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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0

11화 균열 (1)

11화 균열 (1)

“어이 데미안.”

“숲길을 선택하는 편이 좋겠어, 테오.”

“뭐라고?”

“그런 예감이 들어. 보급로는 위험해. 우리는 숲을 이용해 달아나야 해.”

“설마 66번이 한 말 때문에?”

“그것 때문만은 아니야. 테오. 날 믿어야 해.”

나는 테오의 눈을 똑바로 보며 말했다.

어쩔 수 없다는 듯 테오가 한숨을 뱉었다.

“후우······ 알겠다. 어찌 됐든 네 직감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으니까.”

나는 보급로를 넘은 뒤 테오와 조원들에게 손짓했다.

“이쪽으로.”

“놈들을 따라가자고?”

“한 팀이 될 생각은 없어. 그저 내 직감을 따를 뿐이야.”

나는 내가 아는 카인을 믿었다.

카인은 이용할 수 있는 자는 어떻게든 살려두려 한다.

또한, 죽이려고 마음먹은 자는 제 손으로 죽이는 것을 선호한다.

‘카인은 내게 살 수 있는 길을 가르쳐 준 거다.’

그 이유가 나를 이용하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훗날의 잔인한 목적을 위한 계략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녀석을 이용하면 그만이다.

***

“대장. 왜 138번에게 정보를 준 거지?”

69번.

그는 카인의 오른팔이자, C조에서 가장 큰 체구를 가졌다.

“138번은 지금 죽기에는 아까운 놈이다. 살려두고 써먹는 편이 나아.”

“하지만 대장.”

“언제부터 내 말에 토를 달았지? 69번.”

카인이 차가운 눈으로 69번을 돌아봤다. 그러자 움찔 몸을 떤 69번이 입을 다물며 물러났다.

카인을 선두로 C조는 숲을 달렸다. 뒤처지는 조원이 생기기 시작했다. F조와 달리 카인의 움직임은 조원을 향한 배려가 없었다.

“허억······! 허억······!”

“제, 제발 조금만······ 천천히······!”

카인은 낙오자를 챙길 생각이 없었다. 약자는 강자의 먹이가 될 뿐이다. 그게 싫다면 강해져야 한다. 자신은 기회를 줬다. 그리고 기회를 잡는 것은 어디까지나 각자의 몫이다.

카인은 정면의 숲속에서 익숙한 기운을 느꼈다. 저절로 입가가 일그러진다. 그가 ‘차원의 그림자’라 부르는 존재의 영향으로 되살아난 타락한 망자들.

“69번은 무리를 이끌고 앞으로. 70번과 71번은 나를 따라와라. 망자들을 처리하고 간다.”

일그러졌던 카인의 입가가 희미하게 올라갔다. 등 뒤를 따라오는 데미안의 기척을 느꼈기 때문이다.

‘과연, 감이 좋군. 138번.’

카인은 138번을 볼 때마다 기이한 감정을 느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녀석이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138번은 오래전부터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 확신이 든다. 이 감각의 정체를 확인하려면 녀석은 아직 죽어서는 안 된다. 어떻게든 살려두어 나의 울타리에 가둬야 한다.

***

나는 카인의 흔적을 따라 달렸다. 가급적 녀석이 우리의 추격을 몰랐으면 했기에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하지만 카인은 ‘발달된 감각’ 특성을 지녔다. 높은 확률로 기척을 느낄 것이다.

아쉽게도 미니맵에 C조의 표식을 띄울 수는 없었다. 미니맵은 광산 노예들에게는 적용되지 않았다.

‘내게 적대적인 존재가 아니기 때문인가.’

떠오르는 이유는 그것뿐이었다.

한동안 달리던 우리는 전투 흔적을 발견했다.

“이건······.”

족제비가 뒷걸음질 쳤다.

훼손된 시체의 주인공은 광산 노예들이었다. 하지만 C조는 아니다.

13번. 19번.

그들은 A조였다.

“우욱······!”

몇몇 조원이 구역질을 했다.

시체는 검은 피를 흘리고 있었지만 몸은 이미 부패했다. 그리고 119번과 같은 어두운 기운이 남아 있었다.

“······이게 언데드인 거지? 데미안.”

테오의 물음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일말의 망설임도 느껴지지 않는 잔인하고 깔끔한 상흔. 이들을 죽인 것은 분명 카인이다.

현장을 벗어난 우리는 잠시 휴식하기로 했다.

C조는 십수 명이나 됐고, 그런 무리가 지나간 길은 어떻게든 흔적이 남기 마련이니 별문제는 없을 것이다.

“언데드가 정말 있었다니······.”

“우리도 나중에 저런 꼴이 되는 건 아니겠지? 그치 테오?”

조원들의 몰골은 처참했다.

우리는 여러 차례 전투를 치렀고, 오랜 시간 음식을 먹지 못했다.

“적당히 쉬고 나면 흔적을 따라 먼저 움직여 줘.”

내 말에 테오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뭐야 데미안. 어디 가려고?”

“먹을 것을 찾아볼게. 그 후에 나도 흔적을 따라갈 테니 곧 합류할 수 있을 거야.”

“그냥 같이 움직이는 편이 낫지 않겠어?”

적당히 둘러댄 나는 조원들의 수통을 챙겼다.

“다녀올게.”

테오의 우려 섞인 시선을 피해 숲 안쪽으로 들어갔다.

뒤에서 족제비가 구시렁대는 소리가 들렸다. 조금 달라졌나 했더니, 참 질리지도 않는 녀석이다.

헥. 헥. 헥.

조원들과 멀어지자 먼지가 주머니에서 튀어나왔다.

예상대로다. 먼지는 나와 단둘이 있을 때가 아니면 꼭꼭 숨어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없었다. 그래서 내가 먼지를 데리고 있다는 사실은 아무도 몰랐다. 테오조차도.

“먼지야. 일단 이것부터 아공간에 넣자.”

나는 먼지에게 조원들의 수통을 삼키게 했다.

먼지는 꿀꺽꿀꺽 잘도 삼켰다.

그런데 마지막 두 개는 삼킬 수 없다는 듯 도리질을 했다.

‘공간이 다 찬 건가.’

남은 수통은 내가 들었다.

“먼지야. 먹을 것이 필요해. 마실 물도.”

코를 킁킁대던 먼지가 방향을 정해 달렸다.

먼지가 무언가를 찾았다는 확신은 내게도 닿았다. 나는 기분 좋게 먼지의 뒤를 쫓았다.

‘먼지야. 어디까지 가는 거야.’

한참을 달린 먼지가 발을 멈췄다.

먼지는 나무 위를 보며 살랑살랑 꼬리를 흔들더니 주머니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나무에는 덩굴이 감겨 있었다. 그 위로 아스트라 열매가 맺힌 것이 보였다.

‘잘했어 먼지야.’

아스트라는 양질의 탄수화물과 더불어 충분한 수분까지 지닌 열매다. 지금의 우리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식량이라는 이야기.

향상된 레벨 덕분인지 나는 어렵지 않게 나무를 올랐다. 아공간에서 수통을 꺼내고 아스트라를 집어넣었다. 꺼낸 수통은 가죽끈으로 엮어 허리에 묶었다.

‘좋아.’

이 나무는 다른 나무보다 키가 컸다. 정상에 오르면 주위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덩굴을 밟으며 올라갔다. 그러던 중 내 귀에 어떤 소리가 감지됐다.

불안감이 엄습했다. 저 소음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손발을 더욱 빠르게 움직였다.

두두두두두두······!

소리가 나는 곳을 돌아보니, 저 멀리 보급로에서 횃불을 든 기마병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광산 방향이다. 아니, 자세히 보니 내가 모르는 광산의 옆길을 지나오는 자들도 있었다.

‘길이 하나가 아니었다고?’

처음 알게 된 사실이다.

보급로는 외길이 아니었다. 둘 이상으로 나뉜 갈림길이다.

‘병력이 너무 많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저런 다수의 기마병이 고작 도망친 광산 노예들을 붙잡기 위해 야밤에 움직인다고?

‘저들의 목적은 우리가 아닌지도 몰라.’

그러나 나의 희망은 오래지 않아 깨졌다. 기마병들이 숲의 흔적을 뒤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빌어먹을. 나는 서둘러 나무를 내려갔다. 테오에게 돌아가야 한다. 지금쯤이면 그들도 추격자의 기척을 눈치챘을 거다.

‘먼지야. 테오가 있는 곳을 찾아 줘.’

그러나 먼지는 주머니 안에서 꼼짝을 하지 않았다. 어르고 달래도 소용없었다.

어쩔 수 없이 나는 자연 감응 능력을 발현했다. 나는 카인이 이동했을 방향과 내가 달려온 길을 머릿속에서 재조합하며 테오의 위치를 가늠했다.

‘먼지야. 이 방향이 맞는지만 알려줘.’

먼지는 반응이 없었다. 대신 먼지에게서는 강한 두려움의 감정이 느껴졌다.

이상한 일이다. 지금까지 먼지는 한 번도 이런 감정을 드러낸 적이 없다. 119번을 맞닥뜨렸을 때도 먼지는 두려움이 아닌 경계의 빛을 내비쳤었다.

불안감이 온몸으로 번졌다. 이 상황은 이상하다. 무언가 달갑지 않은 일이 벌어질 것 같다.

‘일단은 테오와 합류하는 게 먼저야.’

주저 없이 달렸다. 나는 나의 계산을 믿었다. 그러면서 사고를 확장했다. 이 불길한 상황에 대한 실마리를 찾기 위해.

어느샌가 나의 의식은 카인에게 닿아 있었다.

‘설마 카인은 이렇게 될 줄 알고서?’

카인은 내게 보급로를 이용하지 말라고 했다. 그 또한 보급로 대신 숲의 어둠을 택했다.

만약 내가 보급로를 고집했다면 벌써 병사들에게 잡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카인은 어떻게 기마병의 추격을 예측할 수 있었지?

‘검.’

그랬다.

보급로에서 만난 카인은 병사의 것으로 보이는 검을 차고 있었다.

상황이 눈에 그려졌다. 카인은 병사를 죽여 검을 빼앗았다. 저런 대규모 추격대가 꾸려질 정도면 죽은 병사는 평범한 신분이 아니었을 거다.

‘하지만 왜.’

왜 카인은 기마병들이 자신을 추격하도록 만들었을까. 일개 보병도 아닌 기마병의 추격을 허용한다면 탈출에 성공할 확률은 비약적으로 낮아진다.

카인이 병사를 손대지 않고 탈출했다면 이런 암담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을 거다. 감독관들만이 수색에 나섰거나, 어쩌면 우리가 숲에서 죽었을 것으로 짐작하고 추격을 포기했을 수도 있다.

이 모든 가능성을 카인이 모를 리 없다. 게다가 그의 탈출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카인은 바보가 아니야. 녀석의 선택은 수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결정된 최선의 수일 거다.’

생각해라.

지금의 상황과,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정보를 조합해라.

그 안에 답이 있을 것이다.

화르륵. 화륵······!

수풀 사이로 붉은빛이 번득였다. 횃불이었다. 병사들은 벌써 우리의 흔적을 찾았다.

“샅샅이 뒤져! 무슨 일이 있어도 놈들을 잡아야 한다!”

“죽기 살기로 찾아내! 실패하면 모두 참수형이다!”

나는 미니맵을 확인하며 병사들과의 거리를 벌렸다. 곧 정면의 수풀에서도 붉은빛이 일었다. 기마병들은 벌써 우리를 추월한 모양이다.

“저쪽에 몇 놈이 보인다!”

병사들의 발소리가 일제히 멀어졌다. 설마 테오 일행이 발각된 건가? 나는 병사들을 쫓아 달렸다. 숨이 차올랐다. 온몸이 불덩이처럼 뜨겁다.

나는 의아함을 느꼈다. 왜일까. 왜 나는 이런 위험을 무릅쓰며 조원들을 찾으려는 걸까. 어차피 그들은 활자로 만들어진 소설 속 인물. 실재하지 않는 허상일 뿐인데.

“잡았다! 이 겁대가리 상실한 살인자 새끼들!”

“이쪽도 잡았어!”

“어서 보급로로 끌어내!”

덜컥, 심장이 내려앉았다. 나는 정신없이 수풀을 헤쳤다. 병사들에게 머리끄덩이를 잡힌 채 끌려가는 소년들이 보였다.

“사, 살려주세요!”

“병사님을 죽인 건 우리가 아니에요!”

“66번이에요! 녀석이 병사님을······!”

그들은 F조가 아니었다. C조였다. 그중에서도 아마 낙오된 소년들.

눈물 콧물을 흘리며 소년들이 질질 끌려갔다. 나는 숲의 어둠에 몸을 숨긴 채 그 광경을 봤다. 안타까운 마음은 들지 않았다.

하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횃불의 번득임은 사라지지 않았다.

‘테오는 더 앞쪽까지 이동했을 거야.’

미니맵의 어딜 봐도 병사의 표식이 가득했다. 나는 가려던 길을 우회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더욱 불안해졌다. 조원들에게는 미니맵이 없다. 게다가 8레벨 삼인조는 발이 느리다. 그렇다고 그들을 버릴 테오가 아니다. 그렇다면 저 C조의 낙오자들처럼 벌써 붙잡힌 것은 아닐까.

[전력질주(Lv.1)를 획득합니다.]

내 몸에 양질의 산소가 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숨 쉬는 것이 한결 수월해졌다. 파열될 것 같았던 다리 근육도 조금이나마 회복됐다.

“테오!”

저 멀리 테오의 뒷모습이 보였다. 덩치와 족제비도 보였다. 미니맵에 병사의 표식은 없다. 안도한 나는 지친 와중에도 웃으며 달려갔다.

그런데.

“오지 마! 데미안!”

소리치는 테오의 입에서 왈칵 피가 뿜어졌다. 덩치의 가슴에는 검 한 자루가 박혀있었다. 쩌적, 머릿속에서 무언가 금이 가는 소리가 들렸다. 뭐지?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미니맵을 봤다. 여전히 병사의 표식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낯선 그림자가 조원들과 얽혀있다. 나는 덩치의 몸에서 빠져나오는 검과, 그것을 손에 쥔 자를 봤다.

그의 복장은 병사와 달랐다. 금속제의 갑옷을 입었고, 검은 더욱 길고 예리하다. 그제야 나는 그의 정체를 직감했다. 기사다.

“덩치!”

테오와 족제비가 창을 뻗었다. 그러나 기사의 검 놀림에 창자루가 잘렸다. 아니다. 잘린 것은 창자루만이 아니다.

“끄아아악······!”

족제비의 절단된 두 팔에서 분수처럼 피가 솟았다. 테오가 망연자실한 얼굴로 그 모습을 봤다. 흔들리는 테오의 눈동자가 붉어졌다. 악귀처럼 일그러졌다.

“으아아아!”

테오가 마구잡이로 창을 질렀다. 나는 전투 현장으로 달렸다. 아니, 테오를 발견한 이후 나는 단 한 순간도 발을 멈춘 적이 없다.

질주하는 나의 몸이 8레벨 삼인조의 곁을 스쳤다. 하나는 목이 잘렸고, 다른 하나는 두 다리가 날아갔고, 또 다른 하나는 내장이 쏟아졌다. 잔인한 솜씨다. 어떻게든 탈주자들을 생포하려던 병사들과 달리 저 기사는 살생에 주저함이 없다.

나는 다시금 묘한 기분을 느꼈다. 이게 무슨 감정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모르겠다. 왜 이런 기분을 느끼는지. 그러나 분명한 사실이 하나 있다. 내가 저 기사의 죽음을 원한다는 것.

[아스트레아의 천칭이 크게 기울어집니다.]

머릿속에서 커다란 폭발이 일었다.

하늘과 땅이 제 위치를 바꿨다. 별무리가 내려앉고 초목이 치솟는다. 나를 중심으로 세계가 공전한다.

[리메이커가 세계의 현상에 간섭합니다.]

나의 의지가 향한 곳에 무형의 힘이 응집됐다.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힘. 그것이 진동을 시작한다. 더욱 크게 공명한다.

우드드드득······!

【하늘 위로 솟은 거목이 뿌리째 흔들렸다. 무너지고 있다. 데미안은 입술을 말아 올리며 웃었다. 거목이 쓰러지는 방향은 살아남은 조원들과 기사가 있는 곳이다.】

“피해! 테오!”

【······테오는 데미안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다. 여전히 악귀 같은 얼굴로 창을 휘두를 뿐이다. 그러나 기사는 달랐다. 그는 무너지는 나무를 봤고, 빠르게 몸을 빼냈다. 테오가 기사를 쫓았다. 그는 무너지는 거목 따위는 보이지 않는 것처럼······】

“덩치!”

내 목소리를 들은 덩치가 테오를 붙잡았다. 그의 다른 손에는 족제비가 잡혀있었다. 그렇게 두 소년을 손에 넣은 덩치가 기사와 반대 방향으로 몸을 날렸다.

쿠쿠쿵!

무너진 거목이 대지를 울렸다. 안전을 확보한 기사가 나를 보며 무어라 소리쳤다. 마법사라고 외치는 듯하다.

나는 나무창과 방패를 기사에게 던졌다. 물론 그 공격이 통하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예상대로 기사는 내가 던진 장비를 검으로 받아냈다. 그러고는 내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늦었다.

쿠웅!

나의 눈앞에 또 다른 거목이 쓰러졌다. 애초부터 내가 쓰러뜨린 나무는 하나가 아니었다. 앞선 나무는 기사를 유인하는 미끼였을 뿐이다.

“크허억······!”

거목에 깔린 기사가 비명을 질렀다. 제아무리 살인 병기라 불리는 기사라도 저 상태로는 움직일 수 없다.

나는 기사에게 접근했다. 라이프 스톤 단검을 꺼내 들고, 털북숭이와 주먹코를 죽였을 때처럼 목을 그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서둘러 조원들에게 달려갔다. 테오는 족제비의 잘린 팔을 천으로 동여매고 있었다. 온몸에 피를 뒤집어쓴 테오의 몰골은 말이 아니었다. 족제비의 얼굴도 곧 죽을 것처럼 파리했다.

“테오······. 덩······치는······.”

족제비가 중얼거렸다. 테오는 대답 없이 눈물을 뚝뚝 흘리며 족제비의 치료에 전념했다. 덩치는 그 옆에 미동 없이 누워 있었다. 덩치는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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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maker of Infinite Regression

The Remaker of Infinite Regression

Status: Ongoing
The protagonist, an infinite regressor, found himself possessed within a novel where the original protagonist had gone mad and turned dark. Now, with my unique abilities, I must write a new ending for the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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