리얼#1을 클리어했을 때와는 달리 훨씬 많은 양의 메시지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튜토리얼#2 클리어 보상을 지급합니다.]

   [ 2,000 코인을 획득합니다. ]

   [모든 능력치가 Lv.3 만큼 증가합니다.]

     

   [튜토리얼에서 뛰어난 활약을 선보였습니다.]

   [능력치가 Lv.3만큼 추가 증가합니다.]

     

   튜토리얼 클리어에 대한 보상이 떨어지자 사람들의 입에서 은은한 감탄이 터져 나왔다.

     

   “저 능력치가 5레벨이나 올랐어요.”

     

   옆에서 들린 서세영의 놀란 목소리. 아마도 마지막에 나를 구한 것이 꽤 큰 점수로 적용된 것 같았다.

     

   사람들을 이끌었던 박조철은 기본 3레벨에 추가로 1레벨 정도.

   큰 활약이 없었던 사람들도 기본적으로 3레벨이나 상승한 것을 보니 확실히 이번 임무가 어렵긴 했던 모양이었다.

     

   “코, 코인도 많이 주네?”

   “얼마 받았어요? 저는 2000코인이요…!”

   “어어, 저도 2000코인…”

     

   웅성웅성-

     

   탑에 우리보다 먼저 도착해 있던 사람들 또한 각자 받은 보상에 대해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 나에게만 내려진 또 다른 보상이 있었으니.

     

   [‘전쟁과 싸움밖에 모르는 자’가 당신의 활약에 만족합니다.]

   [ 1,000 코인을 후원받았습니다. ]

     

   [‘장막 뒤의 감시자’가 당신이 보여 준 기지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 1,000 코인을 후원받았습니다. ]

     

   [‘모험하기를 좋아하는 별’이 방금 그거 봤냐며 기립박수를 칩니다.]

   [ 1,000 코인을 후원받았……

     

   그들에게는 허락되지 않은 끝도 없이 이어지는 후원의 향연이었다.

   나의 업적에 대해 떠드는 성좌들. 그리고 후원이 끝나기가 무섭게 업적 정산에 대한 메시지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튜토리얼#2 업적을 정산합니다.]

     

   [튜토리얼에서 ‘기적을 선보인 자’를 획득합니다.]

   [튜토리얼에서 ‘희생을 선택한 자’를 획득합니다.]

   [튜토리얼에서 ‘한계를 넘은 자’를 획득합니다.]

   [튜토리얼에……

   …

   …

   [ 4,000 코인을 추가 획득합니다. ]

     

   “……”

     

   이번에 내가 세운 업적을 보며 조금 어이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적을 선보이고 한계를 뛰어넘은 건 그렇다고 쳐도 희생은 내 선택이 아니지 않았나?

     

   그리고 마지막으로 떠오른 메시지가 모든 시스템 창의 대미를 장식했다.

     

   [업적 정산 결과. 당신은 현 좌표의 랭킹 ‘1’위 입니다.]

     

   어김없이 떠오른 랭킹 1위라는 메시지였다.

     

   ‘이번에는 뭐가 나올까…’

     

   지금까지 내가 받았던 보상은 [튜토리얼#2의 상점을 미리 이용할 수 있었던 특권]과 [마력]이라는 알 수 없는 능력치였다.

   잠재력은 어쩌다가 얻게 된 것들이었으니 제대로 된 보상은 그 두 가지가 전부.

     

   게다가 이번 고생은 확실한 편이었으니 나름 괜찮은 보상을 기대하던 중이었다.

     

   하지만 잠시 후.

     

   [보상으로 ‘망각의 단’을 획득합니다.]

     

   나는 밝은 빛을 뿜는 시스템 창에서 자그마한 붉은색 주머니가 튀어나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망각의 단?’

     

   왠지 거창한 느낌이 드는 이름을 가진 물건.

   나는 곧장 붉은색 주머니를 열어 안에 든 내용물을 확인했고 이내 의문을 표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

   [망각의 단]

   종류 : 소모품

   랭크 : A+

   설명 : 복용자의 인과를 조작하는 단약이다. 삼키는 즉시 한 가지 효과가 무작위 발생한다.

   효과

   – 기억을 24시간 전으로 되돌린다.

   – 상태를 24시간 전으로 되돌린다.

   – ???

   —

     

   주머니 안에 든 3개의 검은 알약이 보였다.

   아이템의 랭크는 높았다. 하지만 중요한 건 기능적인 문제.

     

   “도대체 이게 무슨…”

     

   하지만 어디에 써먹는 물건인지 도통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기억을 잃게 만들거나 몸 상태를 24시간 전으로 되돌린다는 효과.

     

   몸 상태를 24시간 전으로 돌린다는 효과는 죽을 위기에 처했을 때, 발동된다면 목숨을 원코인 얻는 셈이니 충분히 좋은 효과를 가졌다 판단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건…

     

   ‘죽을 것 같아서 먹었는데 기억만 잃으면 손해 아닌가?’

     

   그런 일생일대의 도박이 따로 없었다.

     

   알약 3개를 동시에 삼켜야 하나? 아니 그랬는데 기억만 72시간 전으로 돌아가면 상황 파악만 못 하는 멍청이가 되지 않을까? 아니, 그 전에 이 [???]는 또 무슨…

     

   지금까지의 보상과는 느낌이 확연히 다른 물건이었다.

   하지만 내가 실망하던 것도 잠시, 나에게만 보일 하나의 알림이 떠올랐다.

     

   띠링.

     

   [후원 미션 ‘살신성인 – 殺身成仁’ 을 성공적으로 완수했습니다.]

   [탑의 영역에 입장한 생존자를 확인합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 당황스러웠던 건.

     

   [탑의 영역에 입장한 생존자 35/30]

     

   30명 중에 35명이 살아남았다는 메시지였다.

   나는 곧장 주위를 둘러봤다. 어쩐지 뭔가 많아 보이던 인원수에 나는 그들의 얼굴을 천천히 살폈다.

     

   “아…?”

     

   내가 처음 광화문역으로 들어섰을 때, 만났던 생존자 다섯 명.

   그들이 나를 보며 슬쩍 손을 흔들고 있었다.

     

   [축하합니다! 한계 이상으로 임무를 완수해냈습니다!]

   [후원 미션의 보상을 지급합니다.]

   [성좌 ‘모험하기를 좋아하는 별’이 고유 스킬을 선물합니다.]

     

   ‘고유 스킬?’

     

   잠재력으로 스킬을 획득했을 때와는 느낌이 조금 더 달랐다.

   그리고 내 감을 뒷받침하고 싶었던 것인지 처음 보는 화려한 창이 떠오르며 기다란 설명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

   【???】 – 고유 스킬

   보유 성좌 : 모험하기를 좋아하는 별

   경험치 : 0%

     

   설명 : ‘모험하기를 좋아하는 별’은 타고난 괴짜입니다. 여행을 사랑하고 지식을 탐구하며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언제나 환영합니다. 모험을 통해 경험을 채우십시오. 경험의 가치에 따라 개안할 스킬의 가치가 달라질 것입니다.

   —

     

   잠재력을 받았을 때와 비슷한 결의 보상이었다.

   차이점이라면 잠재력은 나의 행동이나 의지에 따라 필요한 것이 스킬이 생성된다는 조건.

     

   하지만 이 ‘고유 스킬’이라는 놈은 특정 경험치를 채워야 스킬이 개안되는 모양이었다.

     

   ‘경험치를 어떻게 채우라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감각이 말하고 있었다.

   지금 얻은 이 고유 스킬이라는 것이 나의 앞길에 큰 힘이 되어 줄 것 같았다.

     

   웅성웅성-

     

   그렇게 모두가 각자의 보상을 정산 받고 있었고 그 정리가 끝날 쯤.

   기다렸다는 듯이 익숙한 푸른 불꽃이 우리의 앞으로 생성되기 시작했다.

     

   – 끄응차!

     

   꾸물꾸물거리며 두 귀를 드러내는 놈.

   이제는 익숙해져 버린 토끼가 우리를 향해 박수갈채를 보내며 천천히 걸어 나오고 있었다.

     

   짝짝짝짝.

   – 후후후후……

     

   뭐가 그리 좋은지 싱글벙글하는 토끼 녀석.

   하지만 이제는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저놈이 지금 내 덕분에 상당히 많은 후원을 빨아먹었다는 것을.

     

   – 여러분, 혹시 저를 아시는 분이 계십니까?

     

   목소리를 잔뜩 깔며 여유롭다는 듯 콧소리를 내는 토끼의 모습에 탑의 영역에 도착한 생존자들이 몸을 움츠리기 시작했다.

     

   ‘저 사람들은 모르는군.’

     

   탑의 영역에 들어온 사람들 중 나와 함께 튜토리얼을 시작하지 않은 사람들.

   소위 토끼가 말하는 ‘다른 좌표’에서 튜토리얼을 시작한 플레이어들은 도우미가 플레이어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 제가 이곳! 탑에 온! 이유는요!

     

   빠밤! 토끼가 한마디를 던질 때마다 오버를 하며 동작을 바꿔간다.

   그저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었지만 녀석은 개의치 않고 자신의 할 말을 이어갔다.

     

   – 제가 담당한 좌표의 플레이어들이 가장 많이 살아남았기 때문이죠! 키야! 영광입니다. 진짜!

     

   그거였나?

     

   나는 주변에 모인 플레이어들이 만든 소그룹들을 슬쩍 눈대중으로 확인했다.

   그나마 가장 많은 사람이 모인 곳이 고작해야 10명 안팎. 우리처럼 30명이 넘는 생존자가 모여 떠들고 있는 모습은 절대 흔한 상태가 아닌 것 같았다.

     

   ‘이래서 성좌들이 활약을 하니, 기립박수를 치니, 떠들어 댔던 거군.’

     

   – 아무튼, 그래서! 좌표■…… 아니, 아니다! 여러분들이 잘해주셨으니 이번에는 특별히 여러분들 기준으로 말씀드리자면!

     

   토끼가 대단한 생색을 내듯 설명을 이어 나간다.

     

   – 이곳 경복궁 좌표 기수의 플레이어들은 이제부터 제가 온전히 담당하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는 이제부터 여러분의 편입니다!

     

   토끼가 그렇게 멘트를 치며 나를 힐끗 쳐다봤다.

   아무리 봐도 의심스러운 눈빛. 하지만 내가 놈의 눈을 가만히 응시하고 있으니 놈이 나를 보며 찡긋 윙크를 날린다.

     

   ‘어이가 없네.’

     

   우리의 편이라는 토끼의 말. 아무리 포장하려고 해도 나는 놈을 믿을 수가 없었다.

   놈은 누구의 편 따위가 아닌 순수 본인의 이득을 위해 행동하는 장사치.

     

   놈은 우리에게 성좌라 불리는 손님들을 앉혀놓고 플레이어라는 상품을 소개하는 상인,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계산적인 존재였다.

     

   – 자 그럼 이제 슬슬 설명을 이어나가 볼까요?

     

   놈이 사람들을 둘러보더니 어느 때와 같이 손가락을 탁! 하고 튕겼다.

   매번 보는 모습이지만 토끼의 손가락으로 도대체 어떻게 저런 소리를 내는지 의문이 든다.

     

   띠링!

   [플레이어들에게 새로운 임무를 부여합니다.]

   [탑의 도전권을 획득합니다.]

     

   —

   『튜토리얼#3 – 입성』

     

   주제 : 증명

   난이도 : 튜토리얼

     

   설명 : 여러분들은 선택받았습니다. 시련을 위해 탑을 오르십시오. 깨지고 부서지며 끊임없이 성장해 자신의 가치를 탑 앞에 증명하십시오.

     

   임무 : 도우미의 도움을 받아 탑에 진입.

     

   보상 : 1층 진입

   실패 페널티 : 포기를 선택할 시, 사망합니다.

   —

     

   츠츠츳.

     

   시스템의 알림과 동시에 거대한 푸른 불꽃이 허공에 생성되기 시작했다.

   키를 아득히 넘고 광화문을 그대로 집어삼킬 수 있을 것 같은 크기의 불꽃.

     

   그 불꽃을 잠시 동안 웃으며 바라본 토끼가 고개를 돌려 우리에게 입을 열었다.

     

   – 이제 튜토리얼은 끝났어요. 여러분은 탑에 입장할 최소한의 준비 과정을 마쳤고 이제는 조금 더 격이 높은 존재가 되기 위해 탑을 오를 자격을 갖춘 상태입니다.

     

   “……”

     

   – 여러분은 다양한 시련을 겪게 될 거예요. 성좌님들이 준비하신 이야기들을 통해 조금씩 더 성장하고 강해지고 성숙해지겠죠. 그런데…!

     

   놈이 말을 하다 말고 나를 돌아보며 다시 한 번 씨익 웃음을 지었다.

     

   – 처음에 도우미들이 여러분들 앞에 나타났을 때, 했던 말 호오오옥시 기억하시나요?

     

   토끼가 처음 우리 앞에 나타나서 했던 말.

   정확한 대사가 모두 떠오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한 가지 나의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한마디 문장이 있었다.

     

   「…여러분들이 이룬 업적만큼 결과가 되돌아올 것일 테니까요!」

     

   이룬 업적만큼의 결과가 되돌아올 것이다.

     

   – 여러분들이 지금까지 얼마의 코인을 모았는지 모르겠지만 그게 지금부터 아주아주 큰 역할을 할 겁니다!

     

   다른 생존자들이 주변에서 각자가 보유한 코인의 양에 대해 떠드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하나같이 들리는 숫자는 많아봐야 4,000코인 언저리.

     

   그들의 대화를 들은 나는 자연스럽게 나의 상태창을 열어 내가 가진 코인의 총량을 확인했다.

     

   [ 13,000 C ]

     

   다른 생존자들의 3배 이상이 되는 압도적인 코인.

     

   – 여러분은 탑에 들어간 이후로 상점의 이용뿐만 아니라 코인으로 각자의 능력치를 강화할 수 있게 될 거예요! 여러분이 이제는 더 이상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 한 명의 화신으로 자리매김을 했다는 의미죠!

     

   물론 능력치가 오를수록 레벨업에 필요한 코인 수는 늘어나겠지만요! 오홍홍!

   여기까지 말한 토끼가 앞으로가 중요한 이야기라는 듯, 양팔을 좌우로 펼치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나는 내가 지금까지 해온 개고생이 보상받았다는 감각에 기분이 묘해지기 시작했다.

   탑을 오른다. 저 성좌라는 작자들의 목적을 정확히 알 수는 없었으나 나의 목적은 그저 죽지 않기 위해 달리는 것이었기에 더욱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 설명은 여기까지입니다. 그럼 플레이어 여러분들께 행운이 함께 하길.

     

   우리의 앞으로 한걸음 다가온 토끼가 처음 등장했을 때 보였던 모습과 같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했다.

   그러고는 평소와 같이 유유히 사라지는 토끼의 모습.

     

   “……”

     

   사람들은 포탈로 들어가기를 주저했다.

   이제야 숨을 돌릴 틈이 생겼는데 다시 미지의 영역에 발을 들이는 것에 큰 거부감을 느낀 것이다.

     

   푸른 불꽃에 잡아먹힐 것만 같다는 불안함과 또 다른 괴물을 마주할지도 모른다는 공포.

   하지만 그들도 이제는 모두가 알고 있었다. 그들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다는 것을.

     

   저벅.

     

   나는 더 이상 지체하지 않았다.

     

   어차피 거부한다면 우리에게 남은 건 죽음이라는 말도 안 되는 페널티 뿐.

   피할 수 없다면 튜토리얼에서 그랬듯 최대한 많은 업적을 쌓아 감히 그 누구도 나를 넘보지 못하도록 강해지는 게 옳은 판단이었다.

     

   저벅. 저벅.

     

   나의 걸음에 용기를 얻은 듯, 서세영을 선두로 나와 함께 이곳에 왔던 사람들이 각자의 걸음을 내디뎠다.

     

   츠츠츠츠츳.

     

   그렇게 불꽃에 다가선 우리들.

     

   – 진심으로 여러분의 행운을 빌겠습니다! 탑에서 봐요오오-!

     

   우리를 보며 하얀 손수건을 흔들어 주는 토끼.

   나는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푸른 불꽃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탑에 진입합니다.]

     

   띠링.

     

   [플레이어 ‘김시인’ 그대의 도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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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Threatening To Climb The Tower?

Who Is Threatening To Climb The Tower?

Who Is Threatening You to Climb the Tower? 누가 탑 오르라고 협박함?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A sudden message arrived, heralding the end of humanity.

[Climb the tower. If you refuse, you will die.]

We are being threatened by a mysterious be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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